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Stravinsky, Igor (스트라빈스키) [1882-1971]

정준극 2007. 5. 21. 15:50

외디푸스 렉스 (외디푸스왕)


타이틀: Oedipus rex (King Oedipus). 소포클레스의 희곡을 쟝 콕토(Jean Cocteau)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27년 파리 사라 베른하르트(Sarah Bernhardt)극장

주요배역: 외디프(외디푸스: 테베의 왕자), 라이우스(테베의 왕), 죠카스트(죠카스타:, 테베의 왕비), 크레온(죠카스타왕비의 동생), 티세시아(티레시아스: 눈먼 예언자), 메신저(테베의 신하), 스피커(내레이터)

음악 하이라이트: 죠카스타의 아리아, 외디푸스가 자기의 존재를 인식할 때의 음악, 크레온의 아리아

사전지식: 스트라빈스키는 이 오페라를 제전(祭典)드라마로 만들었다. 그래서 쟝 콕토의 대본을 모두 라틴어로 번역하였다. 노래 가사가 라틴어이므로 전달에 엄숙함이 스며있다. 마스크를 쓴 무대위의 출연자들은 라틴어 가사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서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대신, 객석을 바라고보 노래 부르도록 했다. 스트리빈스키의 음악은 이른바 신고전주의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간간히 혼합하여 사용했다. 다만, 지나친 극적 표현과 스테이지 액선은 회피하고 마치 조각상을 끌로 쪼아 다듬는 것처럼 명확한 표현을 전달토록했다. 후에 스트라빈스키는 음악보다는 쟝 콕토의 내레이션에 중점을 두도록 대본을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프롤로그에서의 해설은 프랑스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등이다.

에피소드: 외디푸스에 대한 신화는 너무나 잘 알려진 것이다. 외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자식(특히 아들)이 부모(특히 어머니)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성적(性的)인 감정을 갖는 다는 의미이다. 오페라의 내용을 알려면 그 이전에 펼쳐졌던 스토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외디푸스는 테베(Thebes)의 라이우스(Laius)왕과 죠카스타(Jocasta)왕비 사이에서 태어난다. 라이우스왕은 아들 외디푸스가 언젠가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의 계시(신탁)를 듣고 그런 끔찍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코자 아들 외디푸스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복사뼈를 부러트리고 무릎을 꺾어 걸어 다니지 못하게 한후 먼 산속에 버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차마 어린 아들에게 그런 참혹한 행동을 할수 없어서 신하(메신저)에게 그저 먼 산속에 내버려 죽도록 한다. 메신저는 어린 외디푸스가 측은해서 산속의 목자에게 맡긴다. 얼마후 어린 외디푸스는 사냥을 나왔던 코린트(Corinth)의 폴리부스(Polybus)왕을 만나게 되어 왕궁으로 함께 간다. 외디푸스는 폴리부스왕과 메로페(Merope)왕비가 친부모인 것으로 알고 성장한다.


