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Goldmark, Karl (골드마크) [1830-1915]

정준극 2007. 5. 9. 13:14

덤불속의 귀뚜라미 (귀여운 아내)


타이틀: Das Heimchen am Herd (The Cricket on the Heath). 챨스 디킨스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무대는 영국의 어떤 시골, 시기는 19세기 초이다. 전3막. 아름다운 노래가 많이 나온다. 에드워드가 부르는 ‘Hulla, list to the Seas'도 좋은 노래이다.

초연: 1896년 베를린. 미국에서는 1910년.

주요배역: 존(우편배달부), 도트(존의 아내), 메이(이웃집의 예쁜 아가씨), 태클튼(돈 많은 늙은 상인), 에드워드 플럼머(메이가 사랑하는 사람), 귀뚜라미

사전지식: 덤불속의 귀뚜라미는 ‘귀여운 아내’(Little Housewife)라는 의미이다.

줄거리: 제1막. 정직하고 착하게 사는 존(John)의 집이다. 존은 우편배달부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정들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이어 덤불 위에 앉아있던 요정과 같이 예쁜 귀뚜리미가 나와 자기를 환영하는 사람에게는 행복을 안겨준다는 내용의 명랑하고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귀뚜라미는 결혼한지 몇 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신혼때처럼 서로 사랑하고 있는 존과 그의 아름다운 아내 도트에 대하여 얘기한다. 귀뚜라미는 도트(Dot)가 오랜 세월 끝에 마침내 아기를 갖게 되어 기쁨에 넘쳐 있다는 얘기도 한다. 도트는 임신한 사실을 남편 존에게 아직 얘기해 주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두 사람의 사랑이 새로 태어날 아이로 인하여 완성된다는 상당히 철학적인 얘기를 하고 덤불위로 돌아간다. 방에 들어온 도트는 남편 존에게 임신의 기쁨을 당분간  비밀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요즘들어서 남편 존이 자기에게 약간 냉랭하게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남편 존이 두 사람 사이에 오랫동안 아기가 없어서 괴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얼른 그 비밀을 얘기해 주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장난감을 만들어 파는 예쁜 아가씨 메이(May)가 도트를 찾아온다. 메이는 슬픔에 눈물이 가득하다. 가게 주인인 태클튼(Tackleton)과 다음날 결혼해야 하기 때문이다. 돈 많은 태클튼이 젊은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바람에 돈을 탐낸 메이의 양아버지가 메이를 늙은 태클튼과 결혼토록 한 것이다. 메이는 도트에게 아직도 첫 사랑인 에드워드 플럼머(Edward Plummer)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에드워드는 몇 년전 돈 벌러 남미로 간 이후 종적을 모르고 있으며 심지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적도 있다는 것이다. 도트가 메이를 위로하고 집으로 돌려보낸다. 잠시후 존이 어떤 청년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다. 이 마을을 찾아온 낯선 청년이다. 실은 남미로 돈 벌러 떠났다는 바로 그 에드워드이다. 하지만 남루한 옷의 선원 모습이다. 그래서 존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에드워드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일부러 남루한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우선 옛 애인인 메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제2막. 존의 집 뒷마당에서 존과 도트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갑자기 메이가 뛰어 들어온다. 늙고 뚱뚱한 가게 주인 태클튼이 메이를 뒤쫓아 들어온다. 이어서 무슨 일인지 궁금한 마을 사람들도 따라 들어온다. 태클튼은 메이에게 줄 결혼 선물들을 흔들어 보이면서 이것이면 메이같은 젊은 아기씨를 몇 명이나 살수 있다는 떠들면서 메이에게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소리 지른다. 메이는 태클튼의 유치하고 비열한 행동에 질려 버린다. 이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에드워드는 처음에는 메이에 대하여 실망하였으나 나중에는 메이가 그 늙은이에게 전혀 아무런 마음도 없으며 아직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안심한다. 에드워드는 존의 아내 도트에게 자기의 신분을 밝힌다. 도트는 놀랍고 반가워서 어서 메이에게 얘기해야겠다고 하지만 에드워드가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에드워드는 도트와 머리를 맞대고 내일 결혼식에서 자기가 신랑이 되는 계획을 꾸민다. 에드워드와 도트가 서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비열한 태클튼이 우연히 본다. 태클튼은 존에게 당신 아내가 저 수상한 뱃사람과 놀고 앉았다고 귀띰해 준다. 집에 뛰어 들어와 보니 과연 에드워드와 도트가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다. 존은 자기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낀다. 그러나 두 사람이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존은 절망에 빠진듯 정원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장미 덩굴에 있던 귀뚜라미 나와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귀뚜라미의 노래를 들은 존은 마음이 한결 느긋해져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든다. 존은 아빠가 되는 꿈을 꾸며 잠속에서 흐믓해 한다. 나중에 존은 아내 도트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 에드워드인 것을 알고는 모든 오해를 풀고 에드워드를 반갑게 맞이한다.


