오페라 이야기/오페라 팟푸리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오페라들 - 2

정준극 2019. 6. 6. 09:03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오페라들 - 2


○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는 1997년도 데이빗 린치(David Lynch: 1946-) 감독의 영화이다. 이 영화를 오스트리아 그라츠 출신의 여류작곡가인 올가 노이비르트(Olga Neuwirt: 1968-)가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서 같은 제목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 오페라의 새로운 대본은 2004년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엘프리데 옐리네크(Elfriede Jlinek)가 썼다. 오페라 '로스트 하이웨이'는 2003년에 그라츠에서 열린 '신음악 슈티리아 가들 페스티발'(Steirischer Herbst Festival of New Music)의 일환으로 초연되었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전자음악 및 음향 연구소'(Institute of Electronic Music and Acousics: IEM)가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Pure Data를 사용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영화가 되었건 오페라 되었건 이 작품은 미스테리 추리극이라고도 할수 있고 사이파이의 장르에 속한다고도 할수 있다. 예술사조로는 네오 누아르(neo-noir)에 속한다는 얘기다. '로스트 하이웨이'는 목적지가 없는 고속도로일수가 있고 '로스트 하이웨이'라는 호텔의 이름일수가 있다. 무대는 로스안젤레스이며 시기는 현대의 아무때이다. 색소포니스트인 프레드 매디슨은 어느날부터인가 미지의 사람으로부터 소포를 받는다. 비디오 테이프이다. 놀랍게도 프레드와 아내 르네가 침실에서 지내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이다. 프레드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형사들은 아무런 해결도 하지 못한다. 프레드와 르네는 르네의 친구인 앤디가 마련한 파티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프레드는 미스테리 맨을 만난다. 전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다. 프레드의 꿈에 보았던 사람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프레드는 아내의 친구인 앤디로부터 그 미스테리 맨이 딕크 로랑의 친구라는 얘기를 듣는다. 프레드는 딕크 로랑이라는 이름을 듣자 깜짝 놀란다. 언젠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는데 '딕크 로랑이 사망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프레드는 무언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아내 르네와 함께 급히 파티장을 떠난다.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ENO)의 무대


다음날 아침, 또 하나의 비디오 테이프가 배달된다. 프레드는 이번에는 르네 몰래 테이프를 돌려본다. 놀랍게도 테이프에는 프레드가 르네의 몸을 절단하고 있는 장면이 들어 있다. 프레드는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이 집행되는 날, 프레드는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 죽을 지경이 된다. 프레드는 환상 중에 미스테리 맨의 모습을 보며 또한 사막에 있는 오두막집이 불타는 장면을 본다. 한편, 간수가 각방을 순찰하는 중에 프레드가 갇힌 방을 보니 프레드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어떤 남자가 있다. 피트 데이튼이라는 자동차 정비공이었다. 피트의 부모가 교도소를 찾아와서 피트가 아무런 죄도 없이 잡혀 갔다고 주장하여 석방된다. 다음날, 폭력배인 에디가 캐딜락을 타고 새로 사귄 애인인 알리스와 함께 피트의 정비소를 찾아와서 차를 고쳐달라고 말한다. 에디는 알리스를 데리고 갔는데 얼마후에 알리스가 정비소에 다시 나타나서 피트에게 저녁이나 사 달라고 말한다. 저녁 후에 피트와 알리스는 섹스를 시작한다. 알리스는 에디가 자기를 의심할 것 같아서 두렵다고 말한다. 피트와 알리스는 한가지 음모를 꾸민다. 앤디를 납치해서 마을을 뜬다는 계획이다. 알리스는 피트에게 에디가 실은 딕크 로랑이라는 이름의 포르노 제작자라고 밝힌다. 피트는 그런 에디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알리스의 계획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다. 피트는 앤디를 납치하려다가 앤디가 저항하자 자기도 모르게 앤디를 죽인다. 급하게 도망을 떠난 피트와 알리스는 사막에 있는 어떤 빈 오두막집에 도착한다. 알리스가 집 안으로 들어가서 자취를 감춘다. 피트는 다시 프레드로 변신한다. 프레드는 오두막집 안을 살피다가 미스테리 맨을 만난다. 미스테리 맨은 프레드를 따라다니면서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비디오에 담는다. 오두막집에서 도망쳐 나온 프레드는 로스트 하이웨이 호텔로 차를 몰고 간다. 프레드는 호텔에서 자기의 아내 르네와 에디가 섹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르네가 방에서 나가자 프레드는 에디를 붙잡아 날카로운 칼로 에디의 목을 긋는다. 그래도 에디가 죽지 않자 어디선가 나타난 미스테리 맨이 총으로 에디를 쏘아 쓰러트린다. 그러더니 프레드에게 무언가 속삭인 후에 사라진다. 프레드는 자기 집으로 차를 몰고 간다. 집에 들어온 프레드는 컴퓨터에 메시지가 와 있기에 열어본다. '딕크 로랑은 죽었다'라는 메시지였다. 두 형사가 프레드를 잡으러 나타나자 프레드는 차를 타고 도망가며 형사들이 그 뒤를 추격한다. 프레드의 자동차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내며 진동하더니 속력이 줄어든다. 프레드는 어두운 고속도로에서 차를 겨우 몰고 간다. 형사들이 바짝 뒤 쫓아온다.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 프레드에 빌 풀만(Bill Pullman), 알리스에 패트리시아 아케트(Patricia Arquette)

