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다의 베아트리체
타이틀: Beatrice di Tenda. 전2막의 서정적 비극. 대본은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칼 테달디-훠레스(Carl Tedaldi-Forese)의 소설 Happy Roman(행복한 로마인)을 기본으로 했지만 내용은 행복하지 않다.
초연: 1833년 베니스 훼니체극장
주요배역: 필리포 마리아 비스콘티(밀라노의 공작, 공국의 통치자), 베아트리체(비스콘티의 부인), 아그네세 델 마이네(비스콘티가 사랑하는 여인), 오롬벨로(아그네세를 사랑하는 벤티미릴아의 귀족), 파치노(밀라노의 공작), 리짜르도 델 마이노(아그네세의 오빠)
베스트 아리아: Eccomi Pronta... Se Un'urna(S), Deh! se mi amasti un giorno[아, 그대가 한때 나를 사랑했다면](S)
사전지식: 벨리니의 작품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인 이 오페라에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전편을 수놓고 있다. 특히 베아트리체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조각상 앞에서 부르는 Deh! se mi amasti un giorno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줄거리: 무대는 1418년의 비나스코(Binasco)성이다. 필립포 마리아 비스콘티(Filippo Maria Visconti)공작은 밀라노공국 파치노(Facino)총독의 미망인인 베아트리체(Beatrice)와 결혼하고 밀라노공국을 통치한다. 베이트리체는 텐다지방 출신이어서 텐다의 베아트리체라고 부른다. 베아트리체는 무어(Moor)혈통의 여인이다. 피부가 약간 가므스름한 것이 여간 매력적인 미인이 아니다. 베아트리체는 세상 떠난 남편의 밀라노공국의 통치권을 차지할수 있다. 그러나 더 훌륭한 사람이 밀라노공국을 통치해야 한다고 믿었다. 만일 베아트리체가 총독이 된다면 반대세력 때문에 밀라노공국은 분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비스콘티공작은 명망있는 지도자이다. 그런 사람이 총독이 된다면 밀라노공국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총독의 자리를 비스콘티공작에게 넘긴다면 이 또한 법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결국 베아트리체가 비스콘티공작과 결혼하면 총독의 직위를 이양할수 있고 반대세력의 분란을 사전에 방지할수 있다. 그리하여 비스콘티공작은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베아트리체와 결혼키로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밀라노공국을 안정되게 만드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비스콘티에게는 마이노의 아그네세(Agnese de Maino)라는 사랑하는 여인이 따로 있다. 하지만 비스콘티는 공국과 국민을 위해 결국 베아트리체와 결혼한다. 아그네세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벤티밀리아의 영주(Lord of Ventimiglia) 오롬벨로(Orombello)는 아그네세를 사모하고 있다. 하지만 아그네세가 비스콘티공작을 사랑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 진전을 시키지 못하는 있는 처지이다. 오롬벨로는 정략결혼을 한 베아트리체를 축출하고 비스콘티를 사랑하는 아그네세가 총독의 부인이 되게 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래야 자기의 위치도 굳건해 진다고 생각했다. 오롬벨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라야 하며 인정을 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어느날 오롬벨로가 베아트리체의 침실을 찾아온다. 중요한 얘기를 은밀히 나누기 위해서 라고했다. 베아트리체를 만난 오롬벨로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늘어놓으면서 남들이 보면 마치 사랑하는 사이처럼 오해할수 있는 행동을 한다. 마침 비스콘티공작이 베아트리체를 찾아 왔다가 이 모습을 보고 격분한다. 비스콘티는 오롬벨로를 체포하여 베아트리체와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으며 어떤 관계인지 자백하라고 고문한다. 오롬벨로는 베아트리체와 비스콘티를 떼어 놓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한다. 베아트리체가 자기와 오래전부터 밀회해 왔었다는 것이다. 곧이어 베아트리체가 잡혀와 고문을 당한다. 베아트리체는 교묘히 짜 놓은 유도심문에 걸려 자기가 부정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만다. 비스콘티는 자기 부인을 사형에 처할 것인지를 놓고 번민한다. 그러나 일단 부정이 들어났으므로 어쩔수 없다. 비스콘티는 베아트리체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베아트리체가 사형장으로 걸어 갈때 아그네세가 뛰어나와 자기도 오롬벨로가 꾸민 음모에 연관되어 있다고 자백 하면서 베아트리체에게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베아트리체의 마음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베아트리체는 아그네세와 비스콘티를 용서한다고 말한후 처형장의 이슬이 된다.
캬풀레티가와 몬테키가
타이틀: I Capuleti e i Montecchi (The Capulets and Montagues). 전2막 4장의 서정적 비극.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본으로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30년 3월 11일 베니스 훼니체극장
주요배역: 카펠리오(줄리에타의 아버지, 캬풀레티가의 가장), 줄리에타(카펠리오의 딸), 로메오(몬테키가의 가장), 테발도(줄리에타와 결혼할 청년), 로렌조(캬풀레티가의 의사)
베스트 아리아: O quante volte[오 얼마나 많이](S), Se Romeo t'uccise un figlio[로메오가 그대의 아들을 죽였다면](MS)
사전지식: 벨리니의 오페라는 메조소프라노 파트에게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둔 것이다. 노르마에서 메조소프라노역인 아달지사에게 많은 비중을 둔것을 보면 잘 알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한 이 오페라에서도 메조소프라노 아리아가 나온다. Se Romeo t'uccise un figlio이다.
