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 뿐인 NGO
NGO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Non-governmental Oraganization을 말한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비정부기구’가 된다. 정부조직이나 관청의 체제에 속하지 않은 단체를 말한다. 때문에 시민단체 또는 재야단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환경처는 정부기구이지만 환경운동연합이란 단체는 비정부기구, 즉 시민단체 또는 재야단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이건 그런 시민단체가 생겨나고 활동하는 것은 극히 자연 발생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우 권장해야 할 사항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물론 역설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일을 오죽 제대로 못하면 비정부기구(시민단체)가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정부기구는 정부가 보살피지 못하는 시민권익을 옹호하는 사업 같은 것을 한다. 환경처가 제대로 일을 한다면 구태여 환경운동연합과 같은 비정부기구가 ‘우리들 세상!’이라고 외치며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잘못하는 일에 대하여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하면서 훼반을 놓은 일은 바람직 하지 않다. 그런 NGO들에 대하여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축내면서 지원하고 있으니 요지경이다. 여론과 표밭을 생각해서인가?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NGO의 세계에도 악화와 양화가 존재한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사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가치관의 혼란만을 조장하는 단체가 있다. YMCA, YWCA, 라이온스 클럽, 로타리 클럽, 키와니스 클럽, 생명의 전화, 바르게살기협회 등등은 기본적으로 고마운 비정부기구이다. 봉사를 통하여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체들에 대하여는 정부가 감사장을 주면서라도 후원해야 할 입장이다. 반면 사회에 봉사하거나 기여하기는커녕 어떤 이념을 투쟁목표로 삼고 있어서 기존의 가치관을 혼란케 하고 심지어는 어느 특정세력의 이익만을 위해 주구의 역할을 하는 단체들이 있다. 어떤 단체가 드러냐고 묻는다면 각자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단체들이야 말로 NGO 세계의 악화이다. 이런 단체들은 대부분 일견 그럴 듯 하고 허울 좋은 캐치 프레이스를 내걸고 있으나 진짜 속셈은 다른 데 있기가 일쑤이다. 몇몇 주도자급 특별계층의 개인적인 이익과 정치적 야욕을 성취하기 위해 시민운동이니 무엇이니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셈은 알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정부와 사회와 체제에 압력을 행사하여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이들 비정부기구, 즉 악화적 압력단체들은 도대체 그 무엇이 있기 때문에 창궐할 수 있는 것일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독일의 오토 빌트구루버(Otto Wildgruber)박사가 내린 ‘NGO의 특성정의’는 현실적으로 사뭇 동감되는 바가 큰 것이다. 첫째 거의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헌신성, 둘째 일반대중의 심리를 뜻대로 조작할 수 있는 고도의 심리전 구사능력 및 가장 비전문가이면서도 전문가 이상의 인물이나 단체로 믿게끔 하는 사이비 전문성, 셋째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벌떼처럼 줄줄이 지지를 보내는 상호 연대성, 넷째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효율성, 다섯째 교묘하고 집요한 언론활용성(이 점은 일부 언론이 비정상적인 환경단체들의 형태를 마치 민권운동이라도 펼치는 것처럼 미화하여 보도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언론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노릇), 여섯째 정치세력과 개인적인 은밀한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비공식적인 자금확보 능력성을 들수 있다. 자금확보의 능력성 문제는 덴마크의 TV가 파헤치 대로 그린피스의 불쾌한 속사정, 그리고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기부금 손비처리’ 혜택 사안 하나만 보더라도 잘 알수 있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NGO의 특성중의 하나는 이들이야 말로 사회적 명예를 최대한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압력단체의 리더들은 대중으로부터 억지 존경을 받기 위해 무슨 상이나 무슨 표창을 받는 일에 대단한 집착을 갖고 있으며(가장 대단한 상은 물론 노벨상이겠지만) 또 그렇게 하여 얻은 표창, 공로상, 감사패 따위를 최대로 활용하는데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자면 독일의 어떤 극렬 반핵단체 대표는 무슨 국제기구로부터 상을 받고는 그 내용을 신문 등 사방팔방에 대서특필 선전하는가 하면 큰 회관에서 사회 저명인사들을 잔뜩 초청해 놓고는 호화판 자축파티를 열어 자기 자랑을 막무가내로 했다고 한다. 과연 비정부기구의 특성 중에서도 제일은 가히 공명심에 가득찬 명예 추구적 활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반핵단체 대표라는 사람들도 그런 취향(?)이 있는 것 같아 씁씁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결론은 NG(No Good)뿐인 NGO! (1994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