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Strauss, Johann II (요한 슈트라우스) [1825-1899]

정준극 2007. 5. 21. 15:49

집시남작


타이틀: Der Zigeunerbaron (The Gypsy Baron). 전3막. 모르 요카이 (Móor Jókai)의 소설을 바탕으로 이그나즈 슈니처(Ignaz Schnitz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85년 비엔나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

주요배역: 자피(집시아가씨), 산도프 바린카이(집시남작), 추판(돼지 키우는 사람), 아르제나(추판의 딸)

베스트 아리아:Als flotter Geist[쾌활한 정신으로](T), Wer uns getraut[누가 우리를 결혼시키나](T)

사전지식: 시기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스페인과 전쟁을 벌일 당시라고 한다. 집시들도 전쟁에 참가하여 국가에 봉사하면 그만한 대우를 받도록 했다고 한다. 주인공인 바린카이도 제국의 군인으로서 스페인과의 전쟁에 참가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남작의 지위도 찾고 재물도 얻으며 아름다운 아가씨와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서곡은 매우 유쾌하고 흥겨운 것이어서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자주 등장한다.

에피소드: 요한 슈트라우스의 선조들은 헝가리에서 왔다. 집시 기질이 남아 있는 셈이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헝가리 초원에서의 집시 생활을 동경하곤 했었다고 한다. 그는 '집시 남작'의 비엔나 초연을 위해서 사람들을 헝가리의 집시 마을로 보내서 그들의 의상, 소도구 등을 모두 배워오도록 했다. 그래서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의 초연 때에는 무대의 집시 마을이 진짜 마을과 다름 없었고 마을 사람들도 실제로 집시 마을에 사는 집시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관중들은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으려고 주머니를 여미었다고 한다.


줄거리: 무대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어느 마을이다. 잘 생긴 젊은이 산도프 바린카이(Sandov Barinkay)가 오랜 방랑생활 끝에 어릴때 살던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릴때 함께 지내던 친구들은 모두 떠나고 대신 집시들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 이 마을에서 그래도 오래 살고 있는 고향 사람은 돼지를 키워 소세지를 만들어 파는 추판(Zsupan)이다. 장사가 잘 되어 제법 넉넉하게 산다. 바린카이와 추판은 서로 친하게 지낸다. 추판에게는 반반하게 생긴 딸이 하나 있다. 아르제나(Arsena)이다. 청년 바린카이가 아르제나에게 마음을 두고 구혼을 한다. 아르제나는 생기기만 잘 생겼지 돈도 없고 별 볼일 없는 바린카이를 우습게보고 자기는 최소한 남작하고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바린카이는 남작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결혼할수 없다는 얘기다. 바린카이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더니..츳츳’하면서 다시는 아르제나를 상대하지 않기로 작정한다. 실상, 아르제나는 아버지 집에서 돼지 치며 일하고 있는 일꾼을 사랑하고 있다. 아무튼 바린카이는 마을에 들어와 살고 있는 집시 무리들과 함께 생활한다. 바린카이는 집시 무리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높았다. 집시들은 바린카이를 ‘집시남작’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바린카이는 자피(Saffi)라는 아름다운 집시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제2막에서 집시남작은 자피의 어머니라고 하는 집시 여인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성의 성벽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다. 바린카이와 자피는 보물 발견 사실을 당분간 아무도 모르게 비밀에 붙인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당국자들이 바린카이가 옛 보물을 발견하여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당국자들은 병사들에게 성벽안을 더 찾아보라고 한다. 과연, 성벽안에서 나머지 보물들이 발견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 보물들이 국가 재산이라고 하면서 그 일부를 숨겨놓은 바린카이를 체포토록한다. 바린카이는 자기가 숨겨놓은 보물을 모두 정부에게 반환하겠다는 조건으로 풀려난다. 그런후 바린카이는 마침 군대를 모집하고 있으므로 추판과 함께 입대한다. 바린카이와 추판은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다. 제3막. 바린카이는 전쟁에서 세운 공로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로부터 진짜 남작의 작위를 받는다. 바린카이와 추판은 개선장군처럼 고향마을로 돌아온다. 한편, 바린카이의 집시 아내 자피는 실은 어릴때 잃은 터키 파샤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성벽안에 감추어져 있던 보물이 실은 터키 파샤의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확실치 않다. 두 사람은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행복하기만하다. 해피엔딩.