에피소드: 벨리니는 이 오페라를 단 6주만에 완성했다. 물론 자기의 기존작품들을 많이 참고했다.
줄거리: 너무나 잘 알려진 스토리이므로 굳이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스토리가 아주 약간 다르므로 소개한다. 벨리니의 오페라이므로 주인공들의 이름이 이탈리아식으로 표현된 것도 유념해야할 사항이다. 제1막. 베로나에는 해묵은 원한의 두 가문이 있다(베로나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다른 이름이다). 캬풀레티가와 몬테키가이다. 캬풀레티가의 리더인 줄리에타의 아버지 카펠리오(Capellio)가 사람들을 불러놓고 자기 아들을 살해한 원수 집안의 로메오(Romeo)에게 끝까지 복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앞장서서 몬테키가의 로메오에게 죽음을 선물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테발도(Tebaldo)이다. 카펠리오는 딸 줄리에타(Giulietta)를 테발도와 결혼시킬 생각다. 자기의 정치세력을 넓히자는 속셈 때문이다. 캬풀레티가의 주치의사인 로렌조(Lorenzo)만이 로메오에 대한 복수를 반대한다. 왜냐하면 줄리에타가 로메오와 아무도 몰래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때 어떤 젊은 귀족이 한 무리의 병사들과 함께 카펠리오를 방문한다. 그는 몬테키가를 대표하여 온 평화사절로서 두 가문사이의 오랜 원한을 평화로 전환하기 위해 왔다고 자기를 소개한다. 실은 겁도 없는 로메오였다. 로메로는 줄리에타의 오빠를 죽인후 멀리 추방되었다가 줄리에타가 너무 보고 싶어서 몰래 베로나로 돌아왔던 것이다. 평화사절이라는 귀족 청년은 두 가문의 화해를 위해 로메오와 줄리에타를 결혼시킬것을 간곡하게 제안한다. 그러나 카펠리오는 이 제안을 거절하고 피를 부르는 복수만이 있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평화사절의 대표(로메오)는 낙심하여 자리를 뜬다.
제2장. 줄리에타는 로렌조로부터 테발도와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전해 듣고 깊은 시름에 빠진다. 줄리에타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로메오를 생각하며 자기의 운명을 한탄한다. 그러자 로렌조가 줄리에타에게 실은 로메오가 몰래 돌아왔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해준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로메오가 비밀 통로를 이용해 줄리에타의 방으로 숨어 들어온다. 로메오는 줄리에타가 테발도와 결혼해야만 한다는 운명을 알고 함께 멀리 도망가자고 말한다. 그러나 줄리에타는 아버지를 버리고 떠날수 없다고 하며 갈등한다. 제3장. 줄리에타와 테발도의 결혼식을 위해 손님들이 도착한다. 로렌조는 손님들 틈에 로메오가 변장하여 있는 것을 알아채고 로메오를 슬며시 만나 카펠리오의 손에 죽을수도 있으므로 어서 베로나를 떠나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로메오는 결혼식이 그대로 진행될수 있게 내버려 둘수 없다고 말하며 자기 동료들과 함께 소동을 벌인다. 그 통에 결혼식은 지체된다. 결혼식장에 나타난 줄리에타는 결혼식이 연기된 것과 군중들 틈에 로메오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로메오는 다시한번 줄리에타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간청한다. 두 사람이 막 도망가려는데 카펠리오와 테발도가 나타난다. 로메오의 동료들은 로메오만을 호위하여 가까스로 피신한다.
제2막. 제1장. 줄리에타는 방에서 로렌조로부터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나타난 로렌조는 로메오가 무사히 피신했지만 연기되었던 결혼식은 내일 열리기로 되었다고 전한다. 로렌조는 줄리에타에게 신비한 약을 마시면 깊은 잠에 빠져 사람들이 죽은 것으로 알게 될것이며 그런 내용을 로메오에게도 미리 전하겠으니 잠에서 깨어나면 로메오가 옆에 있을 것이므로 둘이서 멀리 떠나면 될것이라고 말한다. 줄리에타는 잠시 주저하다가 로메오를 생각하여 신비한 약을 마신다. 한편, 카펠리오는 하인들에게 결혼식 준비를 서두르라고 지시한다. 그때 마치 죽어가는 듯한 줄리에타가 나타나 아버지 카펠리오에게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하면서 쓰러진다. 제2장. 로메오는 줄리에타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자 로렌조를 찾아 나선다. 카펠리오 저택 주위를 서성이던 로메오는 마침 테발도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칼을 빼어 결투를 한다. 그러나 잠시후 비탄의 소리와 함께 장례행렬이 지나가는 바람에 결투를 멈춘다. 줄리에타의 장례 행렬이었다. 놀란 두 사람은 칼을 던져 버리고 줄리에타의 죽음은 각각 자기들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흐느낀다. 제3막. 줄리에타의 시신이 놓여있는 묘소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로메오가 줄리에타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려고 나타난다. 동료들을 물리치고 혼자가 된 로메오는 줄리에타에게 마지막 키스를 한후 준비해간 독약을 몰래 마시고 죽음을 기다린다. 그때 줄리에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로메오가 옆에 있는 것을 보고 일단은 안심한다. 줄리에타는 모든 일이 로렌조의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줄 알고 있다. 그러나 로메오는 이미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 이 사실은 안 줄리에타의 희망은 순간 사라진다. 두 연인은 운명이 자기들을 방해하는 것을 깨닫는다. 줄리에타는 로메오가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얘기를 하자 자기도 독약을 마시고 로메오의 몸위에 쓰러진다.
