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타이틀: Cavalleria Rusticana (Rustic Chivalry). 단막의 멜로드라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시골 기사’ 또는 그냥 ‘시골 남자’를 뜻한다. 대본은 조반니 베르가(Giovanni Verga)의 소설을 기본으로 조반니 타르지오니-토쩨띠(Giovanni Targioni Tozzetti)와 귀도 메나스키(Guido Menasci)가 만들었다. 이탈리아어 또는 스페인어에서 Cavallery는 영어의 Mr와 같은 의미이다.
초연: 1890년 로마 코스탄찌극장
주요배역: 투리두(젊은 제대군인), 마마 루치아(투리두의 어머니), 산투짜(시골 아가씨), 롤라(투리두의 옛애인), 알피오(롤라의 남편)
음악 하이라이트: 인터메쪼(간주곡) 멜로디, 산투짜가 사랑을 선언하는 장면의 음악, 산투짜가 의심하는 장면의 음악, 투리두의 시실리아나, 알피오의 노래, 부활절 합창 멜로디, 산투짜의 로망스, 투리두의 건배의 노래, 투리두의 이별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Voi lo sapete(MS 또는 S), Il cavallo scalpita(T), Tu qui, Santuzza?(T), O Lola, bianca come fior di spino[오, 미소 짓는 꽃과 같이 아름다운 롤라](T)
사전 지식: 이탈리아 베리스모(Verismo)의 전형이다. 사실주의, 현실주의에 기반을 둔 거칠면서도 무언가 의미를 전달해 주는 사조의 산물이다. 풍부한 멜로디와 격동적인 감성이 전편을 흐른다. 내용은 누구나 알기 쉬운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마스카니의 오페라는 사랑과 질투에 대하여 집중적인 연구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는 일상적인 생활과 강한 성격의 주인공들이 엮어내는 대조를 표현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보통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함께 공연된다. 부활절 주일의 한나절에 생긴 일이다.
에피소드: 가난한 피아노교사 마스카니는 오페라 선발대회에 이 오페라를 출품하여 상금을 받아 가난을 면해 보려고 했다. 작품을 완성해 놓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고 짜증만 나기에 출품을 하지 않았다. 현명한 그의 부인이 남편 몰래 심사위원회에 출품했다. 마스카니가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적 명성과 행운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다른 작품을 쓰지 않았다.
줄거리: 19세기의 시실리. 아마 이 오페라가 나올 당시의 시실리의 어린이들은 그 후 대부(Godfather)들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얼마전에 제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투리두(Turiddu)가 옛 애인 롤라(Lola)를 잊지 못하고 속이 상해 있다. 군대 가기 전에 자기와 결혼키로 약속했던 롤라는 투리두가 군대에 있는 동안 마을에서 조금 잘 사는 사람과 결혼했다. 투리두는 지금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된 롤라를 생각하며 그저 ‘아~아~’라고 탄식한다. 산투짜(Santuzza)는 투리두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을 처녀이다. 투리두의 엄마(Mamma Lucia)에게는 마음에 쏙 드는 며느리 감이다. 하지만 못난 투리두는 그저 밤이나 낮이나 옛 애인 롤라 생각뿐이다. 롤라의 남편은 알피오(Alfio)이다. 마차를 끄는 마부이다. 이 마을에서 자기만큼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며 아내 롤라에 대한 자랑이 대단한 인물이다. 부활절 아침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성당으로 발길을 옮긴다. 성당에도 가기가 괴로운 산투짜는 투리두의 엄마에게 자기와 투리두와의 관계를 모두 털어 놓는다. 투리두가 군대에 간 사이에 투리두의 애인 롤라가 마부 알피오와 결혼한 이야기, 제대하고 돌아와 이 사실을 안 투리두가 절망감에 자기를 애인으로 삼아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얘기, 그래서 임신하게 되었다는 얘기, 그런데 지금도 투리두가 결혼한 롤라를 은밀하게 만나 정을 통하고 있다는 얘기를 침통하게 한다. 산투짜의 아리아 Voi lo sapete는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곡이다.
