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Balfe, Michael William (발프) [1808-1870]

정준극 2007. 5. 7. 16:01
 

보헤미아 소녀


타이틀: The Bohemian Girl (집시 소녀: La Zingara). 3막의 그랜드 오페라.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낭만 소설 La gitanilla(집시소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런던 드러리 레인(Drury Lane)극장장인 알프레드 번(Alfred Bunn)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43년 런던 드러리 레인극장. 수정된 작품은 1853년 초연

주요배역: 아를리네(프레쓰부르크 총독의 딸), 타데우스(폴란드의 귀족), 아른하임백작, 데빌스후프, 플로레슈타인

베스트 아리아: Come with the Gypsy bride[나의 집시 신부와 함께 오라](S), Oh, what full delight[오, 말할수 없는 이 기쁨](S), I dreamt that I dwelt in marble halls[대리석 홀에 살고 있는 꿈을 꾸었네](S), It gone, the past was all a dream[지난날은 모두 한편의 꿈](Contralto), Without friends, and without a home...'Tis sad to leave our Fatherland[친구도 없고, 집도 없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은 슬픔](T), A soldier's life[병사의 생활](B)

사전지식: 원래 세르반테스의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생 조르주가 작곡한 집시(The Gypsy)라는 타이틀의 발레곡으로 공연되어 인기를 끌었다. 발프는 잘 알려진 스토리이기 때문에 오페라로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은 바꾸고 싶었다. 대본가 번(Bunn)과 협의했지만 적당한 제목을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The Gypsy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이름으로 발레곡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바르샤바의 타데우스’로 바꾸려 했다. 그러나 미쓰 포터라는 여류작가의 소설중에 나오는 주인공이 참으로 우연하게도 바르샤바의 타데우스 이므로 그것도 포기했다. La Bohemienne라는 제목도 생각했다. 하지만 집시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것 같아 마땅치 않았다. 영국에서 공연될 작품인데 왜 프랑스어 제목을 붙여야 하느냐는 항의성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The Bohemian(보헤미아 사람들)이라고 붙이기로 했으나 어딘지 남자 집시들만을 얘기하는것 같아 고민하던 중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The Bohemian Girl로 정했다. 이 오페라는 영국 발라드 오페라의 초기 전통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와 같은 노래는 영국의 전통적 민요풍이어서 정겹다. 도니제티가 작곡한 La Zingara(집시소녀)라는 오페라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기를! 아를리네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부르는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일 것이다. 조앤 서덜랜드가 불러서 큰 감동을 주었고 그후 아일랜드의 엔야가 팝송 스타일로 불러서 대단한 사랑을 받았다. 긎자에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메조소프라노인 엘리나 가란차가 이 노래를 불러서 다시 한번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보헤미아 소녀' 포스터


줄거리: 무대는 오스트리아 프레스부르크(Presburg)총독인 아른하임(Arnheim)백작의 성이다. 성안에서는 최근 오스트리아 군대가 폴란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모임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백작이 축하모임에 참석한 손님들과 함께 사냥을 떠난다. 그러한 때에 전투에서 패배한 폴란드의 청년 귀족 타데우스(Thaddeus)가 오스트리아 병사들의 추적을 피하여 이 마을에 숨기위해 찾아온다. 타데우스가 겨우 찾은 은신처는 집시들이 살고 있는 캠프이다. 처음에 집시들은 타데우스를 내쫒으려 했지만 사정을 듣고 딱하게 생각한 집시 두목 데빌스후프(Devilshoof: 악마의 발굽이란 뜻)가 자기들 무리에 합류토록 하락한다. 이들은 백작의 성밖에 있는 공터에 머물기 위해 텐트를 친다. 사냥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온다. 이들은 얼마전 백작이 애지중지하는 딸인 아를리네(Arline)가 숲속에서 커다란 사슴으로부터 불의의 공격을 받아 거의 죽을뻔 하였으나 어떤 젊은 청년이 목숨을 걸고 달려 나와 사슴을 물리치고 아를리네를 구해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나눈다. 바로 방금 이 마을로 도망온 타데우스였다. 백작은 집시 무리 중에서 타데우스의 얼굴을 알아보고 무척 감사하며 연회에 초청한다. 백작이 오스트리아 황제를 위해 건배를 제의하지만 타데우스는 적국의 황제에게 축배를 들수 없어서 오스트리아 황제의 흉상에 포도주를 던지며 거절한다.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타데우스를 폴란드 첩자로 인정하고 칼을 빼어 들고 체포하려 할때 집시 무리들이 성안으로 들어와 타데우스를 구하여 데리고 떠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집시 두목 데빌스후프가 백작의 어린 딸인 아를리네를 납치하여 계곡의 좁은 골짜기로 도망간 것이다. 백작의 병사들이 어린 아를리네를 구출하려고 했지만 데빌스후프가 아를리네를 방패로 삼고 있어서 감히 총이나 화살을 쏘지 못하고 놓치고 만다. 백작의 슬픔은 한이 없다.