해적 (일 피라타)
타이틀: Il Pirata (The Pirate). 전2막의 멜로드라마. 이시도르 테일러(Isidor Taylor)의 희곡 Bertram(버트램) 또는 Le pirate(해적)을 기본으로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27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에르네스토(칼도라의 공작, 해적들을 소탕한 장군), 이모제네(에르네스토 장군의 부인), 아델레(이모제네의 시녀), 괄티에로(해적두목: 몬탈도백작), 이툴보(괄티에로의 부관), 고프레도(은자, 괄티에로의 스승이었던 사람)
베스트 아리아: Col sorriso d'innocenza[천진한 미소로서](S), Tu Vedrai(T)
사진지식: 벨리니의 작품중 성공을 거둔 작품의 하나. 밀라노의 스칼라를 위해 작곡한 첫 번째 오페라로서 로맨틱 오페라를 향한 발길을 재촉한 것이다. 이시도르 테일러의 희곡 버트램(Bertram)을 각색한 내용이지만 아마도 월터 스코트(Walter Scott)의 희곡 The Pirate을 기본으로 삼은것 같다. 이 오페라에는 19세기 초 벨칸토 아리아에서 벗어난 신고전주의 형태의 아리아가 선보인다. 또한 레시타티브는 건조한 스타일에서 역동성이 있는 것으로 발전되어있다. 벨리니로서 새로운 시도였다. 벨리니는 이 오페라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나친 열정을 가진다면 이로 인하여 말할수 없는 혼돈이 피할수 없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나중에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과감하게 표현되어있다.
줄거리: 제1막. 13세기말의 시실리. 무법자로 이름난 해적 두목 괄티에로(Gualtiero)도 운이 다한 모양이다. 카를로스왕을 대신하여 해적 소탕에 나선 칼도라(Caldora)의 공작 에르네스토(Ernesto)의 함선이 해적선을 격파했기 때문이다. 괄티에로와 부하 해적들은 가까스로 해안에 밀려와 목숨을 건진다. 나이 많은 은둔자 한 사람이 해안에 쓰러져 있는 생존자들을 보러 달려온다. 괄티에로가 어릴때 스승이었던 고프레도(Goffredo)이다. 지금은 해변의 움막집에서 세상을 등지고 살고있다. 괄티에로가 고프레도를 알아보고 반가움에 그의 발아래 엎드린다. 괄티에로는 고프레도에게 이모제네(Imogene)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본다. 이모제네는 괄티에로와 사랑을 굳게 맹세하였던 아름다운 여인이다. 고프레도는 대답을 꺼려한다. 주위에 있던 마을 사람들이 에르네스토와 결혼하여 공작부인이 되었다고 말해준다. 그때 마침 이모제네가 난파선의 생존자들이 해안으로 밀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돌봐주기 위해 나타난다. 고드페로는 괄티에로에게 이모제네 앞에서 그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 줄것을 신신당부한다. 이미 공작과 결혼하여 아이까지 두고 있는 이모제네이기 때문이다.
이모제네가 해안으로 내려와서 생존자들을 위로한다. 이모제네는 난파선이 해적선인 것을 눈치챈다. 실은 해적선의 두목이 옛날 자기가 사랑하던 괄티에로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혹시나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해변으로 내려온 것이다. 괄티에로의 친구 겸 부관인 이툴보(Itulbo)가 마을사람들에게 선장은 아마 해전중에 죽은 것 같다고 얘기해준다. 이 소리를 엿들은 이모제네의 마음은 왜 그런지 찢어질것 같다. 이모제네는 시녀 아델레(Adele)에게 지난밤의 꿈 얘기를 조심스럽게 말해준다. 괄티에로가 부상당하여 해안에 밀려왔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고 그럴 때 자기 남편이 나타나 어찌하여 죽은 사람을 위해 슬퍼하느냐고 하면서 자기를 끌고 갔다는 내용이다. 은둔자 고드페로의 움막에 쓰러져 누워있던 괄티에로가 마을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밖을 내다본다. 순간 이모제네가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본다. 괄티에로가 이모제네의 이름을 소리치며 가까이 가려하지만 기진맥진하여 쓰러진다. 이모제네는 아델레와 함께 칼도라성으로 돌아간다.