투리두가 집으로 돌아온다. 산투짜는 아직도 롤라를 사랑하고 있느냐면서 투리두에게 따진다. 그러면서도 누가 뭐래도 자기는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투리두는 산투짜를 밀쳐내면서 제발 자기 주위에 남아 있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산투짜는 분하고 억울해서 소리 내어 운다. 마침 롤라의 남편 알피오가 온다. 산투짜는 투리두의 마음을 돌려보려는 생각에 알피오에게 투리두와 롤라의 관계를 얘기해 준다. 알피오는 산투짜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복수(Vendetta)를 외친다. 불길 같은 증오와 분노, 배신감을 뒤로 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명한 간주곡(intermezzo)이다. 성당에서의 부활절 미사가 끝났다. 투리두가 롤라와 팔짱을 끼고 사람들을 선도하며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모두들 함께 ‘붉은 포도주 만세!’를 노래한다. 이 때 알피오가 나타나 투리두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알피오는 마을에서 알아주는 사격선수이다. 그렇다고 결투를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다. 투리두는 결투를 받아들인다는 표시로 상대방 알피오의 귀를 깨문다. 마피아 갱 영화 장면과 다를 바가 없다. 얼마후 어떤 여인이 뛰어 오면서 ‘사람이 죽었어요!’라고 소리친다. 산투짜와 마마는 정신을 잃는다. 못난 자식 하나 때문에 이 무슨 변괴란 말인가?
이리스
타이틀: Iris (아이리스라고 부르기도 함. 그리스 신화에서 무지개의 여신임). 3막의 멜로드라마. 대본은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가 썼다.
초연: 1898년 로마 테아트로 코스탄치(Teatro Costanzi)
주요 배역: 일 치에코(장님), 이리스(그의 딸), 오사카(부자 젊은이), 교토(간수)
베스트 아리아: Ognora sogni...lo pingo, pingo(S), Apri la tua finestra! (T), Vieni! Dammi il braccio!(B)
사전지식: 오페라의 무대는 거의 대부분 그리스 또는 로마이지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오페라의 무대가 된 나라들이 몇이 있다.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등이다. 그 중에서 어쩐 일인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가 제법 많다.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설리반의 미카도가 그것이며 이번에 소개하는 이리스 또한 일본을 무대로 한 것이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마스카니와 푸치니가 일본을 무대로 오페라를 썼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두 사람의 작품에서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푸치니의 오페라가 세계인기 1, 2위를 다투는 반면, 마스카니의 이리스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신세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긴 했지만 이리스에는 마스카니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넘쳐흐른다. 한번 듣고 나면 또 듣고 싶은 작품이다. 아쉬운 점은 주요 배역의 이름들이 오사카, 쿄토니 하는 식으로 도시 이름을 사용한 점이다. 그리고 주인공 이리스의 아버지 이름을 여성형인 치에꼬로 한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리스는 1898년 초연되었으며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그보다 6년후인 1904년 초연되었다.
줄거리: 장님 치에꼬(Cieco)의 예쁜 딸인 이리스(Iris)가 일본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이리스는 붉은 해가 떠오르자 단순한 일본 동요를 부르며 떠오르는 해를 반갑게 맞이한다.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이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이리스는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한다. 그렇지만 이리스의 천진성은 어린 시절과 변함없다. 이리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에 살고 있다. 아버지 치에꼬는 딸이 세상물정에 물드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 이리스인데 어느날 오사카(Osaka)의 눈에 띠게 된다. 오사카는 세상이 알아주는 건달 겸 무뢰한이다. 이리스를 본 오사카는 눈에 불이 번쩍 들어오도록 놀란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오사카는 이리스를 당장이라도 자기 소유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친구 쿄토(Kyoto)와 함께 이리스를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오사카와 쿄토는 이리스가 인형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인형극단 주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 이들은 이리스를 거리의 인형극 공연장소로 유혹하여 끌어오는데 성공한다. 오사카와 쿄토는 인형극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이리스를 순식간에 커다란 옷으로 싸서 납치한다. 두 사람은 이리스를 환락가인 요시무라(吉村)로 데려가 자기들 단골집에 가두어 놓는다. 그런후에 이들은 장님 치에꼬에게 돈 몇푼을 보낸다. 그리고는 마치 이리스가 자진 가출하여 환락가에 온 것처럼 소문을 내어 치에꼬의 귀에 들어가도록 한다. 아버지 치에꼬는 실망과 분노와 배신감과 낙담으로 딸 이리스를 찾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저주만 퍼 붓고 있다.
