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Marschner, Heinrich August (마르슈너) [1795-1861]

정준극 2007. 5. 9. 13:30

템플기사와 유태인 처녀


타이틀: Der Templer und die Jüdin (The Templar and the Jewess). 전3막의 대낭만적 오페라. 영국의 문호 월터 스코트의 소설 아이반호(Ivanho)를 기본으로 빌헬름 아우구스트 볼브뤼크(Wilhelm August Wohlbrück)가 대본을 만들었다.

초연: 1830년 런던

주요배역: 레베카(아름다운 유태 처녀), 아이반호(색슨의 기사), 드 길베르 경(노르만의 기사), 사자왕 리챠드, , 존공, 록슬리의 로빈 후드, 로웨나공주(색슨의 공주), 세드릭경(로웨나의 후견인: 아이반호의 아버지)

사전지식: 월터 스코트의 아이반호를 바탕으로 삼은 스토리이지만 내용은 원작과 약간 다르다. 오페라에서는 템플기사와 레베카의 투쟁을 중점으로 그렸다. 그러나 출연진들은 소설과 같다. 이 오페라는 19세기에 대단한 인기를 끌며 유럽 곳곳에서 공연되었다. 오페라에 나오는 합창이 특히 인상적이다.

에피소드: 1950년대 말에 나온 할리우드 영화 흑기사(아이반호)에는 최고의 미녀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레베카를 맡았고 역시 최고의 미남배우 로버트 테일러가 아이반호를 맡았다. 로웨나공주역은 지성미의 상징 존 폰테인이었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유태인 혈통이며 로버트 테일러는 색슨의 후손이었다고 한다.


줄거리: 제1막. 아름다운 유태인 처녀 레베카(Rebecca)는 노르만 템플기사단의 브라이언 드 부아 길베르(Brian de Bois-Gilbert)경의 성에 잡혀있는 몸이다. 당시 영국은 십자군전쟁에 나간 사자왕 리챠드(King Richard, the Lion-Heart)가 돌아오지 않자 리챠드의 동생인 존(John)공이 노르만 귀족들과 작당하여 권세를 잡고 색슨족을 핍박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존공으로서는 형인 사자왕 리챠드가 돌아오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으며 자기의 권력을 위해 폭정을 일삼고 있다. 당시 노르만기사들은 템플기사단이라는 비밀결사를 만들고 은연중 권력을 키워나갔다. 존공의 휘하에 있는 노르만 귀족들은 사자왕을 도와 십자군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색슨족의 아이반호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고 있다. 왜냐하면 아이반호가 오스트리아에 감금되어 있는 사자왕 리챠드의 석방을 위해 몸값을 모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면은 바뀌어 색슨기사들과 노르만기사들의 마상무술경기가 벌어진다. 이 경기에 출전한 아이반호는 여러명의 노르만기사를 물리치지만 마지막에 노르만의 최강 기사인 길베르경과의 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한다. 부상당한 아이반호를 헌신적으로 간호하여 살려준 사람이 유태인 처녀 레베카였다. 얼마전 아이반호는 우연히 노르만 병사들에게 핍박을 받고 있던 레베카의 아버지를 구해준 일이 있다. 레베카는 그 보답으로 아이반호가 무술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필요한 갑옷과 무기를 지원해 주었다. 무술경기장에서 아이반호를 간호해 주고 있는 레베카를 본 길베르경은 레베카가 유태인인 것을 알면서도 레베카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그리고 아이반호에 대한 라이벌 의식으로 레베카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길베르경은 레베카를 강제로 납치하여 자기의 성에 가둔다. 길베르경은 잡혀온 레베카가 자기의 뜻을 알아주지 않자 강제로라도 뜻을 이루려고 한다. 레베카는 그런 길베르경을 거부하면서 여차직하면 성탑의 창문에서 떨어져 죽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반호를 사랑하는 레베카는 아이반호와의 사랑이 이룰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번민한다. 아이반호에게는 오래전에 정혼한 아름답고 기품 있는 색슨의 로웨나(Rowena)공주가 있으며 이에 비하여 자기는 한낱 사회적으로 무시를 당하는 유태인 처녀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중, 길베르경의 계략에 의해 로웨나공주와 공주의 후견인인 색슨의 귀족대표 세드릭경이 잡혀 온다. 세드릭경은 아이반호의 아버지이다. 그러나 아들 아이반호가 노르만의 사자왕 리챠드에게 충성하여 십자군에 참가했던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아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성안에 잡혀있는 레베카는 로웨나공주와 세드릭경에게 자기들을 구할 구원대가 곧 올것이라고 말해주며 참고 견디어 달라고 부탁한다. 구원대는 셔우드 숲의 로빈 후드와 신분을 알수 없는 흑기사가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반호의 도움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석방된 리챠드왕은 귀국하여 자기가 없는 중에 동생 존경이 학정을 일삼고 있으며  더구나 길베르를 앞장세워 색슨의 로웨나공주등을 붙잡아 두고 옳지 못한 짓을 한다는 것을 알고 로빈 후드와 함께 이들을 구하기 위한 전투를 벌여 승리한다. 하지만 레베카는 불행하게도 길베르에게 다시 붙잡혀 템플기사단의 본부로 끌려온다. 이곳에서도 레베카가 길베르의 사랑을 계속 거부하자 마침내 길베르는 레베카를 마녀라고 주장한다. 템플기사단 형제들은 레베카를 화형에 처하기로 결정한다. 억울한 누명을 쓴 레베카는 자기의 무죄를 위해 목숨을 건 결투를 할 챔피온(옹호자)기사를 구할 권리를 주장한다. 만일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결투를 하여 승리하면 하나님이 죄인을 용서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제도이다. 템플기사단은 이 주장을 인정하여 단 하루의 여유를 준다.