그날 저녁, 성밖에서는 난파선의 생존자들은 공작부인이 친절하게도 마련해준 음식과 포도주를 마시면서 한창 기분이 좋아있다. 이툴보는 자기들이 신분이 탄로날까봐 걱정이어서 해적들에게 제발 잠잠하라고 당부하지만 이들은 더 마시고 떠들기만 한다. 어느틈에 괄티에로가 무리속에 섞여 있지만 해적들은 포도주에 취하여 괄티에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해적들 틈에 있던 괄티에로가 드디어 이모제네를 알아본다. 괄티에로는 이모제네 앞에 나타나 자기의 본 모습을 보이며 어찌하여 자기를 배신하였느냐면서 비난을 퍼붓는다. 이모제네는 감옥에서 사형되기만을 기다리는 늙으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에르네스토공작과 결혼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만일 그때 괄티에로가 죽었다는 소식만 듣지 않았다면 절대로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눈물로서 말한다. 두 사람의 격앙된 대화는 마침 아델레가 이아모제네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나오는 바람에 중단된다. 괄티에로는 원수의 아들이라고 말하며 그 아이를 빼앗아 가려고 한다. 이모제네가 너무나 놀라서 그 자리에 쓰러지려고 하자 괄티에로는 순간적으로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를 되돌려준후 선원들이 있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이모제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시종이 달려와서 남편 에르네스토공작이 해전에서 크게 승전하여 방금 돌아왔다고 전한다. 에르네스토의 병사들이 힘차게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여 온다. 이윽고 에르네스토가 나타난다. 이모제네를 본 그는 어찌하여 영광의 순간에 슬픔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지 이유를 묻는다. 그러면서 에르네스토는 성밖에서 먹고 마시며 떠드는 난파선의 선원들이 아무래도 수상쩍다는 생각에 모두를 가두어 놓으라고 명령한다. 이툴보가 해적들을 대신해 자기들은 리구리아 지방에서 온 평범한 선원들이라고 말하면서 공작의 선처를 구한다. 해적들 속에 괄티에로가 함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이모제네는 남편 에르네스토에게 이들은 다만 난파선의 생존자들뿐이니 오늘 같은 영광스러운 날에 무고한 사람들을 가두어 놓으면 공작의 명예가 훼손될 것이라고 하며 또 다시 선처를 부탁한다. 이에 공작은 해적들에게 내일 아침까지 모두들 조용히 물러가라고 지시한다. 한편, 괄티에로가 이모제네에게 슬며시 다가와서 밤중에 한번 더 만나자고 강요한다. 멀리서 이모제네가 어떤 선원과 얘기하는 모습을 본 에르네스토는 그 선원을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에 몹시 궁금해 한다.
제2막. 이모제네는 당장이라도 사랑하는 괄티에로에게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다. 괄티에로가 해적이 된것도 자기 탓이며 전투에서 패배하여 목숨만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일한 희망인 아들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차마 생각할수도 없는 일이어서 공연히 가슴만 찢어질것 같다. 이때 아델레가 들어와 괄티에로가 한번만 만나기를 주장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다고 하니 아무래도 만나서 아무 말썽 없이 떠나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고 말한다. 이모제네는 옛날 결혼을 약속했던 괄티에로는 이제 죽었으니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때 병사가 들어와 해적의 두목 괄티에로가 아직 살아 있으며 이 성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한다. 분노한 에르네스토가 밖으로 뛰어 나간다.
성루에 동이 터온다. 이툴보가 괄티에로에게 어서 속히 피신하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괄티에로는 에르네스토에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이툴보는 부하들의 목숨을 담보로 에르네스토와 맞설수는 없다고 하면서 떠난다. 잠시후 이모제네가 괄티에로를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 성루로 올라온다. 이모제네는 괄티에로에게 공작의 분노로부터 어서피하라고 간청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이미 공작과 결혼한 몸이고 사랑하는 아들이 있으므로 괄티에로와 함께 멀리 도망가지 못함을 용서해달라고 말하고 작별을 고한다. 에르네스토가 부근에 숨어서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하여 뛰어 나온다. 두 사람은 칼을 빼어들고 싸우기 시작한다. 이모제네는 두 사람에게 자기를 대신 죽여 달라고 애원하지만 두 사람은 듣지 않는다. 싸움 끝에 에르네스토가 쓰러진다. 그날 오후, 죽어가는 공작을 위한 장례식이 준비된다. 공작을 따르는 기사들이 괄티에로에게 복수할것을 다짐한다. 그때 놀랍게도 괄티에로가 장례식 행렬의 앞에 나타난다. 그는 칼을 내던지면서 자기에게 복수하라고 말한다. 기사들의 대표가 나와서 괄티에로에게 만인의 앞에서 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기사들과 함께 재판장으로 향하던 괄티에로는 아델레를 보자 이모제네에게 자기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아울러 자기의 죽음을 위해서도 기도해 줄것을 부탁한다. 이모제네는 이제 너무나 큰 충격들 때문에 정신이 나간 상태이다. 이모제네는 아들을 죽어가는 공작에게 데려간다. 때를 맞추어 재판정에서 나팔소리가 들린다. 괄티에로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소리이다. 이모제네는 사형장의 번쩍이는 도끼를 상상한다. 괄티에로가 이미 처형당했다고 생각한 이모제네는 자기도 죽을 준비를 한다.
