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봉 메아리/보덕봉 메아리

야쿠자 별곡

정준극 2007. 5. 22. 15:38
 

야쿠자 별곡


세계적으로 알아 모시는 조직폭력집단 중에 본산이 일본인 ‘야쿠자’라는 단체가 있다. ‘야쿠자’가 어떤 조직이며 또 사업 규모가 어떻다는데 대하여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노릇이다. 이런 ‘야쿠자’에 대하여 우선 그 말뜻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고자 한다. 야쿠자라는 일본말을 글자 그대로 풀이한다면 8(야), 9(쿠), 3(자)가 된다. 원래 이 숫자들은 일본의 하나후타 놀이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화투를 하나후타(花札)라고 한다. 하나후타에서 패 세 장을 받아 합계가 20이 되면 가장 형편없는 끗수로 쳤다고 한다. 세 장을 받아서 합계가 20이 되는 조합은 여러 개가 있다. 그 중에서도 8과 9와 3의 조합이 제일 쓸모없는 패라고 한다. 이로부터 야쿠자라는 말은 ‘쓸모없는 것들’ 또는 ‘버림받은 사람들’이란 속어로 쓰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가장 쓸모없는 존재들인 폭력배들을 야쿠자라고 부르게 된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이들 폭력 조직이 자기들 스스로를 야쿠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회의 쓰레기 같은 존재이므로 죄송하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야쿠자가 우리나라에까지 상륙했다고 한다. 부산 지역에서 마약 밀매에 관여했으며 다른 도시에도 은근히 마약 세력을 뻗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디 수입할 것이 없어서 폭력 범죄 조직까지 수입하다니! 우리 사회도 정말 갈 때 까지 다 갔구나 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왜 야쿠자는 하필 마약을 가지고 밀어닥친 것일까?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마약이라고 하는 흉악한 것이 우리 사회의 곳곳에 알게 모르게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수요가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며칠 전 전직 대통령의 고명 아들이 마약 복용으로 세 번째 잡혀 구속되었고 또 대기업인 L그룹의 회장 아들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기왕부터 어쭙잖은 연예인들은 물론이고…어쨌든 이건 망국적 마약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 역시 사회적 쓰레기들! (1996년 11월 대전일보. 한밭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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