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Adams, John (애덤스) [1947- ]

정준극 2007. 5. 7. 15:58
 

중국에 간 닉슨


타이틀: Noxon in China. 전3막. 엘리스 굿맨(Alice Goodman)의 대본.

초연: 1987년 휴스턴 오페라하우스

주요배역: 리챠드 닉슨(미국대통령), 팻 닉슨(영부인), 추은라이(중국 수상), 마오 쩌퉁(중국 공산당 서기), 장 칭(마오 쩌퉁의 부인), 헨리 키씬저(미국무장관), 낸시 짱(마오의 제2비서), 우 칭후아(댄서), 훙 창칭(댄서)

사전지식: 존 애덤스의 첫 번째 성공작. 애덤스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제2세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작곡가이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적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기 형식, 하모니, 리듬의 관점에서 미니멀리즘을 개척했다고 하면 존 애덤스는 분위기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즉 슬로우 모션과 흡사한 표현, 하모니의 변화를 중단하는 표현 등을 구사하였다. 이 오페라에서 애덤스는 완전히 다른 두 문명과 생활양식의 만남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닉슨대통령이 베이킹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음악은 똑 같은 패턴의 반복으로서 미니멀리즘의 전형이다. News, news, news....has a, has a, has a.....kind of mystery, kind of mystery, kind of mystery......는 미니멀리즘 음악의 좋은 예이다. 중국의 오랜 문화를 파괴한 마오 쩌퉁의 부인 장 칭의 이미지는 마치 유럽의 오페라 디바와 같이 묘사되었다. 중국의 혁명적인 무용(발레)는 엉뚱하게도 할리우드 음악의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현대음악 사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바탕이 되는 작품이다. 아무튼 이국적인 공연이 화려하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가 미국의 수많은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었을 때 어떤 저명한 음악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 푸치니...이들의 오페라는 그토록 짧은 기간에 그토록 많은 세계의 오페라무대에 올려졌다. 애덤스의 ‘중공에 간 닉슨’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실로 단기간내에 애덤스의 ‘중국에 간 닉슨’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극장에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많이 공연되었다.


줄거리: 1막. 중국은 닉슨대통령과 영부인을 영접하는 모든 절치를 의전에 따라 엄중히 진행한다. 비행장 도착에서부터 미-중 두 정상의 예비회담, 공식만찬에 이르기까지 환대가 대단하다. 서로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도 나오고 수행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절차가 에티켓에 의해 잘 진행되고 있다. 2막. 영부인은 별도로 문화 일정을 갖는다. 베이킹(베이징)의 유서 깊은 고궁에서부터 현대 공산주의 기념물을 방문한다. 저녁에 귀빈들은 전통적인 베이킹 오페라에 초대된다. 이곳에서 마오 쩌퉁의 부인인 장 칭은 혁명적 발레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붉은 여성부대의 무용이다. 3막. 베이킹에서 미국 방문자들의 마지막 밤이다. 이 방문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었는가? 그렇다. 그러나 닉슨과 마오는 자기들이 젊은 시절 꿈꾸어 왔던 것에 접근했었는지 의구심을 가진다. 마오는 위대한 아시아혁명의 이상을 완수하고 싶었다. 그러나 미국측의 비밀 목표는 중국 땅에 햄버거 상점들을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늙은 추은라이 수상만이 모든 욕망을 포기했다. 그러므로 두려워 할것도 없고 희망을 가질 것도 없다.  


클링호퍼의 죽음


타이틀: The Death of Kilinghoffer. 프롤로그와 전2막. 앨리스 굿맨(Alice Goodman)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91년 브뤼셀 로열 몬네극장

주요배역: 선장, 1등항해사, 스위스 할머니, 몰키, 마무드, 오스트리아 부인, 레온 클링호퍼,매릴린 클링호퍼(클링호퍼의 부인), 람보, 영국 댄서, 오마르, 합창들(대양의 합창, 밤의 합창, 하갈과 천사의 합창, 사막 합창, 낮의 합창), 팔레스타인들과 유태인들

사전지식: 애덤스의 두 번째 오페라인 ‘클링호퍼의 죽음’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애덤스는 이 오페라를 요한 세바스챤 바흐의 수난곡에 비교했다. 이 오페라의 초점은 테러분자들에 의한 납치가 아니라 죽은자와 영혼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그 메시지를 합창을 통하여 세상에 보내고자 한 것이다.


줄거리: 프롤로그. 죽은 자들이 메시지가 들린다. 이들은 추방된 팔레스타인인들과 유태인들이다. 1막. 아프리카 북부 알렉산드리아에서 멀지 않은 대양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이 대형유람선을 납치하고 승객들을 인질로 삼는다. 승객들은 대부분 나이 많은 관광객들이다. 인질들은 각각 미국인, 영국인, 유태인으로 구분하여 격리된다. 어디선가 상식에 기본을 둔 소리가 들리지만 납치범들은 귀도 기울이지 않는다. 테러분자가 된다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테러분자들중 가장 나이어린 마무드(Mamoud)의 경우에도 그렇다. 어린 나이에 평화로운 마음을 갖지 못하고 두렵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 마무드는 혼자서 선장을 책임지게 된다. 밤의 합창이 들린다.


2막. 구약성서 중에서 하갈과 천사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수태하지 못하는 사라(Sarah)의 권고에 의해 아브라함은 이집트 출신의 몸종인 하갈(Hagar)과 동침하여 하갈을 수태케 한다. 하갈은 사라의 질시와 핍박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몰래 아브라함의 장막을 떠난다. 사막에서 하나님의 천사가 하갈에게 나타나 사라의 거친 핍박을 견디어 낼것을 명령한다. 하갈과 천사의 합창이 들린다. 테러범들은 미국인, 영국인, 이스라엘인을 갑판으로 끌고 나온다. 그러나 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못한다. 뜨거운 햇빛만이 무자비하게 갑판위로 쏟아져 내린다. 유태인인 클링호퍼(Klinghoffer)가 휠체어에 체인으로 묶인채 끌려간다. 갑판에 있는 사람들이나 갑판 아래 있는 테러범들이나 두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누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인가? 누가 첫 번째 범죄자가 될 것인가? 하갈과 이스마엘이 사막에서 시험을 받는 것처럼 모두들 시험을 당하는 기분이다. 사막의 합창이 들린다. 클링호퍼가 총에 맞아 갑판 아래로 떨어진다. 선장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희생자가 되기를 자청한다. 어느새 날이 밝는다. 낮의 합창이 들린다. 유람선(Achjlle Lauro)이 알렉산더 항구에 들어온다.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은 밤사이에 배를 떠났다. 클링호퍼의 부인(Marilyn Klinghoffer)만이 자기 남편의 죽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