청교도
타이틀: I Purtani (The Puritans). 전3막의 멜로드라마 세리오(Melodramma serio). J.A 안슬로(J. A. Ancelot)와 쟝 사비에르 보니파체(Jean Xavier Boniface)가 공동으로 집필한 Têtes rondes et cavaliers(둥근 머리와 기사들)이라는 희곡을 카를로 페폴리(Carlo Pepoli)백작이 썼다.
주요배역: 괄티에로 월튼경(플리마우스성의 총독), 죠르지오 월튼경(죠지 월튼: 괄티에로경의 동생: 청교도), 리카르도 훠스경(리챠드 훠스: 청교도 대령: 엘비라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사람), 브루노 로버트슨경(청교도 장교) 엘비라(월튼경의 딸), 아르투로 탈보트(아서 탈보트: 엘비라를 사랑하는 기사), 앙리에트왕비(헨리에타 마리: 챨스1세왕의 미망인)
음악적 하이라이트: 리카르도와 죠르지오의 전투의 듀엣, 엘비라의 혼례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Qui la voce sua soave[당신의 상냥한 목소리가](S), A te, o cara[사랑스런 아가씨여](T), Son vergin vezzosa[나는 예쁜 아가씨](S), Ah! per sempre io ti perdei[아, 영원히 그대를 생각하며](B)
사전지식: 청교도는 16세기에 영국에서 등장한 신교도의 한 종파이다. 엄격하고 검소하며 청결한 신앙생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청교도라고 불렀다. 17세기에 영국에서 내란이 일어난다. 왕당파와 의회파와의 대접전이다. 올리버 크롬웰이 이끄는 의회파는 왕당파들이 가발을 쓴것과 구별하기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사람들은 이들의 머리 모습이 마치 둥근 탁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라운드헤드(Roundheads)라고 불렀다. 당시 왕당파는 영국 성공회를 중심으로한 주교파였다. 성공회는 로마가톨릭에 반기를 든 종파였으나 청교도를 중심으로한 왕당파는 로마가톨릭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청교도는 왕비 앙리에트가 프랑스에서 온 로마가톨릭이었기 때문에 후원을 받았다. 당시 영국왕은 스튜어트왕조의 찰스였다.
에피소드: 벨칸토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아름다운 아리아가 전편을 수놓는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마음껏 기량을 뽐낼 기회이다. 에디타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는 최고의 엘비라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벨리니의 마지막 오페라인 청교도는 테너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아서(아르투로)의 역할이다. 아서의 카바티나, 그리고 A te, o cara는 벨칸토의 정수이다. 출연진은 이탈리아 공연시에는 이탈리아식 이름으로, 영국에서 공연될 때에는 영국식 이름으로 바꾸어 부른다.
줄거리: 제1막. 청교도의 거점인 런던 남부 플리마우스가 왕당파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여 있다. 그러나 플리마우스 성안에서는 결혼식 준비로 왁자지껄하다. 성주 괄티에로 왈튼(Gualtiero Walton)경의 아름다운 딸 엘비라(Elvira)가 결혼하는 날이다. 신랑될 사람은 리챠드 훠스(Richard Forth: 리카르도)경이다. 그러나 리챠드는 엘비라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한탄한다. 엘비라가 사랑하는 사람은 왕당파의 아서 탈보트(Arthur Talbot: 아르투로)경이다. 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엘비라의 아버지는 엘비라가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강요할 생각이 없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서의 아버지와 엘비라의 아버지인 왈튼 경은 오래전부터 서로 존경하는 친구사이였다. 엘비라는 삼촌인 죠르지오(Giorgio: 죠지)경을 만나 사랑하지도 않는 라챠드와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한다. 삼촌은 엘비라에게 아서와 결혼할수 있도록 아버지를 설득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어 전령이 들어와 성주에게 아서가 찾아왔다는 전한다. 엘비라의 아버지는 비록 아서가 적군인 왕당파라고 하지만 그런 사실은 마음에 두지 않고 아서를 환영한다. 엘비라의 아버지는 딸 엘비라와 아서와의 결혼을 허락한다. 엘비라는 기쁨에 넘쳐 감사한다.