  

 ○ 스웨덴의 한스 게포르스(Hans Gefors: 1952-)가 작곡한 5막 22장의 대하 오페라인 '오명'(汚名: Nororious)은 1946년도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 '오명'에는 케린 그란트가 정부요원인 델빈의 역할을, 앙그릿드 버그만이 공작원 알리시아 후버만으로 나온다. 오페라 '오명'의 스웨덴어 대본은 케르스틴 페르스키(Kerstin Perski)가 완성했다. 이 오페라는 2015년 9월에 스웨덴의 요테보리(Göteborg)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에서 알리시아 역할은 영화에서도 스웨덴의 잉그릿드 버그만이 맡았던 것처럼 스웨덴의 소프라노인 니나 스템메(Nina Stemme)가 맡았다. 작곡자인 한스 게포르스는 전에도 대하 오페라들을 여러편 작곡한 경력이 있다. 1986년에 스톡홀름의 스웨덴왕립오페라(오페란)를 위해서 '크리스티나'(Christina)를 완성했고 1992년에는 독일 뷔스바덴 오페라를 위해서 '공원'(Der Park)을, 1998년에는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를 위해서 '클라라'(Clara)를 작곡한바 있다. 스토리는 2차 대전 직후, 나치 핵심분자들을 추적해서 법정에 세우는 임무를 띤 정부요원 델빈과 은둔해 있는 나치에 종속했던 핵심 과학자를 유혹하여 정체를 밝히는 임무를 맡은 여공작원 알리시아의 사랑과 운명에 대한 것이다. 나치 잔당들은 브라질로 도피하여서 그곳에서 대규모 살상무기를 비밀리에 제조코자 한다. 미국 정부는 이 조직에 침투할 공작원으로서 과거에 나치 간부였던 인물의 딸을 포섭한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어느새 사랑에 빠진다. 알리시아의 임무는 나치 비밀그룹의 리더격인 알렉스 세바스티안을 유혹하여 비밀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알리시아는 과거에 알렉스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그 동안의 우여곡절은 아무리 오페라라고 하더라도 손에 땀이 나도록 한다.