박쥐


타이틀: Die Fledermaus (The Bat). 3막의 코믹 오페레타. 원래 독일어지만 영어로도 공연된다. 칼 하프너(Carl Haffner)와 리샤르 제네(Richard Génee)가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원래 스토리는 앙리 메일락(Henri Meilhac)과 루도비크 알레비(Ludovic Halévy)가 공동을 쓴 Le réveillon(한밤중의 만찬)이다. 루도비크 알레비는 카르멘의 대본을 쓴 사람이다.

초연: 1874년 비엔나 테아터 안 데아 빈(Theater an der Wien)

주요배역: 가브리엘 폰 아아젠슈타인(비엔나의 젊은 한량),  로잘린데(아이젠슈타인의 부인), 아델레(로잘린데의 하녀), 이다(아델레의 언니), 활케(아이젠슈타인의 친구), 오를로프스키(러시아의 공작), 알프레드(로잘린데를 사모하는 테너), 프랑크(감옥소장), 간수 프로슈

음악 하이라이트: 플레더마우스 테마 왈츠, 두이두(Duidu) 왈츠, 알프레도의 축배의 노래, 헝가리 백작부인의 차르다스

베스트 아리아: Mein Herr Marquis, was dächten Sie von mir[후작 주인님, 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S), Spiel' ich die Unschuld[나는 순진한 역할을 맡아 하지요](T), Klänge der Heimat[고향의 소리](S), Brüderlein, Schwesterlein[형제여, 자매여](T)

사전 지식: 3막짜리 로맨틱 코미디. 대부분 웃음보따리는 샴페인과 보드카 때문에, 신분을 속이기 때문에, 그리고 모든 드라마의 전통적 줄거리인 남자와 여자의 변덕 때문에 생긴다. 이 대단히 인기 있는 오페라는 실은 오페레타이다. 극 중 대화가 뮤지컬과 마찬가지 스타일이다. 반주를 수반하지 않는 순수 대화이다. 작곡자 J. 슈트라우스(2세)는 다 아는 대로 왈츠의 황제이다. 이 오페라에도 그의 독특한 비엔나 왈츠가 넘쳐흐른다. 가장 핵심되는 장면에서는 대체로 왈츠가 등장하여 흥을 더해 준다. 특히 서곡이 그러하다. 이 서곡은 일반 연주회에서 별도로 정식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사랑받는 서곡이다.

에피소드: 역사적으로 볼때 위대한 오페라는 초연에서 그다지 대단한 인기를 얻지 못한다. 박쥐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초연에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고작 연속 16회 공연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오늘날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뮤지컬이 몇 십년 장기 공연되는 것에 비하면 박쥐는 말도 안 되는 대접이었다. 그러나 박쥐가 시시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 해에 비엔나 주식 시장이 붕괴되어 거의 모든 주가가 바닥을 헤매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박쥐라고 해도 주식 시장 파탄의 영향을 받지 않을수 없었다. 오를로프스키공작 역은 메조소프라노가 남장을 하고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의 경우와 같다. 오를로프스키공작은 러시아 사람으로 비엔나에서 지내는데 프랑스어로 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체면이 섰다고 한다.


줄거리: 제1막. 1800년대 말 비엔나. 쇼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다만 무대 뒤에서 테너의 세레나데 풍의 아리아만을 들을 수 있다. 좀 뻔뻔한 테너 알프레드(Alfred)이다. 지금은 아이젠슈타인(Eisenstein)과 결혼한 예쁜 소프라노 로잘린데(Rosalinde)의 옛 남자 친구이다. 로잘린데는 과거 소프라노로 활동한 일이 있고 알프레드는 그 때 사귀던 남자 친구였다. 이미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난 일인데 그걸 잊지 못해서 창문 밖에서 세레나데나 부르고 있다. ‘로잘린데여 돌아와 주오, 나에게로!’...그런 의도이다.