사람들이 엘비라와 아서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다. 그러는중, 아서는 처형당한 찰스왕의 왕비인 헨리에타 마리(Henrietta Marie: 앙리에트)가 의회파에게 잡혀 감옥에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헨리에타왕비는 런던으로 압송되어 처형당할 운명이다. 헨리에타왕비를 몰래 만난 아서는 왕비를 구출하겠다고 약속하며 위로한다. 아서는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자기 목숨까지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엘비라가 신부의 면사포(베일)를 자랑하기 위해 아서를 찾아 다니던중 감옥에서 아서와 헨리에타왕비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일순간 엘비라는 아서가 헨리에타왕비를 사모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여 화가 난듯 결혼 면사포를 헨리에타왕비의 머리에 씌어주며 돌아선다. 헨리에타왕비와 아서만 남게 되자 아서는 헨리에타왕비를 마침 면사포도 있으므로 자기의 신부로 위장하여 성을 탈출키로 계획을 꾸민다. 두 사람이 막 감옥을 빠져 나가려는데 리챠드가 나타나 두 사람의 길을 막는다. 리챠드는 자기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엘비라를 빼앗아간 아서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칼을 빼어든다. 이 모습을 본 헨리에타왕비가 두 사람을 가로 막으며 자기의 신분을 밝힌다. 왕비의 출현에 리챠드는 두 사람을 도망가도록 비켜선다. 리챠드는 헨리에타왕비가 아서와 함께 도망가면 엘비라가 자기에게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몰려오자 리챠드는 엘비라와 결혼하려던 아서가 헨리에타왕비와 도망갔다고 말한다. 이 사실을 들은 엘비라는 아서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여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제2막. 사람들은 엘비라가 미쳐있는 것을 보고 슬퍼하며 동정한다. 그 때에 리챠드가 나타나 아서가 의회군에게 붙잡혔으며 곧 처형당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엘비라는 정신이 나간 중에도 아서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회상하여 그 때의 달콤했던 노래를 부른다. 엘비라는 마침 자기를 찾아 온 리챠드를 보자 그를 아서라고 믿고 어서 결혼식을 올리자고 간청한다. 이 모습을 본 리챠드는 자기도 모르게 동정하는 마음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 엘비라의 삼촌 죠르지오경은 리챠드에게 아서를 구해주는 것이 엘비라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득한다. 리챠드의 마음은 더욱 흔들린다. 리챠드는 왕당파이든지 의회파이든지 모두 같은 영국인이라고 말하며 아서를 구출하기로 결심한다. 다만, 만일 아서가 친구로서 돌아오면 그를 살려줄 것이고 아직도 적의 입장에서 나타난다면 죽일 수밖에 없다는 조건을 내건다. 제3막. 엘비라의 정원이다. 엘비라를 잊지 못하는 아서가 엘비라를 찾아온다. 아서는 엘비라가 옛날 자기와 함께 있을 때 부르던 노래를 나직이 부르고 있는 것을 보고 사랑과 국왕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서는 한 여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엘비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굳힌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엘비라를 만난 아서는 오로지 엘비라만은 사랑한다고 확신시켜주지만 엘비라는 알아듣지 못한다. 엘비라가 미쳐있는 것을 본 아서의 가슴을 찢어질것 같다. 아서가 성안에 잠입한 것을 알아차린 괄티에로성주가 군인들에게 아서를 체포하여 처형토록한다. 아서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 이러한 절대절명의 순간에 의회파의 대표가 런던으로부터 도착한다. 의회군이 왕당파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했고 국가의 평화를 위해 왕당파를 모두 사면한다는 얘기를 전한다. 여기에는 아서도 포함된다. 엘비라는 이같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자 기억을 회복한다. 아서와 엘비라는 행복하게 결혼한다. 오랜만에 보는 해피엔딩!
몽유병자
타이틀: La Sonnambula (The somnambulist: The sleepwalker: 몽유병의 여인). 전2막. 프랑스 극작가 유제느 스크리브(Eugéne Scribe)와 쟝-피엘 오머(Jean-Pierre Aumer)가 발레-판토마임으로 쓴 La Somnambule(또는 L'arrivée d'un nouveua seignueur[새로운 신사의 도착])를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831년 밀라노 카르카노(Carcano)극장
주요배역: 아미나(고아), 테레사(아미나의 양어머니: 마을 방앗간 주인), 엘비노(젊은 농부: 아미나를 사랑함), 로돌포백작(아미나의 아버지로 밝혀짐), 리사(여관집 여주인: 엘비노를 사랑함), 알레씨오(마을 사람: 리사를 사랑함)
음악적 하이라이트: 아미나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Care compagne[사랑하는 친구들](S), Ah! non credea mirarti[아, 믿을수 없어라, 꽃들이 저렇게 빨리 시들다니](S), Ah non giunge uman pensiero(S)
사전지식: 유제느 스크리브와 쟝-피엘 오머가 공동으로 쓴 희곡을 에롤드(Hérold)가 실제로 발레 무언극으로 작곡한 것이 있다. 그러나 이 희곡을 하나의 완벽한 예술 작품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사람은 벨리니이다. 여기에는 대본가인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그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원작을 벨리니의 음악에 맞추어 창조한 공로가 컸다. 다만, 펠리체 로마니는 극중에 나오는 미지의 신사 로돌포가 마을의 젊은 아가씨 아미나의 아버지인 것으로 밝혀지기를 원했지만 벨리니가 승낙하지 않아 그대로 두었다. 벨리니는 오페라의 다른 장면에서 그런 힌트를 충분히 줄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시간을 낭비하면서 자세한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만큼 벨리니는 음악뿐만 아니라 대본에 있어서도 치밀한 감각을 보여주었다. 무대는 19세기 초반, 스위스의 어느 마을이다. 티롤지방이라고 해 두자! 왜냐하면 서곡에서 티롤지방의 목가적인 음악이 나오기 때문이다. 벨리니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흠뻑 음미할수 있는 작품이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는 19세기 오페라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파스토랄(목가적) 장르의 모델이다. 주인공 아미나의 역할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재능을 한껏 보여줄수 있는 것이다. 초연에서의 아미나는 당대의 쥬디타 파스타(Giuditta Pasta)가 맡아했다. 이어 제니 린드, 마리아 칼라스, 조안 서덜랜드 등이 이 오페라의 명성을 드높이는데 기여했다.
