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Auber, Daniel-Francois-Esprit (오버) [1782-1871]

정준극 2007. 5. 7. 15:59
 

프라 디아볼로


타이틀: Fra Diavolo. 또는 L'hotellerie de Terracine(테라치나의 여관)이라고도 부른다.  3막의 오페라 코믹. 대본은 유제느 스크리브(Eugène Scribe)가 썼다.

초연: 1830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프라 디아볼로(산적 두목), 로렌조(마을의 청년), 체를리나(여관주인의 딸),  록버그경과 레이디 록버그, 여관주인

음악적 하이라이트: 체를리나의 쿠플릿(couplet), 프라 디아볼로의 바르카롤레

베스트 아리아: Je vois marcher sous ma bannière[군기아래 행진함을 보다](T), Ne craignes rien, Milord(S), Agnes, belle fleur(T)

사전지식: 프랑스의 오페라 작곡가 오버는 다른 어느 작곡가보다 행복한 생활을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는 그의 행복한 기질이 잘 표현되어있다. 음악이 명랑하고 쾌활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우아함과 매력이 넘쳐흐른다. 밝은 메들리의 서곡과 신나는 행진곡 풍의 음악은 사람들의 기분을 들뜨게 해주는 것이다. 심지어 말다툼 장면까지도 우아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체를리나를 위한 로만짜(세레나데)와 프라 디아볼로를 위한 바르카롤레(뱃노래 스타일의 음악)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피날레는 웅장하다. 좀 싱거운 스토리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음악만큼은 놀랍도록 훌륭하다.


줄거리: 무대는 이탈리아의 테라치나(Terracina) 마을이다. 화려한 옷차림의 영국인 록버그 경(Lord Rocburg)과 레이디 록버그(Lady Rocburg)가 여행하다가 산적들을 만나 지니고 있던 보석을 몽땅 털리고 겨우 마을의 여관에 들어선다. 두 사람은 몹시 흥분해서 다음번에 산적들을 만나면 죽음도 불사하고 처치해 버리겠다고 말하며 요란을 떤다. 이때 어떤 신사가 여관문을 밀치고 들어선다. 그는 자신을 산 마로코(San Marco)후작이라고 소개하며 여관에 있는 사람들과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다. 실은 얘기로만 알려진 악명 높은 산적 두목 프라 디아볼로(Fra Diavolo)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지보지 못한다. 프라 디아볼로는 레이디 록버그를 보자 그 아름답고 지성적인 모습에 매혹되어 자기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청한다. 그의 신사답고 예의 바른 행동에 레이디 록버그의 마음은 급기야 프라 디아볼로에게 쏠린다. 레이디 록버그는 도적떼들을 만났을 때 남편이 취했던 비겁한 행동에 대하여 아주 실망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예의바르고 돈도 많아 보이며 잘생긴 프라 디아볼로가 사랑을 호소해오자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마을의 가난한 젊은 청년 로렌조(Lorenzo)는 여관주인의 딸 체를리나(Zerlina)와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여관 주인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난감한 입장이다. 로렌조는 산적 얘기를 듣자 그들을 물리치고 영국 귀족들이 빼앗긴 보석을 찾아오면 자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체를리나와의 결혼을 승낙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용감하게 산적들을 찾아 나선다. 로렌조는 우여곡절 끝에 20명이나 되는 산적들을 교묘히 물리치고 레이디 록버그의 보석들을 되찾아온다. 남편 록버그는 그의 용맹스런 행동에 감사하는 뜻으로 1천 두카의 상금을 건네준다. 로렌조는 거액의 돈을 받게 되자 이만하면 충분히 체를리나와 결혼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관주인이 이런 저런 구실을 내세워 로렌조를 멀리한다. 생각다 못한 로렌조는 친구 두어명과 함께 밤중에 몰래 체를리나를 납치하여 멀리 도망갈 계획을 꾸민다. 그리하여 로렌조는 우선 체를리나의 침실 옆방에 숨어들어가 밤이 이슥해지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이 음모는 순찰 돌던 여관주인에게 사전에 발각되어 수포로 돌아간다.


