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봉 메아리/보덕봉 메아리

RCA 소고

정준극 2007. 5. 22. 15:32
 

RCA 소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레코드 판매를 기록한 가수는 록 앤 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이다. 지금까지 10억장 이상의 레코드가 팔렸다. 말이 10억장이지 세계 인구 여섯 명중 한 사람 꼴로 엘비스의 레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니 참으로 대단하다. 개인은 그렇다고 치고 그룹으로는 비틀스가 최고이다. 역시 10억장 정도의 레코드가 팔렸다. 단기간에 최대 레코드 판매를 기록한 팝 가수로는 마돈나를 따라잡을 사람이 없다. 싱글 판만 35곡이 연속 톱에 올랐으며 불과 몇 년이라는 단기간임에도 불구하고 1억장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팝 싱글은 그렇다고 치고 팝 앨범의 최대 판매 기록은 마이클 잭슨이다. 스릴러(Thriller)라는 타이틀의 앨범이 그를 일약 세계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다. 마이클 잭슨의 앨범은 1982년 발매된 후 몇 년 만에 전세계적으로 4천 5백만 장이나 팔렸다. 그중 2천 5백만 장은 미국에서만 팔렸다. 글자 그대로 불티가 날 정도로 팔렸다는 말은 아마 마이클 잭슨의 레코드 앨범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건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한 이래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레코드 판매 기록이다.


클래식 뮤직 분야에서의 기록도 한 두 가지 살펴보자. 사상 최대로 많이 팔린 클래식 분야 레코드 앨범은 ‘스리 테너스 연주회실황’이다. 1990년 월드컵 축구 결승전을 기념하여서 세기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 플라치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3인이 연주한 실황이다. 단기간에 1천 3백만 장이 팔렸다. 개인으로 보면 파바로티가 가장 많은 레코드 판매기록을 세웠다. 역시 팝이던 클래식이던 성악이 제일인 것 같다. 파바로티의 오페라 앨범은 그가 1961년 데뷔한 이래 전세계에서 6천 만장이 판매되었다. 그가 공연하는 모든 오페라는 디스크로 제작되었고 그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어떤 연주가를 막론하고 무대에서 얼마나 많은 커튼콜을 받았냐는 것은 영광의 척도가 된다. 커튼콜을 받은 기록을 시간으로 보면 플라치도 도밍고가 단연 최고이다. 무려 1시간 20분에 걸친 커튼콜을 받았다. 1991년 비엔나의 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에서 베르디의 오텔로를 공연했을 때였다. 반면 커틴 콜을 받은 회수로 보면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최장이다. 165회의 커튼콜을 받았다. 1988년 베를린의 도이치오퍼에서였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주인공 네모리노역을 맡았을 때였다.

 

느닷없이 레코드 얘기를 꺼냈던 것은 RCA에 대한 소개를 하기 위해서이다. 잘 알다시피 RCA는 미국의 전통 있는 유명한 레코드 제작 회사이다. 왕년에 RCA 빅터 레코드 회사이다. 예전에 RCA 빅터 레코드라고 하면 그 말은 바로 레코드의 대명사였다. RCA빅터 레코드는 빙 크로스비, 엘비스 프레슬리, 게오르그 솔티, 엔리코 카루소 등 수많은 유명 음악인의 연주를 담아내어 세계에 군림하였다. RCA빅타 레코드의 그 유명한 로고인 My Master's Voice(주인님의 목소리)는 지금도 전세계 레코드 애호가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초창기 축음기 시절, 세상 떠난 주인님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자 혹시나 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충성스런 개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로고이다.


원자력 분야에도 RCA가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원자력 협력체제이다. 원래 명칭은 상당히 길지만 간략하게 Regional Cooperative Agreement(지역협력협정)라는 첫 머리 글자만을 따서 RCA라고 부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주도하여 1972년 설치되었으니 2002년이면 꼭 30주년을 맞이하는 아태지역 원자력협력체이다. RCA에는 아태지역 17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농업, 보건, 환경, 산업, 에너지 평가, 연구용 원자로, 방사선 방호 등을 중점으로 한 지역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원자력 기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느냐가 목적이다. 이러한 원자력 협력 사업을 성과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면 무엇보다 RCA에 대한 인식을 일반 국민과 정부에게 폭넓게 심어 주는 일이 필요하다. 어쩌다가 RCA에 대한 설명을 하다 보면 대부분 상대방은 듣기도 전에 ‘아, 원자력 분야에서 레코드업무도 관련하는 모양이군요. RCA빅테 레코드 말입니다. 개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그림 아시잖아요?’하기가 일쑤이다. 조금 지식이 있다는 사람이면 ‘아, 미국라디오방송 회사를 말씀 하시는군요. RCA방송 말입니다.’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내년도 RCA 30주년 기념행사는 우리나라에서 열기로 했다. 기념 강연회도 하고 연구성과 사진 전시회도 갖기로 했다. 뿐만아니라 30주년을 계기로 하여서 그 동안 전체 RCA회원국의 숙원이던 RCA지역사무소를 한국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때문에 그 사무소 오프닝도 해야 한다. 바야흐로 원자력 분야에서의 RCA 이미지를 한층 높일 좋은 기회이다. RCA빅터 레코드의 명성에 버금가는 RCA원자력협력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1년 9월)

 

* 우리나라 대전 원자력연구소 내에 RCA지역사무소가 설치된 것을 기하여.

 

 2002년 3월 27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소 구내에서 가진 RCA지역사무소 오프닝. 오른쪽 카메라 맨 뒤에 서 사회를 보고 있는 사람이 필자. 사진은 IAEA 사무차장(Qian Jihui)의 축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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