요테보리 오페라의 '오명' 무대. 델빈(존 룬드그렌)과 알리시아(니나 스템메)

영화 '오명'에서 델빈(캐리 그란트)와 알리시아(잉그릿드 버그만)


 ○ '일 포스티노'(Il Postno: The Postman)는 영국의 영화감독인 마이클 라드포드(Michael Radfor: 1946-)의 1994년도 영화이다. 이 영화를 바탕으로 멕시코의 작곡가, 교수, 작가인 다니엘 카탄(Daniel Catán: 1949-2011)이 3막의 오페라로 만들었다. 이 오페라의 스페인어 대본도 다니엘 카탄이 완성했다. 작곡가로서 다니엘 카탄은 오페라로서 명성을 떨쳤으며 특히 스페인어 오페라를 세계 무대에 널리 알린 공적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일 포스티노'는 칠레의 크로아티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안토니오 스카르메타(Antonio Skármeta: 1940-)의 소설 '아르디엔테 파치엔치아'(Ardiente paciencia: burning patience)를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사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1983년에 '불타는 인내'(Ardiente paciencia)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 후에 이 영화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소설을 쓴 것이고 그 소설을 바탕으로 마이클 라드포드가 '우편배달부'(Il postino)라는 영화를 만들었으며 그 영화를 바탕으로 다니엘 카탄이 오페라로 만든 것이므로 사연이 길다. 소설이 되었던 영화가 되었건 오페라가 되었건 이 작품은 드라마와 코미디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주제는 사랑과 우정이며 이와 함께 정치적이며 정신적인 갈등도 주제로서 곁들여져 있다. 오페라 '일 포스티노'는 2010년 9월에 로스안젤레스 오페라가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초연했다. 오페라 '일 포스티노'는 LA 오페라가 의뢰한 작품이다. LA 오페라는 초연 후에 비엔나의 테아터 안 데어 빈()과 파리의 테이트르 뒤 샤틀레()에서의 공연도 이들 극장과 공동으로 제작했다. 작곡자인 다니엘 카탄은 주인공 파블로 네루다를 플라시도 도밍고를 위해 작곡했다. 도밍고는 LA에서의 초연과 이후 비엔나와 파리에서의 공연에서도 파블로의 역할을 맡았다.


LA 오페라 초연. 파블로에 플라시도 도밍고, 마리오에 챨스 카스트로노보. 2010년

            

'일 포스티노'의 무대는 이탈리아의 어떤 작은 섬이다. 칠레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추방단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는 많은 팬들로부터 메일을 받는다. 파블로는 읍내 우편국으로부터의 배달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우편배달부를 고용한다. 마리오이다. 마리오는 마을의 주점에서 일하고 있는 베아트리스 루소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마리오는 베이트리스에게 자기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파블로에게 대신 시를 써 달라고 부탁한다. 파블로는 마리오를 위해 사랑의 시를 써준다. 얼마후 마리오는 베아트리스의 사랑을 얻게 되고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마리오는 파블로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자기도 시를 쓰기로 한다. 마리오는 사랑과 자연에 대한 내용보다는 정치적인 시에 더 관심이 있다. 마리오는 그의 시를 마침 공산주의 시위가 있을 때에 앞에 나가서 낭송한다. 그때 누가 쏘았는지는 모르지만 마리오는 총탄을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 얼마후에 숨을 거둔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한 장면, 마리오에 마시모 트로이시, 파블로 네루다에 필립 누아레, 베아트리스에 마리아 그라치아 쿠치노타