제3막. 다시 존의 집이다. 웨딩드레스를 매만지고 있는 메이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다. 도트가 메이에게 에드워드가 돌아왔으며 결혼식 때에 늙은 태클튼 대신 에드워드가 신랑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놀라운 얘기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메이는 자기를 잊지 않고 돌아온 에드워드에게 대하여 감격할 따름이다. 마침내 에드워드가 나타나 메이를 만난다. 메이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에드워드뿐이라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감격적인 포옹을 한후 이 마을을 떠나 아무도 없는 먼곳으로 가서 살자고 약속한다. 잠시후 아무것도 모르는 태클튼이 대단한 결혼 예복을 입고 결혼식을 위해 등장한다. 마을 사람들은 메이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먹고 마시게 되어 감사하다고 소리친다. 태클튼은 자기 돈으로 마을 사람들이 실컷 먹고 마시는데 대하여 속이 상하지만 곧 젊고 예쁜 메이와 결혼한다는 생각에서 꾹 참는다. 잠시후 에드워드가 다시 등장한다. 좋은 예복을 입고 있다. 에드워드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기야 말로 오늘 메이와 결혼할 신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미에서 돈을 벌어 이제는 메이와 행복하게 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은 에드워드를 보고 환호한다. 속이 상한 태클튼이 주례 목사님 앞에 서있는 애드워드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밀려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에드워드와 메이는 행복하다. 도트는 남편 존에게 비로소 아기를 가졌다는 얘기를 해준다. 존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다. 두 사람은 전보다 더 사랑하는 부부가 된다. 이 모습을 본 귀뚜라미가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시바의 여왕


타이틀: Die Königin von Saba (The Queen of Sheba). 전4막의 그랜드 오페라. 대본은 헤르만 모젠탈(Hermann Mosenthak)이 맡았다.

초연: 1875년 비엔나 궁정오페라극장.

주요 배역: 시바의 여왕, 아싸드(솔로몬의 사자), 술람미스(또는 술람미타, 구약성서에는 술람미 여인, 대제사장의 딸), 솔로몬

음악적 하이라이트: 아싸드의 아리아, 성전에서의 합창, 아싸드의 로망스

베스트 아리아: Magische Töne[마법의 음성](T)

사전지식: 골드마크는 이 오페라로 커다란 명성을 얻었다. 골드마크는 모두 6편의 오페라를 썼지만 즉각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은 ‘시바의 여왕’뿐이다. 아싸드의 아리에타(Arietta, 작은 아리라)인 ‘마법의 음성’은 서정적인 이탈리아풍의 아리아이다. 지금까지 카루소(Caruso)만큼 아싸드의 아리에타를 완벽하게 소화한 테너는 없었다고 한다. 3막이 시작될 때에 나오는 사바 여왕의 입장 음악은 발레곡으로서도 유명하다. ‘시바의 여왕’은 초연 이후 자주 공연되지 못하였다. 이유는 주인공인 시바의 여왕이 관능적으로 춤을 추는 장면을 연출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도 구약성서 내용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내용이어서 유대교와 기독교로부터 약간의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어느날 비엔나 궁정극장의 총감독이 골드마크에게 ‘시바의 여왕’을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지나가는 말을 던졌다. 그러면서 궁정오페라단원으로 새로 들어온 카롤리네 베텔하임(Karoline Bettelheim: 1845-1926)이라면 시바의 여왕으로 적격이라는 말도 덧 붙였다. 카롤리네는 한때 골드마크로부터 피아노를 배운 일이 있다. 골드마크는 극장총감독에게 ‘카롤리네라구요? 정말 시바의 여왕 역할로 제격입니다.’라고 말하며 두말없이 오페라 작곡에 들어갔다. 카롤리네는 골드마크의 뮤즈였다. 그러나 비엔나 초연때에는 아말리에 마테르나(Amalie Materma: 1844-1918)이 타이틀 롤을 맡았다.


