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51. 베버의 '실바나'

정준극 2007. 7. 5. 11:48

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

 

[실바나] 


타이틀: Silvana. 3막의 로맨틱 오페라. 베버는 이 오페라를 완성하지 못했으며 나중에 페르디난드 랑거(Ferdinand Langer)가 완성했다. 대본은 에르네스트 파스크(Ernest Pasquie).

초연: 1810년 프랑크푸르트

주요배역: 실바나(광부 라토가 기른 딸), 숲의 요정, 제랄드(실바나를 사랑하는 볼란트백작의 아들), 볼란트백작, 라토(산속의 광부) 


사진지식: 스토리는 두 형제에 대한 옛 라인의 전설에서 발췌한 것이다. 형 볼란트백작은 슈타이른베르크(Steirnberg)성에서 살았으며 동생은 리벤슈타인(Liebenstein)성에서 살았다. 두 형제는 서로 미워하였다. 왜냐하면 형인 볼란트백작이 동생의 아름다운 부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형인 볼란트백작은 얼마전 상처를 하고 어린 아들 하나와 살고 있다. 물론 동생의 부인은 형의 말도 되지 않는 사랑을 거부하였다. 질투심에 불탄 형 볼란트백작은 어느날 리벤슈타인성에 잠입하여 동생을 살해하고 그의 성에 불을 질렀다. 형은 동생의 부인과 아이가 불에 타서 죽은줄 알았다. 자기의 성으로 돌아온 형 볼란트백작은 자기의 잘못을 후회하고 자책한 나머지 일체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자기 방에서 은둔자의 생활을 하였다. 형 볼란트백작에게는 아들 제랄드(Gerald)가 있다. 제랄드의 어머니, 즉 볼란트백작의 부인은 아들 제랄드가 어릴때 세상을 떠났다. 때문에 제랄드는 여자를 모르고 자라났다. 여기까지가 오페라의 앞머리 얘기이다.


줄거리: 제랄드가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나자 아버지 볼란트백작은 제랄드의 결혼을 소망했다. 가문을 이으려면 제랄드가 어서 결혼해야 했기 때문이다. 귀족들의 딸들이 제랄드와 결혼하려고 서로 경쟁적으로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제랄드는 어떤 여인에게도 관심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제랄드가 숲속에 사냥을 나갔다가 우연히 실바나라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난다. 실바나(Silvana)는 광부 라토(Ratto)의 딸이다. 두 젊은 남녀는 당장 사랑에 빠진다. 실바나에게는 그를 항상 돌보아 주는 님프가 있다. 님프는 어쩐 이유인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사랑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을 떨어지게 하려고 이리저리 노력한다. 그럴수록 두 사람의 마음은 더 가까워진다. 제랄드는 실바나와 결혼키로 결심한다. 제랄드는 실바나를 성으로 데려가고자 했으나 방법이 없다. 결국 제랄드는 며칠후 종자들에게 지시하여 숲속에 있는 광부 라토의 집에 가서 실바나를 성으로 데려오라고 지시한다. 종자들은 실바나의 아버지인 라토에게 술을 마시게 하여 잠들게 한후 실바나를 몰래 유괴하여 성으로 데려온다. 실바나가 성안으로 납치 되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된 님프는 음유시인으로 변장하여 성안으로 들어간다. 음유시인으로 변장한 님프는 성 안에서 실바나에게 곤란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실바나가 아무런 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준다.

 

 실바나를 유괴하기 위해 숲을 찾아온 백작의 부하들

 

늙은 볼란트백작은 아들 제랄드가 어떤 아가씨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이제야 후계가 튼튼하게 되겠다고 생각하여 기뻐한다. 더구나 제랄드가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아가씨를 보니 마치 한송이 백합꽃처럼 아름답고 순수하여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볼란트백작은 실바나를 친절히 맞이한다. 그러나 볼란트백작은 실바나를 본 순간, 무언지 모르지만 마음에 이끌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실바나는 늙은 볼란트백작에게 이상하리만치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볼란트백작은 아들 제랄드가 당장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하자 그것도 순순히 승낙하고 직접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복하겠다고 말한다. 볼란트백작은 이제 더 이상 은둔 생활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결혼식을 마친후 마을 사람들의 축제에도 참가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제 결혼식이 거행될 시간이다. 귀족들과 마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한다. 성안은 온통 축제 분위기이다. 이때 음유시인으로 변장한 숲속의 님프가 나타나 노래를 부르겠다고 청한다. 백작이 기꺼이 승낙하자 님프는 백작의 그 옛날 악행을 견주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의 내용을 들은 백작은 너무나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자기의 옛날 못된 짓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것이 두렵기 때문이었다. 백작은 음유시인(님프)에게 노래를 중지하라고 지시한다. 백작은 음유시인(님프)을 죽여서라도 입을 다물게 할 생각까지 한다. 제랄드는 아버지 백작의 이상한 행동과 음유시인의 노래를 듣고 신부가 될 실바나의 정체에 대하여 의혹을 품기 시작한다. 그래서 실바나에게 노래의 연유를 묻는다. 그러나 실바나는 아무런 얘기도 할수 없다고 말한다.