줄거리: 마을 사람들이 아름다운 아미나(Amina)와 엘비노(Elvino)의 약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다. 고아인 아미나는 물방앗간 테레사(Teresa)의 집에서 자랐다. 공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두 사람의 약혼 서명식이 진행된다. 두 사람의 진짜 결혼식은 다음날 성당에서 치루어질 예정이다. 이럴 즈음에 어떤 낯선 사람이 나타나 성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그는 자기의 이름이 로돌포(Rodolfo)라고 소개한다. 마을에서 여관을 경영하고 있는 리자(Liza)가 오늘은 늦어서 갈수 없으니 하루밤 자고 내일 떠나라고 말한다. 리자는 엘비노를 사랑했지만 아미나의 행복을 위해 엘비노를 포기한 착한 아가씨이다. 로돌포라는 신사는 이 마을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로돌포는 아미나를 보는 순간 그 옛날 자기가 사랑했던 어떤 여인과 너무나 닮았다고 생각하고 놀란다. 로돌포는 어렸을 때 부근의 백작의 성에서 자랐다고 말하며 지금 그 백작이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 백작이 벌써 몇 년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까지 상속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해 준다. 로돌포는 그 상속인이 언제가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얘기를 해 준다. 날이 어두워지자 테레사는 사람들에게 한밤중에 마을에서 유령처럼 돌아다니는 환영이 있으므로 그 유령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 쉬라고 말한다.
로돌포는 유령이란 있을수 없다고 설명해 주지만 마을 사람들은 하얀 옷을 입은 유령이 한 밤중에 돌아다니기 때문에 양떼들도 놀래서 운다고 말해준다. 로돌포가 리자의 여관에서 하루밤 지내기 위해 묵는다. 리자는 마을 시장으로부터 로돌포가 실은 백작의 상속인이라는 얘기를 듣고 놀란다. 리자와 로돌포가 방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창문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리자는 자기가 로돌포와 함께 있는 것이 알려지면 좋지 않을것 같아서 얼른 옆에 붙은 방으로 숨는다. 하지만 그 바람에 손수건을 놓아두고 간다. 창문으로 하얀 옷을 입은 어떤 젊은 여자가 들어온다. 놀란 로돌포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아미나였다. 아미나는 유령이 아니라 다만 병이라고도 할수 없는 몽유병자였을 뿐이다. 리자도 이 모습을 본다. 로돌포는 아미나가 밤중에 자기 방에 들어온 사실을 확대하고 싶지 않아서 슬며시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로돌포의 방에 있는 아미나의 모습을 본다. 그 때 까지도 아미나는 잠에 빠져 아무런 생각이 없다. 약혼자 엘비노가 나타나 아미나가 로돌포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놀라며 아미나와의 결혼을 다시 생각하겠다고 한다. 잠에서 깨어난 아미나는 창피함과 당혹함으로 절망에 쌓인다. 사람들은 아미나를 조롱한다.
제2막. 이튿날이다. 마을 사람들 중 몇 명이 이제는 백작이 된 로돌포에게 아미나와 한 밤중에 여관방에서 함께 있었던 사실이 있으므로 약혼자인 엘비노가 그 일 때문에 괴로워한다며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로돌포 백작은 마을 사람들에게 아미나와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명하지만 엘비노는 괴로워하며 마침내 아미나의 손에서 결혼반지를 빼앗고는 파혼을 선언한다. 그런 후 엘비노는 리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고 성당으로 향한다. 로돌포가 나타나 몽유병이라는 것은 일시적인 자연 현상에 불과하며 아미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해명해 준다. 그리고 리자가 떨어트리고 간 손수건을 보여주며 실은 리자도 자기 방에 들어왔었다고 설명해 준다. 이제 아미나의 결백은 입증된 것 같다. 이 때 아미나가 잠에 취해서 저 건너 지붕 위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미나는 잠에서 깨어나 마을 사람들에게 자기가 진심으로 엘비노를 사랑하고 있으며 자기의 결백을 믿어 달라고 간청한다. 로돌포 백작은 아미나가 자기 딸임이 분명하다고 밝힌다. 엘비노의 마음이 풀어지고 두 사람은 마을 사람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결혼식을 위해 성당의 제단으로 향한다.