줄거리: 시대는 기원전 10세기경. 아름답고 총명하다고 알려진 시바의 여왕이 지혜롭고 부유한 솔로몬 왕을 방문하러 온다. 솔로몬 왕은 젊은 총리대신 아싸드(Assad)를 영접사로 보내 마중토록 한다. 그러나 솔로몬 궁전에 함께 도착하리라는 것과는 달리 시바의 여왕은 도착하지 않고 아싸드가 먼저 도착한다. 아싸드는 시바의 여왕을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고 보고한다. 아싸드의 얼굴은 창백하고 수심에 가득차있는 것 같다. 솔로몬왕과 술람미스(Sulamith)가 무슨 연유인지를 묻는다. 술람미스는 대제사장의 딸로 아싸드 총리대신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여인이다 (구약성서 아가서에는 술람미를 솔로몬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인 것처럼 묘사되어있다). 아싸드는 시바의 여왕을 마중하기 위해 길을 가는 중 어떤 님프(물의 요정)처럼 생긴 아름다운 여인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샘물에서 목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인간적으로 그만 정신을 빼앗겨 그 여인을 사모하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솔로몬의 어머니인 밧세바에 대한 에피소드와 비슷하다). 솔로몬 왕은 아싸드의 마음이 더 이상 혼란해지기 전에 내일 당장 술람미스와 결혼식을 올리도록 하라고 지시한다. 잠시후 시바의 여왕이 도착했다는 전갈이 오고 이어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의 궁전에 들어선다. 시바의 여왕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극진한 영접을 받는다. 시바의 여왕이 얼굴을 가렸던 베일을 벗자 아싸드 총리대신은 깜짝 놀란다. 바로 사막의 샘에서 만났던 그 매혹적인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시바의 여왕은 아싸드를 보자 처음에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아싸드가 내일 술람미스와 결혼한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불현듯 질투심이 생긴다. 시바의 여왕은 아싸드를 납치하여 술람미스 여인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게 하고 자기의 애인으로 삼기로 작정한다. 한밤중에 시바의 여왕은 시녀 아스타로스(Astaroth)로 하여금 아싸드의 침실 부근에 가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잠못 이루고 있는 그를  유혹해 내도록 한다. 이윽고 아싸드가 집 밖으로 나오자 시바의 여왕의 병사들이 아싸드를 납치해 간다. 시바의 여왕은 자기의 온갖 예술적 및 섹시한 재능을 다하여 아싸드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물론 아싸드는 ‘냉정해 지자, 냉정해야 산다!’라고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시바의 여왕이 추는 그 유명한 벨리 댄스를 보고나서는 도저히 더 이상 냉정을 지탱할수 없었다.


다음날 아싸드와 술람미스의 결혼식이 예정대로 예루살렘 성전에서 진행된다. 시바의 여왕도 하객으로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시바의 여왕은 다시한번 아싸드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시바의 여왕은 아싸드의 귀에 입을 대고 부드럽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가 하면 매혹적인 몸짓으로 그의 눈길을 잡아끈다. 결국 아싸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시바의 여왕의 발 앞에 몸을 던지면서 그를 사랑한다고 소리높이 외친다. 모든 사람들이 놀란다. 신부 술람미스는 슬픔에 쌓인다. 대제사장은 신성한 성전을 모독했다고 하면서 아싸드를 비난한다. 아싸드에게 죽음의 저주가 떨어진다. 술람미스와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에게 아싸드의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간청한다. 이에 솔로몬은 아싸드를 죽이지 않는 대신 사막으로 추방한다.