마침 이때 광부인 라토가 나타나 실바나가 자기의 친딸이라고 주장한다. 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실바나가 형편없는 광부의 딸인 것을 알고는 어떻게 그런 여자가 고귀한 영주님의 아들과 결혼할수 있느냐며 비웃음을 보낸다. 사람들은 실바나에 대하여 아무래도 수상하다느니 하면서 수군대다가 결국은 마녀로 몰아 감옥에 집어넣는다. 재판관은 실바나의 과거에 대하여 실토하라고 다그치지만 실바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재판관은 실바나를 악마의 딸이라고 판정하고 화형에 처하도록 한다. 물론 제랄드는 실바나가 아무런 죄도 없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제랄드는 아직도 실바나를 열정적으로 사랑하여 실바나와 함께 멀리 사라질 생각까지 한다. 이때 실바나를 보호해주는 음유시인 님프가 다시 나타나 실바나에 대한 얘기를 노래로 부르기 시작한다. 볼란트백작이 그의 동생의 성에 불을 지른 얘기, 죽은 줄 알았던 아름다운 성주의 부인과 딸이 살아서 숲속으로 도피하게 되었다는 얘기, 숲속에서 광부 라토의 집에 숨어들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서 백작부인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광부 라토가 실바나를 친 딸처럼 기르게 되었다는 얘기를 노래로 부른다. 이제 늙은 백작은 실바나를 처음 만났을 때 왜 그런지 무척 끌리게 되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리고 실바나가 자기의 유일한 조카딸인 것을 알고는 기쁨에 눈물을 흘린다. 백작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지난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고 제랄드와 실바나의 결혼을 정식으로 승낙한다. 마을 사람들과 귀족들이 함께 펼치는 결혼식 축제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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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바나에 대한 또 다른 버전이 있다. 루돌프(Rudolph)백작과 메흐틸데(Mechthilde)는 결혼할 사이이다. 그러나 메흐틸데는 자기 아버지의 원수인 아델하르트(Adelhart)백작의 아들인 알베르트(Albert)를 사랑하는 입장이다. 어느날 루돌프백작이 사냥을 나갔다가 숲속에서 실바나(Silvana)라고 하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난다. 실바나는 말을 못하는 벙어리인지 아무튼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루돌프백작은 마침 그날 저녁 아델하르트백작의 성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실바나를 데리고 아델하르트백작의 성으로 함께 간다. 아델하르트백작은 루돌프백작이 마흐틸데와 결혼한다는 소문을 듣고 자기의 가문과 루돌프백작의 가문이 옛날에 맺은 약속으로 자기의 딸이 루돌프백작과 결혼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마흐틸데와의 결혼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다. 아델하르트백작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오래전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가 아직까지 생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버지 아델하르트백작은 언젠가 그 딸이 돌아오리라고 믿고 있다. 루돌프백작이 숲에서 데려온 말못하는 실바나를 본 아델하르트백작의 오랜 하인인 울리히(Ulrich)가 놀란다. 울리히는 실바나가 예전에 잃었던 아델하르트백작의 딸이라고 밝힌다. 자기의 정당한 신분이 밝혀지자 실바나는 드디어 입을 열어 자기의 지나온 날을 얘기한다. 그리하여 루돌프백작과 실바나가 결혼하게 되며 메흐틸다는 아델하르트백작의 아들인 알베르트와 맺어진다.


베버의 징슈필(Singspeil) 스타일의 오페라인 실바나는 카를 폰 슈타인스베르크(Carl von Steinsberg)의 소설 Das Waldmädchen(숲속의 아가씨)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베버는 이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곤란한 점을 느낀다. 주인공인 실비나가 말을 하지 않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히로인을 위해 아리아를 만들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었다. 오페라 실바나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내용에 있어서 비슷한 점이 많다. 루돌프백작은 타미노왕자이며 실바나는 파미나공주이다. 비빌이 밝혀질때까지 입을 다물도록 설정한 것도 비슷한 플롯이다. 루돌프백작에게는 크리프스(Krips)라는 하인이 있다. 크리프스는 파파게노이다. 극중에서는 크리프스의 코믹한 역할이 실바나의 무언을 카버하고도 남는다. 실바나의 숲속의 얘기, 독일 신화적인 내용 등은 나중에 Der Freischütz(마탄의 사수)에서 결실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