세월이 흘렀다. 어느날  외디푸스는 자기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의 계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코린트왕궁을 떠난다. 한참을 여행하는중 외디푸스는 우연히 라이우스왕을 만난다. 라이우스왕이 자기의 친아버지인 것을 모르는 외디푸스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라이우스왕과 결투하여 그를 죽인다. 신의 계시가 하나씩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테베는 스핑크스의 저주를 받아 무서운 역병에 고통 받고 있었다. 스핑크스는 누구든지 만일 자기가 낸 수수께끼를 풀면 역병의 저주에서 풀어주겠다고 내세운다. 외디푸스가 용감하게 도전한다. 스핑크스는 ‘아침에는 네발로, 낮에는 두발로, 밤에는 세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이올시다’라고 대답하여 수수께끼를 푼다. 테베는 역병의 저주에서 풀려난다. 테베의 시민들은 마침 자기들의 왕이 세상을 떠났으므로 외디푸스를 새로운 왕으로 모신다. 외디푸스는 아름다운 죠카스타왕비를 보고 마음이 끌려 결혼한다. 죠카스타왕비는 자기의 아들이 그 옛날 죽었다고 믿고 근친상간의 가능성에 대하여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신의 계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줄거리: 오페라는 외디푸스가 테베의 왕이 된지 몇 년후부터 시작된다. 테베의 시민들이 왕궁으로 몰려와 전왕 라이우스가 무참히 살해된데 대하여 신들의 노여움이 크므로 테베를 신들의 저주로부터 구해 달라고 외친다. 테베는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역병의 시달림을 받고 있다. 외디푸스는 라이우스 살해범을 찾아 멀리 추방할 것임을 약속한다. 눈먼 예언자인 티레시아스(Tiresias)는 외디푸스에게 그 일을 중지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외디푸스는 죠카스타왕비의 동생인 크레온(Creon)이 왕좌를 차지할 목적으로 전왕의 살해에 연루된 것으로 짐작하여 티레시아스의 권고를 강력히 거부하며 비난한다. 외디푸스는 라이우스 살해의 유일한 목격자인 라이우스의 하인을 찾는다. 그 하인은 외디푸스가 테베의 왕이 되자 종적을 감추었었다. 전령이 들어와 코린트의 폴리부스왕이 사망했음을 전한다. 전령은 외디푸스가 폴리부스왕의 양자임을 밝히고 외디푸스의 생부생모는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해준다. 외디푸스, 전령, 메신저가 서로 얘기하는 내용을 들은 죠카스타왕비는 그제서야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깊은 죄책감과 낙심으로 왕궁을 빠져나와 도피한다. 얼마후 외디푸스도 진실을 알게 된다. 외디푸스는 부인/어머니의 뒤를 쫓아 간다. 또 다른 메신저가 무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뒷소식을 전한다. 산속으로 도피한 죠카스타왕비는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며 나무에 목매달아 자살한다. 부인/어머니의 죽음을 발견한 외디푸스는 부인/어머니의 옷에 달려 있는 핀으로 자기의 눈을 찔러 영원히 앞을 보지 못하도록 한다. 드라마는 외디푸스가 자기의 아이들을 외삼촌 크레온에게 당부하며 멀리 사라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스트라빈스키의 외디푸스 렉스는 6편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서막에서는 스피커(내레이터)가 외디푸스에게 덫이 놓아져 있다는 얘기로서 드라마의 시작을 선언한다. 제1막에서는 3편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첫째는 테베의 시민들이 외디푸스에게 테베를 역병으로부터 구원해 줄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둘째는 크레온이 신으로부터 테베에 라이우스왕을 죽은 살인범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테베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셋째는 외디푸스가 눈먼 예언자 티레시아스에게 진실을 털어 놓으라고 강요하며 내용이다. 외디푸스는 살인범을 색출하여 추방할것을 다짐한다. 이어 외디푸스는 전왕 라이우스의 살인범으로 죠카스타왕비의 동생인 크레온을 의심한다. 제2막에서도 세편의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첫째는 죠카스타왕비는 신의 계시의 진실성에 대하여 의심을 갖는 내용이다. 한편 외디푸스는 자기가 어떤 노인을 죽인 장소가 라이우스왕이 살해당한 장소와 같다는 사실에 심적 갈등을 겪는다. 넷째 에피소드는 메신저와 목자의 입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는 내용이다. 외디푸스가 자기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메신저가 죠카스타왕비의 죽음과 외디푸스가 자기의 눈을 찔러 스스로 장님이 되었다는 내용, 그리고 외디푸스가 테베로부터 영원히 추방당했음을 전하는 내용이다.


