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타이틀: Don Quichotte (Don Quixote). 스페인의 문호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Don Quixote de la Macha(라 만챠의 돈키호테)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자크 르 로랭(Jacques Lel Lorrain)이 Le chevalier de la longue figure(긴 얼굴의 기사: The Knight with the Long Face)라는 제목의 희곡을 만든 것을 앙리 캥(Henri Cain)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10년 몬테 칼로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돈키호테(라 만챠의 기사), 산쵸 판자(돈키호테의 하인), 라 벨르 둘시네(마을의 아름다운 아가씨), 페드로(둘시네에게 구혼하는 청년), 가르시아, 로드리게즈, 후안(또 다른 구혼자들), 산적 두목
베스트 아리아: Quand la femme a vingt and[여인이 스므살이 되면](C), 뼈뭉 apparaissent les etoiles[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B), Comment peut-on penser du bien de ces conquines[말괄량이 여자들이 뭐가 좋다고 저러는가](Bar), Seigneur, recois mon ame, elle n'est mechante[아버지여, 나의 영혼을 거두소서, 저들은 죄인이 아니옵니다](B), Lorsque le temps d'amour a fui[사랑의 시절은 지나가고](C), Ne pensons qu'au plaisir d'amor[사랑의 기쁨만을 생각하리](C), Oui, je souffre votre tristesse, et j'ai vraiment chagrin a vous desemparer[당신의 슬픔을 나누겠어요, 정말 미안합니다](C), Riez, allez, riez du pauvre ideologue[웃어라, 웃어, 이 바보같이 불쌍한 이상주의자여](합창), Prends cette ile[이 섬을 받으라](B)
사전지식: 마스네가 마지막으로 대성공을 거둔 오페라. 여주인공인 둘치네는 콘트랄토가 맡는다.
에피소드: 마스네는 세계적 베이스 샬리아핀이 돈키호테를 맡는 것으로 내정하고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 과연, 샬리아핀은 초연에서 대단한 열연을 하여 갈채를 받았다. 특히 돈키호테가 죽는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마스네는 이 오페라를 완성할 때에 나이가 너무 들어 얼마 살지 못할 것으로 스스로 예견했다. 그러므로 오페라 돈키호테는 마스네 자신을 비유한 것이라는 후문도 있다. 스페인에서는 돈키호테를 엘 키호테(El Quixote)라고 부른다.
줄거리: 너무나 잘 알려진 스토리이므로 간략히 소개코자 한다. 축제가 한창이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 둘치네(La Belle Dulcinée)의 사랑을 얻고자 네명의 구혼자(페드로, 가르시아, 로드리게, 후안)가 거리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둘치네가 등장하여 ‘사모한다고 말만 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라고 철학적으로 말한다. 그러면서 ‘여인이 스므살이 되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가?’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괴짜 기사(騎士) 돈키호테와 뚱보 하인 산쵸 판자(Sancho Panza)가 나타나자 거리의 사람들(주로 거지들)은 갈채를 보내며 환호한다. 돈키호테는 비쩍 마른 말인 로씨난트(Rossinante)를 타고 있으며 산쵸 판자는 당나귀를 타고 있다. 돈키호테는 사람들이 박수로서 자기를 환영하자 기분이 좋아서 산쵸 판자에게 돈을 던져 주라고 한다. 물론 돈이 있을리 없다. 거리의 사람들이 흩어지자 혼자 남은 돈키호테는 마침 둘치네의 모습을 보고 자기의 이상형 여인으로 믿어 둘치네를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다. 둘치네에게 구혼한 사람 중의 하나인 후안이 이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웬 삐쩍 마른 늙은이가 나타나 둘치네에게 사모하느니 어쩌니 하고 있으므로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가 한창일때 둘치네가 달려 나와 두 사람을 말린다. 둘치네는 돈키호테의 고색창연한 모습과 엉뚱한 행동을 기이하게 여기면서 은근히 호감을 갖는다. 둘치네는 후안의 신사답지 않은 질투에 대하여 핀잔을 퍼부어 후안을 쫓아 버린다. 이제 돈키호테는 예쁜 아가씨 둘치네에게 자기의 헌신적인 봉사를 기꺼이 받아 달라고 간청한다. 둘치네는 귀부인이 된것 같아 기분이 좋아 죽을 지경이다. 둘치네는 돈키호테에게 산적들이 자기 방에 쳐들어와 빼앗아간 진주목걸이를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 이제 돈키호테는 목걸이를 찾으러 떠난다. 산쵸 판자는 산적들에게 가기 싫어서 죽을 지경이지만 주인님이 가자고 하므로 어쩔수 없이 따라 나선다. 돈키호테가 산적들을 만나러 퇴장하자 둘치네는 기다렸다는 듯 자기의 구혼자들을 만나러 간다.
제2막. 안개낀 아침이다. 돈키호테는 자기가 쓴 사랑의 시를 읽으며 스스로 대만족이다. 산쵸 판자는 여자란 도대체 믿을 것이 못된다며 주인 나리께서 어찌하다가 바람둥이 아가씨를 흠모하게 되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혀를 찬다. 안개가 걷히자 거대한 풍차들이 이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돈키호테는 잠시 머리가 어찌 되었는지 이 거인들이 둘치네 아가씨를 납치해 간 나쁜 놈들이라고 생각하여 풍차를 향하여 용감하게 돌진한다. 그러나 첫 번째 풍차를 공격하는 것으로 전투는 끝나야 했다. 돈키호테는 풍차의 날개에 걸려 허공을 빙빙 도는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첫 번째 전투는 실패로 돌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산속에 도착한다. 원래 산적 두목은 모험을 찾아 방랑하는 기사였다. 제3막. 산속이다. 산쵸는 잠을 자고 있고 돈키호테는 망을 부고 있다. 갑자기 산적들이 나타난다. 돈키호테가 칼을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중과부적으로 사로잡히고 만다. 산적들이 돈키호테를 죽이려하자 돈키호테는 ‘아버지여, 나의 영혼을 거두소서, 저들은 죄인이 아니올시다!’라고 기도한다. 이 소리를 들은 산적 두목인 테네브룬(Tenebrun)의 마음이 크게 움직인다. 돈키호테는 자기의 임무가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산적 두목은 돈키호테의 용기에 감복하여 목걸이를 되돌려 준다. 돈키호테는 산적들을 축복하고 둘치네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
제4막. 장면은 바뀌어 둘치네 아가씨의 정원이다. 파티가 진행중이다. 음악과 춤이 한창이다. 그러나 둘치네는 우울하다. 모두들 겉으로만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이다. 둘치네가 기타를 집어 들고 노래를 부른다. ‘골치아프게 이것 저것 생각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사랑은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야’라는 내용이다. 돈키호테와 산쵸 판자가 등장한다. 돈키호테는 둘치네에게 목걸이를 전해 준다. 모두들 박수갈채로서 돈키호테의 활약을 찬양한다. 돈키호테는 자기의 방랑이 막을 내리고 아울러 둘치네와 결혼하게 되기를 희망하여 둘치네에게 정중히 구혼한다. 사람들의 웃음이 장내를 메아리친다. 둘치네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마치 ‘비쩍 마른 노인네가 구혼하다니! 말도 안돼!’라고 비웃는 것 같았다. 돈키호테는 슬프다. 둘치네는 자기가 너무 했다는 생각에 사람들을 모두 내보낸후 돈키호테에게 ‘당신의 슬픔을 함께 하고 싶어요. 하지만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자기의 운명, 자기의 생활방식, 이 모든 것이 돈키호테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해준다. 둘치네는 돈키호테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떠난다. 잠시후 사람들이 몰려와 ‘웃어라 웃어! 이 바보같이 불쌍한 이상주의자여!’라며 늙은 돈키호테를 놀린다. 마지막 막은 태고의 숲이 울창한 산속이다. 하늘의 별들이 청창하다. 낙담한 돈키호테는 이제 죽어가고 있다. 돈키호테는 산쵸 판자에게 약속했던 꿈속의 아름다운 섬을 준다. Prend cette ile(이 섬을 가지라)라는 아리아이다. 산쵸 판자가 눈물을 흘린다. 오랫동안 모시던 주인님과 이별하게 될것 같아 슬퍼서이다. 돈키호테는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저 멀리 환상 속에서 아름다운 둘치네가 자기를 향해 미소로서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또 다른 세상으로 오라는 소리이다.
