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비엔나의 매력

비엔나를 좋아하는 열가지 이유

정준극 2020. 1. 13. 17:47

비엔나를 좋아하는 열가지 이유


1. 전통적인 비엔나 음식을 좋아해서

비엔나 만의 전통적인 음식이 있다. 어찌보면 제국의 영화를 간직헤 온 음식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너 슈니첼이다. 라데츠키 장군이 노바라 전투 이후에 이탈리아에서 데려온 요리사가 비엔나 식으로 개발했다는 음식이다. 우리 식으로 보면 돈카츠이다. 돈카츠이긴 돈카츠이지만 비엔나의 슈니첼은 그만의 맛이 있다. 비엔나에 가서 비너 슈니첼을 먹어보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일부러 비너 슈니첼을 먹으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타펠슈피츠도 비엔나의 전통 음식이다. 아펠 슈트루델은 역시 비엔나이다. 미국식으로 보면 애플 파이지만 만드는 방법과 맛이 다르다. 또 하나있다. 캐제슈페츨레(Kasespatzle)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치즈 맥도날드라고 생각되지만 비엔나만의 풍미가 있는 음식이다. 이외에도 비엔나 맥주, 비엔나 커피, 비엔나 와인은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2. 달콤한 케이크의 유혹 때문에

비엔나의 중심가, 예를 들면 캐른트너슈트라쎄나 그라벤을 거닐다 보면 기가 막히게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 상점들을 여러 곳이나 있다. 보기에도 좋아서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토르테는 또 어떠한가? 자허 토르테, 인터나치오날 토르테, 린처 토르테...그리고 데멜...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토르테를 먹기 위해 비엔나를 우정 찾아간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니 더 얘기 안해도 알만 할 것이다.


비엔나의 어떤 콘디토라이(제과점)


3. 숨막힐 듯 아름다운 건물들 때문에

비엔나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쇤브룬 궁전, 호프부르크, 벨베데레 궁전, 니더 외스터라이히 궁전 등 장엄한 바로크 궁전들이 이곳 저곳에 자리 잡고 있는가 하면 중심가에는 시내 궁전들, 즉 슈타트 팔레 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숨막힐 듯한 아름답고 장엄하며 화려한 건물들이다. 교회는 또 어떠한가? 슈테판대성당, 칼스키르헤, 페터스키르헤, 프란치스카너키르헤, 예수이텐키르헤 등등 헤아일수 없이 많은 교회들이 여러 건축 양식을 뽐내며 산재해 있다. 교회들은 겉으로 보면 검소한 모습이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보면 그 화려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런가하면 현대식 건물들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슈타인호프 교회 등이다. 슈타인호프 교회, 카를 루에거 교회 등은 아르 누보를 대표한다. 세계적인 훈데르트바써하우스는 예술품 그 자체이다.


그라벤 거리


4. 도심에서 휴식 할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원들 때문에

비엔나에는 곳곳에 잠시 쉬어 갈수 있는 공원들이 그야말로 산재해 있다. 비엔나처럼 시내 중심지역에 커다란 공원들이 있는 도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슈타트파르크, 부르크가르텐, 폭스가르텐 등등...그런데 아무 공원을 가더라도 벤치에 여유가 있어서 눈치보지 않고 앉았다가 갈수 있다. 더구나 이른 여름철에 햇빛이라도 내려 비칠 것 같으면 일광욕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볼수 있어서 눈요기도 할수 있다.


부어가르텐에서


5. 대중교통의 편리함도 큰 매력  

시내 관광에 자동차가 필요 없는 곳이 비엔나이다. 전차와 버스만 잘 이용하면 못가는 곳이 없다. 티켓 한 장으로 전차이건 지하철이건 버스이건 모두 이용할수 있다. 비엔나에서 교외로 나가는 교통편도 잘 마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서 바덴 바이 빈을 가려면 칼스플라츠에서 로컬 전철을 타면 된다. 비엔나의 버스나 전차나 지하철은 정확하기로 이름나 있다. 그래서 신뢰성을 더 가지게 된다. 그런데 공짜로 타다가 적발되면 곤란하다. 2020년 현재 벌금이 60 유로이다.