로잘린데의 하녀 아델레(Adele)는 되도록이면 남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그런 타입의 여자이다. 무척 활달 명랑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좀 허영이 있는 푼수이다. 그런 아델레가 연말 송년 파티에 초청을 받았다. 그것도 보통 파티가 아니라 화려하기로 알아주는 러시아 오를로프스키(Orlofsky) 공작 저택에서의 만찬을 겸한 파티이다. 하녀 아델레는 주인마님 로잘린데에게 숙모님이 위독해서 가봐야 하니 오늘 하루 저녁 휴가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런데 남편 아이젠슈타인이 공무집행 방해죄로 오늘 밤부터 8일 동안 감방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때를 이용해서 옛날 남자 친구 알프레드와 한번 놀아 볼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하녀 아델레가 귀찮은 존재가 될수 있다. 거짓말인줄 빤히 알지만 숙모님이 위독하다는데 인간적으로 안 보낼 수도 없어서 아주 선량한 척하면서 하녀 아델레의 하루 저녁 외출을 허락해 주었다.


남편 아이젠슈타인의 술친구 활케(Falke)박사는 작년 망년회에서 아이젠슈타인 때문에 망신을 톡톡히 당한 일이 있다. 그러므로 올해 망년회에서는 기필코 이 신세를 갚아야 했다. 이제부터 활케 박사의 대계략이 시작된다. 우선 활케는 친구 아이젠슈타인에게 감방에는 밤 12시까지 들어가면 되므로 그 시간까지 아름다운 여인들이 다수 참석하는 올로프스키공작댁 파티에 가서 즐기자고 말한다. 아이젠슈타인으로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었다. 아름다운 여인네들이 다수 참석한다니 잘 하면 새로운 로맨스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가지 않을 수 없다. 아이젠슈타인은 부인 로잘린데에게 ‘그럼 감방에 다녀오리다.’라고 안녕을 고한 후 미리 집을 나섰다. 어디서 한잔 걸치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오를로프스키공작댁 파티에 갈 생각이었다. 하녀 아델레를 공작댁 파티에 초청한 것도 실은 ‘활케 작전’의 일환이다.


남편이 감방행을 감행함으로서 결국 로잘린데만 혼자 집에 남게 되었다. 창문 밖에 대기 중이던 알프레드는 옛 애인 남편의 외출이 확인되자 창문을 통해 과감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부터는 두 사람만의 ‘추억 만들기’ 시간이다. 알프레드는 마치 자기가 이 집안에서 로잘린데의 남편인듯 원래 남편의 잠옷을 걸치고 원래 남편을 위해 차려놓은 식탁에서 만찬을 즐기기 시작한다. 이때 형무소장 ‘프랑크’(Frank)가 아이젠슈타인을 감방으로 모시고 가기 위해 아이젠슈타인의 집을 방문했다. 프랑크는 수감할 사람이 명색이 남작이므로 예우하기 위해 모시러 온 것이다. 프랑크는 알프레드가 아이젠슈타인인줄 함께 온 간수들에게 그를 연행하여 감방으로 모시라고 지시한다. 로잘린데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는 입장이었다.


제2막. 올로프스키공작댁 파티는 무르익어 간다. 모두들 흥에 겨워 기분이 최고조이다. 친구 활케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아이젠슈타인은 자기집 하녀 와 똑같이 생긴 어떤 아가씨에게 눈길이 집중된다. 아델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이젠슈타인은 여러 사람 앞에서 이 아가씨가 자기집 하녀라고 했다가 오히려 망신만 당한다. 아델레는 시치미를 딱 떼고 자기는 배우 지망생인데 별 웃기는 사람도 다 있다고 하면서 ‘웃음의 왈츠’를 부른다. 부인 로잘린데도 활케 박사의 별도 초청을 받고 파티장에 나타난다. 남편 아이젠슈타인은 헝가리 백작부인으로 변장한 자기 부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아이젠슈타인은 이 헝가리 백작부인에게 매혹당해서 접근을 시도한다. 형무소장 프랭크도 활케 박사의 초청을 받고 왔다. 아이젠슈타인과 통성명을 하면서 서로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프랑스 귀족 행세를 함으로서 쇼를 펼친다. 활케 박사는 파티 참석자 모두가 영원이 형제자매로서 지내자고 제안한다. 사람들은 샴페인에 취하고 사랑에 취하고 형제애에 취하여 ‘두-이-두’ ‘라 라 라’라고만 들리는 왈츠를 부른다. 시계가 자정을 알리자 (어떤 버전에는 새벽 6시) 아이젠슈타인과 형무소장은 자기들이 감방에 가서 있어야 함을 깨닫고 황급히 파티장을 떠난다.