에스클라몽
타이틀: Esclamont. 전4막의 낭만적 오페라(Opera remanesque). 12세기의 전설을 소재로한 소설 Parthenopeus de Blois을 기본으로 알프레드 블러(Alfred Blau)와 루이 드 그라몽(Louis de GRamont)이 대본을 썼다. 에스클레몽은 비잔틴제국황제의 공주 이름이다.
초연: 1889 파리 오페라 코믹
주요배역: 에스클라몽(비잔틴제국 황제의 공주), 롤랑(프랑스의 기사), 포르카스(비잔틴제국의 황제), 파르세이스(에스클라몽의 여동생), 사르웨구르(사라센의 왕)
베스트 아리아: Roland! Roland! Comme ce nom me trouble étragement!(S), D'une longue torpeur je sens que je m'éveille...Ah! je me souveins!(S), Le peuple delivre qui chante et qui m'acclanme!(T)
사전지식: 마스네의 이 오페라는 마치 바그너의 중세판이라고 볼수 있을 정도로 신화적이며 웅대하다. 에필로그에서의 기악곡은 바그너의 음악을 듣는 것과 같다. 에스클라몽의 에필로그는 콘서트에서 별도 레퍼토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는 미국 출신인 당대의 소프라노 Sibyl Sanderson(1865-1903)을 위해 작곡한 것이다. 마스네는 시빌 샌더슨이 에스클라몽으로서 최적의 음성과 모습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마스네는 샌더슨을 파리의 어떤 작은 음악회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샌더슨은 마적에 나오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불렀다. 마스네는 ‘바로 이 사람!’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줄거리: 프롤로그. 비잔틴제국의 황제 포르카스(Phorcas)는 대성당에 신하들을 불러 놓고 공주 에스클라몽(Esclamont)에게 황제 자리를 이양하겠다고 밝힌다. 황제는 위대한 마법사이기도 하다. 포르카스는 에스클라몽공주에게 자기의 마법을 이미 모두 전수했다. 다만, 에스클라몽이 황제와 마법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세가 될 때까지 베일을 쓰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여서는 안되며 20세가 되면 무술 경기를 열어 승자가 에스클라몽과 결혼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황제는 작은 딸 파르세이스에게 언니 에스클라몽을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을 당부한다. 그런후 에스클라몽에게 왕관과 황제의 상징인 홀(忽)을 건네준다. 신하들은 모두 새 황제 에스클라몽에게 만세를 부른다.
제1막. 궁전의 테라스이다. 에스클라몽은 언젠가 한번 만난 프랑스 기사 롤랑(Roland)을 생각하며 그에 대한 사모의 정을 감추지 못한다. 동생 파르세이스는 언니가 롤랑이라는 기사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에스클라몽에게 마법을 써서 그를 데려오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파르세이스의 수호기사인 이네아스(Eneas)가 두 자매의 얘기를 듣고 자기가 비잔틴 최고의 기사이지만 롤랑에게는 패배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 이어서 롤랑이 프랑스 클레오머(Cleomer)왕의 공주와 결혼할 것이라는 얘기를 전한다. 에스클라몽은 크게 실망하여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에스클라몽은 바람과 물과 불을 부리는 마법으로 롤랑을 외딴 섬에 데려오고 그곳에서 함께 만날 결심을 한다. 그리하여 롤랑은 사냥을 나갔다가 흰 사슴을 만나 사슴이 가는대로 쫓아갔다가 해변에서 배를 타게 되고 외딴섬까지 오게 된다. 롤랑이 외딴 섬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에스클라몽은 동생 파르세이스에게 뒷일을 당부한후 기쁨에 넘쳐 리폰(Griffon: 독수리 머리와 날개에 사자의 몸통을 가진 괴수) 두 마리가 끄는 황금수레를 타고 외딴 섬으로 향한다.
제2막. 매혹적인 섬이다. 해안에 도착한 롤랑을 아름다운 정령들이 나와 춤을 추며 마중한다.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한 롤랑은 그만 발을 잘못 디뎌서 언덕 아래로 떨어진후 이내 깊은 잠에 빠진다. 섬에 도착한 에스클라몽이 잠들어 있는 롤랑에게 키스를 하여 깨운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자기가 마법으로 이 섬에 오도록 했다고 말하고 자기의 간절한 사랑을 받아준다면 모든 영광과 행복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황홀할 정도로 신비한 아름다움을 지닌 에스클라몽에게 말할수 없이 이끌린 롤랑은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도 없이 사랑을 약속한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만일 자기를 사랑한다면 절대로 자기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벗겨서 누구인지 알려는 생각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장면은 바뀌어 그로부터 상당기간이 지났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사라센의 무자비한 사르웨구르(Sarwegur)왕이 프랑스를 침공하여 프랑스 클레오머왕의 궁전을 짓밟았다고 전하며 어서 가서 조국을 구하라고 권한다. 롤랑이 떠나기를 주저하자 에스클라몽은 어느 곳에 있던지 매일 밤 찾아가서 함께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에스클라몽은 흰옷을 입은 처녀들이 성 조지(St George)의 칼을 가져오자 직접 그 칼을 롤랑에게 건네주며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한 무적의 용사가 될것이고 만일 약속을 저버린다면 아무런 힘도 쓸수 없게 될것이라고 말해준다. 롤랑이 칼을 받아 십자가 형태로 허리에 차자 롤랑은 갑자기 환한 빛에 감싸인다. 롤랑은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떠난다.
제3막. 프랑스의 수도 블로와(Blois)가 불타고 있다. 백성들은 굶주림으로 지쳐있다. 사라센의 사르웨구르왕은 프랑스의 클레오머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당장 항복하고 1백명의 처녀들을 바치라고 요청한다. 프랑스왕은 어쩔수없이 항복하기로 결정한다. 이때 찬란한 갑옷을 입은 롤랑이 나타나서 프랑스왕에게 사라센왕과의 단독 결투를 주선해 달라고 요청하며 자기가 지면 그때에 항복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무대 뒤에서는 두 사람의 결투가 벌어지고 있고 무대에서는 대주교가 백성들과 함께 기도를 올린다. 롤랑이 성조지의 칼로서 당연히 승리한다. 지도자를 잃은 사라센군대는 썰물처럼 퇴각한다. 프랑스왕은 롤랑의 공로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바틸데(Bathilde)공주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하지만 롤랑은 에스클라몽을 생각하여 이같은 영예를 거절한다. 프랑스왕은 롤랑의 행동이 무례하고 무모하지만 나라를 구한 공을 생각하여 용서한다.그러나 대주교는 무언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 비밀을 캐내기로 결심한다.
