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Spontini, Gaspare (스폰티니) [1774-1851]

정준극 2007. 5. 21. 15:48

라 베스탈레


타이틀: La Vestale (The Vesta Priestess. 베스타 여사제). 전3막. 에티엔느 드 주이(Etienne de Jouy)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07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줄리아(베스타 여사제), 리시누스(로마군 사령관), 신나(리시누스의 친구), 폰티우스 막시무스 황제, 여사제장

베스트 아리아: Tu che invoco[두려움으로 당신에게 간구하나이다](S), O nume tutela degli infelici[오, 불행으로부터 수호하는 정결이여](S), Caro oggetto[이 세상에 남겨두어야 하는 당신](S)

사전지식: 로마의 베스타 여신은 원래는 불과 부엌의 여신이다. 그러나 가정의 여신, 사랑의 여신으로도 경배되고 있다.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으나 마리아 칼라스가 여주인공 줄리아역을 맡아함으로서 일약 세계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작품이다. 전통적 이탈리아 스타일의 오페라이다. ‘베스타 여사제’는 스폰티니의 24편 오페라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오늘날 까지도 여러 곳에서 공연되는 작품이다.


줄거리: 제1막. 로마군의 젊은 사령관인 리시누스(Licinus)는 갈리아에서의 전투에 승리를 거두고 로마로 개선한다. 로마는 그의 개선을 환영하는 엄숙한 의식을 준비한다. 리시누스는 개선의 기쁨과 영광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겁다. 그는 친구 신나(Cinna)에게 지금은 베스타사원의 여사제가 된 줄리아(Giulia)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얘기해준다. 줄리아는 리시누스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깊이 사랑했던 여인이다. 그러나 줄리아는 멀리 갈리아지방에 가서 아무 소식도 없이 몇 년이나 돌아오지 않고 있는 리시누스를 무작정 기달릴수 없어 베스타신전의 여사제로 서약하고 속세에서 피했다. 리시누스만을 기다리고 있을수 없는 사연은 여러 가지였다. 줄리아의 미모를 탐낸 주위 사람들의 유혹과 협박, 언제까지나 기다릴수 없다는 집안사람들의 강력한 주장, 리시누스 집에서의 냉대 등이 주요 이유였다. 리시누스가 개선하여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줄리아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왜? 어째서? 이제야 나타나셨나요?’라는 하소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줄리아는 베스타 신에게 서약한 몸!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 베스타 신의 노여움으로 무서운 징벌을 받아야 한다. 줄리아는 여사제장에게 리시누스의 개선의식에 참석치 못하겠다고 말하지만 사제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참석한다. 황제는 리시누스에게 황금 월계관과 반지를 하사한다. 문득 줄리아를 본 리시누스는 줄리아에게 다가와 황제가 하사한 황금 월계관과 반지를 건네준다. 리시누스는 줄리아 없이는 살수 없다고 말하며 그 날밤 둘이서 멀리 도망가자고 설득한다.


제2막. 그날밤 신전의 성화(聖火)를 지켜야 하는 책임자는 줄리아였다. 성화가 꺼지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홀로 신전의 제단 앞에 선 줄리아는 번민 속에 베스타여신에게 자기를 사악한 사랑으로부터 해방시켜 달라고 기원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굳게 닫혀 있던 신전의 무거운 문이 마치 리시누스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듯 열린다. 이윽고 리시누스가 들어온다. 리시누스는 어서 떠나자고 하고 줄리아는 베스타여신에게 서약한 몸이므로 떠나게 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며 주저한다. 그때 제단의 성화가 스스로 꺼진다. 근처에 있던 친구 신나가 이를 보고 어서 도피하라고 소리친다. 마침 신전을 찾아온 폰티펙스 막시무스(Pontifex Maximus)황제가 이 소리를 듣는다. 리시누스는 재빨리 몸을 숨긴다. 일반 남자가 베스타여신의 신전에 들어옴은 불경이므로 발각되면 죽음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황제는 줄리아에게 상대 남자가 누구인지 밝히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줄리아는 리시누스의 이름을 대지 않는다. 줄리아가 입고 있던 사제복이 벗겨지고 사형이 선고된다.


제3막. 경비병들이 줄리아를 생매장하기 위해 끌고 온다. 리시누스와 신나는 로마의 개선장군으로서 죄인의 용서를 구할 권리가 있어서 황제에게 줄리아를 석방해 달라고 자비를 구하지만 이들의 간청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침내 리시누스는 자기가 줄리아를 유혹한 장본인이라고 밝히며 자기를 대신 처형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줄리아가 리시누스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하는 바람에 헛수고가 된다. 병사들이 줄리아를 구덩이에 집어넣으려고 하자 줄리아는 한많은 이 세상을 하직하고 먼저 무덤 속으로 뛰어 들어가려 한다.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벼락이 떨어져 제단의 휘장을 불태운다. 꺼져있던 성화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다. 베스타여신의 뜻은 분명했다. 죄인은 용서를 받은 것이다. 리시누스가 사랑하는 줄리아의 손을 잡고 베스타여신의 제단으로 향한다. 황제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사랑의 결합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