난봉꾼의 인생 행로 (난봉꾼 이야기)

타이틀: The Rake's Progress(난봉꾼의 인생행로) (Die Geschichte eines Wüstlings). 전3막에 에필로그가 있다. 신고전주의 오페라이다. 체스터 칼만(Chester Kallman)과 W. H. 아우덴(Auden)이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초연: 1951년 베니스 라 훼니체(La Fenice)극장

주요배역: 톰 레이크웰, 닉 섀도우, 트루러브, 앤느 트루러브(트루러브의 딸), 터키여인 바바, 마더 구스, 셀렘(경매자)

음악 하이라이트: 안느의 카발레타(Cabaletta)

사전지식: 스트라빈스키의 이 오페라는 화가 호가르트(Hogarth)의 Rake's Progress 연작에 영감을 받았다. 대본은 1948년에 완성되었으나 음악은 그로부터 3년후인 1951년에 완성되었다. 작곡자는 음악을 작곡함에 있어서 19세기 당시의 유행인 전통적인 모차르트 스타일을 따르려 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멜로디, 하모니, 기악편성을 십분 살렸다. 이는 20세기를 정점으로한 신고전주의를 대변한 것이었다. 대본가는 화가 호르가트의 작품에서 메피스토펠레스와 같은 악마의 신랄한 풍자를 중요시하였다. 닉크 새도우가 바로 악마의 역할이다. 닉크는 톰 레이크웰을 후반기의 파우스트처럼 인도하였다.


줄거리: 제1막. 아름다운 앤느 트루러브(Anne Trulove)는 아버지 소유의 시골별장에서 구혼자인 톰 레이크웰(Tom Rakewell)과 함께 아름다운 봄날을 찬미하고 있다. 아버지 트루러브는 장차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톰에게 회계사 자리를 주선해 놓았다고 말해준다. 톰은 그 제안을 거절한다. 톰이 자기로 말하자면 인생을 엔조이하면서 살기로 했다고 말할 때에 어떤 이상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 사람은 자기를 닉 섀도우(Nick Shadow)라고 소개하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톰의 돈 많은 삼촌이 죽으면서 톰에게 많은 유산을 남겨놓았다고 전해준다. 트루러브는 톰에게 어서 런던에 가서 재산을 정리하라고 권한다. 톰은 앤느에게 정리 되는대로 곧 연락하겠다고 하면서 길을 떠난다. 이상한 인물인 니크 섀도우는 관객을 향하여 ‘이제부터 레이크의 (난봉꾼과 같은)역정이 시작됩니다.’라고 발표한다.


도시의 사창가에서 창녀들이 젊은이들과 술잔치를 벌이면서 법석을 떨고 있다. 이들은 비너스와 마르스(군신)에게 축배를 든다. 섀도우는 톰에게 사창가의 마담인 마더 구스(Mother Goose, 엄마 거위)에게 자기가 가르쳐준 교리문답을 낭송해보라고 부추킨다. 그 교리라는 것은 원칙을 따르지 말고 자연을 따르며 아름다움(사라지는 것이지만)과 즐거움(사람마다 다를수 있는 것이지만)을 추구하라는 내용이다. 톰은 거절하면서 자기가 생각하고 믿는 사랑은 그런것과는 다르다며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섀도우는 톰에게 여자들과 섹스를 통하여 쾌락을 추구하라고 부추긴다. 창녀들이 톰을 자기가 위로하겠다고 하지만 ‘아냐, 이런 영계는 내거야!’라면서 마더 구스가 톰을 데리고 나간다. 한편, 앤느는 톰으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자 톰을 찾으러 집을 떠난다.


제2막. 톰은 도시의 커다란 저택에 살지만 도시 생활에 권태를 느낀다. 앤느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섀도우가 터키인 바바(Baba)를 그린 포스터를 들고 나타난다. 바바는 수염난 여자이다. 섀도우는 톰에게 ‘바바와 결혼하면 좋겠다’라고 권한다. 섀도우는 누구든지 정열이나 사연에 얽매이지 않으면 자유스러워 진다고 덧 붙여 말한다. 톰은 바바와 결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바바를 만나보기 위해 나간다. 한편, 앤느가 톰의 집을 찾아오지만 문을 두드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잠시후 밖에 나갔던 톰이 들어온다. 톰은 앤느를 보자 깜짝 놀란다. 톰은 앤느에게 돌아갈수 없다고 하며 제발 자기를 잊어 달라고 말한다. 터키 여인 바바가 차에서 내린다. 톰은 앤느에게 바바와 방금 결혼했다고 말한다. 앤느는 현실을 깨닫는다. 톰은 앤느에게 다시한번 이미 늦었다고 말한다. 앤느는 그 자리를 황급히 떠난다.