제2막. 그로부터 12년이 지난다. 집시들과 함께 자란 아를리네는 이제 어엿한 아가씨가 되고 타데우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아를리네는 자기의 신분을 모른다. 하지만 집시가 아니라는 사실은 느끼고 있다. 아를리네가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전부는 대리석 홀이 있는 집에서 살았으며 신하들과 시종들이 자기의 주변에 있었다는 것뿐이다. 아를리네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타데우스는 아를리네를 잃고 싶지 않아서 그의 가족이나 신분에 대하여 얘기를 해주지 못한다. 어느날 아를리네는 자기 팔에 있는 상처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며 타데우스에게 묻자 타데우스는 어쩔수없이 옛날 자기가 커다란 사슴으로부터 아를리네를 구해주었다는 얘기를 해준다. 타데우스가 자기의 생명의 은인인 것을 알게된 아를리네는 타데우스를 더욱 사랑한다. 얼마후 집시 여왕이라고 하는 여자가 도착한다. 집시 무리들간의 단합을 위해 데빌스후프 무리와 연합하게 되었지만 데빌스후프 무리들이 자기에게 절대 복종하지 않자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다. 집시 여왕이 데빌수후프와 연합한 가장 큰 이유는 타데우스를 사랑하고 있어서이다. 그러나 타데우스와 아를리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을 안 집시 여왕은 상냥하고 품위있는 아를리네를 극도로 미워하여서 언젠가는 해를 입히겠다고 다짐한다. 어느날 인근 마을에서 즐거운 축제가 벌어진다. 오랜만에 아를리네도 참석한다. 아를리네는 어떤 멋있게 차려입은 건방진 귀족의 눈길을 받는다. 아른하임백작의 조카인 플로레슈타인(Florestein)이다. 그는 아를리네가 오래전 집시에게 납치되었던 자기의 사촌인 것을 꿈에도 모르고 아를리네에게 접근한다. 아를리네는 플로레슈타인의 치근거림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 모습을 본 집시여왕은 플로레슈타인과 아를리네가 친하게 되면 자연히 타데우스와 멀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집시 여왕은 그 방책의 일환으로 플로레슈타인의 몸에서 보석메달을 훔쳐서 아를리네에게 선물이라면서 준다. 그러면 그 목걸이 때문에 플로레슈타인과 아를리네가 서로 인연이 닿아 친하게 될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플로레슈타인이 아를리네의 목에 걸려있는 자기의 보석 목걸이를 보고 아를리네를 도둑으로 몰아 체포한 것이다. 아를리네는 재판을 받기위해 아른하림백작 앞으로 끌려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상황이 사랑하는 사이인 타데우스와 아를리에에게는 잘 된 일이었다.


