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르 마스네
르 시드
타이틀: Le Cid (The Lord. 스페인에서는 El Cid). 전4막. 코르네이유(Corneille)의 동명소설을 기본으로 에두아르 블로(Edouard Blau), 루이 가예(Louis Gallet)등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85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로드리고(엘 시드, 카스틸레의 기사), 시멘(로드리고의 부인), 인판타(공주), 고르마스(시멘의 아버지), 돈 디에고(로드리고의 아버지), 산쵸왕
베스트 아리아: De cet affreux combat...Pleurez, mes yeux![울어라, 나의 눈아](S), O Souverain! ô Juge! ô Pére(T), Perce jusqu'au fond du coeur(T)
사전지식: Cid라는 단어는 아랍어가 스페인어로 된것으로 주인(Lord) 또는 대장(Chief)을 뜻한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엘 시드(El Cid)라고 하면 11세기 카스틸레국의 기사 로드리고 디아즈(Rodrigo Diaz: 1043-1099)백작을 말한다. 로도리고는 카스틸레의 산쵸왕을 섬기는 장군으로서 엄청난 규모의 무어군대가 스페인을 침공했을 때 적은 병사로 적을 물리쳐 스페인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다. 이후 엘 시드는 스페인에서 이슬람을 축출하는 기독교의 투쟁을 대표하는 구국전사로 추앙을 받는다. 로드리고의 영웅담은 12세기에 엘 시드라는 대서사시가 나옴으로서 한층 빛나게 되었고 그로부터 수백년이 흐른 17세기에 드 카스트로(De Castro)가 르 시드라는 연극을 발표함으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어 19세기 초에는 당대의 작곡가 마스네가 르 시도의 사랑과 충절에 대한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오페라로 작곡하여 1885년 파리에서 초연을 가졌다. 깊은 감동을 주는 공연이었다.
국왕으로부터 시멘과의 결혼을 허락받는 로드리고
그후 르 시드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공연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시드의 역할을 맡아할 이상적인 성악가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르 시드의 마지막 공연은 1902년 시카고에서였다. 그러다가 어느새 새로운 오페라들에게 밀려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물론 르 시드에 나오는 시멘(Chimène)의 아리아는 간혹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등장하였으나 오페라로서는 미국에서의 첫 공연이후 백년도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잠자고 있었다. 1999년 르 시드는 드디어 최적의 주역을 발견하였다. 케네디센터에서의 르 시드 공연에는 주역을 스페인 출신의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맡았다. 그의 신체적 조건, 성격적 연기, 장엄한 목소리는 르 시드의 모델이었다. 도밍고는 오페라계의 진정한 스페인 챔피언(전사)이었다. 이로써 르 시드는 한세기의 동면을 마치고 르네상스를 맞이하였다.
에피소드: 르 시드에 대한 영웅적 스토리는 1960년대 초, 챨튼 헤스톤과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엘 시드(El Cid)라는 영화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르 시드에 로베르토 알라냐. 파리 오페라. 현대적 연출
줄거리: 페르디난드(Ferdinand)4세가 로드리고에게 챔피언이라는 최고기사의 작위를 수여하고 최근 적과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것을 치하한다. 페르디난드왕은 이어서 돈 디에고(Don Diego)백작을 공주의 수호자(Guardian: 왕비 또는 공주등 왕족이나 지체 높은 귀족의 여인을 목숨을 걸고 보호하는 직위: 기사로서 가장 명예로운 직위)로 임명한다. 돈 디에고백작은 로드리고의 아버지이다. 강직한 성품과 국왕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기 때문에 공주의 수호자로 임명된 것이다. 지금은 비록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가 않지만 돈 디에고백작 역시 용맹을 떨치던 기사중의 기사였었다. 다시 로드리고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페르디난드왕의 공주(Infanta)는 로드리고를 사랑하고 있다. 스페인 전국을 통하여 로드리고만큼 의젓하고 용감하며 충성심이 있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 로드리고는 오래전부터 고르마스(Gormas)백작의 딸인 시멘(Chimène)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두 사람은 앞날을 철석같이 약속했다. 그런데 시멘의 아버지인 고르마스백작은 로드리고의 아버지인 돈 디에고백작을 라이발 의식을 가지고 대단히 싫어한다. 고르마스백작은 특히 오래전부터 소망해오던 공주의 가디안 직위가 돈 디에고에게 돌아가자 ‘저런 늙은이가 어떻게 가디언이 될수 있는가? 이젠 늙어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차라리 거리의 거지를 가디언으로 시키는게 낫다!’라면서 심하게 모욕을 준다.