제3막. 아이젠슈타인이 감방에 도착해 보니 어떤 녀석(알프레드)이 자기 대신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젠슈타인은 자기 변호사 블린드(Blind) 박사의 가발과 의상과 모자를 빌려 쓰고 도대체 자기 대신 갇혀 있는 친구가 누군지 알아내고자 한다. 그러는 참에 로잘린데가 변호사에게 부탁하여 나기 남편 대신 붙잡혀 있는 옛 애인 알프레드를 석방시키기 위해 형무소에 나타났다. 호사로 변장한 남편 아이젠슈타인은 상황을 알아채고 부인을 호되게 몰아세운다. 이때 활케 박사가 파티 참서가 전원을 인솔하고 감방에 나타나 모든 오해는 자기의 계략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로잘린데는 한 술 더 떠서 약간의 거짓말을 보탠다. 자기가 알프레드와 데이트 한 것도 사실은 활케 작전의 일환이었다고 둘러댄다. 남편은 그 설명을 듣고 나서 아주 안심을 라도 서로 오해가 있으면 다 풀자고 제안한다. 아직까지 모두 샴페인에 얼근히 취해 있었기에 그 기분의 연속으로 마지막 건배를 한 후 각각 집으로 향한다. 모두 다른 생각을 하며!

 

 


비엔나 기질


타이틀: Wienerblut (Viennese blood). 요한 슈트라우스의 여러 오페레타 중의 하나로 그가 활동하던 당시의 비엔나 상류층 사람들의 분방한 생활을 그대로 묘사하였다. Wienerblut라는 단어의 뜻은 비엔나 사람들이 아니면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는 ‘비엔나 기질’이라고밖에 적당한 표현이 없다. 영어로 Viennese blood라고 하였지만 혹시 blood는 정열이나 열정으로도 해석할수 있기 때문에 꼭 적당하다고는 할수 없다. 비엔나 사람들의 혈관 속에 흐르고 있는 기질(Temperament)는 무엇인가? 이를 설명하자면 책 한권으로도 모자라며 결국 아무리해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것이 비엔나 기질이다. 전3막. 이 오페라(오페레타)에는 비엔나 사투리가 진하게 나오므로 오스트리아 이외에서는 별로 공연되지 않고 있다. 비엔나의 Volksoper에서 Wienerblut를 감상하는 것은 의미는 잘 모르지만 보람있는 일이다.