제4막. 아싸드가 황량한 사막을 헤매고 있다. 그는 자기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로서 이방인 여인에게 정염을 품었던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었다. 아싸드는 사막을 방황하는 중에도 술람미스의 한결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생각하고 낙심과 괴로움을 이겨낸다. 이때에 요염한 시바의 여왕이 아싸드를 찾아 나타난다. 그리고 또 다시 기막힌 교태로서 아싸드의 마음을 유혹한다. 아싸드는 이번만큼은 결단코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무척 노력한다. 아싸드는 시바의 여왕의 매혹적인 육체를 보고 젊은 남자로서 참기가 어려웠지만 여호와를 생각하고 술람미스를 생각하여 모든 유혹을 극복한다. 시바의 여왕은 아싸다를 더 이상 자기 품안으로 끌어 들일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떠난다. 아싸드는 몸과 마음이 모두 기진맥진하다. 며칠 동안이나 뜨거운 사막을 헤매면서 물도 마시지 못하여 기력이 떨어졌다. 게다가 시바의 여왕으로부터의 유혹을 견뎌내야 했기 때문에 무척 피곤해 있다. 아싸드는 죽어가고 있다. 이때에 술람미스가 죽을 고생을 감수하면서 사막의 아싸드를 찾아온다. 아싸드와 술람미스가 감격적으로 서로의 손을 붙잡으려는 순간 세찬 모래바람이 불어 닥친다. 잠시후 모래바람이 걷히자 사막에는 아싸드와 술람미스가 서로 손을 잡고 죽어있는 모습만이 보인다.


[구노의 ‘시바의 여왕’(La Reine de Saba)이라는 오페라도 있다. 전5막. 1862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골드마크의 ‘시바의 여왕’보다 13년 전이다. 제라르 드 네르발(Gérard de Nerval)이 쓴 Le voyage en Orient(동방으로의 여행)이란 소설을 기본으로 유명한 줄르 바르비에르와 미셸 캬레가 대본을 썼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솔로몬왕이 시바의 여왕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바의 여왕은 조각가이며 건축가인 아도니람(Adoniram)과 관계를 맺고 있다.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의 구혼을 물리치기 위해 아도니람과 몰래 도주하려고 하지만 무위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아도니람의 일꾼들이 아도니람이 만든 거대한 청동 그릇을 부셔버리고 아도니람을 죽였기 때문이다. 이상이 구노의 ‘시바의 여왕’의 간단한 줄거리이다. 구노의 이 오페라는 파리 초연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하지만 파리 이외의 도시에서는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 아도니람의 아리아 Faiblesse de la race humaine(약한 것은 인간이라던가)와 시바의 여왕의 아리아 Plus grand dans son obscurité(그대의 낮은 신분이 더 위대하도다)는 간혹 콘서트의 레퍼토리로 등장하는 것이다.



멀린


타이틀: Merlin. 대본가는 명확치 않다.

초연: 1886년 비엔나

주요배역: 아서왕, 기니비어(아서의 왕비), 비비안, 요정 모르가나, 멀린, 악마,  모드레드(아서의 조카), 란슬롯(기사)