제2막. 정신을 차려 깨어난 이리스는 마치 궁궐과 같은 호화스런 방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이리스는 자기가 죽어서 천국에 온 것으로 착각한다. 오사카가 들어와서 온갖 좋은 얘기로 이리스의 환심을 사려한다. 오사카는 궁극적으로 이리스의 사랑을 얻으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이리스는 무슨 뜻인지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너무 순진하기 때문이다. 놀란 쪽은 오히려 오사카였다. 오사카는 이리스가 정말로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것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인 것을 알고는 그만 흥미를 잃는다. 오사카는 이리스를 거리의 쇼에 나가게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한다. 불행한 처녀 이리스는 처음으로 거리 공연에 나왔다가 사람들 틈에서 아버지 치에꼬의 모습을 본다. 이리스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품에 안긴다. 그러나 치에꼬는 딸 이리스가 스스로 가출한 것으로 믿고 창피함과 분노로 딸에게 ‘에또 이년, 누가 네 애비란 말이냐? 엉?’ 이라면서 진흙을 던지고 저주를 퍼붓는다. 이리스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아버지가 자기에게 저렇게 욕을 퍼부으며 화를 내는지 몰라서 어쩔줄을 몰라 한다. 결국 이리스는 아버지가 자기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여 실망감에 죽을 결심을 하고 물이 넘쳐흐르는 하수구에 몸을 던진다. 제3막. 가엾은 이리스는 마침 지나가던 넝마주이와 거지들에게 발견된다. 그들은 이리스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며 몸에 지니고 있는 좋은 것들은 모두 훔쳐간다. 그러는중 정신을 잃었던 이리스가 깨어나자 거지들과 넝마주이들은 시체가 살아났다고 생각하여 겁을 먹고 도망간다. 이리스 곁에는 아무도 없다. 이리스는 점점 죽어가고 있다. 붉은 해가 떠오른다. 이리스는 팔을 뻗어 해를 잡으려 한다. 그리고 어릴때의 노래를 부르며 밝은 해에게 인사를 한다. 이리스가 숨을 거두자 주변에서 갑자기 꽃들이 솟아올라 활짝 핀다. 그리고 이리스의 몸에서 혼백이 빠져나와 기쁜 듯 금빛 찬란한 하늘의 집을 향해 날아간다.
이사보
타이틀: Isabeau. 전 3파트의 전설적 드라마. 레이디 고디바(Lady Godiva)에 대한 이야기를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11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Teatro Colon
주요배역: 이사보(라이몬도왕의 딸), 라이몬디왕(이사보의 아버지), 폴코(매사냥꾼 시골청년)
베스트 아리아: Son io la reginotta(S), Vene una vechierella a la mia corte(S), Non colombelle!(T), Ah ha! Tu ch'odi lo mio grido[아하, 나의 울부짖음을 들은 그대](T), E passera la viva creatura[살아있는 것들은 언젠가 사라지리](T)
사전지식: 백성들을 위해 누드로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야 했던 레이디 고디바에 대한 전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사보의 성공 여부는 테너주역인 폴코(Folco)를 누가 맡느냐에 달려 있다. 테너 아리아들은 대단히 어려운 곡목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미국에서 초연된지 27년 후에야 이사보가 남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카발...’에 대한 인기가 너무나 높아서 마스카니의 다른 작품은 그늘에 가려 있어야 했다.