장면은 바뀌어 프랑스왕의 궁전이다. 날이 어두워진다. 백성들은 아직도 궁성 밖에서 사라센군대가 퇴각한 것을 환호하며 기뻐한다. 롤랑은 어서 밤이 돌아와 보고 싶은 에스클라몽을 만날 생각만 하고 있다. 대주교가 나타나 롤랑에게 공주와의 결혼을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진다. 롤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맹서했으므로 말할수 없다고 대답한다. 대주교는 그 어느 비밀도 여호와 앞에서는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여호와의 영원한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마침내 롤랑은 어떤 베일을 쓴 신비스런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 여인이 매일 밤 자기를 찾아오게 되어 있다고 고백한다. 이 말을 들은 대주교는 놀라서 롤랑이 마귀의 권세에 빠졌으니 여호와께 용서를 구하라고 강권한다. 롤랑은 자기가 에스클라몽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번민한다. 잠시후 에스클라몽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격정적으로 포옹한다. 바로 그 순간, 방문이 열리며 대주교가 신부와 형리들과 함께 들어선다. 에스클라몽을 마귀로 생각한 대주교는 마귀를 쫓아내는 기도문을 외우는 동시에 에스클라몽의 얼굴에서 베일을 벗겨낸다. 에스클라몽의 얼굴을 처음으로 본 롤랑은 그 아름다움에 놀란다. 하지만 상심한 에스클라몽은 롤랑이 자기와의 약속을 어긴데 대하여 원망을 한다. 대주교가 종자들에게 ‘저 요물 여자를 잡아라!’고 명령하자 에스클라몽은 불의 정령을 불러 몸을 감싸며 보호한다. 에스클라몽은 다시한번 롤랑의 배신을 원망한후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제4막. 황제의 자리를 딸 에스클라몽에게 넘긴 포르카스황제가 은둔의 생활을 하고 있는 숲속의 동굴이다. 왕궁의 전령이 찾아와 에스클라몽과 결혼할 기사를 선발하는 무술 시합이 곧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잠시후 작은 딸 파르세이스가 기사 이네아스의 안내를 받아 아버지 포르카스황제를 찾아온다. 파르세이스는 그 동안 에스클라몽에게 일어난 일들을 모두 얘기한다. 황제는 마법의 힘으로 당장 에스클라몽을 불러와 꾸짖으며 황제의 지위와 마법의 힘을 영원히 박탈한다. 이어 황제는 에스클라몽이 롤랑을 포기하지 않는한 롤랑은 당장 죽게 될것이라고 선언한다. 에스클라몽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롤랑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다. 모두들 자리를 떠나고 에스클라몽 혼자만이 남아있다. 그때 롤랑이 등장한다. 무척 수척해 있다. 에스클라몽을 만나게 되어 기쁨에 넘친 롤랑은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마침내 에스클라몽이 롤랑을 용서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시는 만날 수 없다고 말한다. 롤랑은 함께 멀리 도망가지고 간청한다. 천둥소리와 함께 황제가 나타나 에스클라몽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소리친다. 에스클라몽은 이제 자기의 죄과는 속량받았다고 하며 아버지 황제와 함께 마법의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너무나 심한 충격을 받은 롤랑은 죽음만을 생각한다. 롤랑은 비잔틴 왕궁의 무술 경기에 참가하는 기사들 틈에 섞인다.
에필로그. 다시 비잔틴 제국의 대성당이다. 포르카스가 다시 황제로서 왕좌에 앉아 있다. 황제는 에스클라몽을 그날의 무술경기 우승자와 결혼시킬 생각이다.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에스클라몽이 나타나고 이어 이날의 챔피언이 들어온다. 검은 갑옷을 입었고 얼굴은 투구로 가린 기사이다. 황제가 챔피온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낙심’이라고 대답한다. 기사는 죽기 위해 무술경기에 나왔다고 말하면서 챔피언에게 내리는 특전인 황제의 딸과의 결혼을 거절한다. 에스클라몽은 목소리만 듣고서도 그가 누구인지 당장 누구인지 알아차린다. 황제가 에스클라몽에게 베일을 벗으라고 명령하고 이어서 기사에게도 투구를 벗으라고 명령한다. 그제서야 롤랑은 에스클라몽이 비잔틴 제국의 황제의 딸이며 곧 다시 황제에 오를 사람인것을 처음으로 알게된다. 두 사람은 서로 부등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모두들 아름다운 에스클라몽과 용감한 롤랑을 찬양한다.
에로디아드 (헤로디아)
타이틀: Hérodiade (Herodia). 전 4막. 대본은 폴 미예(Paul Millet)와 앙리 그레몽(Henri Grémont, 또는 Georges Hartmann)이 귀스타브 플로베(Gustav Flaubert)의 소설을 토대로썼다.
초연: 1881년 브뤼셀의 테아트르 드 라 몬네(Theatre de la Monnaie)
주요배역: 살로메, 헤로디아(헤로디아스: 에로디아드), 에로드(헤롯), 쟝(세례 요한), 비텔리우스(로마제국의 지방총독 빌라도), 파누엘(바누엘: 점성술사 겸 철학자)
베스트 아리아: Il est doux, il est bon[그는 부드럽고, 그는 좋은 분](S), Ne pouvant reprimer les elans de la foi..Adieu donc, vains objets(T), Encore, un dispute...Le monde est inquiet(B), Vision fugitive[흘러가는 환상]!(B)
사전지식: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프랑스 드라마인 살로메는 1896년 파리에서 처음 연극으로 공연되었다. R. 슈트라우스는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에 감명을 받아 살로메를 오페라로 작곡키로 결심했다. R.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는 1905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나 마스네의 에로디아드는 그로부터 24년전인 1881년에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그러므로 살로메 또는 헤롯과 관련한 오페라로서는 마스네가 R. 슈트라우스보다 선배였다. 마스네의 에로디아드는 플로베의 Trois Contes(세편의 이야기)에서 발췌한 것으로 내용에 대하여는 마스네가 여러 군데를 손질하여 원작과 상당히 다른 편이다. 마스네의 에로디아드는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거부당했다. ‘별 오페라도 다 있네!’라는 반응이었다. 이어 마스네는 밀라노의 유명 출판사인 리코르디(Ricordi)를 위해 스칼라극장에서 연습공연까지 해보였지만 리코르디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브뤼셀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에피소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살로메의 스토리와는 상당히 내용이 다르다. 특히 R.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마스네의 에로디아드가 생소할 수밖에 없다. 발레는 프랑스 오페라에서 약방의 감초격이다. 에로디아드에도 대규모 발레가 등장한다. 특히 4막에서의 살로메의 요염한 발레는 일품이다.
줄거리: 무대는 예루살렘의 헤롯(에로드)궁이다. 살로메는 에로디아드(헤로디아)가 자기 어머니라는 사실을 모른다. 이상하게도 어릴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기 때문이다. 살로메는 어머니가 에로디아드가 헤롯대왕과 결혼했다는 항간의 소문을 듣고 결혼축하 겸 어머니 면회를 위해 귀한 선물을 가지고 유태인 대상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찾아온다. 도중에 살로메는 야성미가 넘치는 세례 요한을 만난다. 살로메가 누구인지를 아는 세례 요한은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 죄가 있다면 어미인 에로디아에게 있다!’고 하면서 살로메를 위로한다. 살로메로서는 평생 처음 따듯한 인간미를 대하는 것이었다. 세례 요한과 작별하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살로메는 젊은 철학자 겸 점성술사인 바누엘(Phanuel)을 만난다. 살로메는 철학자에게 어머니 찾는 것을 포기하고 자기를 따듯하게 대하여 준 광야의 예언자(세례 요한)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마침 헤롯이 지나가다가 살로메를 본다. 헤롯은 살로메의 미모에 반하여 나중에 궁전으로 들어오라고 말한다. 헤롯은 살로메가 자기와 결혼한 에로디아의 딸인지 모른다. 궁전에 돌아온 헤롯에게 왕비 에로디아드는 세례 요한이 자기를 악한 왕비 이세벨(Jezebel)에 비유하며 계속 ‘회개하라!’고 외치고 있으므로 시끄럽고 창피애서 못 살겠으니 그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구한다. 헤롯은 많은 사람들이 세례 요한을 추종하고 있으므로 그럴수 없다고 하며 에로디아드의 요구를 거절한다. 잠시후 세례 요한이 진짜 나타나 에로디아드를 비난하는 소리를 계속 외친다. 헤롯과 에로디아드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한다. 그러한 세례 요한에게 살로메가 나타나 발밑에 엎드려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한편 헤롯은 살로메에 대한 생각을 씻어버리지 못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 헤롯이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을 안 에로디아는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에로디아드는 천문학자 겸 철학자인 바누엘을 만나 어찌했으면 좋을지 의논한다. 바누엘은 에로디아드의 라이벌은 바로 에로디아드의 딸이라고 말해준다.