10여년전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른하임백작은 그 동안 딸을 찾느라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런 보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지칠대로 지친 백작은 총독 자리를 사임하고 늙은 나날을 슬픔 속에서 보내고 있다. 아른하임백작은 자기 앞에 끌려온 집시 처녀를 보자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 같아서 내심 무척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다가 아를리네의 팔에 있는 흉터를 보자 궁금증이 더하여 어떻게 생긴 흉터냐고 묻는다. 아를리네는 타데우스에게서 들은 대로 어릴때 커다란 사슴에게 공격당했을 때 생긴 흉터라고 설명한다. 아른하임백작의 눈에서는 기쁨에 넘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드디어 아버지와 딸이 만나게 된것이다. 아를리네는 당장 백작의 후계자로 인정되어 모든 지위를 회복한다. 아름답고 고귀한 아를리네를 보고 많은 귀족들이 아를리네에게 구혼한다. 하지만 아를리네는 타데우스를 생각하여서 모든 구혼을 거절한다. 백작의 성에서 아를리네의 귀환을 축하하는 대연회가 펼쳐진다. 타데우스가 아를리네를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연회장에 들어가 아무도 없는 방에서 간신히 아를리네를 만난다. 타데우스를 본 아를리네는 언제나 그만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타데우스는 사람들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얼른 커튼 뒤로 숨는다. 그때 집시여왕이 연회장에 들어와 지금 이 자리에 아를리네를 범하기 위해 침입한 무뢰한이 있다고 소리친다. 사람들이 크게 놀란다. 병사들이 연회장의 구석구석을 수색하는 바람에 타데우스는 스스로 커튼을 헤치고 나선다.


타데우스는 아른하임백작에게 아를리네와의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면서 타데우스는 자기가 폴란드의 귀족 출신임을 밝히고 가지고 있던 서류를 내보인다. 사람들이 적국 폴란드 사람이므로 아를리네와 결혼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플로레슈타인은 타데우스를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아를리네가 나서서 아버지 아른하임백작에게 타데우스만을 사랑한다고 눈물로서 호소한다. 이같은 호소에 감동한 아른하임백작은 사랑하는 딸의 행복을 위하여 타데우스와의 결혼을 승낙한다. 한쪽 구석에 있던 집시여왕은 질투심으로 미칠 지경이 된다. 집시여왕은 자기 부하에게 아를리네를 총으로 쏘라고 지시한다. 집시여왕의 부하가 막 총을 쏘려 할때에 데빌스후프가 번개같이 나타나 총부리를 낚아챈다. 빗나간 총알이 집시여왕의 가슴을 맞춘다. 데빌스후프는 제멋대로 부족을 통치하는 집시여왕에 대하여 감정이 많았었다. 아를리네와 타데우스는 행복한 포옹을 한다. 


[도니제티의 ‘집시 소녀’(La Zingara: The Gypsy Girl]

2막의 오페라 세미세리아(semiseria)로서 1822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누오보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소프라노 아리아인 Fra l'erbe cosparse(초원에 물을 뿌리듯)는 사랑받는 곡이다. 베를린의 나이팅게일이라고 하는 밀리자 코르유스(Miliza Korjus)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집시 소녀’는 도니제티가 나폴리를 위해 작곡한 첫 작품이다.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집시 소녀인 아르질라(Argilla)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어찌 할줄을 모르는 페란도(Ferrando)와 이네스(Ines)를 행복하게 맺어준다. 아르질라는 또한 위기에 처해 있던 공작의 목숨도 구해준다. 공작은 그의 동생과 불화하고 있었으나 아르질라의 권고에 따라 화해한다. 그리고 누명을 쓰고 있는 돈 세바스티아노(Don Sebastiano)의 석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돈 세바스티아노는 아르질라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돈 세바스티아노의 하인인 파파치오네(Pappacione)의 멍청한 익살은 한바탕의 코미디이다.




카스틸의 장미


타이틀: The Rose of Castile. 3막의 오페라 코믹. 대본은 활코너와 해리스가 썼다.

초연: 1857년 런던

주요배역: 엘비라(레온의 여왕), 돈 세바스티안(카스타야의 왕자, 노새몰이꾼 마누엘로 변장), 돈 페드로

사전지식: 카스틸(카스티야)은 중세에 스페인의 중부에 있었던 왕국이다. 당시에는 스페인이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그 중에서 카스틸은 가장 세력이 컸던 왕국이었다. 레온(Leon)은 카스틸에 인접한 비교적 작은 왕국이었다. 이 오페라의 줄거리는 마치 플로토우의 마르타와 흡사한 점이 있다. 재미난 스토리에 명랑한 멜로디이지만 어쩐 일인지 오늘날에는 이 오페라가 잊혀져있다.