줄거리: 이사보(Isabeau)공주는 두가지로 유명하다. 하나는 미모이다. 세상에 그보다 아름다운 여인은 없다. 또 하나는 결혼을 혐오한다는 것이다. 이사보의 아버지 라이몬도(Raimondo)왕은 딸의 남편감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지만 이사보는 한사코 거절한다. 결국 라이몬도왕은 왕국의 옛 전통에 따라 사랑의 무술시합을 열기로 한다. 무술시합에서 승리하는 기사가 이사보공주와 결혼하는 것이다. 이사보는 승리의 기사들마저 거절한다.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 어쩌랴는 것이다. 라이몬도왕은 몹시 화가 나서 이사보가 여자가 아니라고 선언하고 그날 정오에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채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가라고 포고한다(참 이상한 아버지 겸 왕도 있네요). 이사보공주를 사랑하는 백성들은 왕의 명령이 너무 가혹하다고 항의하자 왕은 어느 누구든지 이사보 공주가 옷을 걸치지 않은채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 안된다고 다시 포고한다. 백성들은 집의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거리를 보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방금 시골에서 올라온 어떤 시골뜨기가 왕의 포고를 알지 못하고 거리를 지나 가다가 웬 아름다운 아가씨가 옷을 입지 않은채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본다. 매사냥꾼인 폴코(Folco)라고 하는 이 청년은 그 아가씨에게 너무나 매혹당하여서 자기도 모르게 이사보공주의 가는 앞길에 꽃을 뿌린다. 이 사실을 안 백성들은 저 시골뜨기가 공주의 벗은 모습을 보았으니 왕의 포고를 어긴 것이므로 두 눈을 뽑는 벌을 주라고 주장한다. 이사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왕의 포고를 어겼는지 궁금하여 폴코가 갇혀 있는 감옥을 찾아간다. 이사보는 처음에 폴코를 증오하였으나 그의 순진하고 착한 모습을 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사보는 아버지 라이몬도왕에게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무장관이 백성들의 탄원이라고 하면서 왕에게 폴코를 사형에 처하도록 강력히 제언한다. 어쩔수 없는 왕은 폴코에 대한 사형집행을 명령한다. 병사들이 폴코를 사형장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본 이사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죽긴 왜 죽는지?
친구 프릿츠
타이틀: L'Amico Fritz (The Friend Fritz). 전3막. 에르크만-챠트리안(Erckmann Chatrian)의 동명 소설을 P. 수아르돈(P. Suardon)이 오페라 대본으로 썼다.
초연: 1891년 로마 코스탄치극장
주요배역: 프릿츠 코부스(지주), 다비드(라비 겸 중매장이), 수젤(프릿츠 코부스의 소작인의 딸), 베페(집시), 하네조와 페데리코(프릿츠의 친그들), 카테리나(프릿츠의 가정부)
베스트 아리아: Son pochi fiori, povere viole(S), Lanceri, Miseri, Tanti Bambini(S), Ed anche Beppe amo..O amore, o bella luce del core(T), Suzel, Bon Di(S+T)
사전지식: 카발레리아 루스타카나로 명성을 얻은 마스카니의 또 다른 인기 오페라.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수 있는 작품이다. 무대는 독일과 프랑스 접경지역인 알자스지방의 어느 포도원이다.
줄거리: 부지이지만 독신인 프릿츠 코부스(Fritz Kobus)의 40회 생일 잔치가 열리고 있다. 프릿츠는 유쾌하고 멋있는 사람이지만 독신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마을에서 나름대로 1급 중매쟁이로 소문난 다비드(David)에게는 불쾌한 일이다. 유대인 라비인 늙은 다비드는 명색이 중매쟁이인데 아직도 마을에 노총각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기의 명성에 손상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비드는 프릿츠가 소작인의 예쁜 딸 수젤(Susel)에게 은근히 관심 있는 것을 눈치 채고 자기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두 사람을 엮어 보기로 결심한다. 프릿츠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수젤이 오랑캐꽃다발을 프릿츠에게 얌전히 주자 기분이 좋은 프릿츠는 답례로서 수젤을 자기 옆자리에 앉도록 한다. 프릿츠로서는 생전 처음 예쁜 아가씨와 함께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자신을 보고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기분은 썩 좋았다. 수젤도 부자이면서도 성격이 좋은 프릿츠를 어느새 좋아하게 된다. 그런 프릿츠를 보고 친구들이 ‘국수 언제 먹느냐?’고 놀려대자 프릿츠는 정색을 하고 자기는 독신주의자이므로 말도 안되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극구 부정한다. 그러자 다비드가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만일 프릿츠가 결혼하게 되면 자기가 미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자기 소유의 포도원 중에서 제일 좋은 농장을 내놓는다는 내기이다. 물론 만일 몇 달 안으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다비드가 자기 소유의 재산을 내놓는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모두들 박수를 치는 가운데 프릿츠가 내기를 승낙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릿츠의 마음속에는 이미 이 예쁜 아가씨의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이 새겨져있다.