팔라멘트 앞을 지나는 전차 D번


6.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수도물

유럽의 다른 도시들, 예를 들어 프랑스나 독일의 도시들을 가보면 음료수 때문에 신경쓰는 경우가 많다. 수도물에 대체로 석회석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식수로 마시기에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엔나의 수도물은 깨끗하다. 그대로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천연 수도물이다. 비엔나의 상수도는 니더외스터라이히주의 카이저브룬(Kaiserbrunn)으로부터 가져오는 것이다. 카이저브룬은 마리아첼과 비너 노이슈타트 중간 쯤에 있는 마을로서 행정구역으로는 라이헨아우 안 데어 락스(Reichenau an der Rax)에 속한 지역이다. 이곳이 비엔나 상수도 본원(Main)이다. 이곳의 상수도 취수장에 상수도박물관(Wasserletngsmuseum)이 있다. 이곳의 물이 어떻게 비엔나까지 급수되는지를 소개하는 박물관이다. 


카이저브룬의 식수 박물관. 방문객들이 박물관 앞 분수의 물을 마시며 즐거워 하고 있다.


7. 치안이 잘 되어 있다

비엔나는 세계의 어느 도시보다도 치안이 확보되어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왜냐하면 비엔나에는 뉴욕과 제네바 다음으로 국제기구가 많고 외교대표부기 많기 때문에 특별히 치안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엔나에는 도심에도 유태인과 관련된 건물들이 있어서 혹시라도 있을수 있는 반유태 테러에 대비하여 치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유럽에서도 비엔나는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이름나 있었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동구의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래 정세가 급변하여 수많은 동구인들이 일꺼리를 찾아 비엔나로 몰려 오는 바람에 절도와 폭력사태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그다지 치안이 완벽하다고는 볼수 없다는 점이다.


1구 도로테어가쎄 11번지에 있는 비엔나유태박물관. 입구를 경찰이 경비하고 있다.


8. 국제기구의 다문화도 매력

예로부터 비엔나는 유럽에서 서구와 동구를 잇는 교량역할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비엔나는 서유럽의 어느 도시보다도 동양적인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 되었다. 터키의 영향이 가장 컸다. 또한 오스트리아는 한동안 헝가리와 하나의 제국으로 존속했었다. 헝가리는 동양계의 마쟈르 민족이 중심이 되는 국가이다. 전후에 비엔나는 오스트리아가 영세중립국이라는 위치 때문에 동서 첩보활동의 중심처럼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근자에는 비엔나에 국제기구들이 다수 상주하는 바람에 세계 각국 사람들이 제집처럼 드나드는 곳이 되었다. 하기야 비엔나는 유럽의 도시 중에서 국제회의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으로 정평나 있다. 그만큼 수많은 외국인들이 드나든다는 얘기다. 비엔나가 마치 인종 박람회와 같은 형상이 되어 있다는 것은 비엔나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일종의 친근감을 주는 것이다.


각종 국제기구가 입주하어 있는 비엔나 인터내셔널 센터. UNO City라고도 부른다. 인종전시장과 같은 곳이다.


9. 수준높은 음악회 때문에

두말할 필요도 없이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이다. 다른 나라 도시들의 도로는 아스팔트나 돌맹이로 포장되어 있지만 비엔나의 도로는 음악으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비엔나에서는 1년 내내 수많은 음악회가 열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엔나 국립오페라(슈타츠오퍼)와 악우회 연주회장은 음악애호가들로서 한번 쯤은 가보아야 할 장소이다. 수준 높은 음악회들이 매일 열린다. 그런 음악회에 매료되어서 비엔나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비엔나 슈타츠오퍼 아웃도어 실황중계.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오페라 팬들을 위한 서비스이다.


10. 사람들이 친절해서

비엔나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영어가 통한다. 택시 운전기사들도 친절하고 정확하다. 우리네처럼 바가지 요금이란 있을수 없다. 아무에게나 길을 물으면 만사제쳐 놓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 비엔나 인심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는 지나치게 정확해서 걱정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비엔나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