성전에서 헤롯은 살로메를 만나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를 사랑하노니 나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말한다. 살로메는 완강하게 거절하면서 자기에게는 가이사(Caesar: 로마황제)보다도 권세가 있으면 어떤 영웅보다도 강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소리친다. 미친듯 화가 난 헤롯은 살로메를 감옥에 가두라고 명령한다(어떤 버전에는 살로메가 혼자서 감옥을 찾아 간 것으로 되어있다). 감옥에는 이미 세례요한이 쇠사슬에 얽매여 갇혀있다. 세례요한은 감옥에 들어온 살로메를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포옹한다. 헤롯은 살로메와 세례요한을 형리에게 데려가 목을 자르라고 명령한다. 병사들이 세례요한을 형리에게 데려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살로메는 에로디아드에게 세례요한을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형리가 피가 뚝뚝 흐르는 세례요한의 목을 쟁반에 담아 들고 온다. 순간, 살로메가 병사의 허리에서 단검을 빼앗아 에로디아드를 찌르려한다. 겁에 질린 에로디아드는 ‘살려 줘! 내가 네 엄마다!’라고 소리친다. 살로메는 ‘그러면 당신의 피와 내 생명을 가져가시오!’라고 소리치며 칼로 자기를 찌른다. 아무튼 성경에는 자세한 기록이 없으므로 어떤 버전이 근사한 것인지 알길이 없다.
르 시드
타이틀: Le Cid (The Lord. 스페인에서는 El Cid). 전4막. 코르네이유(Corneille)의 동명소설을 기본으로 에두아르 블로(Edouard Blau), 루이 가예(Louis Gallet)등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85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로드리고(엘 시드, 카스틸레의 기사), 시멘(로드리고의 부인), 인판타(공주), 고르마스(시멘의 아버지), 돈 디에고(로드리고의 아버지), 산쵸왕
베스트 아리아: De cet affreux combat...Pleurez, mes yeux![울어라, 나의 눈아](S), O Souverain! ô Juge! ô Pére(T), Perce jusqu'au fond du coeur(T)
사전지식: Cid라는 단어는 아랍어가 스페인어로 된것으로 주인(Lord) 또는 대장(Chief)을 뜻한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엘 시드(El Cid)라고 하면 11세기 카스틸레국의 기사 로드리고 디아즈(Rodrigo Diaz)백작을 말한다. 로도리고는 카스틸레의 산쵸왕을 섬기는 장군으로서 엄청난 규모의 무어군대가 스페인을 침공했을 때 적은 병사로 적을 물리쳐 스페인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다. 이후 엘 시드는 스페인에서 이슬람을 축출하는 기독교의 투쟁을 대표하는 구국전사로 추앙을 받는다. 로드리고의 영웅담은 12세기에 엘 시드라는 대서사시가 나옴으로서 한층 빛나게 되었고 그로부터 수백년이 흐른 17세기에 드 카스트로(De Castro)가 르 시드라는 연극을 발표함으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어 19세기 초에는 당대의 작곡가 마스네가 르 시도의 사랑과 충절에 대한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오페라로 작곡하여 1885년 파리에서 초연을 가졌다. 깊은 감동을 주는 공연이었다.
그후 르 시드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공연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시드의 역할을 맡아할 이상적인 성악가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르 시드의 마지막 공연은 1902년 시카고에서였다. 그러다가 어느새 새로운 오페라들에게 밀려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물론 르 시드에 나오는 시멘(Chimène)의 아리아는 간혹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등장하였으나 오페라로서는 미국에서의 첫 공연이후 백년도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잠자고 있었다. 1999년 르 시드는 드디어 최적의 주역을 발견하였다. 케네디센터에서의 르 시드 공연에는 주역을 스페인 출신의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맡았다. 그의 신체적 조건, 성격적 연기, 장엄한 목소리는 르 시드의 모델이었다. 도밍고는 오페라계의 진정한 스페인 챔피언(전사)이었다. 이로써 르 시드는 한세기의 동면을 마치고 르네상스를 맞이하였다.
에피소드: 르 시드에 대한 영웅적 스토리는 1960년대 초, 챨튼 헤스톤과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엘 시드(El Cid)라는 영화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줄거리: 페르디난드(Ferdinand)4세가 로드리고에게 챔피언이라는 최고기사의 작위를 수여하고 최근 적과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것을 치하한다. 페르디난드왕은 이어서 돈 디에고(Don Diego)백작을 공주의 수호자(Guardian: 왕비 또는 공주등 왕족이나 지체 높은 귀족의 여인을 목숨을 걸고 보호하는 직위: 기사로서 가장 명예로운 직위)로 임명한다. 돈 디에고백작은 로드리고의 아버지이다. 강직한 성품과 국왕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기 때문에 공주의 수호자로 임명된 것이다. 지금은 비록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가 않지만 돈 디에고백작 역시 용맹을 떨치던 기사중의 기사였었다. 다시 로드리고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페르디난드왕의 공주(Infanta)는 로드리고를 사랑하고 있다. 스페인 전국을 통하여 로드리고만큼 의젓하고 용감하며 충성심이 있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 로드리고는 오래전부터 고르마스(Gormas)백작의 딸인 시멘(Chimène)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두 사람은 앞날을 철석같이 약속했다. 그런데 시멘의 아버지인 고르마스백작은 로드리고의 아버지인 돈 디에고백작을 라이발 의식을 가지고 대단히 싫어한다. 고르마스백작은 특히 오래전부터 소망해오던 공주의 가디안 직위가 돈 디에고에게 돌아가자 ‘저런 늙은이가 어떻게 가디언이 될수 있는가? 이젠 늙어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차라리 거리의 거지를 가디언으로 시키는게 낫다!’라면서 심하게 모욕을 준다.
모욕을 받았으면 결투를 신청하여 명예를 회복해야 함이 당연하다. 만일 결투를 피하게 되면 비겁자로서 낙인이 찍혀 더 큰 불명예속에 살아야 한다. 그러나 나이 많은 돈 디에고로서는 뛰어난 기사인 고르마스의 적수가 될수 없다. 돈 디에고는 아들 로드리고에게 자기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의 당부를 받은 로드리고는 번민에 쌓인다.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시멘의 아버지를 결투에서 죽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로드리고로서는 결투에서 승리하여도 패배하는 것이고 패배하면 정말로 패배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결투는 피할수 없었다. 드디어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투가 벌어진다. 로드리고가 죽음을 건 결투에서 상대자인 고르마스백작을 죽인다. 그리하여 로드리고는 아버지의 명예를 유지한다. 시멘은 역혼자인 로드리고가 자기 아버지를 죽이자 사랑이고 무어고 다 소용없고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갚기로 결심한다. 그 첫 조치로서 시멘은 로드리고와의 약혼을 무효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시멘을 사랑하는 로드리고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로드리고는 시멘의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충실하게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이때 대규모의 무어(Moor)군대가 카스틸레를 공격하기 위해 구름떼처엄 몰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항복하여 목숨을 부지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스페인의 땅에서 외세를 몰아내기 위해 결사항전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페르디난드왕은 무어군대에 대적하여 싸울 대장군으로 로드리고를 임명한다. 시멘이 왕에게 간절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로드리고를 무어 군대와의 전쟁에 내보내면 십중팔구 전사할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로드리고의 칼에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로드리고에게 연민의 정을 지니고 있는 공주가 시멘을 만나 로드리고에게는 잘못이 없으므로 이제 그를 용서하라고 당부한다. 사실 시멘으로서도 비록 로드리고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기 때문에 전쟁에 보내라고 청원했지만 그를 향한 진실한 사랑은 부인할수 없었다. 공주는 시멘을 더욱 설득한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멸시를 당한 사람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전쟁에 나갔을 때 어떻게 되겠느냐는 얘기이다. 시멘은 드디어 ‘내가 언제까지나 슬픔에 빠져 있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며 로드리고와의 결혼을 결정한다. 시멘은 로드리고에게 전쟁에서 승리하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하며 그를 용서한다.