르 시드에 플라시도 도밍고.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
모욕을 받았으면 결투를 신청하여 명예를 회복해야 함이 당연하다. 만일 결투를 피하게 되면 비겁자로서 낙인이 찍혀 더 큰 불명예속에 살아야 한다. 그러나 나이 많은 돈 디에고로서는 뛰어난 기사인 고르마스의 적수가 될수 없다. 돈 디에고는 아들 로드리고에게 자기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의 당부를 받은 로드리고는 번민에 쌓인다.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시멘의 아버지를 결투에서 죽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로드리고로서는 결투에서 승리하여도 패배하는 것이고 패배하면 정말로 패배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결투는 피할수 없었다. 드디어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투가 벌어진다. 로드리고가 죽음을 건 결투에서 상대자인 고르마스백작을 죽인다. 그리하여 로드리고는 아버지의 명예를 유지한다. 시멘은 역혼자인 로드리고가 자기 아버지를 죽이자 사랑이고 무어고 다 소용없고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갚기로 결심한다. 그 첫 조치로서 시멘은 로드리고와의 약혼을 무효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시멘을 사랑하는 로드리고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로드리고는 시멘의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충실하게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로드리고와 시멘의 결혼식. 마르세이유
이때 대규모의 무어(Moor)군대가 카스틸레를 공격하기 위해 구름떼처엄 몰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항복하여 목숨을 부지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스페인의 땅에서 외세를 몰아내기 위해 결사항전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페르디난드왕은 무어군대에 대적하여 싸울 대장군으로 로드리고를 임명한다. 시멘이 왕에게 간절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로드리고를 무어 군대와의 전쟁에 내보내면 십중팔구 전사할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로드리고의 칼에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로드리고에게 연민의 정을 지니고 있는 공주가 시멘을 만나 로드리고에게는 잘못이 없으므로 이제 그를 용서하라고 당부한다. 사실 시멘으로서도 비록 로드리고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기 때문에 전쟁에 보내라고 청원했지만 그를 향한 진실한 사랑은 부인할수 없었다. 공주는 시멘을 더욱 설득한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멸시를 당한 사람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전쟁에 나갔을 때 어떻게 되겠느냐는 얘기이다. 시멘은 드디어 ‘내가 언제까지나 슬픔에 빠져 있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며 로드리고와의 결혼을 결정한다. 시멘은 로드리고에게 전쟁에서 승리하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하며 그를 용서한다.
무어와의 전쟁에 출전하는 로드리고. 마르세이유 오페라
로드리고의 군대는 수적으로도 열세이고 전략적으로도 힘든 지역에 있어서 이미 완벽하게 포위를 당하였다. 로드리고는 스페인의 수호성자인 성야곱(St. James)에게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무대연출에서는 칼에게 기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성야곱이 임재하여 로드리고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준다. 스페인이 대승을 거둔다. 그리고 로드리고와 시멘은 사랑으로 결합한다. (☻ 영화에서는 로드리고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시멘과 결혼하며 전쟁에서 화살을 맞아 죽는다. 그러나 옛날 삼국지에서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물리친 것과 마찬가지로 로드리고는 자기를 살아있는 것처럼 말에 태워 전군의 앞을 달리게 하여 두려워하는 적군을 물리친 것으로 되어있다.) 이 오페라에서 로드리고 역에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로드리고의 아버지 돈 디에고이다. 한때 자랑스러운 용사였던 그가 늙어서 힘이 없게 되어 자기를 모욕하는 고르마스와 대적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표현한 아리아는 일품이다. 오페라 르 시드는 우수에 넘친 분위기이지만 낭만적인 음악으로 수놓아져 있다. 그리고 아랍과 스페인 특유의 멜로디가 감칠듯 도사려있다.
시멘과 로드리고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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