길베르가 레베카의 챔피언이 되겠다고 나서지만 레베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레베카는 아이반호가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나타나 자기의 무죄를 위해 결투해 줄것을 기다린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무런 챔피온이 나타나지 않자 템플기사들은 레베카의 화형을 준비한다. 이 때 아직도 부상에서 완쾌하지 못한 아이반호가 나타나 레베카의 챔피온이 될것을 선언한다. 결투할 상대자로는 레베카를 마녀라고 주장한 길베르가 선정되었다. 결투 결과, 길베르가 쓰러진다. 템플기사들은 이를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정하여 레베카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준다. 이때 사자왕 리챠드가 나타나 흑기사의 갑옷을 벗고 스스로의 신분을 밝힌다. 사자왕은 분열되고 갈등에 놓여있는 영국에 자유와 해방을 약속한다. 사자왕의 주선으로 아이반호와 로웨나공주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아이반호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아름다운 유태인 처녀 레베카는 늙은 아버지 이삭을 돌보기 위해 아이반호를 뒤로 하고 떠난다.


뱀파이어


타이틀: Der Vampyr (The Vampire: 흡혈귀). 전2막의 대낭만적 오페라. 존 폴리도리(John Polidori)와 바이런의 Fragment of a Nove(소설 단편집)에서 스토리를 가져와 빌헬름 아우구스트 볼브뤼크(Wilhelm August Wohlbrück)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28년 라이프치히 국립극장

주요배역: 러드븐(마스든경, 뱀파이어), 말위나 데이브넌트(말비나, 마을의 예쁜 처녀), 에드가 오브리(말위나를 사랑하는 청년), 쟌드(버클리경의 딸), 엠마(말위나의 하녀), 말위나의 아버지

베스트 아리아: An jenem Tag(S), Ha, wie das grauenvolle Bild(T), Ha! Welche Lust[하, 얼마나 기쁜가](T)

사전지식: 뱀파이어 얘기는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지만 이번에는 독일 작곡가에 의한 스코틀랜드 뱀파이어 얘기이다. 뱀파이어가 어떤 존재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오페라에 설명된 내용을 소개하면 ‘비인간인 악마(마귀)로 인간의 피를 빨아 먹음으로서 생존한다’고 되어있다. 뱀파이어라고 해서 뱀을 파는 사람으로 오해하면 안될 것임.

에피소드: 마르슈너의 뱀파이어는 독일에서 TV 연속물로 방연된 일이 있다. 보는 사람마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뱀파이어인 러드븐이 부상에서 깨어나는 으스스한 달밤의 장면은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늑대의 골짜기 장면과 흡사하다. 베버의 아가테와 마르슈터의 말위나(말비나)도 비교대상이다.