로드리고의 군대는 수적으로도 열세이고 전략적으로도 힘든 지역에 있어서 이미 완벽하게 포위를 당하였다. 로드리고는 스페인의 수호성자인 성야곱(St. James)에게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무대연출에서는 칼에게 기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성야곱이 임재하여 로드리고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준다. 스페인이 대승을 거둔다. 그리고 로드리고와 시멘은 사랑으로 결합한다. (☻ 영화에서는 로드리고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시멘과 결혼하며 전쟁에서 화살을 맞아 죽는다. 그러나 옛날 삼국지에서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물리친 것과 마찬가지로 로드리고는 자기를 살아있는 것처럼 말에 태워 전군의 앞을 달리게 하여 두려워하는 적군을 물리친 것으로 되어있다.) 이 오페라에서 로드리고 역에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로드리고의 아버지 돈 디에고이다. 한때 자랑스러운 용사였던 그가 늙어서 힘이 없게 되어 자기를 모욕하는 고르마스와 대적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표현한 아리아는 일품이다. 오페라 르 시드는 우수에 넘친 분위기이지만 낭만적인 음악으로 수놓아져 있다. 그리고 아랍과 스페인 특유의 멜로디가 감칠듯 도사려있다.
노트르 담의 곡예사
타이틀: Le Jongleur de Notre Dame (The Juggler of the Notre Dame). Jonggleur는 접시나 공같은 것으로 재주를 부리는 곡예사를 말한다. 노트르담이라고 하니까 혹시 노트르담의 꼽추인 콰지모도를 연상할지 모르지만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본은 모리스 레나(Maurice Lena)이다. 시대는 4세기이며 무대는 클러니광장(Place de Cluny)이다.
초연: 1892년 몬테 칼로에서 초연되었으나 정식 초연은 그로부터 10년후인 1902년 니스 오페라에서이다.
주요배역: 성모 마리아(환상), 쟝(곡예사), 보니파스(수도원의 주방책임 수도승), 수도원 부원장, 기타 화가, 음악가, 조각가, 시인 수도승들
베스트 아리아: Alleluai du Vin(T)
줄거리: 제1막. 장이 서는 날이다. 수도원이 있는 광장의 앞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사고판다. 젊은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약장수가 나타난다. 약장수 팀과 함께 곡예사 쟝(Jean)이 손풍금을 연주하며 등장한다.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다. 그러나 사람들은 곡예사 쟝의 옷차림이 너무나 남루여서 오히려 거지라고 비웃으며 흩어진다. 쟝은 너무나 배고프다. 어서 곡예를 하여 돈푼이라도 얻어 밥을 사먹고 싶은 생각뿐이다. 쟝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곡예의 왕’이라고 소리치며 온갖 힘을 다하여 곡예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거지차림의 곡예사에게 ‘당신이 곡예사의 왕이라며 여왕은 어디 있냐?’면서 계속 놀리기만 한다. 쟝은 사람들에게 구경 값으로 몇푼이라도 달라고 애걸하지만 사람들은 곡예나 노래가 하나도 재미없다고 하면서 무심하기만 하다. 쟝은 사람들에게 진짜 재미있는 곡예를 보여주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애원한다. 쟝은 새로운 노래인 Alleluia du Vin(포도주의 알렐루야)라는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노래를 듣자 환호하며 이번에는 그 노래를 찬송가 스타일로 불러보라고 주문한다. 쟝은 알렐루야라는 말은 성모에게 바치는 찬양인데 포도주를 위해 불렀으므로 양심상 꺼림직 하던 차에 다시 찬송가 스타일로 알렐루야를 불러야 하므로 우선 수도원 현관에 서 있는 성모상에 공손하게 절은 한후 자기는 원래 신실한 교인이지만 너무 배가 고파 어쩔수 없이 성모님을 모독하는 찬양을 하게 되니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쟝이 찬송가 형태로 포도주 노래를 부르자 사람들은 ‘야, 잘한다!’라면서 난리도 아니게 환호를 보낸다.
그러는 중에 수도원 문이 열리더니 수도원 부원장이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거룩하신 성모 앞에서 그런 식으로 속된 찬양을 하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심하게 나무란다. 그는 몰려있는 사람들을 쫒아 보내며 이번에는 쟝에게 온갖 저주를 다 퍼붓는다. 쟝은 배가 고파서 어쩔수 없이 그런 노래를 불렀다고 말하며 부원장과 문앞의 성모상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마침내 부원장은 쟝이 진심으로 잘못을 깨달은 것을 알고 영혼을 구원받으려면 수도원에 들어와 수도승이 되어야 하고 곡예같은 것은 영원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말한다. 쟝은 처음에 자기의 자유가 억압받는 것 같고 자기의 재능을 썩히는 것 같아 주저했지만 수도원의 주방책임 수도승인 보니파스(Boniface)가 먹을 것을 운반하는 것을 보자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하여 수도승이 되겠다고 승낙한다.
제2막. 성모승천기념일(8월 15일)의 아침이다. 수도원에서는 수도승들이 성모를 찬양하기 위해 무언가 각자 자기의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 조각가 수도승은 아름다운 성모상을 바야흐로 완성했다. 화가 수도승은 그 조각상을 아름답게 칠했다. 시인 수도승은 성모를 찬양하는 시를 지었다. 음악가 수도승은 이 시에 노래를 붙였다. 다른 수도승들은 이 노래를 찬양한다. 모두들 행복하고 바쁘다. 하지만 쟝은 모든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우선 수도승 복장이 어색했다. 그보다도 성모께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더구나 다른 수도승들과 함께 찬양을 부르거나 기도를 드릴수도 없다. 라틴어로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들 수도승들은 서로 누가 제일이냐를 가지고 다투기 시작한다. 너무 큰소리로 다투기 때문에 부원장이 나타나 예배당에 가서 성모님에게 봉헌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무얼하느냐고 야단을 친다. 낙담하여 혼자 남아있는 쟝에게 주방수도승인 보니파스가 재미난 우화를 얘기해준다. 성모께서는 보기 좋은 물건이나 값비싼 물건보다는 가장 겸손한 행동과 가장 정성을 담은 예물을 즐겨 받으신다는 얘기이다. 이 얘기는 가난한 쟝을 위로해 주었다.
그러나 쟝은 자기가 드릴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슬프다. 그러다가 문득 드릴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을 했는지 만일 성모님이 자기가 드리는 예물을 허물하지 않으시고 축복만 해주신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한다. 쟝은 숨겨두었던 곡예할 때 입던 옷을 차려 입은후 성모상 앞에 나와 공손히 인사를 하고 정성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곡예를 하기 시작한다. 쟝은 너무나 열심히 그리고 모든 정성을 다해 곡예를 했기 때문에 주위에 수도승들이 몰려드는 것을 알지 못했다. 부원장과 수도승들은 쟝의 곡예를 성모님을 모독하는 행위하고 하면서 핀잔을 퍼붓는다. 그러자 놀라운 현상이 펼쳐진다. 하늘에서 천사들의 노래가 들리기 시작하고 이어 성모의 환상이 나타나 친히 곡예사의 머리에 손을 얹는 것이 아닌가! 곡예사 쟝의 예물을 기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천사들은 겸손한 쟝에게 천국의 문이 열려있다는 찬양을 부른다. 모든 수도승들은 더 이상 자기들의 예물에 대하여 자랑할수 없었다. 모두들 성모의 축복을 받은 쟝앞에 무릎을 꿇고 존경을 보낸다. 쟝은 처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얼떨떨할 뿐이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쟝은 수도승들이 부르는 라틴어를 모두 알아듣게 된다. 그리고 그 라틴어의 의미에 너무나 깊은 감동을 받는다. 쟝은 성모가 저 높은 하늘에서 아직도 자기를 바라보며 축복을 내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 한없는 기쁨에 넘친다. 그러나 쟝은 너무나 열심히 곡예를 했기 때문에 기운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진다. 그리고 얼굴에 한없는 평화의 미소가 넘쳐 흐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둔다. 하늘에서 천사들의 찬양 소리가 다시 들린다. 곡예사 쟝이 하늘나라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는 노래이다.