사람들 앞에 끌려온 로렌조는 체를리나가 부탁해서 여관의 2층에 잠시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산 마르코 후작(프라 디아볼로)은 자기의 부하들이 로렌조에게 당한것을 알고 로렌조를 아주 몹쓸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며 비난한다. 사람들은 산 마르코 후작의 말에 동조한다. 로렌조는 산마르코후작이란 사람이 신사인줄 알았는데 목청을 높여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고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산 마르코 후작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여관주인이 두 사람의 결투를 주선한다. 바로 그 때에 도적떼중 한 사람이 여관을 찾아와 두목을 찾는 바람에 산 마르코 후작이 프라 디아볼로라는 사실이 탄로난다. 프라 디아볼로는 세상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검객이다. 지금까지 그와 결투를 하여 살아남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로렌조가 결투에서 질것이 당연하므로 로렌조를 불쌍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로렌조는 명예를 위해 죽을 결심을 한다. 로렌조는 죽음의 결투에 앞서서 사람들에게 체를리나의 결백을 주장한다. 사람들이 로렌조의 주장을 믿고 체를리나에게는 아무런 혐의가 없음을 공표한다. 이 소리를 들은 로렌조는 안심하며 결투장으로 향한다. 멀리서 체를리나가 로렌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틀림없이 요단강을 건너갔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하여 오페라의 막이 내려진다.



포르티치의 벙어리 처녀


타이틀: La Muette de Portici (The Mute Girl of Portici). 5막의 그랜드 오페라. 대본은 유명한 유제느 스크리브와 제르맹 드라비뉴(Germain Delavigne)가 공동으로 썼다.

초연: 1828년 2월 29일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알폰스(알폰소 다르코스, 나폴리주재 스페인총독의 아들), 엘비르(엘비라, 스페인 공주, 알폰스의 약혼녀), 마사니엘로(나폴리의 어부), 페넬라(마시니엘로의 여동생), 로렌조(알폰소의 측근), 셀바(총독 경호대 장교)

사전지식: ‘포르티치의 벙어리 처녀’는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의 효시이다. 스펙터클한 무대는 베스비우스 화산의 폭발 장면으로 최고조를 이룬다. 마사니엘로와 동료들이 부르는 혁명적인 합창은 1930년 벨기에에서의 혁명이 위기를 당할 때에 혁명동지들이 부른 노래로서 기억된다.


줄거리: 나폴리주재 스페인 총독의 아들인 알폰소(Alfonnso d'Arco)는 말을 못하는 처녀 페넬라(Fenella)를 유혹한 후 헌신짝처럼 버린다. 스페인의 엘비라(Elvira)공주와 결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벙어리 처녀 페넬라는 진정으로 알폰소를 사랑한다. 페넬라는 알폰소와 엘비라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뛰어 들어와 신부 엘비라에게 알폰소가 자기를 유혹한 남자였음을 겨우 알리고 엘비라에게 도와 달라고 간구한다. 하지만 결혼식은 진행되고 페넬라의 하소연은 허공에 울린다. 나폴리의 어부인 마사니엘로(Masaniello)와 그의 동료들은 스페인 총독의 학정에 대항키로 한다. 마사니엘로는 벙어리 처녀 페넬라의 오빠이다. 페넬라는 오빠인 마사니엘로에게 자기를 농락한 사람이 자기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음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지만 그 남자가 누구인지는 차마 밝히지 않는다. 마사니엘로는 누구인지 밝혀지면 복수하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알폰소는 페넬라를 납치하여 엘비라 앞에 세우고 자기와 페넬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자백시키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런 음모를 알아차린 마사니엘로와 동료들은 결국 더 이상 참을수 없어서 스페인총독에 항거하는 봉기를 일으킨다. 봉기는 성공이었다. 알폰소와 엘비라는 반도들을 피해 도망가다가 페넬라의 집으로 들어가 피난처를 구한다. 페넬라는 처음에 주저했으나 알폰소와의 옛사랑을 생각하여 이들을 숨겨준다.


마사니엘로의 동료들이 마사니엘로에게 나폴리의 총독이 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전에 두명의 스페인 관리들을 처형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마사니엘로는 그 두명의 스페인 사람들과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에 사형을 거부하고 이들을 안전하게 떠나도록 한다. 그러자 피에트로(Pietro)를 비롯한 봉기주동자들은 마사니엘로가 혁명에 반기를 들었다고 하며 제거코자 한다. 마지막 막은 총독궁이다. 마사니엘로는 피에트로가 탄 독을 마신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한편, 알폰소는 군대를 정비하여 반도들을 섬멸하려 한다. 마침 베스비우스화산이 폭발할 기미를 보인다. 반도들이 섬멸당할 징조이다. 정신을 차린 마사니엘로가 동료들을 규합하여 겨우 퇴각한다. 퇴각하는중에 반도들이 엘비라를 체포한다. 마사니엘로가 엘비라를 구해준다. 잠시후 엘비라가 등장하여 마사니엘로가 자기를 구해주었음을 밝힌다. 이 소식을 들은 페넬라는 정신을 잃은듯 베스비우스화산 속으로 뛰어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죽긴 왜 죽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