○ 브라이언 포비스(Bryan Fobes: 1926-2013)라고 하면 '르내상스 맨'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영화감독, 각본가, 제작자, 배우이다. 그가 감독하고 제작한 영화 중에 '비오는 날 오후의 강령회'(Séance on a Wet Afternoon)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비오는 날 오후의 강령회'라고 했지만 어떤 번역은 '비오는 날 오후의 음모'라고 했다. 스토리가 아동 납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음모'라는 말을 사용한 것 같다. '비오는 날 호우의 강령회'는 시드니 출신의 작가인 마크 맥셰인(Mark McShane)의 소설이다.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이며 작사자로 유명한 스테픈 슈봐르츠(Stephen Schwartz: 1948-)가 영화 '비오는 날 호우의 강령회'에서 영감을 얻어서 2막 오페라의 대본을 쓰고 작곡도 했다. 스테픈 슈봐르츠라고 하면 뮤지컬 '위키드'(Wicked: 2003)으로 유명하며 작사가로서는 뮤지컬 '포카혼타스', 노트르담의 꼽추', '이집트 왕자' 등의 노래가사들을 만든 사람이다. '바오는 날 오후의 강령회'는 슈봐르츠로서는 첫 오페라이다.  산타 바바라 오페라가 의뢰하여 만들어진 이 오페라는 2009년 9월 26일에 산타 바바라의 그라나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내용은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거의 3시간에 걸치는 대작이다.


'비오는 날 오후의 강령회'. 산타 바바라 오페라


마이라 새비지(Myra Savage)는 영매이다. 자기 집에서 강령회를 갖는다. 남편 빌리는 천식이 심해서 직장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마이라는 그런 빌리를 강령회에서 하인처럼 부려 먹는다. 마이라의 생활과 영매로서의  업무는 세상을 떠난 아들 아서와의 관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서는 태어난 직후 사망하였다. 마이라는 영매로서의 이름을 떨치고 또한 떼 돈을 벌 생각으로 빌리와 협동하여서 부자집 아이를 납치키로 한다. 그래서 딸을 잃은 부모가 찾아와서 영매의 도움을 청하면 적당한 돈을 받고 납치해온 아이를 마치 영혼의 힘으로 찾은것처럼 해서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마이라는 자기 집의 한쪽을 병원의 병실처럼 꾸며서 납치해온 아이가 입원해 있는 것이라고 믿도록 한다. 마이라 자신은 간호원으로 가장한다. 아이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마이라는 경찰에게 그 아이와 영혼으로 대화할수 있으며 심지어는 잠시 육신을 불러 올수 있다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몸값으로 2만 5천 파운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로울줄 알았는데 마이라의 정신상태가 갑자기 이상해 진다. 죽은 아서를 생각해서인것 같다. 마리아는 빌리에게 아이를 죽이라고 말한다. 빌리는 아이를 데리고 숲으로 갔고 돌아와서는 마이라에게 어떤 나무 아래에 아이의 시신을 두었다고 말한다. 경찰이 마이라에게 강령술로 아이가 어디 있는지 찾아 달라고 부탁하자 마이라는 강령회를 하는 중에 마치 환각상태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더니 아이가 어떤 사람의 손에 죽었다는 얘기를 한다. 그때 빌리가 사실은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숲에 있다고 밝힌다. 빌리는 아이가 사람들에 의해 쉽게 발견될수 있도록 스카웃 캠핑장 부근에 두고 온 것이다. 마이라는 의식불명이 되어 쓰러진다.