줄거리: 제1막. 악마에게 자기 영혼을 팔은 러드븐(Ruthven, 루트벤)경이 뱀파이어이다. 뱀파이어는 세명의 젊은 아가씨를 악마에게 희생물로 바쳐야 한다. 그래야 1년 후에 악마와의 계약이 끝난다. 첫 대상자는 존 버클리경(Sir John Berkley)의 딸인 잔드(Janthe, 얀테)이다. 뱀파이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가씨를 사랑한다고 속여 결혼을 약속하고 산속 동굴의 자기 비밀처소로 유인해 온다. 뱀파이어는 이 아가씨의 심장을 칼로 찌르고 솟구쳐 나오는 피를 빨아 마신다. 마침 이때 아가씨의 아버지가 딸이 실종된 것을 알고 수색하던중 수상한 동굴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이미 사랑하는 딸은 죽어있었고 뱀파이어가 딸의 피를 빨아 먹고 있다. 분노한 아버지는 뱀파이어를 칼로 찔러 죽이고 절망가운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뱀파이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대로 있으면 죽을 운명이다. 이 때 마침 에드가 오브리(Edgar Aubry)라는 청년이 우연히 동굴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길애 들어왔다가 거의 죽기 직전에 있는 뱀파이어를 발견한다. 뱀파이어가 살수있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동굴에서 나와 숲속으로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길이고 또하나는 즉시 다른 젊은 여자의 피를 빨아 먹는 것이다.

뱀파이어는 오브리 청년에게 제발 자기를 숲속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그가 뱀파이어인 것을 안 오브리는 그 자리에서 도망가고 싶었으나 차마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두고 갈수가 없어서 숲속으로 데려간다. 뱀파이어는 오브리에게 ‘아이구 형씨! 고맙기는 한데 말이야,  만일 다른 사람들한테 나를 만났다는 얘기를 한마디라도 하면 말이야 악마의 무서운 저주가 형씨한테 옮겨 갈테니 조심하슈’라고 말한다. 오브리는 악마의 저주가 자기에게 옮겨오면 큰일이므로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한다. 얼마후 뱀파이어는 완전 회복을 한다. 그리고 두 번째 희생자를 물색하기 시작한다. 오브리에게는 말위나(Malwina: 말비나, Malvina)라고 하는 사랑하는 아가씨가 있다. 이쯤되면 뱀파이어의 두 번째 대상이 누구인지 모두 짐작할 것이다. 이 아가씨의 아버지는 오브리가 자기 집에서 몇 년 동안 일하는 조건으로 딸과의 결혼을 약속한바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리발을 내놓고 있다. 이웃에 새로 이사온 마스든(Marsden, 마르스덴)경과 자기 딸을 결혼시킬 속셈이다. 아버지는 마스든경이 돈도 많아 보이고 아주 점잖은 것같아 마음에 들어서 죽을 지경이다. 딸 말위나는 아버지에게 오브리와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오브리와의 계약서를 찢어 버린다. 아버지는 약혼을 서두르기 위해 이웃집 마스든경을 곧 오도록 한다. 마스든경은 기다렸다는 듯 단숨에 나타난다. 마스든경을 본 오브리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 바로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를 만났다든지 안다든지 하는 얘기를 입 밖에 내면 악마의 저주가 자기에게 옮겨 온다는 말을 생각하고 무서워서 얘기를 못한채 그저 냉가슴만 알고 있다. 뱀파이어는 자기의 계획을 은밀히 진행시킨다. 뱀파이어는 말위나를 죽여 신선한 피를 빨아먹기 전에 두번째 아가씨를 물색해 놓아야 했다. 악마와 약속한 시간이 점점 다가오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마침 말위나 아가씨의 하녀로 있는 엠마(Emma)라는 아가씨가 구미에 당긴다. 뱀파이어는 엠마에게 ‘야, 아가씬 왜 그렇게 예쁘냐? 이번에 아씨가 결혼하면 곧 참한 신랑을 구해서 결혼시켜 주겠네! 지참금도 넉넉히 마련해 주지!’라고 말하여 환심을 산후 엠마를 산속 동굴로 유혹하여 데려간다. 결국 엠마는 악마에게 바치는 두 번째 희생물이 되었다.