라호르의 왕
타이틀: Le Roi de Lahore (The King of Lahore). 전5막. 루이지 걀레(Luigi Gallet)가 대본을 맡았다.
초연: 1877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나이르, 알림 왕, 신디아
베스트 아리아: Promesse de mon avenir(B), Oh! Quels sons funcestes(S), J'ai fui la chambre nuptiale!(S), Ce homme, a cette heure...Je te revois tremblante et pâle(T)
사전지식: 19세기초, 동양에 대한 유럽인들의 호기심이 팽배해 지고 있을 때에 나온 작품. 동양의 신비성, 이국적인 장면, 기독교와는 거리가 있는 힌두교의 얘기등이 얽혀서 흥미를 갖게 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무대장치, 의상등에 소요되는 경비가 만만치 않아 제작자들이 공연을 꺼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대는 인도의 라호르(Lahore)이다. 지금은 파키스탄 제2의 도시이다. 옛 무굴제국의 수도로서 영화를 떨쳤던 도시이다. 이 오페라의 스토리가 진행될 당시에는 라호르가 독립왕국이었다.
줄거리: 라호르 왕국의 젊은 왕 알림(Alim)은 인드라(Indra)사원의 아름다운 여사제 나이르(Nair)와 사랑에 빠진다. Indra신은 천둥과 비를 관장하는 인도 Veda교의 최고신이다. 나이르는 여사제로서 순결한 처녀로 살기로 서약했지만 알림왕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억제할수 없었다. 알림왕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나이르를 찾아가 서로의 사랑을 다짐해 왔다. 알림왕의 수석 보좌관인 신디아(Scindia) 역시 아름다운 여사제 나이르를 한번 보고 깊은 정념에 사로잡힌다. 알림왕과 나이르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신디아는 나이르를 만나 사랑을 고백한다. 나이르는 당연히 냉담하게 거절한다. 그리하여 나이르에 대한 신디아의 정념은 증오로 변한다. 신디아는 나이르의 남자친구가 누구인지 은밀히 자체조사를 진행한다. 결과, 라이벌이 알림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악한 신디아는 이 두사람의 불경스런 사랑을 폭로하여 두 사람 모두 매장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라호르왕국을 자기 손에 넣고 나이르까지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는다. 사악한 신디아는 인드라 사원의 고승인 티무르(Timur)를 만나 순결하고 존경받아야 할 여사제 나이르가 목하 열애중인바 이는 분명히 신성모독죄에 해당하므로 알아서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신디아는 내친김에 나이르의 애인이 오늘 밤 나이르를 만나기 위해 신전에 나타날 것이므로 궁금하면 몰래 지켜보고 있다가 확인해 보라고 자못 친절하게 얘기해 준다. 드디어 함정이 파진 것이다. 알림왕이 나이르와 밀회하는 장면이 발각된다. 상대방이 왕인줄은 꿈에도 몰랐던 고승은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여사제와 연애한 사람을 그대로 둘수 없으므로 고민하다가 신디아의 자문을 받아 마침 무슬림 병사들이 라호르왕국을 침공하고 있으니 나가서 싸워 승리하면 죄를 갚는 것이 되고 패배하면 죄값을 치루는 것이 된다고 선언한다. 왕을 직접 전쟁터로 몰아내면 나이르를 만나지 못하게 될것이라는 신디아의 계산이었다. 뒤에 남은 나이르는 한없이 불안하기만 하다.
알림왕은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하며 용감하게 전쟁터로 나간다. 그러자 이번에는 신디아의 마음은 왜 그런지 불안하다. 만일 왕이 승리하여 돌아온다면 분명히 자기의 죄를 물을 것이므로 그것이 걱정이었다. 신디아는 참으로 악랄한 음모를 꾸민다. 왕의 부하를 매수하여 전쟁터에서 왕을 죽인다는 음모이다. 결국 알림왕은 부하의 칼날에 죽임을 당한다. 죽임을 당한 왕이 한참후 눈을 떠보니 인드라낙원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왕은 인드라낙원의 신들에게 지상으로 돌아가 단 한번 만이라도 나이르를 만나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이곳에 올때 나이르에게 아무런 얘기도하지 못하고 왔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신들은 왕의 처지를 불쌍하게 생각한다. 신들은 한동안 상의한 결과 두 사람의 그런 숭고한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모범이 되는 것이므로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결정한다. 이 결정에 따라 왕은 인간세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과거의 모든 부귀, 영화, 명예는 헌신짝처럼 버려야 하며 나이르가 어떤 사연으로든지 죽게 되면 그 때에는 다시 이곳 저승으로 즉각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알림왕은 평범한 나그네가 되어 라호르에 다시 나타난다. 알림왕은 사람들로부터 사악한 신디아가 라호르왕국을 완전히 차지했으며 불행한 나이르에게 자기 와이프가 되어 달라고 매일같이 강요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백성들은 어찌하여 젊은 왕이 전쟁에서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며 어여쁜 나이르가 불쌍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자기도 모르게 격분하여 현재의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왕궁으로 들어가 신디아에게 라호르왕국을 배반하고 왕을 살해한 비겁하고 악랄하며 사악한 인간이라고 소리 높이 비난한다. 신디아는 깜짝 놀랐으나 정신을 차리고 위병들에게 저 나그네를 당장 내쫓으라고 명령한다. 왕궁에 잡혀와 있던 나이르가 창문 틈으로 이 광경을 본다. 나이르는 나그네가 오매불망하던 알림 왕인 것을 알고 자기를 찾아온데 대하여 너무나 기뻐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몰래 만나 성 밖으로 도망한다. 하지만 당장 신디아의 눈에 걸린다. 신디아는 병사들을 풀어 알림과 나이르를 추격하여 잡아오도록 한다. 병사들에게 잡혀야 하는 절박한 순간에 나이르는 코브라보다도 싫은 신디아에게 잡혀 굴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왕 앞에서 칼로 자기 몸을 찌른다. 이로써 이 세상에서의 알림 왕의 생활은 신들과의 약속대로 나이르가 숨을 거둠으로서 끝난다. 그리하여 왕도 나이르의 옆에 쓰러져 죽는다. 오페라는 인드라의 낙원에 이른 두 사람이 신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좋은가? 이세상과 저세상 중에서!
마농
타이틀: Manon. 전5막의 오페라 코믹. 아베 프레보스트(Abbé Prévost)의 소설 L'histoire du chevalier des Grieux et de Manon Lescaut(슈발리에 데 그류와 마농 레스꼬의 역사)을 바탕으로 앙리 메일락(Henri Meilhac)과 필립 지유(Philippe Gille)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84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마농 레스꼬, 슈발리에 데 그류, 데 그류백작(슈발리에 데 그류의 아버지), 레스꼬(마농의 사촌오빠), 귀요 드 모르퐁텐(중년의 난봉꾼), 드 브레티니(귀족)
음악 하이라이트: 가보트 춤곡, 1막에서 마농의 아리아, 3막에서 마농의 아리아, 마농과 데 그류의 사랑의 테마 음악, 데 그류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on l'appelle Manon[마농이라고 불리는 그녀](T), Adieu, petite table[안녕, 작은 테이블아](S), En ferment les yeux[우리의 눈을 감고서](S+T), Je marche 녁 tous les chemins[나는 모든 길을 자랑스럽게 걸으리](S), Je suis encore toute etourdie(S), Ah! fuyez douce image(T), Regardez-moi bien dans les yeux(T)
사전지식: 마스네의 대표작인 마농은 순진하던 마농이 죄많은 여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다만 사촌오빠라는 레스꼬에 대한 역할설정은 애매한 점이 있다. 원작 소설에는 마농의 친오빠로 되어있다. 그런데 오페라에서는 사촌오빠로 되어있다. 오페라에서 레스꼬는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수호자이고 거칠 것 없는 군인이며 데 그류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한다. 푸치니도 똑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다만, 타이틀을 마농 레스꼬라고 했다. 마스네의 마농과 푸치니의 마농 레스꼬는 같은 줄거리이지만 등장인물들이나 상황등이 아주 약간이나마 다르다.