사전지식: 멀린은 아서왕의 전설에서 아서를 키운 마법사의 이름이다. 아서는 멀린의 도움을 받아 신검 엑스컬리버를 바위에서 뽑아내어 왕이 된다. 하지만 멀린의 충고를 무시하고 기니비어와 결혼한다. 기니비어는 아서가 가장 신임하는 기사 란슬롯과 사랑에 빠진다. 기사도를 어긴 란슬롯은 추방되고 성배(Holy Grail)를 찾는 일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한편, 아서는 조카 모드레드의 반란으로 치명상을 입고 죽는다. 아서가 죽자 세명의 요정이 그의 시신을 웨일스왕국의 아발론섬으로 옮긴다. 이상이 간단하나마 영화나 소설로 나온 아서왕의 전설과 멀린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페라에서는 멋진 청년 멀린과 아름다운 여인 비비안과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비안과의 사랑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에피소드: 원래 마법사 멀린에 대한 전설은 유럽 각국에 산재하여 있지만 그 중에서 아르투리안의 전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줄거리: 무대는 웨일스이다. 아서왕은 야만인이며 이교도인 색슨족과의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서는 란슬롯(Lancelot)을 멀린에게 보내어 도움을 청한다. 마법사 멀린은 사탄과 인간 처녀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아버지 사탄은 아들이 태어나면 자기를 도와 이 세상의 선함과 함께 싸우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러나 멀린은 순결한 어머니쪽의 선함을 이어받았다. 그래서 멀린은 악함보다는 선함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한다. 다만, 멀린의 능력은 아버지 사탄의 지원을 받을때만 힘을 발휘한다. 란슬롯이 멀린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자 멀린은 자기의 능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고 선듯 도와주지 못한다. 멀린의 능력이 약해진 사연은 이러하다.  얼마전에 사탄을 만난 요정 모르가나(Morgana)는 만일 멀린이 사랑에 빠진다면 모든 마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주었다. 사탄은 멀린이 쓸데없이 마법을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므로 만일 멀린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악한 일에만 사용할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사탄은 아서의 왕궁에서 제일 아름다운 비비안(Vivien)과 멀린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도록 만들어 주기로 했다. 비비안과 멀린은 만나자 마나 당연히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멀린은 자기가 사랑에 빠지면 자기의 모든 능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자기의 욕정과 열정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랑은 의지보다도 더 강했다. 아서의 조카인 모드레드(Modred)가 아서가 전쟁에 나간 틈을 이용하여 왕위를 찬탈하려고 했을 때에도 멀린은 반역자의 야심찬 음모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비비안에게 정신을 쏟고 있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아서는 란슬롯을 멀린에게 보냈으나 아무 소식이 없자 다시한번 멀린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보낸다. 그러자 멀린은 사랑에 빠져 능력이 약화되었지만 아서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전쟁터로 떠나려 한다. 비비안은 멀린이 자기를 떠나려 하자 화가 나서 사탄이 준 베일을 멀린에게 씌워 꼼짝 못하게 만든다. 멀린은 외딴 곳에서 큰 바위에 불의 밧줄로 매어 있게 된다. 이를 본 비비안은 자기의 지나치게 비열한 행동을 후회한다. 요정 모르가나가 낙심하여 있는 비비안에게 나타나 멀린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희생하는 여인이 있다면 그를 영원한 저주에서 풀어나게 할수 있다고 말한다. 얼마후 멀린을 찾아온 아서왕의 기사들이 곤경에 처한 멀린을 찾게 된다. 기사들은 바위에 묶여있는 멀린을 보자 크게 낙담한다. 멀린은 있는 힘을 다하여 사탄을 불러 다시한번 나라를 위해 봉사할수 있도록 간청하며 자기를 풀어주면 자기의 영혼과 악마의 힘을 바꾸겠다고 무모한 약속을 한다. 사탄이 그 계약을 수락한다. 쇠사슬이 풀어지자마자 멀린은 전쟁터로 달려간다. 얼마후 비비안은 멀린이 전쟁터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자 그를 마중하기 위해 멀리까지 나간다. 멀린은 심한 부상을 당하여 거의 죽은 목숨으로 돌아온다. 비비안은 매우 슬퍼하며 낙심한다. 멀린이 죽어갈 때에 사탄이 나타나 그의 영혼은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정 모르가나의 말을 기억하고 있는 비비안은 사랑하는 멀린을 영원한 저주로부터 구하기 위해 자기를 희생키로 한다. 비비안은 단검을 들어 자기의 심장을 찌른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숨을 거둔다. 얘기가 좀 황당하지만 아무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