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44. Massenet, Jules (마스네) [1842-1912]-에스클라몽

정준극 2007. 7. 4. 14:02

쥘르 마스네

 

에스클라몽


타이틀: Esclamont. 전4막의 낭만적 오페라(Opera remanesque). 12세기의 전설을 소재로한 소설 Parthenopeus de Blois을 기본으로 알프레드 블러(Alfred Blau)와 루이 드 그라몽(Louis de GRamont)이 대본을 썼다. 에스클레몽은 비잔틴제국황제의 공주 이름이다.

초연: 1889 파리 오페라 코믹

주요배역: 에스클라몽(비잔틴제국 황제의 공주), 롤랑(프랑스의 기사), 포르카스(비잔틴제국의 황제), 파르세이스(에스클라몽의 여동생), 사르웨구르(사라센의 왕)

베스트 아리아: Roland! Roland! Comme ce nom me trouble étragement!(S), D'une longue torpeur je sens que je m'éveille...Ah! je me souveins!(S), Le peuple delivre qui chante et qui m'acclanme!(T)

사전지식: 마스네의 이 오페라는 마치 바그너의 중세판이라고 볼수 있을 정도로 신화적이며 웅대하다. 에필로그에서의 기악곡은 바그너의 음악을 듣는 것과 같다. 에스클라몽의 에필로그는 콘서트에서 별도 레퍼토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는 미국 출신인 당대의 소프라노 Sibyl Sanderson(1865-1903)을 위해 작곡한 것이다. 마스네는 시빌 샌더슨이 에스클라몽으로서 최적의 음성과 모습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마스네는 샌더슨을 파리의 어떤 작은 음악회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샌더슨은 마적에 나오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불렀다. 마스네는 ‘바로 이 사람!’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에스클라몽에 조앤 서덜랜드


줄거리: 프롤로그. 비잔틴제국의 황제 포르카스(Phorcas)는 대성당에 신하들을 불러 놓고 공주 에스클라몽(Esclamont)에게 황제 자리를 이양하겠다고 밝힌다. 황제는 위대한 마법사이기도 하다. 포르카스는 에스클라몽공주에게 자기의 마법을 이미 모두 전수했다. 다만, 에스클라몽이 황제와 마법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세가 될 때까지 베일을 쓰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여서는 안되며 20세가 되면 무술 경기를 열어 승자가 에스클라몽과 결혼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황제는 작은 딸 파르세이스에게 언니 에스클라몽을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을 당부한다. 그런후 에스클라몽에게 왕관과 황제의 상징인 홀(忽)을 건네준다. 신하들은 모두 새 황제 에스클라몽에게 만세를 부른다.

 

  전설적인 에스클라몽의 그림


제1막. 궁전의 테라스이다. 에스클라몽은 언젠가 한번 만난 프랑스 기사 롤랑(Roland)을 생각하며 그에 대한 사모의 정을 감추지 못한다. 동생 파르세이스는 언니가 롤랑이라는 기사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에스클라몽에게 마법을 써서 그를 데려오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파르세이스의 수호기사인 이네아스(Eneas)가 두 자매의 얘기를 듣고 자기가 비잔틴 최고의 기사이지만 롤랑에게는 패배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 이어서 롤랑이 프랑스 클레오머(Cleomer)왕의 공주와 결혼할 것이라는 얘기를 전한다. 에스클라몽은 크게 실망하여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에스클라몽은 바람과 물과 불을 부리는 마법으로 롤랑을 외딴 섬에 데려오고 그곳에서 함께 만날 결심을 한다. 그리하여 롤랑은 사냥을 나갔다가 흰 사슴을 만나 사슴이 가는대로 쫓아갔다가 해변에서 배를 타게 되고 외딴섬까지 오게 된다. 롤랑이 외딴 섬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에스클라몽은 동생 파르세이스에게 뒷일을 당부한후 기쁨에 넘쳐 리폰(Griffon: 독수리 머리와 날개에 사자의 몸통을 가진 괴수) 두 마리가 끄는 황금수레를 타고 외딴 섬으로 향한다.

