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의 장르

가장 대표적인 현대 오페라들

정준극 2019. 8. 17. 15:05

가장 대표적인 현대 오페라들(Great Contemporary Operas)


수많은 현대 오페라들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사랑받고 있는가? 최근 BBC가 172명의 정상급 오페라 성악가들의 투표를 통하여 고전과 현대를 망라하여 이 시대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가장 훌륭한 오페라들을 선별하였다. 결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이 영예의 면류관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고전적인 오페라들만 상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다. 톱 10의 오페라 중에서 20세기의 현대 작품들도 거의 반수를 차지했다. 과거 30년 동안 작곡된 오페라들이다. 현대 오페라는 전통적인 오페라와는 달리 음악이 생소하면서도 모험적이고 또한 실험적인 새로운 방향의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 성악가들에게는 현대 오페라가 전통적인 오페라만큼 매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작품들이 가장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현대 오페라들인지 소개한다.


○ 제이크 히기(Jake Heggie)의 '사형수 입장'(Dead Man Walking: 2000)

아마 지난 반세기 동안 씌여진 오페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일 것이다. 사실에 입각한 2막의 이 오페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집행의 날만 기다리고 있는 어떤 사형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은 어떤 가톨릭 수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녀 역할을 맡았던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는 '이 오페라는 관중들이 총체적으로 참여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 오페라는 극장적인 경험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사형수 입장'. 오페라 패럴렐. 수녀 역할에 조이스 디도나토

 

○ 조지 벤자민(George Benjamin)의 '양피지에 쓴 글씨'(Written on Skin: 2012)

이 오페라가 액 상 프로방스 페스티발에서 처음 공연되었을 때 평론가들은 '21세기에 가장 뛰어난 오페라'라고 입을 모았다. 13세기 프랑스 액 상 프로방스 지방의 괴기 전설을 바탕으로 삼은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곡가가 아닌 영국의 조지 벤자민이 작곡했지만 그 지방의 민속적인 분위기를 다분히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음악은 대단히 강렬하여서 모두의 마음을 열정으로 이끄는 것이다. 영주의 젊은 부인과 영주의 가문역사를 필사하는 소년 화가 사이의 열정이 마침내는 영주의 질투에 의한 참혹한 죽음으로 마무리 된다는 내용이다. 중세 프랑스의 음유시인 귀염 드 카베스탄의 전설을 인용한 내용이다. 영주가 소년 화가를 죽이고 그 심장을 꺼내어 불륜을 저지른 부인에게 강제로 먹도록하는 끔찍한 장면도 나온다.


'양피지에 쓴 글씨'. 액상 프로방스 페스티발. 소년과 아녜스


○ 토마스 아데스(Thomas Adès)의 '절멸의 천사'(The Exterminating Angel: 2016)

오페라가 끝나고 몇 몇 사람들이 루치아와 에드문도 데 노빌레의 저택에서 딘너 파티를 갖는다. 이들은 어떤 알지 못하는 힘에 이끌려서 저택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질서 상태가 심해 진다. 루이스 부뉘엘의 1962년도 동명의 초현실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이다. 귀족인체 하는 사람들의 상태가 현미경처럼 들여다 보인다. 이들은 마치 잡혀 있듯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상태를 만든 것이다. 아데스의 어두운 코믹 오페라인 '절멸의 천사'는 타는 듯이 화려하면서도 혼란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괴기스런 장면도 연출된다. 살아 있는 양들이 등장하는 것이라든지 테너가 커피 스푼에 대한 송가를 부르는 것 등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오페라이다. 잘츠부르크 초연에서부터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아데스의 '절멸의 천사'.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 마크 안소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의 '실버 태시'(The Silver Tassie: 2002)

무대는 1차 대전 중인 더블린이다. 축구 영웅인 해리 히간(Harry Heegan)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축구 시합에서 우승을 하여 영광의 트로피를 차지하였지만 그 댓가는 너무나 컸다. 시합 중에 부상을 당하여 반신불수가 되었던 것이다. 그로 인하여 해리 히간의 생활을 험난한 길을 들어선다. 4악장의 이 오페라는 마치 4악장의 교향곡을 듣는 것과 같다. 알레그로에 이어 아다지오가 나오며 다시 알레그로로 길을 가다가 피날레를 장식하는 형식이다. 피날레는 아일랜드의 민속 춤인 직스와 리버 댄스가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하지만 그 춤들은 해리 히간을 조롱하는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 이 오페라의음악적인 이디옴은 어딘가 '보체크'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중간 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터니지의 음세계는 결코 절충하는 법이 없지만 말이다. 실버 태시는 은트로피를 말한다. 은으로 만든 술잔(Silver goblet)도 실버 태시라고 한다. 터니지의 '실버 태시'는 아일랜드의 극작가인 션 오케이시(Sean O'Casey)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스코틀랜드 민요로서 '실버 태시'가 있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인 로버트 번스의 민요이다.


'실버 태시'에서 해리와 그의 여자친구 제시. 더블린 국립극장

  

○ 토비아스 피커(Tobias Picker)의 '에멜린'(Emmeline: 1996)

토비아스 피커의 '에멜린'은 외디푸스 신화를 19세기 산업화가 한창인 메인주로 옮겨온 것이다. 음악은 공장에서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 기계들이 맞물려 움직이는 소리를 교묘하게 표현하였다. 당시의 노래들, 특히 개신교의 찬송가가 적당히 끼워져 있다. 메인에서 공장에 다니는 에멜린은 어찌하다가 사생아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청교도의 신앙이 남아 있는 메인에서 사생아를 기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에멜린은 아들의 입적을 포기한다. 아들은 다른 사람의 손에 자란다. 20년이 지난다. 에멜린은 아직도 독신이다. 매튜라는 청년이 철도 기사로서 등장한다. 매튜와 에멜린은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얼마후 매튜는 우연히 자기와 에멜린의 비밀을 알게 된다. 매튜는 어머니이며 아내인 에멜린을 버린다. 두 사람에 대한 사실이 이웃들에게 알려지면서 에멜린은 동네에서도 추방된다. '에멜린'은 토비아스 피커의 첫번째 오페라이다. 주디스 로스너(Judith Rossner)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이다.


'에멜린'. 마을 댄스 파티에서 매튜와 에멜린. 세인트 루이스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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