'비오는 날 오후의 강령회'(또는 '비오는 날 오후의 음모') 영화. 마이라에 킴 스탠리, 빌리에 리챠드 어텐버러


○ '셀마 예츠코바'(Selma Jezkova)는 덴마크의 풀 루더스(Poul Ruders: 1949-)의 오페라이다. 2000년도 뮤지컬 멜로드라마 영화인 '어둠 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 Danser i moerket)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오페라이다. 풀 루더스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지만 오페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 그의 '대리모 이야기'(The Handmaid's Tale)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영화 '어둠 속의 댄서'는 덴마크의 영화감독인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 1956-)의 제작, 감독한 작품이다. 내용은 미국에 온 체코 이민자에 대한 것이다. 셀마 예츠코바는 미국에 대한 환상을 안고 아들 게네 예체크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온다. 셀마는 다행히 친구 캐티의 주선으로 공장에 다니게 되지만 생활이 나아진 것은 없다. 셀미는 세들어 살 집을 구하지 못해서 마침 마을 경찰관인 빌 휴스터과 그의 아내 린다의 소유로 되어 있는 트레일러를 빌려서 살고 있다.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제프가 셀마를 좋아해서 부끄러워하는 성격이지만 끈질기게 셀마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 셀마는 한쪽 눈이 점차 실명될 위기에 처해 진다. 그런데 아들 게네도 역시 눈에 이상이 있어서 실명될 처지이다. 셀마는 아들의 시력만은 살리고 싶어서 없는 살림에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죽어라고 저금을 한다. 셀마는 눈이 나빠져서 공장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차있다. 그래서 오래전에 눈검사를 받았을 때에 이상이 없다는 증명서를 간직하고 있다. 경찰관인 빌은 그의 아내 린다가 너무 낭비벽이 심해서 은행빚을 갚지 못하고 집을 날릴 지경이 된다. 빌은 우연히 셀마가 부엌의 그릇 안에 저금을 하는 것을 알고 그 돈을 훔친다. 그 사실을 알게된 셀마는 너무 기가 막혀서 빌을 찾아간다. 빌은 오히려 총을 들고 셀마를 위협한다. 셀마는 빌의 총을 빼앗아서 빌에게 총을 쏘지만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번번히 맞추지 못한다. 보다 자세한 스토리는 본 블로그의 '추가로 읽는 366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뉴욕 링컨센터 페스티발에서 로열대니쉬오페라의 공연

영화 '셀마 예츠코바'에서 캬트리느 드뇌브. 셀마역은 아이슬랜드의 음악가인 비요르크가 맡았다.


○ 사일렌트 나이트(고요한 밤: Stille Nacht: Silent Night)는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캐롤이다. 1818년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의 오베른도르프라는 마을에 있는 작은 가톨릭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처음 불려진 노래이다. 그 성당의 신부인 요제프 모르가 가사를 썼고 그의 친구로서 인근 마을 학교의 선생인 프란츠 사버 그루버가 곡조를 붙인 노래이다.  오리지널 가사가 독일어이기 때문에 '슈틸레 나하트'라는 제목이며 '사일렌트 나이트'는 영어 번역이다. 오늘날 '사일렌트 나이트'는 세계 140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되었다. '사일렌트 나이트'는 너무나 유명하여서 그 제목의 영화도 여러편이나 만들어졌다. 모두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난 일들을 내용으로 삼은 영화들이다. 예를 들면 2002년에 나온 '사일렌트 나이트'이다. 2차 대전 중인 1944년에 있었던 벌지 전투에 즈음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난 미군과 독일군 사이의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또 하나는 2012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이다. 미국 위스칸신주 크라이어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린 내용이다. 그것들과는 달리 2005년에 프랑스에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프랑스어 제목으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뜻의 Joyeux Noël 이지만 영어로는 Silent Night 라는 제목을 붙였다. 1914년, 1차 대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는 때의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부전선에서 있었던 임시 휴전과 관련된 사건을 그린 것이다. 프랑스의 명감독 크리스티앙 카리옹(Chrstian Carion: 1963-)이 감독하였으며 세기의 미인 다이앤 크루거(Diane Kruger)가 출연한 영화이다. 영화에서 오페라 테너였다가 독일군에 입대한 니콜라우스 일등병의 노래는 세기의 테너 롤란도 빌라손(Rolando Villazon)이 불렀으며 덴마크 출신의 오페라 소프라노인 안나 쇠렌센의 노래는 프랑스의 소프라노인 나탈리 드사이(natalie Dessay)가 불렀다.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 무대. 프랑스의 오드베르 중위(마이클 애덤스), 독일의 호르스트 중위(알렉세이 보그다노프), 스코틀랜드의 고든 중위(노만 갸레트)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임시 휴전을 합의하고 있다.