 

전설의 무대가 된 샤토 에스클리몽

 

제2막. 매혹적인 섬이다. 해안에 도착한 롤랑을 아름다운 정령들이 나와 춤을 추며 마중한다.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한 롤랑은 그만 발을 잘못 디뎌서 언덕 아래로 떨어진후 이내 깊은 잠에 빠진다. 섬에 도착한 에스클라몽이 잠들어 있는 롤랑에게 키스를 하여 깨운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자기가 마법으로 이 섬에 오도록 했다고 말하고 자기의 간절한 사랑을 받아준다면 모든 영광과 행복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황홀할 정도로 신비한 아름다움을 지닌 에스클라몽에게 말할수 없이 이끌린 롤랑은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도 없이 사랑을 약속한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만일 자기를 사랑한다면 절대로 자기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벗겨서 누구인지 알려는 생각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장면은 바뀌어 그로부터 상당기간이 지났다. 에스클라몽은 롤랑에게 사라센의 무자비한 사르웨구르(Sarwegur)왕이 프랑스를 침공하여 프랑스 클레오머왕의 궁전을 짓밟았다고 전하며 어서 가서 조국을 구하라고 권한다. 롤랑이 떠나기를 주저하자 에스클라몽은 어느 곳에 있던지 매일 밤 찾아가서 함께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에스클라몽은 흰옷을 입은 처녀들이 성 조지(St George)의 칼을 가져오자 직접 그 칼을 롤랑에게 건네주며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한 무적의 용사가 될것이고 만일 약속을 저버린다면 아무런 힘도 쓸수 없게 될것이라고 말해준다. 롤랑이 칼을 받아 십자가 형태로 허리에 차자 롤랑은 갑자기 환한 빛에 감싸인다. 롤랑은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떠난다.


제3막. 프랑스의 수도 블로와(Blois)가 불타고 있다. 백성들은 굶주림으로 지쳐있다. 사라센의 사르웨구르왕은 프랑스의 클레오머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당장 항복하고 1백명의 처녀들을 바치라고 요청한다. 프랑스왕은 어쩔수없이 항복하기로 결정한다. 이때 찬란한 갑옷을 입은 롤랑이 나타나서 프랑스왕에게 사라센왕과의 단독 결투를 주선해 달라고 요청하며 자기가 지면 그때에 항복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무대 뒤에서는 두 사람의 결투가 벌어지고 있고 무대에서는 대주교가 백성들과 함께 기도를 올린다. 롤랑이 성조지의 칼로서 당연히 승리한다. 지도자를 잃은 사라센군대는 썰물처럼 퇴각한다. 프랑스왕은 롤랑의 공로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바틸데(Bathilde)공주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하지만 롤랑은 에스클라몽을 생각하여 이같은 영예를 거절한다. 프랑스왕은 롤랑의 행동이 무례하고 무모하지만 나라를 구한 공을 생각하여 용서한다.그러나 대주교는 무언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 비밀을 캐내기로 결심한다.

 

 전설적인 에스클라몽 역의 시빌 샌더슨(Sybil Sanderson)