말위나와 뱀파이어와의 결혼식이 개최되려고 한다. 말위나는 아버지의 완강한 주장 때문에 어쩔수 없이 마스든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오브리는 도저히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수 없어서 결혼식장에 숨어 들어왔다. 과연, 뱀파이어가 차가운 얼굴에 비열한 미소를 띠며 서있으며 그 옆에는 자기와 결혼키로 약속했던 말위나가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두려워하며 면사포만 둘러쓰고 서 있다. 오브리는 양심상 입을 다물고 있을수가 없어서 마침내 자기가 뱀파이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위나를 구해야 겠다고 생각에 ‘여러분, 저기 서 있는 저 놈이 바로 뱀파이어이올시다. 어서 잡아서 주리를 틉시다.’라고 소리친다. 이 말과 함께 뱀파이어와 악마와의 계약이 무효가 되어 뱀파이어는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아 거꾸러진다. 그런데 실은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악마의 저주가 옮겨와 뱀파이어가 된다는 소리는 솔직히 거짓말이었다. 말위나의 아버지는 딸을 흉측한 뱀파이어로부터 구해준 오브리의 용기에 감격하여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준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서 사는지는 모른다.  


한스 하일링


타이틀: Hans Heiling. 3막의 대로맨틱 오페라. 그림(Grimm)형제가 쓴 독일의 옛전설에서 스토리를 택하여 에두아르 드브리안(Edouard Devrient)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33년 베를린 호프오퍼극장

주요배역: 한스 하일링(노움의 왕: 땅의 정령 여왕의 아들), 여왕(땅의 정령들의 여왕), 안나(한스 하일링의 신부), 게르트루트(안나의 어머니), 콘라트(사냥꾼), 슈테판(대장장이)

베스트 아리아: Wehe mir! Wohin, wohin ist es mit mir gekommen?[나의 괴로움, 나는 어디서 왔는가?](S), Wo nur Ännchen bleibt..Auf der Heide([걱정이 머무는 곳, 들판에서](Cont)

사전지식: 주인공 한스 하일링은 지하세계 노움(Gnome)왕국의 왕이다. 노움은 땅속의 보물을 지킨다는 땅 신령을 말한다. 마르슈너의 한스 하일링은 낭만적 마법이 담겨있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와 연계되어있다. 그림형제의 동화 한스 하일링을 토대로 오페라 대본을 쓴 드브리안은 처음에 멘델스존을 찾아 갔으나 자기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하며 돌려보냈다. 특히 멘델스존은 한스 하일링의 내용중에 ‘마탄의 사수’와 흡사한 부분이 여러 군데 있다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마르슈너에게 차례가 온것이다. 마르슈너의 한스 하일링은 낭만주의의 요소인 마법, 숲, 사냥꾼, 시골 젊은이, 결혼식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다. 