줄거리: 세상물정이 어떤 것인지 모르며 약간은 바람기가 있는 젊고 발랄한 15세 아가씨 마농은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수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라(Arras)로부터 마차를 타고 수녀원으로 가는 도중 아미엥(Amiens)의 어느 주막집에 잠시 머물게 된다. 이곳에서 사촌오빠 레스꼬(Lescaut)를 만나 수녀원으로 함께 가기로 되어있다. 사촌오빠 레스꼬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에 여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중년의 바람둥이 밥맛인 기요(Guillot)가 마농에게 눈길을 보낸다. 기요는 푸세트, 쟈보트, 로세트라는 여배우들과 함께 시시덕거리며 즐기고 있었다. 바람둥이 기요는 마농에게 접근하여 어디 가는지 모르지만 불편한 역마차 대신에 자기의 전용마차를 타고 가라며 환심을 사려한다. 마침 사촌오빠 레스꼬가 나타나 대경실색하며 마농을 바람둥이 기요의 눈길에서 멀리 떨어지게 한다. 하지만 사촌오빠 레스꼬는 기요의 화려한 자가용마차에 대하여 은근히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잠시후 이번에는 데 그류(Des Grieux)라는 핸섬한 청년이 등장한다. 그는 사촌오빠 레스꼬의 친구이다. 데 그류는 시골에 있는 자기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 매혹을 느끼는 순진소녀 마농은 단번에 데 그류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 두 사람은 눈이 맞아서 사촌오빠 몰래 밥맛 기요의 전용마차를 슬쩍 타고 멀리 사라진다. 마차와 마농을 빼앗긴 바람둥이 기요는 복수를 다짐한다.
데 그류와 마농은 파리의 어느 아파트에 은신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데 그류는 자기 아버지에게 마농과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지만 아버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느날 데 그류가 잠시 외출한 사이에 사촌 오빠 레스꼬가 괜찮게 생기기도 하지만 돈이 많은 드 브레티니(De Brétigny)라는 사람과 함께 아파트를 찾아온다. 마농은 오래전 수녀원으로 가던 중 마을 여관에서 바람둥이 기요와 함께 있던 드 브레티니를 본 일이 있다. 드 브레트니는 마농에게 이런 답답한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와 함께 살자고 요청한다. ‘한 사람과 오랜 관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 마농은 당장 보따리를 싸서 드 브레티니를 따라 나선다. 얼마후 거리의 축제를 구경나갔던 마농은 옛 애인 데 그류가 자기가 떠난후 정신이 어떻게 되어 결국 수도원에 가서 신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농이 수도원을 찾아가 데 그류에게 다시 두 사람만의 생활을 시작하자고 유혹한다. 역시 마농은 마농이다. 수도원을 뛰쳐 나온 데 그류와 마농은 다시 새 살림을 시작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여 생활비가 떨어진다. 두 사람은 카지노에 가서 돈을 따기로 한다. 데 그류가 엄청나게 재수가 좋아서 돈을 많이 딴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오래전의 라이발인 바람둥이 기요가 두 사람에게 복수할 요량으로 데 그류가 속임수를 썼다고 하면서 당장 체포하라고 한다. 기요는 경찰 당국에 영향력이 있어서 데 그류와 마농을 체포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은 입장이다. 한편, 데 그류의 아버지도 당국에 영향력이 있어서 아들 데 그류를 감방에서 꺼내준다. 하지만 마농을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농은 배에 태워져 저 멀리 미국의 감옥으로 가야할 운명이다. 사촌 오빠 레스꼬와 데 그류가 마농을 구출한 계획을 세운다. 두 사람은 배에 태워지는 마농을 가까스로 구출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마농은 사랑하는 데 그류의 팔에 안겨 용서를 구하며 숨을 거둔다.
타이스
타이틀: Thaïs. 전3막의 서정적 코미디(코미디라는 것은 오늘날의 웃기는 코미디라는 뜻이 아니고 일반적인 드라마라는 뜻임).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루이 걀레(Louis Gallet)가 대본을 썼다. 원작에서는 타이스가 비너스신전의 아름다운 여사제로 나오지만 배우 겸 고급창녀로 표현되기도 한다. 고대에는 신전의 여사제가 배우 겸 창녀였는지도 모른다.
초연: 1894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타이스, 아다나엘(공동체 수도승), 니키아스(젊은 시바라이트 철학자), 팔레몬(늙은 공동체 수도승: 수도원장), 노예(크로빌, 미르테일), 라 쇼무스(댄서)
베스트 아리아: L'amour est une vertu rare(S), O messager de Dieu(S), (간주곡: 타이스의 명상곡), Helas! Enfant encore[아,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도다](Bar), Voilà donc la terrible cité[그곳에 두려운 도시가 있네](Bar), Dis-moi que je suis belle et que je serai belle éternellement[아름답다고 말해주어요, 영원히 아름다울 것입니다](S)
사전지식: 시대설정은 단순히 고대 이집트라고 되어 있으나 타이스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려는 수도승의 이야기이고 보면 파라오의 고대 이집트는 아니며 중세의 이집트로 보아야 할것 같다. 무대는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와 테베 사막이다. 2막에 나오는 ‘타이스의 명상곡’은 이교도의 여사제 타이스가 기독교로 개종할 것인지, 또 기독교의 수도승 아다나엘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줄거리: 나일 강변의 시노바이트(Cenobite: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승)수도승 공동체에서 수도승들이 검소한 식사를 마치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들은 이웃 알렉산드리아로 선교 여행을 간 수도승 아다나엘(Athanaël)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아다나엘은 이교도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그리스도에게 회개하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으로 전도여행을 갔었다. 이윽고 아다나엘이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다. 그는 수도원 형제들에게 알렉산드리아가 우상숭배를 버리지 못하여 아무런 보람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 왔다고 털어놓으며 허탈해 한다. 그는 특히 젊은 귀족들이나 부유한 상인들이 모두 비너스신전의 여사제로서 배우 겸 고급 창녀인 타이스(Thaïs: 여자 양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게 흠뻑 빠져 있어서 알렉산드리아가 마치 소돔과 고모라처럼 더욱 타락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며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아다나엘은 자기도 젊은 시절 한때 타이스한테 몰두하여 타락하기 직전에 있었으나 강한 의지로 그 유혹을 뿌리치고 이 수도원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수도원장은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백성들을 회개 시키겠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잘못하다가는 아다나엘 자신이 마음의 평화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아다나엘은 이 죄많은 그 여인을 구원해야겠다는 생각에 넘쳐있다. 그날밤 아다나엘은 꿈속에서 타이스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본다. 마치 아프로디테(Aphrodite)처럼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유혹적인 춤을 춘다. 꿈에서 깨어난 아다나엘은 아직도 자기의 마음속에서 타이스를 지워버리지 못한 부끄러움과 혹시 자기의 마음이 변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다나엘은 밤중에 수도원의 형제들을 모두 불러 자기가 알렉산드리아에 다시 가서 타이스를 참 회개하는 여인으로 변화시켜 이웃 수녀원으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한다.