장면은 바뀌어 프랑스왕의 궁전이다. 날이 어두워진다. 백성들은 아직도 궁성 밖에서 사라센군대가 퇴각한 것을 환호하며 기뻐한다. 롤랑은 어서 밤이 돌아와 보고 싶은 에스클라몽을 만날 생각만 하고 있다. 대주교가 나타나 롤랑에게 공주와의 결혼을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진다. 롤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맹서했으므로 말할수 없다고 대답한다. 대주교는 그 어느 비밀도 여호와 앞에서는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여호와의 영원한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마침내 롤랑은 어떤 베일을 쓴 신비스런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 여인이 매일 밤 자기를 찾아오게 되어 있다고 고백한다. 이 말을 들은 대주교는 놀라서 롤랑이 마귀의 권세에 빠졌으니 여호와께 용서를 구하라고 강권한다. 롤랑은 자기가 에스클라몽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번민한다. 잠시후 에스클라몽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격정적으로 포옹한다. 바로 그 순간, 방문이 열리며 대주교가 신부와 형리들과 함께 들어선다. 에스클라몽을 마귀로 생각한 대주교는 마귀를 쫓아내는 기도문을 외우는 동시에 에스클라몽의 얼굴에서 베일을 벗겨낸다. 에스클라몽의 얼굴을 처음으로 본 롤랑은 그 아름다움에 놀란다. 하지만 상심한 에스클라몽은 롤랑이 자기와의 약속을 어긴데 대하여 원망을 한다. 대주교가 종자들에게 ‘저 요물 여자를 잡아라!’고 명령하자 에스클라몽은 불의 정령을 불러 몸을 감싸며 보호한다. 에스클라몽은 다시한번 롤랑의 배신을 원망한후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제4막. 황제의 자리를 딸 에스클라몽에게 넘긴 포르카스황제가 은둔의 생활을 하고 있는 숲속의 동굴이다. 왕궁의 전령이 찾아와 에스클라몽과 결혼할 기사를 선발하는 무술 시합이 곧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잠시후 작은 딸 파르세이스가 기사 이네아스의 안내를 받아 아버지 포르카스황제를 찾아온다. 파르세이스는 그 동안 에스클라몽에게 일어난 일들을 모두 얘기한다. 황제는 마법의 힘으로 당장 에스클라몽을 불러와 꾸짖으며 황제의 지위와 마법의 힘을 영원히 박탈한다. 이어 황제는 에스클라몽이 롤랑을 포기하지 않는한 롤랑은 당장 죽게 될것이라고 선언한다. 에스클라몽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롤랑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다. 모두들 자리를 떠나고 에스클라몽 혼자만이 남아있다. 그때 롤랑이 등장한다. 무척 수척해 있다. 에스클라몽을 만나게 되어 기쁨에 넘친 롤랑은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마침내 에스클라몽이 롤랑을 용서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시는 만날 수 없다고 말한다. 롤랑은 함께 멀리 도망가지고 간청한다. 천둥소리와 함께 황제가 나타나 에스클라몽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소리친다. 에스클라몽은 이제 자기의 죄과는 속량받았다고 하며 아버지 황제와 함께 마법의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너무나 심한 충격을 받은 롤랑은 죽음만을 생각한다. 롤랑은 비잔틴 왕궁의 무술 경기에 참가하는 기사들 틈에 섞인다.


에필로그. 다시 비잔틴 제국의 대성당이다. 포르카스가 다시 황제로서 왕좌에 앉아 있다. 황제는 에스클라몽을 그날의 무술경기 우승자와 결혼시킬 생각이다.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에스클라몽이 나타나고 이어 이날의 챔피언이 들어온다. 검은 갑옷을 입었고 얼굴은 투구로 가린 기사이다. 황제가 챔피온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낙심’이라고 대답한다. 기사는 죽기 위해 무술경기에 나왔다고 말하면서 챔피언에게 내리는 특전인 황제의 딸과의 결혼을 거절한다. 에스클라몽은 목소리만 듣고서도 그가 누구인지 당장 누구인지 알아차린다. 황제가 에스클라몽에게 베일을 벗으라고 명령하고 이어서 기사에게도 투구를 벗으라고 명령한다. 그제서야 롤랑은 에스클라몽이 비잔틴 제국의 황제의 딸이며 곧 다시 황제에 오를 사람인것을 처음으로 알게된다. 두 사람은 서로 부등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모두들 아름다운 에스클라몽과 용감한 롤랑을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