톰의 집 거실이다. 바바는 자기가 가져온 기이한 물건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유래를 설명한다. 톰은 그런 설명들이 지겨워서 신경질을 낸다. 그러자 바바가 ‘뭐가 어째서 그러냐?’면서 심하게 불평을 털어 놓는다. 섀도우가 바퀴처럼 생긴 기묘한 기계장치를 가지고 나타난다. 섀도우가 ‘오, 사실이면 좋겠네!’라고 중얼거리자 돌이 빵으로 변한다. 바퀴가 돌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기계이다. 그러자 톰은 희망이 사실로 변할수 있다는 생각에 앤느와 다시 결합할수 있다는 생각을 품는다. 섀도우는 그 기계로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벌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3막. 톰의 사업은 파산했다. 그 많던 재산은 흥청망청 써버리는 통에 바닥이 났다. 어느 봄날 오후, 톰의 집에서 경매가 붙여진다. 주로 바바의 기이한 물건들을 경매하고 있다. 때마침 앤느가 다시 찾아온다. 경매가 시작된다. 바바 자신도 경매에 붙여진다. 바바는 앤느를 한쪽 구석으로 데려가서 톰이 아직도 앤느를 사랑하고 있으므로 톰을 구원할 사람은 앤느밖에 없다고 말한다. 앤느는 톰과 섀도우가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 나간다. 섀도우는 톰을 공동묘지의 새로 판 무덤으로 데려간다. 마치 새로 묻힐 사람을 입벌리고 기다리는 듯한 무덤이다. 섀도우는 톰이 자기에게 봉사하기로 약속한 날자가 1년 하고도 하루가 지났다고 하면서 그동안의 삯을 달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밤 12시 종을 칠때에 섀도우가 정하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섀도우가 톰에게 내기를 건다. 어쩐 일인지 섀도우가 톰에게 집행 유예를 제안한 것이다. 톰의 영혼을 두고 도박을 하자는 것이다. 톰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트럼프의 하트 퀸에 걸면서 앤느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앤느의 음성이 가녀리게 들린다. 섀도우는 자기가 내기에 진것을 깨닫는다. 섀도우는 내기에 진것을 보복하기 위해 톰이 미치게 되라고 저주한다. 섀도우가 사라지자 새벽이 동터온다 (이 대목은 마치 파우스트와 흡사하다.) 정신 이상이 된 톰은 자기를 아도니스라고 생각하며 비너스를 기다린다.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톰은 비너스가 자기를 찾아올 것이라고 계속 중얼거리며 기다린다. 앤느가 수용소를 찾아온다. 톰은 앤느를 비너스라고 믿고 자기의 죄를 고백한다. 톰은 자기가 그림자(섀도우)를 쫒아 다니며 방탕한 생활만 했으며 진실한 사랑을 경멸했었다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이지만 자기들의 사랑이 천국에서 결실을 맺는 것을 상상한다. 앤느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은 톰은 앤느에게 자장가를 불러 달라고 한다. 잠시후 트루러브씨가 앤느를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다. 앤느는 잠이 든 톰에게 작별을 고하고 일어선다. 잠에서 깨어난 톰은 앤느가 없는 것을 일고 비너스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낀다. 수감자들은 ‘아도니스를 위한 비탄’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에필로그: 천사들이 모여 이 스토리에서 발견한 도덕적 교훈에 대하여 각자 얘기해 보라고 한다. 앤느는 자기가 톰을 구원한 것처럼 누구든지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할수 있다고 말한다. 바바는 남자들이란 모두 미쳤다고 말한다. 톰은 자기를 기만하는 것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경고한다. 섀도우는 자기의 역할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인간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비통해 한다. 모두들 ‘악마는 게으른 사람을 찾아 일 한다’는 사실을 공감한다.

 

'난봉꾼의 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