제2막. 프릿츠가 수젤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소작인의 집을 방문하자 수젤도 기다렸다는 듯 꽃을 주고 산딸기를 대접한다. 친구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며 무언가 잘 진행되는것 같아 기분들이 좋다. 늙은 중매쟁이 다비드가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 다비드는 프릿츠에게 사실은 수젤을 흠모하는 청년들이 줄을 서 있다고 말하며 수젤같이 예쁘고 착한 아가씨는 온 동리를 찾아보아도 없다고 은근히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프릿츠도 역시 사람인지라 수젤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질투심을 느낀다. 이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놀리자 얼른 제 정신으로 돌아온 프릿츠는 수젤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소리치며 당장 떠난다. 불쌍한 수젤은 자기가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여 훌쩍거린다. 제3막. 결국 사랑이 모든 것을 극복한다. 프릿츠는 예쁘고 매력적인 수젤이 없는 생활은 비참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프릿츠는 용기를 내어 수젤을 찾아가 가볍게 키스를 하며 수젤의 눈물을 닦아 준다. 그리고 자기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은 수젤 뿐이라고 하면서 청혼한다. 기쁨에 넘친 수젤은 당장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늙은 중매쟁이 다비드가 내기에서 이긴다. 약속대로 포도농장을 받은 다비드는 자기의 체면이 섰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하면서 포도농장을 예쁜 수젤의 결혼 지참금 명목으로 흔쾌히 준다.
로돌레타
타이틀: Lodoletta. 3막의 비극. 스토리는 위다(Ouida)의 소설 ‘두개의 작은 나막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초연: 1917년 로마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초연: 1918년)
주요배역: 로돌레타, 안토니오(로돌레타를 기른 착한 할아버지), 플라멘(그림그리는 청년), 지아네토,
베스트 아리아: E Lodoletta viva, e bella(T), Ah! il suo nome(S), Flammen, perdonami(S), Se Franz dicesse il vero!...Lodoletta é fuggita(T)
사전지식: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제외한 마스카니의 작품들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늘에 가려있을 수밖에 없었다. 로도레타는 스토리와 음악이 베리스모의 전형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동화적이고 어린이 취향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진정한 베리스모로서 마스카니의 작품은 모두 아름답다.
에피소드: 로마에서의 초연은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해의 뉴욕 공연에서는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다. 무엇보다 호화 캐스트였기 때문이다. 플로렌스 이스톤(로돌레타), 엔리코 카루소(플람멘)가 출연했었다. 인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나는 스토리이다.
줄거리: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장미꽃처럼 예쁘고 종달새처럼 명랑하며 숲속의 개울물처럼 맑은 로돌레타(Lodoletta)는 온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착한 아가씨이다. 로돌레타는 늙은 안토니오와 함께 살고 있다.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사람이다. 로돌레타는 애기 때에 호숫가에 꽃으로 장식한 바구니 속에 버려져 있었다. 안토니오가 발견하고 지금까지 길러온 것이다. 로돌레타는 어느덧 열여섯살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된다. 로돌레타는 빨간 나막신 한 켤레를 무척 신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난한 안토니오는 로돌레타에게 빨간 나막신을 사주지 못한다. 파리에서 이 마을로 그림 그리러 온 플람멘(Flammen)이란 청년이 로돌레타의 소원을 듣고서 자기가 가지고 다니는 성모 마리아 조각상에 붙어 있는 금을 떼어 팔아 그것으로 로돌레타에게 빨간 나막신을 사준다. 로돌레타는 이 젊은 화가를 마음으로 사랑한다.
