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54. 쿠르트 봐일의 '일곱가지 큰 죄악'

정준극 2007. 7. 9. 09:54

 

쿠르트 봐일

 

[일곱가지 큰 죄악]


타이틀: Die sieben Todsünden (The Seven Deadly Sins). 전8장의 노래가 곁들인 발레(Bellet chanté).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olt Brecht)가 대본을 썼다. 프랑스어 제목은 Les sept péchés capitaux.

초연: 1933년 파리 샹젤리제극장. 1955년 처음으로 음반 취입.

주요배역: 안나 1(S), 안나 2(댄서), 오빠들(Bar & T), 어머니(B), 아버지(T)

 

 안나 2의 엘리자베스 모린(Elizabeth Maurin)

 

사전지식: 쿠르트 봐일(Kurt Weil: 1900-1950)의 명성을 다시한번 높여준 ‘일곱가지 큰 죄악’은 일반 오페라의 범주에 놓기 보다는 뮤지컬에 속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엄밀하 본다면 캬바레 음악의 장르에 속한다. 이 작품은 1933년 봐일이 나치의 핍박을 피하여 독일을 떠남으로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치는 이 작품을 Degenerate(퇴폐)작품이라고 비난했다. 원래 봐일은 이 작품을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적 주제에 의한 작품으로 만들고자 당대의 극작가 장 콕토(Jean Cocteau)에게 대본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봐일은 오랜 친구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old Brechet)에게 대본을 부탁했다. 브레헤트는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처한 개인의 타락을 중심 메시지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브레헤트의 스토리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가장 풍자적인 내용 중의 하나가 되었다. 브레헤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야망이 가장 큰 죄악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 죄악에 대한 보상은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봐일의 이 발레 스타일의 작품이 자본주의의 소굴이라는 미국에 상륙했을 때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했다. 봐일의 다른 작품들인 Lady in the Dark, one Touch of Venus, Street Scene등은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적이었다.

에피소드: ‘일곱가지 큰 죄악’은 봐일이 그의 부인 로테 렌야(Lotte Lenya)를 위해 작곡한 것이다. 로테 렌야는 1930년대에도 활동했던 배우겸  성악가였다. 로테 렌야는 남편 봐일이 1950년 세상을 떠난후 약 30년 동안 봐일의 작품을 지키고 소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베를린의 별’이라고 불린 로테 렌야는 1981년 세상을 떠났다. 베를린에는 극장음악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가 있다. 이 작품에서는 베를린의 극장음악이 물씬 배어 있다. ‘일곱가지 큰 죄악’은 파리에 이어 런던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루며 실패했다. 봐일과 브레레트가 콤비를 이루었던 종전의 작품 Die Dreiigroschenoper(서푼짜리 오페라)도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안나 1의 안느 조피 폰 오터(Anne Sophie von Otter). 파리 갸르니에극장


줄거리: 모던 발레와 극장음악으로 되어 있어서 줄거리는 오히려 간단하다. 일곱가지 큰 죄악은 처음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에 소개되었다. 중대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순서가 잡혀 있다. 1) 자만 (Pride: Vanity) 2) 질투(Envy: Jealousy) 3) 분노(Wrath: Anger) 4) 태만(Sloth: Laziness) 5) 탐욕(Gluttony: Excessive love of pleasure) 6) 허영(Avarice: Covetousness) 7) 육욕(Lust)이다. 이 작품에서는 프롤로그에 이어 게으름(Idleness), 자만(Pride), 분노(Anger), 탐욕(Gluttony), 욕망(Lust), 허영(Avarice), 질투(Envy)의 순서로 각장이 진행되고 끝으로 에필로그가 음악, 발레, 극장노래로 소개된다.

 

야망과 욕망을 위한 안나 1의 춤


안나 1은 냉정하며 실질적인 여인이다. 안나 2는 충동적이며 감정에 치우친 여인이다. 두 자매는 동생들과 부모님을 두고 미국으로 향한다. 돈을 벌어 집을 짓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도시마다에서 안나 2는 일곱가지 큰 죄악의 하나하나에게 굴복 당한다. 그 때마다 언니 안나 1의 도움을 받아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결국 두 자매는 원래 계획했던 대로 집을 짓고도 남을 큰돈을 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돈을 벌기만 하면 그 결과는 도덕적이라는 단어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남자들을 유혹하고 강탈하며 음모를 꾸미고 모함하며 심지어 자살까지 하도록 만들었다.

 

 안나 1과 안나2의 댄스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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