줄거리: 지하세계 노움(Gnome: 그노움)의 왕인 한스 하일링은 어느날 지상에 올라갔다가 안나(Anna)라고 하는 아름다운 시골 아가씨를 보고 당장 사랑에 빠진다. 한스는 지하 왕국으로 돌아왔지만 안나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다. 생각다 못한 한스는 지상에 다시 올라가 아름다운 안나에게 청혼키로 작정한다. 그의 어머니와 신하들이 한스를 말리지만 한스의 고집은 꺾을 수가 없다. 어머니인 노움여왕은 어쩔수 없이 한스가 지상에 올라가는 것을 허락했다. 이와 함께 지상에서 지하세계로 오는 길을 잊어버리는등 어려움을 당할수 있기 때문에 마법의 책 한권과 보석들을 가지고 가라고 당부한다. 마법의 책에는 한스가 지상세계에서도 지하세계에서처럼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비법들이 적혀 있다. 지상에 올라온 한스는 예쁜 안나를 만나 사랑을 호소하며 가지고 온 금 목걸이를 선물로 준다. 안나는 처음보는 사람이 청혼하기 때문에 당황하지만 안나의 어머니 게르트루드(Gertrud)는 돈 많고 잘생긴 한스에게 반하여 청혼을 받아들이라고 재촉한다. 안나는 어쩔수없이 선물과 함께 한스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안나는 한스가 노움 왕국의 왕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즐겁게 노는 생활을 좋아하는 안나는 한스에게 마을 축제에 가자고 한다. 그러나 한스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축제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는 중에 안나는 한스가 가지고 온 마법의 책이 저절로 펴지고 닫히며 책장을 넘겨지는 것을 보고 한스가 마법과 관계된것 같아 공연한 두려움에 쌓인다. 안나는 한스에게 그 책을 버리라고 조른다. 한스는 안나의 끈질긴 부탁 때문에 결국 마법의 책을 없애버린다. 이와 함께 한스는 지하세계에서의 모든 권능을 잃게 된다. 안나는 한스에게 마을 축제에 가자고 다시 조른다. 결국 한스는 안나의 성화에 져서 함께 축제에 가기로 한다. 다만, 안나가 축제에서 절대로 춤을 추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축제에 온 안나는 기분이 좋아 춤을 추고 싶어 안달이다. 결국 안나는 친구들이 설득하는 바람에 한스와의 약속을 깨트리고 춤을 춘다. 친구들 중에는 오래전부터 안나의 애인이었던 사냥꾼 콘라트(Konrad)가 있다. 콘라트는 안나에게 이상하기 짝이 없는 한스라는 사람과 더 이상 같이 다니지 말라고 말한다. 이어 콘라트는 안나에게 땅의 정령인 노움과 결혼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된 어떤 젊은 여인의 얘기를 해준다. 이 모습을 본 한스는 낙담과 함께 분노한다.


제2막. 어느 황량한 숲속이다. 한스는 정령들을 시켜 안나에게 겁을 주어 콘라트를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숲속에서 안나를 발견한 콘라트가 나타나 겁에 질려 있는 안나를 등에 업고 안나의 어머니에게 무사히 데려다 준다. 안나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한스가 아니라 콘라트라고 생각한다. 그때 지하세계 노움왕국의 왕비가 신하들과 함께 안나를 찾아온다. 왕비는 안나에게 한스를 거절하여 그가 노움 왕국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한스가 누구인지 알게된 안나는 그저 놀랄 뿐이었다. 안나는 여왕에게 더 이상 한스와 사랑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안나는 콘라트에게 자기를 도와 달라고 간청하며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약속한다. 한스는 얼마후 집으로 돌아온 안나에게 이번에는 더 좋은 보석을 선물하지만 안나는 두려워서 아무리 좋은 보석을 주어도 받기를 거절한다. 드디어 안나는 한스에게 ‘저는 노움 사람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요. 저에게는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한스는 안나가 자기의 신분을 알게 된데 대하여 놀라는 한편 안나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니까 질투심이 생겨 콘라트를 찾아가 단검을 빼어들고 그를 찌른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한스는 깊은 절망감과 비통한 심정에서 지하세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마법의 책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한다. 이제 한스에게는 정령으로서의 어떠한 능력도 없다. 그러는 때에 노움왕국의 신하들이 한스를 찾아온다. 이들은 한스에게 안나가 콘라트와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모든 것을 잊고 어서 지하세계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신하들은 비록 한스가 마법의 책을 잃어버리고 능력이 없어져 한심하기 이를데 없지만 여왕을 생각하여 자기들의 왕으로 다시 모시기로 한다. 이렇게 하여 한스는 지하세계로 다시 돌아와 어머니인 여왕의 환영을 받는다. 제3막. 안나와 콘라트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어떻게 나왔는지 한스가 이 자리에 나타난다. 한스는 자기야 말로 오늘의 신랑이라고 주장한다. 콘라트가 칼을 빼어 들어 한스를 공격하지만 한스의 마법으로 단번에 칼이 부러진다. 한스가 콘라트를 처단하려고 할때 한스의 어머니인 여왕이 신하들과 함께 나타나 한스에게 인간들은 땅의 정령들과는 다르므로 이들의 사랑을 관용으로 인정하라고 간청한다. 여왕의 말에 깨달은 바가 있는 한스는 안나와 콘라트에게 축복을 보낸후 신하들과 함께 영원히 지하세계로 돌아간다. 지상세계에서는 결혼식 축하 파티가 한창이다. 대단한 어머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