초연: 세기말인 1899년 비엔나

주요배역: 체들라우 백작, 프란치 (백작의 애인), 요셉 (백작의 하인), 페피(요셉의 약혼녀), 비토브스키 백작


줄거리: 제1막. 체들라우(Zedlau) 백작 저택의 정원이 무대이다. 일찍이 젊을 때 결혼한 백작은 어쩐 일인지 아름다운 부인과 별거하고 무용수인 프란치스카 카글리아리(Franziska Cagliari)와 지내고 있다. 그러나 워낙 연애감정이 풍부한 백작은 어느날 우연히 어떤 상큼한 아가씨를 보고 당장 사랑의 감정이 불길처럼 타올라 가만히 있지 못할 지경이 된다. 백작은 하인인 요셉(Joseph)에게 그 아가씨에게 그날밤 히칭(Hietzing: 비엔나의 유명한 카지노가 있는 지역)에서 데이트하자는 편지를 전달토록한다. 단, 편지에 자기의 본명을 쓸수는 없으므로 폴게(Folge) 백작이라는 가명을 쓴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실은 요셉의 약혼녀인 페피(Pepi)이다. 하지만 요셉은 백작의 새로운 관심녀가 페피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새로운 아가씨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는 백작에게 걱정꺼리가 생겼다. 오래 떨어져 있던 부인이 비엔나를 찾아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외출했던 프란치스카가 집으로 돌아온다. 백작은 프란치스카에게 건성으로 인사를 나눈후 곧바로 집을 나선다. 서부역에서 부인을 마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작이 집을 나가자마자 페피가 프란치스카의 새로운 드레스를 배달하기 가지고 온다. 사실 프란치스카는 비엔나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무용수 프란치 카글러(Franzi Kagler)이다. 다만, 백작과 부적절하게 지내고 있기 때문에 원래의 이름을 쓰고 있을 뿐이다. 프란치는 그녀대로 백작 몰래 백작의 하인인 젊은 요셉에게 관심이 있다. 그래서 그날밤 요셉에게 별도로 히칭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할 생각이다. 그때 이프샤임공(Prince Ypsheim)이 백작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 대단히 부유하고 지체 높은 귀족이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고 한량처럼 지내고 있는 사람이다. 모두들 이프샤임공이 손수 백작을 찾아온데 대하여 깜짝 놀란다. 이프샤임공은 프란치를 보자 댄서인줄로 생각지도 못하고 백작부인인 것으로 착각한다. 이프샤임공은 백작부인(실은 프란치)에게 백작이 어떤 댄서와 썸싱이 있는것 같으니 조심하라고 일러준다. 이말을 들은 프란치가 속이 상하여 밖으로 나가버린다. 얼마후 이번에는 진짜 백작부인이 나타난다. 서부역에서 백작을 만나지 못하자 그대로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좀 모자라는 이프샤임공은 진짜 백작부인을 오히려 댄서라고 생각한다. 그때 백작이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온다. 백작은 뜻하지 않게 이프샤임공이 와있고 백작부인도 이미 와 있으며 곧이어 프란치까지 집으로 돌아오자 상황이 아무래도 복잡한 것 같아 어찌할줄을 모른다. 백작은 댄서인 프란치와 자기의 진짜 부인이 서로 만나면 곤란하므로 궁여지책으로 몰래 이프샤임공을 만나 프란치가 오면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이프샤임공의 부인인것 럼 행세하여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일이 이상하게 되느라고 이프샤임공은 진짜 백작부인을 댄서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백작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진짜 백작부인을 자기 부인이라고 하며 나선다.


제2막. 비토브스키(Bitowski)백작 저택의 정원에서 무슨 축하 파티가 열리고 있다. 체들라우 백작은 두 여인인 진짜 자기 부인과 댄서 프란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이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백작부인은 백작에게 얼굴을 보니 분명히 다른 여자와 모종의 어페어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하며 다그치기 시작한다. 한편 프란치는 백작이 또 다른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을 알고는 어떻게 하면 백작을 그 새로운 아가씨로부터 떼어 놓을까 하는 심정이다. 한편, 백작은 그날 밤, 히칭에서 페피와 만날 생각만을 하며 백작부인이나 프란치에게 통 정신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마침내 백작이 급한 약속이 있어서 히칭에 가야 한다고 하자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생각한 백작부인과 프란치도 따라가겠다고 나선다. 백작은 괴롭지만 어쩔수 없이 그러자고 약속한다. 한편 페피는 요셉이 마치 자기의 주인인 것처럼 굴며 자꾸 질투를 하는 것 같아서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결국 페피는 요셉에게 골탕을 먹이기 위해서 폴게(Folge) 백작이란 사람의 데이트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다른 쪽에서는 이프샤임공이 프란치를 계속 백작부인으로 여겨서 하찮은 소동이 생기지만 중요한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나중에 진짜 백작부인과 진짜 프란치가 누구라는 것이 밝혀진다.


제3막. 히칭의 카지노 정원이다. 페피를 만난 백작은 갖은 달콤한 말로 페피를 정원의 한쪽에 있는 별장방으로 데려 들어가려고 한다. 이때 생각지도 않게 이프샤임공을 대동한 백작부인과 프란치와 요셉이 나타난다. 모두들 백작이 페피와 부적절한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프란치는 이 기회에 백작과의 관계를 청산키로 결심한다. 프란치는 백작이 비록 성실치 못한 사람이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진실한 사람으로서 부인에게 돌아가도록 간청준다. 창피를 당한 백작은 이제부터 부인에게 충실하겠다고 단단히 맹세한다. 요셉은 백작이 페피와 여름별장 방안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바람에 페피와 다시 화합한다. 이프샤임공은 이번에는 프란치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무릎을 꿇고 손에 키스하며 구혼한다. 모두들 일어난 일에 대하여 빚을 갚은 셈이다. 이것이 비엔나의 기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