줄거리: 시기는 18세기, 무대는 스페인이다. 레온왕국의 젊고 아름다운 여왕 엘비라(Elvira)는 ‘카스티야의 장미’라고 불리고 있다. 어릴때 카스티야의 왕자 세바스티안(Sebastian)과 결혼키로 약정했기 때문이다. 성장한 엘비라는 부왕의 뒤를 이어 레온의 여왕이 되었지만 결혼을 해야 완전한 여왕이 되는 입장에 있다. 한편 카스티야의 세바스티안 왕자도 부왕으로부터 곧 왕위를 이어 받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결혼은 시간을 늦출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옛날이라서 홈페이지도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가 누구라는 것만 알뿐이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모험심이 강한 세바스티안왕자는 결혼을 앞두고 레온의 여왕이며 카스타야의 왕비가 될 엘비라가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미리 파악하여 보기로 작정한다. 이 첩보를 접한 엘비라는 어찌해야 할지 상당히 당황했지만 궁리 끝에 선수를 치기로 한다. 엘비라는 사람을 시켜 세바스티안의 계획을 미리 탐지한다. 결과, 왕자가 노새몰이꾼으로 변장하여 온다는 것이며 대충 투숙할 여관이 어디라는 것까지 알아 놓는다. 엘비라는 시녀 카르멘과 함께 아주 평범한 농촌 아가씨로 변장하고 미리 그 여관에 머물면서 오히려 세바스티안의 동태를 살피기로 마음먹는다.


여관에 당도한 엘비라와 카르멘은 여관주인으로부터 ‘미안하지만 시골 사람들을 숙박시키면 우리 여관의 체면이 말씀 아니게 된단 말이야!’라는 푸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마침 그때 노새몰이꾼으로 변장한 세바스티안 왕자가 나타나 자기는 마누엘(Manuel)이란 사람이라고 하며 엘비라를 도와준다. 마누엘(세바스티안)은 엘비라를 보자마자 그 아름다운 매력에 이끌려 사랑에 빠진다. 엘비라가 아무리 시골 아가씨로 변장했다고 하지만 아름다운 얼굴까지 변장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한편, 엘비라는 이 핸섬 청년이 마누엘(세바스티안)이라는 것을 알고 ‘아, 정말 괜찮은 사람이네!’라면서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침의 해처럼 솟아난다. 하지만 왕자는 이 시골 아가씨가 엘비라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아무튼 두 사람은 즐겁게 얘기를 나눈다.


