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9. Wagner, Richard (리하르트 바그너) [1813-1883]-요정들

정준극 2007. 7. 5. 11:39

 리하르트 바그너

 

[요정들]

'요정들'의 한 장면


 

타이틀: Die Feen (The Fairies). 전3막의 대낭만 오페라. 카를로 고찌(Carlo Gozzi)의 소설 La donna serpente(뱀 여인: The Snake Woman)을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88년 뮌헨 궁정극장

주요배역: 요정의 왕, 아다(요정나라 공주: 아린달의 부인), 아린달(트라몬드의 왕자), 로라(아린달 왕자의 여동생), 모랄드(군사령관: 로라의 연인), 드롤라(로라의 친구)

사전지식: 독일의 시인이며 작곡가인 E.T.A. 호프만(Hoffmann)은 이탈리아 작가인 카를로 고찌의 동화 ‘요정들’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호프만은 바그너에게 ‘요정들’ 오페라를 만들어 볼것을 권유했다. 바그너의 삼촌인 아돌프 바그너는 카를로 고찌의 친구로서 고찌의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출판한 일도 있다. ‘요정들’의 작곡에는 삼촌 아돌프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바그너는 원작의 몇가지 부분을 고쳤다. 예를 들면 원래 제목이 ‘뱀여인’이었으나 이를 ‘요정들’로 바꾸었으며 또한 소설에서는 여주인공인 아다(Ada)가 나중에 뱀으로 변하지만 오페라에서는 바위로 변하도록 한 것이다. 실상 ‘요정들’의 내용은 이미  로엔그린에서도 발견할수 있다. 로엔그린에서 왕자가 백조로 변한 것, 엘자가 로엔그린의 출생의 비밀을 알려고 하는 점 등은 좋은 예이다. 이 두 오페라의 메시지는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의 균형이다. ‘요정들’에서는 인간과 초자연적 존재간의 사랑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 주고 있다. ‘요정들’의 스토리는 호프만의 운디네(Undine), 마르슈너의 한스 하일링(Hans Heiling)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요정들’에는 예쁜 요정들이 많이 나오므로 보기에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에피소드: 오페라 ‘요정들’은 바그너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고 바그너가 세상을 떠난지 5년후에 뮌헨에서 초연되었다. 바그너는 ‘요정들’의 악보를 오래전에 만들어 놓았지만 다른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요정들’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바그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몇해 전에 이 오페라의 악보를 자기의 후원자인 루드비히2세에게 전달했으나 루드비히2세도 이 오페라가 공연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요정들’이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바그너의 파르지팔과 링 사이클의 성공적은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바그너의 미망인인 코지마가 ‘요정들’의 뮌헨공연을 극구 반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줄거리: 제1막. 트라몬드(Tramond)왕국의 왕자 아린달(Arindal)은 사냥을 나갔다가 길을 잃는다. 사슴 한 마리가 길 잃은 왕자를 안내하기에 따라 간곳은 요정들의 나라였다. 이곳에서 왕자는 요정의 나라 공주인 아다(Ada)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요정들은 인간과 초자연적인 요정과의 결혼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깊어 성공하지 못한다. 드디어 왕자와 아다 공주는 결혼을 한다. 두 사람은 무척 행복하다. 다만, 왕자가 지켜야 할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었다. 아다의 출신에 대하여 최소한 8년동안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아다는 불멸의 완전 요정이 아니라 반인간, 반요정의 존재임). 만일 8년이 되기 전에 그런 질문을 한다면 요정의 나라에서 추방당한다는 것이다. 왕자는 그 조건을 잘 지켜왔다. 그 사이에 두 아이들까지 두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사랑하는 아내의 출신에 대하여 너무나 궁금해서 견딜수 없게 되었다. 드디어 왕자는 아내 아다에게 출신의 비밀을 말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 질문과 함께 왕자는 서약한대로 요정의 나라에서 추방당한다. 마침 그 때에 트라몬드 왕국이 큰 위기에 빠진다. 왕자는 적으로부터 왕국을 방어해야 했다. 왕자는 너무나 힘든 전쟁을 치루고 가까스로 승리한다. 한편, 왕자가 요정의 나라를 떠나자 아다 공주도 뒤를 따라 가기로 결심한다. 불멸의 존재에서 인간의 부인으로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두 사람이 다시 맺어져 살게 되려면 아다 공주가 제시하는 시험을 왕자가 통과해야 한다.

 

샤틀레공연


제2막. 아린달 왕자의 궁전이다. 왕자는 아다 공주가 내는 테스트를 이겨내지 못한다. 정신력이 너무 약해서이다. 아다 공주의 테스트는 무서운 환상을 보여주고 견디어 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왕자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아 공주가 값을 치르어야 했다. 아다 공주는 앞으로 백년 동안 바위가 되어 있어야 했다. 제3막. 지하세계 요정들의 나라 궁전이 무대이다. 대관식이 열리는 화려하고 웅장한 홀이다. 지상에서는 아린달 왕자는 더 이상 트라몬드 왕국을 통치하지 않게 된다. 그동안 너무 오래 지하의 요정의 나라에 가서 살았기도 했지만 아다 공주가 내는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라몬드 왕국은 아린달 왕자의 여동생인 로라(Lora)공주와 군사령관인 모랄드(Morald)가 통치하게 된다. 지상에서의 여러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아린달 왕자는 다시한번 요정의 나라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왕자는 아다 공주가 돌로 변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왕자는 공주를 구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오랫동안 트라몬드 왕국에 충성했으며 아린달 왕자와도 잘 아는 마법사 그로마(Groma)가 왕자의 딱한 사정을 듣고 칼과 방패와 하프를 주며 악마들과 용감히 싸워서 이기라고 격려한다. 왕자는 지하세계의 망령들과 악마를 물리친다. 마법의 하프소리는 아다 공주를 바위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아린달 왕자는 불멸의 존재가 되어 새로 신부가 된 아다 공주와 함께 요정들의 나라로 들어간다.

 

현대적 연출에 의한 지하세계에서의 아다 공주와 요정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