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타노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妙藥)]
타이틀: L'Elisir d'Amore (The Elixir of Love). 2막의 멜로드라마. 대본은 원래 유제느 스크리브가 오버(Auber)의 ‘사랑의 미약’(Le philtre)을 위해 쓴 텍스트를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고쳐 썼다.
초연: 1832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아디나(젊고 부자인 지주 아가씨), 네모리노(아디나를 사랑하는 마을 청년), 벨코레(아디나와 결혼코자 하는 기분파 하사관), 둘까마라(유쾌한 떠돌이 약장수), 쟈네트(마을 아가씨)
음악적 하이라이트: 네모리노의 로망스, 아디나의 아리아, 둘까마라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Una furtiva lagrima[남 몰래 흘리는 눈물](T), Quanto e bella, quanto e cara[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T), Della crudelo Issotta(S), Udite, udite, o rustici[마을 사람들이여, 들으시오](B), Chieldi all'aura lusinghiera[가서 장난기 많은 바람에게 물어보아요](S), Ion son ricco, e tu sei bella[나는 돈이 많고 그대는 아름답다](S&T)
마을 사람들에게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해주는 아디나
사전 지식: 위트가 넘치는 코믹 오페라. 재미난 스토리, 튀는 듯 감칠맛이 있는 음악. 유명한 테너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 나온다. 그리스 산화에서 따온 제목. 묘약만 먹으면 자기가 마음속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게 된다는 얘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도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사랑의 묘약’이 등장한다.
에피소드: 스피드 작곡가 도니제티는 대체로 한번 완성한 작품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 없는 성격이다. 하지만 ‘사랑의 묘약’은 고치고 또 고치고, 도니제티 답지 않게 2주나 걸렸다. 역사상 오페라 주인공이 받은 커튼콜의 세계적인 기록은 1988년 8월 24일 베를린의 도이치오퍼에서 공연된 ‘사랑의 묘약’이었다. 네모리노 역으로 출연했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였는 기록적인 167회의 커튼콜을 받았다. 기네스북에는 커튼콜이 무려 1시간 7분이나 계속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디나의 사랑을 얻지 못해서 우울한 네모리노. 현대적 연출
줄거리: 1880년대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 제1막. 아디나(Adina)는 우리가 오페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프라노의 전형이다. 마을의 아름다운 지주 아가씨로서 명랑하고 쾌활하며 로맨틱하다. 그래서 자석처럼 남성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 남성중의 하나가 가난한 농부 네모리노(Nemorino)이다. 아디나를 짝 사랑하기가 그 얼마나 오래인지 모른다. 그저 아디나가 예뻐서 죽을 지경이다. 네모리노의 아리아 Quanto e bella는 이렇게 감미로운 세레나데가 또 어디 있겠는가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곡이다. 하지만 아디나는 한 마디로 ‘아저씨, 관심 없어요!’이다. 어느 여름날, 마을 사람들은 포도밭에서 일하고 있고 지주 아디나 아가씨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이다. 그러다가 ‘사랑의 묘약’에 대한 얘기가 너무 재미나기 때문에 자기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까워서 마을사람들에게 읽어 주기 시작한다. ‘옛날에 이졸데(이소타)라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사랑의 묘약을 잘못 마시는 바람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네모리노는 자기야 말로 그 얘기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둘까마라의 등장
떠돌이 약장수 겸 돌파리 의사인 둘까마라(Dulcamara)박사가 이른바 ‘사랑의 묘약’이란 것도 판다고 하자 순진한 네모리노는 주머니를 털어 한병을 산다. 실은 싸구려 와인이다. 둘까마라의 아리아 ‘자, 마을 사람들이여 들으시오!’(Udite, udite, o rustici)는 기막히게 재미난 곡이다. 어쨌든 네모리노는 이 ‘사랑의 묘약’ 한 병을 꿀꺽 다 마신다.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술에 취해 버린 것이다. 술 취한 사람이 하는 기본적인 행동은 다 똑같다. 제멋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고 아무에게나 막말로 무식하게 말해서 기분을 상하게 한다. 술 취한 네모리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타고난 멋쟁이 군인 벨코레(Belcore)하사와 곧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아디나에게 무안을 주는 행동을 한다.
둘까마라에게서 사랑의 묘약을 사고 있는 네모리노
제2막. 아디나의 결혼식 날. 어쩐 일인지 아디나는 자꾸 결혼 시간을 늦추기만 한다. 평소에 그렇게도 자기를 따라다니며 애걸복걸하던 네모리노이지 않았던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상해서 죽을 지경이다. 네모리노는 비싼 약을 한 병이나 사서 마셨는데도 아디나가 자기를 사랑하기 시작하기는커녕 대신 벨코레(Belcore)와 결혼한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다. 둘까마라에게 불평을 하자 둘까마라는 한 병 더 사서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네모리노는 노랑 동전 한 푼도 없다. 지방순회 모병 담당관인 벨코레하사는 네모리노가 무슨 일인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군대에 들어오면 나라에서 신병에게 주는 격려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종이에 서명만 하면 20 크라운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네모리노는 rs대에 간다는 조건으로 받은 돈을 둘까마라의 호주머니에 바치고 두 병째 약을 사서 마신다. 결과는 전 보다 더 과감한 행동!
결혼식에서 기쁜척 하는 아디나(안나 네트렙코)
그날 저녁, 마을에서는 네모리노가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떠돈다. 도시에 사는 네모리노의 삼촌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일한 조카인 네모리노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겨 주었다는 것이다. 실상 네모리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마을 아가씨들은 이제 부자가 된 네모리노에게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네모리노를 둘러싸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서로 ‘오빠! 오빠!’라면서 애교를 떨며 난리도 아니다. 이 모습을 본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마을 아가씨들로부터 저토록 인기가 높으니 분명히 뭔가 훌륭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네모리노에게 모처럼 관심을 기울인다. 네모리노는 약효 때문에 드디어 아디나가 자기에게 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모리노의 아리아 Una furtiva lagrima는 아디나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감격하여 부르는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사랑을 확인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한 벨코레 하사는 네모리노의 자원입대서를 기분 좋게 되돌려준다. 둘까마라는 자기가 판 약 때문에 두 사람이 사랑에 성공했다고 자랑한다.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팔에 안기며 모든 것이 준비된 결혼식장으로 간다.
아디나에게 청혼하고 있는 벨코레. 현대적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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