제2막.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아다나엘은 친구 니키아스(Nicias)를 만난다. 니키아스는 아다나엘이 ‘쾌락의 여왕’인 타이스를 회개시키려 왔다는 밀을 듣고 조롱하지만 아다나엘의 진심을 알고 그날 밤에 타이스가 자기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올것이므로 부질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한번 회개시켜 보라고 권한다. 잠시후 타이스가 화려한 모습으로 추종자들과 함께 들어온다. 실로 오래만에 타이스를 본 아다나엘은 내심 타이스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지극히 자기를 억제한다. 아다나엘은 타이스에게 모든 허황된 사랑과 쾌락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찾을 것을 간청한다. 처음에는 옛 애인 아다나엘의 말에 조소를 보내던 타이스도 나중에는 그의 진실된 마음에 크게 감동을 받아 앞으로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자세히 얘기를 나누고 싶으니 밤에 자기 집으로 오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아다나엘은 타이스에게 신앙과 참회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영혼의 구원을 위해 자기와 함께 나일강변의 수도원으로 가자고 부탁한다. 드디어 타이스는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살았던 과거를 참회하고 모든 쾌락과 어리석음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타이스는 과거를 청산하는 의미에서 자기 집에 불을 지르고 아다나엘과 함께 성난 추종자들의 고함소리를 뒤로 하고 알렉산드리아를 빠져 나간다.
제3막. 테베 사막의 어떤 오아시스이다. 타이스는 무척 피곤하고 지쳐있다. 밤새 사막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아타나엘은 지쳐서 힘들어 하는 타이스의 모습을 보고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다나엘은 샘물에서 물을 떠서 타이스에게 건네준다. 산해진미에 화려한 옷을 걸치던 타이스는 이제 물 한 모금에도 감사하는 진정한 참회자가 되었다. 타이스에 대한 아다나엘의 연민과 동정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으로 바뀐다. 그러한 마음을 꾸짖기라도 하듯 마침 이들을 찾아 나섰던 수녀원장이 수녀들과 함께 나타난다. 수도원장이 수녀원장에게 타이스가 올지도 모르니 영접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아다나엘이 타이스를 수녀원장에게 의탁한다. 수녀원장은 타락한 죄인이었던 타이스의 참 회개를 기뻐하며 타이스를 진심으로 영접한다. 타이스는 참신앙의 기쁨에 넘쳐 아다나엘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하고 수녀들과 함께 떠난다. 이제는 더 이상 아름다운 타이스의 모습을 볼수없게 되었다고 생각한 아다나엘은 자기도 모르게 타이스에 대한 세상적인 사랑의 마음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아다나엘은 오히려 타이스에게 그 세상적인 사랑을 저주하고 버리라고 강요했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웠다. 수도원으로 돌아온 아다나엘은 형제들에게 자기의 마음은 이제 타이스를 사랑하는 사악한 마음으로 충만해 있다고 고백하면서 그런 마음을 갖게된 자기를 저주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수도원의 형제들도 아다나엘의 괴로움은 어떻게 하기가 어려웠다. 어느날 밤, 아다나엘은 꿈속에서 타이스가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꿈에서 깨어난 아다나엘은 타이스가 괴로움에 처하여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급기야 아다나엘은 타이스를 만나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녀원으로 달려간다. 타이스는 실제로 죽어가고 있었다. 지나친 참회의 금식과 한없는 인내의 계율 때문에 몸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었다. 아다나엘은 타이스를 붙들고 마음을 굳게 먹고 죽지 말라고 말하며 제발 예전의 그 웃음을 보여 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타이스는 이미 세상적인 정열을 버린지 오래이다. 타이스는 영원한 하늘의 영광을 바라보며 평화스럽게 눈을 감는다. 상심의 아다나엘이 타이스의 발아래 쓰러진다.
베르테르
타이틀: Werther. 전4막의 서정적 드라마. 독일의 철학자 괴테의 자서전적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을 바탕으로 에드아르 블로(Eduard Blau), 폴 미예(Paul Millet), 조르즈 하르트만(Georges Hartmann)이 공동으로 대본을 만들었다. 청년이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다. 여인은 이미 다른 사람과 약혼하여 있다. 청년은 이루지 못할 사랑을 비관하며 자살한다. 그런 내용이다. 청년의 이름이 베르테르이다.
주요배역: 샬로테(20세, 바일리의 딸), 베르테르(23세, 시인), 알베르(25세, 샬로테의 약혼자), 르 바일리(50세, 지방판사, 샬로테의 아버지), 소피(15세, 샬로테의 여동생)
음악 하이라이트: 크리스마스 캐롤, 1막에서 베르테르의 아리아, 3막에서 샤로테의 아리아, 4막에서 베르테르와 샤로테의 사랑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Porquoi me réveille?[어찌하여 나를 깨우는가](T), O Nature, pleine de grace[오 자연이여, 은혜에 넘쳐 있도다](T), Air des letttres[편지의 아리아](S)
사전지식: 괴테가 1774년(미국독립의 해)에 내놓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 자신의 경험했던 자서전적 스토리라고 한다. 아무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그 시대의 여러사람에게 깊은 영향을 준 것이었다. 특히 두가지 면에서 사화적인 영향을 끼쳤다. 첫째는 편지이다. 당시 거의 모든 편지의 문투는 1770년대에 고개를 들기 시작한 독일문학의 Strum und Drand(노도와 광풍)사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패션이었다. 베르테르가 소설속에서 입었던 푸른색 조끼와 노란색 짧은 바지(브리치라고 함), 그리고 소설속에서 베르테르의 행동 하나하나는 모든 청년들이 따라하던 것이었다. 심지어 젊은이들 중에는 베르테르를 본받아 지나친 감상주의에 흘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았다. 마스네는 이 오페라의 주요배역들의 나이를 명시해 놓았다.
줄거리: 아름다운 20대의 여인 샬로테(Charlotte)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며 자비심도 없는 알베르(Albert)와 약혼한 사이이다. 두 사람의 약혼은 샬로테의 어머니가 숨을 거두면서 당부한 일이었다. 어느날, 샬로테는 약혼자 알베르(알베르트)가 멀리 출타중이기 때문에 젊은 청년 베르테르(Werther)의 에스코트를 받아 무도회에 참석한다. 두 사람은 어느새 깊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샬로테는 파탄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 사랑하지는 않지만 알베르와 결혼하는 것이 자기가 갈 길이라고 믿는다. 사람들의 무어라고 하겠는가? 그로부터 샬로테가 결혼한지 석달이 지난다. 베르테르는 샬로테를 잊지 못하여 미칠 지경이 된다. 베르테르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즉 샬로테를 잊기 위한 마지막 방편으로 먼 타국으로 떠나기로 한다. 도중에 베르테르는 샬로테에게 정말 간절한 사랑의 편지를 써서 보낸다. 이 편지를 받은 샬로테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남편 알베르가 아니라 베르테르인것을 깊이 느낀다.
세월이 흘러 크리스마스날 베르테르는 집으로 돌아온다. 샬로테와 베르테르는 두 사람이 함께 읽었던 책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연주했던 하프시코드를 보며 행복에 젖는다. 베르테르는 샬로테에게 어떤 비극적 사랑을 그린 시를 읽어준다. ‘어찌하여 나를 잠에서 깨웠는가?’(Porquoi me réveille?)는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베르테르는 감정을 숨길수 없어서 샬로테에게 키스하려한다. 하지만 샬로테는 방에서 뛰쳐나간다. 젊은 베르테르는 괴롭고 슬프기만 하다. 베르테르는 알베르에게 편지를 보낸다. ‘나는 이제 먼 여행을 떠나렵니다. 당신의 피스톨을 빌려줄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알베르트는 베르테르가 먼 곳으로 떠난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그 권총으로 집에서 자살한다. 샬로테가 이상한 예감에 눈이 펑펑 쏟아지는 길을 헤치고 베르테르의 집으로 찾아온다. 샬로테는 죽어가는 베르테르에게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해 왔다’고 말하며 흐느낀다. 베르테르는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다. 흐르는 피를 감추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떤 대본에는 푸른색 조끼라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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