로돌레타에게 나막신 한 켤레도 사주지 못하는 안토니오는 마음이 아프다. 안토니오는 로돌레타에게 나막신 대신 나무에 핀 예쁜 꽃들을 따서 주려고 나무에 올라갔다가 발을 잘못 디뎌서 떨어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죽는다. 이제 로돌레타에게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게 된다. 플람멘이 로돌레타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얼마간의 돈이라고 주려고 하지만 로돌레타는 한사코 받지 않는다. 로돌레타는 안토니오로부터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돈을 벌면 안된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플람멘은 그림 그리는데 모델이 되어 주기를 청한다. 플람멘은 찬란한 들판에서 로돌레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린다. 두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로돌레타가 파리에서 온 젊은이에게 마음이 뺏겨 정신을 못 차린다면서 수군거린다. 로돌레타는 플람멘에게 제발 이제는 파리로 돌아가라고 간청한다. 플람멘은 어쩔수없이 파리로 돌아간다. 플람멘은 로돌레타에게 언제라도 좋으니 아무 때라도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겠다고 약속한다. 파리에 돌아온 플람멘은 로돌레타를 도저히 잊을수 없어서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플람멘은 다시 그 마을을 찾아간다. 그러나 로돌레타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다. 플람멘이 사방으로 찾아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아무도 로돌레타를 본 사람이 없다. 플람멘은 슬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파리로 다시 돌아온다.
해가 바뀌어 새해가 왔다. 플람멘은 친구들과 함께 별장에서 새해 파티를 즐긴다. 친구들은 제발 이제는 그만 로돌레타를 잊으라고 권하지만 플람멘의 마음 한 구석은 들판에서 그림을 그릴 때나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파티를 갖는 지금이나 텅 비어있다. 한편, 고향 마을을 떠난 로돌레타는 플람멘을 찾아 그 먼 파리까지 온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플람멘을 만나면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이 씻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참고 파리로 왔다. 드디어 새해 첫날, 로돌레타는 플람멘의 집을 찾는다. 눈이 내린다. 로돌레타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누더기 같은 옷을 둘러 입고 있다. 플람멘의 별장을 찾아온 로돌레타는 창문으로 환하고 따듯한 불빛이 흘러나오는 방안을 들여다본다. 플람멘의 모습을 본 로돌레타는 ‘플람멘!’이라고 부르면 당장 달려 나와 자기를 얼싸 안을 것같은 생각을 한다. 잘 차려입은 신사들과 아가씨들이 플람멘을 둘러싸고 즐겁게 웃고 떠들며 샴펜을 마신다. 그런 화려하고 즐거운 모습을 본 로돌레타는 자기의 남루한 차림을 생각하여 감히 문을 두드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로돌레타는 춥고 지쳐서 눈이 내리는 차가운 땅바닥에 그대로 쓰러진다. 로돌레타는 플람멘과의 행복했던 지난날을 생각한다. 얼마후, 파티가 끝나고 모두들 돌아간다. 플람멘이 친구들을 보내려고 밖에 나왔다가 창문 아래에서 작고 빨간 나막신 한 켤레를 발견한다. 매우 낡은 나막신이었지만 플람멘은 단번에 그 나막신을 알아본다. 순간 플람멘은 불길한 예감에 싸여 당황한다. 플람멘이 주위를 살피지만 아무도 없다. 가엾은 로돌레타는 저만치 차가운 눈속에서 얼어 죽어 있었다. 아! 무정!
'오페라 이야기 > 작곡가별 오페라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echem, Krike (메헴) [1925- ] (0) | 2007.05.09 |
---|---|
▓ Massenet, Jules (마스네) [1842-1912] (0) | 2007.05.09 |
▓ Marschner, Heinrich August (마르슈너) [1795-1861] (0) | 2007.05.09 |
▓ Lully, Jean-Baptiste (륄리) [1632-1687] (0) | 2007.05.09 |
▓ Lortzing, Albert (로르칭) [1801-1851] (0) | 2007.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