프랑스 영화 Joyeux Noël으로부터 감명을 받은 미국 미주리 출신의 현대작곡가인 케빈 푸츠(Kevin Puts: 1972-)가 '사일렌트 나이트'라는 2막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대본은 마크 캠벨이 맡았다. 오페라 '사일렌트 나이트'는 2011년 11월에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폴에 있는 오드웨이 극장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의 초연은 2013년 2월 필라델피아 음악아카데미에서였고 남서부 초연은 2014년 5월 텍사스 포트 워스 오페라(Fort Worth Opera)에 의해서였다. 유럽 초연은 2014년 10월 아일랜드의 웩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발에서였다. 이 오페라는 2012년 퓰리처 음악상을 받았다. 1차 대전이 터진지 얼마 안된 시기이다. 서부전선에서 스코틀랜드군과 프랑스군이 독일군과 대치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스코틀랜드군의 지휘관은 로열 스콧 퓨질리어(수발총병) 연대 소속의 고든 중위이다. 프랑스군의 지휘관은 제26 보병연대 소속의 카미유 르네 오드베르 중위이다. 독일군 지휘관인 호르스트마이어 중위는 독일군 제93보병연대의 중위이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다. 스코틀랜드 진영에서 백파이프로 연주하는 캐롤이 흘러나온다. 병사들이 총을 내려놓고 나와서 모두 캐롤을 부른다. 독일군의 니콜라우스 일등병이 아델레스 피델레스(참 반가운 성도여)를 부른다. 이어 니콜라우스의 부인으로 오페라 소프라노인 안나가 슈틸레 나하트(사일렌트 나이트)를 부른다. 모든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밖으로 나와 함께 캐롤을 부르고 성탄을 축하한다. 세 부대의 지휘관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휴전키로 합의한다.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다음날인 성탄일에 고조에 이른다. 그래서 세 지휘관들은 성탄일도 휴전키로 합의한다. War is not sustainable when you come to know your enemy as a person. (당신의 적군도 하나의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전쟁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공감을 얻는다.


영화 '사일렌트 나이트'에서 안나 쇠렌센의 '고요한 밤' 노래. 다이앤 크루거

  

○ '결혼'(A Wedding)은 미국의 윌렴 볼콤(William Bolcom: 1938-)의 코믹 오페라이다. 윌렴 볼콤은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백악관에서 문화훈장을 받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다. 그는 여러 장르의 작품을 작곡했는데 오페라는 지금까지 네편을 완성했다. '맥티그'(McTeague: 1992), '다리에서 본 풍경'(A View from the Bridge: 1998), '결혼'(A Wedding: 2003), 그리고 '여덟시의 만찬'(Dinner at Eight: 2016)이다. 볼콤의 '결혼'은 1978년도 로버트 알트만(Robert Altman: 125-2006)이 감독한 '결혼'을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영화 '결혼'은 호화 캐스트이다. 캐롤 버네트, 미라 패로우, 비토리오 가스만, 릴리안 기휘, 제랄드 챠플린, 데지 아네스, 에이미 스트라이커 등이 출연한다. 볼콤의 오페라는 시카고 리릭 오페라가 의뢰한 것이다. 그리하여 2004년 12월에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서 영화를 제작했던 로버트 알트만이 무대감독을 맡아 초연되었다. 영화에서는 49명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오페라에서는 이를 19명으로 축소하였다. 하지만 오페라도 호화 캐스트이지 않을수 없었다. 오페라 '결혼'은 초연 이래 미국의 여러 곳에서 리바이발되었다. 주로 대학교 오페라가 공연하였다. 예를 들면 인디애나대학교 제콥스음악학교, 휴스턴대학교 무어스음악학교, 네브라스카대학교 글렌 코프음악학교, 오벌린 음악원 등이다. 2016년 여름에는 아스펜 오페라 센터에서 아스펜음악제의 일환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시카고의 전통있는 부유한 가문과 켄터키에서 온 신흥재벌 가문의 결혼식을 둘러싼 에피소드이다. 결혼식날 단 하루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엮었다.


영화 '결혼'의 한 장면, 캐롤 버네트와 데시 아네스 주니어

오페라 '결혼'의 한 장면. 아스펜 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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