노르마
타이틀: Norma. 2막의 서정적 비극. 어떤 경우에는 4막으로 공연되기도 한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알렉산더 수메(Alexandre Soumet)의 산문비극을 기본으로 gkdui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썼다. 무대는 기원전 50년경 로마제국의 관할아래에 있는 고대 갈리아(골, 지금의 프랑스 동부지방)이다.
초연: 1831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오로베소(드루이드의 수장), 노르마(오로베소의 딸: 드루이드 대제사장), 클로틸다(노르마의 시녀), 아달지사(사원의 젊은 무녀), 폴리오네(골지방의 로마군 사령관), 플라비오(로마군 백부장)
음악적 하이라이트: 카타르시스(Catharsis)멜로디, 노르마의 기도장면 음악, 노르마와 아달지사의 듀엣, 노르마의 아리오소, 오로베소의 카발레타(Cabaletta), 전투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Casta Diva[정결한 여신](S), Ite sul colle, o Druidi[언덕으로 가라, 드루이드들이여](B), Dormono entrambi(S)
사전지식: 노르마는 오페라 장르에서 대단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정적 아름다움이 있는 드라마틱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제1막에서 노라마가 달을 바라보며 부르는 Casta diva가 이같은 양면성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오로베소가 드루이드교도 백성들에게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 언제 뜨는지 살펴보라고 말하는 아리아 Ite sul colle, o Druid도 대단히 드라마틱한 아리아이다. 그러나 노르마가 아달지사와 함께 부르는 듀엣은 서정적이다.
줄거리: 드루이드교도들의 수장인 오로베소(Oroveso)는 로마에 항거하는 반란을 일으키자고 백성들을 설득한다. 그러나 드루이드(Druid)교의 여사제장인 노르마(Norma)는 로마군과의 전투를 신의 계시가 아직 없다는 이유로 연기시킨다. 노르마는 여사제로서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약속을 깨고 로마군 사령관인 폴리오네(Pollione)와 비밀 결혼하여 두 아이까지 두고 있다. 불행하게도 폴리오네는 이제 더 이상 노르마에게 관심이 없고 대신 젊고 예쁜 아달지사(Adalgisa)에게 마음이 뺏겨 있다. 폴리오네는 이런 상황을 자기 동료인 플라비오(Flavio)에게 말하며 이제 로마에서 귀환하라는 통지가 있었지만 아달지사와 멀리 도피할 것이니 뒷일을 맡아 달라고 당부한다. 아달지사는 노르마를 위해 봉사하는 여사제이다. 노르마는 아달지사가 폴리오네와 깊은 관계인 것을 알지 못한다. 드루이드교도들은 로마군 사령관이 떠난다고 하니 이 기회를 이용하여 봉기하여 로마군을 골(Gaul: 갈리아) 땅에서 완전히 쫒아내자고 주장한다.
어느날 노르마는 사람들로부터 펠리오네가 어떤 젊고 예쁜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려 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이 소문이 근거가 있는 것임을 알게된 노르마는 배신당하였다는 생각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 하지만 천진난만하게 잠들어 있는 두 아들을 바라보는 순간 자살하려는 생각을 고쳐먹는다. 노르마는 아달지사를 불러 만일 자기가 죽게 되면 두 아들을 보살펴 달라고 당부한다. 아직도 노르마는 자기 남편인 폴리오네의 애인이 아달지사인 것을 모르고 있다. 이제 노르마에게는 폴리오네가 원수일 뿐이다. 노르마는 백성들을 불러 로마군을 공격하라는 신탁이 내렸다고 말한다. 바로 그 직후에 노르마는 폴리오네의 상대가 아달지사인 것을 알게된다. 노르마는 더 없는 절망감과 배신감에 휩싸인다. 드루이드교도들은 로마 군대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사령관인 폴리오네를 생포한다. 폴리오네를 본 노르마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만일 아달지사를 포기한다면 목숨을 살려주도록 하겠으며 그후 자기와 아이들과 함께 저 멀리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폴리오네는 용감한 로마군 사령관으로서 그 제안을 거절한다. 노르마는 ‘그렇다면 좋다! 내가 죽겠다!’라고 결심한다. (잠깐! 어차피 대제사장으로서 정절을 지키지 못한 것이 들통이 났기 때문에 죽을 운명이지 않았나?) 노르마는 두 아들을 폴리오네에게 맡기며 잘 길러 달라고 부탁한다. 자기를 희생하려는 노르마를 보고 드디어 폴리오네는 깊은 감명을 받는다. 폴리오네는 노르마와 함께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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