제2막. 돈 페드로(Don Pedro)가 수하 종자들과 함께 여관에 들어선다. 페드로는 레온 왕국의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야심찬 인물이다. 페드로는 엘비라를 납치하여 숨겨놓고 백성들에게는 엘비라가 레온왕국을 배신했다고 말하여 자기가 왕위에 오른다는 속셈이다. 그러므로 일단 누구든지 엘비라를 대신할 여왕이 필요했다. 그러면 나중에 엘비라와 협상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여관에 들어선 페드로는 시골 아가씨 엘비라를 보자 ‘아니, 어찌 이다지도 엘비라를 닮았는고?’라면서 놀란다. 페드로는 아무것도 모를 시골 아가씨(엘비라)를 자기의 음모에 이용할 생각이다. 물론 페드로는 엘비라가 진짜 여왕인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다. 페드로는 엘비라를 열심히 설득한다. 왕궁 구경을 시켜주고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는 약속을 한다. 엘비라는 페드로가 자기의 왕좌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다만, 도대체 이 양반이 무슨 재미난 일을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하여 그와 함께 왕궁으로 떠난다. 엘비라는 마누엘(세바스티안)이 자기들 일행을 모른채하며 쫒아오고 있는 것을 안다. 무대는 바뀌어 왕궁이다. 페드로를 비롯한 음모꾼들이 엘비라를 방에서 아무데도 못나가게 하고 있지만 엘비라는 꾀를 내어 잠시 이들로부터 빠져 나와 마누엘이 자기들을 따라 왔다면 분명이 왕궁안 어디에 있을것으로 생각하며 찾는다. 한편, 왕궁으로 숨어 들어온 마누엘(세바스티안)은 페드로 일당의 음모를 엿들어 알게 된다. 그리하여 엘비라를 만난 마누엘(세바스티안)은 자기의 신분을 정식으로 밝히지 않은채 왕궁에 노새 문제 때문에 들어왔다고 일단 둘러대고 페드로 일당이 엘비라여왕을 강제로 납치하여 감옥에 처넣으려 한다는 음모를 말해준다. 이 얘기를 들은 엘비라는 당황하고 걱정이 되며 화도 났지만 마누엘(세바스티안)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것같아 ‘그런 문제라면 제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걱정해 주어서 고맙지만 걱정하지 마시기 바라옵니다’라고 말한다. 엘비라는 자기를 대신할 사람으로 약간 바보같고 나이가 든 공작부인에게 오늘부터 일일 여왕제도가 생겼는데 첫 당첨자라고 얘기해 주자 공작부인은 감지덕지한다. 엘비라는 공작부인에게 자기 옷을 입힌후 얼굴은 베일을 겹겹이 둘러서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처소로 데려간다. 엘비라는 마차를 타고 왕궁에서 나와 성당으로 가도록 되어 있다. 엘비라는 자기로 변장한 공작부인을 마차에 태워 여왕처럼 보이게 한다. 페드로 일당은 공작부인을 당연히 여왕으로 생각하여 수도원으로 납치한후 꼼짝 못하게 가둔다. 조금 멍청한 공작부인은 이 때 만큼은 여왕 행세를 계속 잘해내고 있다.


왕궁에서 엘비라가 장엄한 여왕 의상을 입고 만좌 앞에 나타난다. 페드로의 놀람과 궁금증은 한이 없다. 궁금한 것은 도대체 그 시골 아가씨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에 대한 것이며 놀란것은 엘비라가 어떻게 해서 자기들의 음모를 저렇게 잘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엘비라는 페드로에게 추상같은 목소리로 그의 음모를 힐난한다. 그리고 자기는 노새몰이꾼 마누엘이란 청년과 결혼하겠으니 ‘경들은 그리들 아시고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시오!’라고 선언한다. 물론 엘비라는 세바스티안이 마누엘로 가장한 것을 알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자 마누엘로 가장한 세바스티안은 정말로 엘비라가 카스티야의 왕자 대신 노새몰이꾼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레온왕국의 사자를 카스티야에 보내 세바스티안 왕자가 다른 공주와 결혼할 것이라는 거짓 통보를 보낸다. 이 소식을 들은 엘비라는 마누엘(세바스티안)이 자기가 맘에 들지 않아 그렇게 전한 것으로 생각하고 몹시 실망한다. 그리고 자기는 세바스티안 왕자가 노새몰이꾼 마누엘로 변장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 그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세바스티안 왕자가 엘비라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소식을 들은 페드로는 일이 잘되느라고 그런다고 하면서 상당히 기뻐한다. 그리고 엘비라가 주장한대로 평범한 노새몰이꾼과 결혼하겠다면 그거야 말로 스스로 여왕의 자리를 내버리겠다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소요를 일으킬테니 아주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페드로의 야망은 마누엘이 나타나 자기야 말로 카스티야의 왕자 세바스티안이라고 공표하는 바람에 완전 스타일이 구겨지게 된다. 엘비라는 기쁜 마음으로 마누엘(세바스티안)과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다시한번 발표한다. 세바스티안은 엘비라가 지위나 명성보다는 사랑을 위해 단안을 내린 것으로 보고 매우 감격해한다. 페드로와 일당들은 감옥행이고 수도원에 억류되어있던 공작부인에게는 약소하나마 상이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