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2일 투어

14. 캐른트너슈트라쎄 (Kärntner Strasse)

정준극 2007. 4. 11. 14:55

 캐른트너슈트라쎄 (Kärntner Strasse) - Carinthian Street

 

캐른트너슈트라쎄 초입

                                   

캐른트너슈트라쎄는 비엔나의 중심거리이다. 화려한 쇼핑거리이지만 구석구석에 지나간 역사가 담겨 있는 거리이다. 캐른트너슈트라쎄는 비엔나에서도 대단히 오래된 거리중의 하나로 일찍이 1257년부터 기록에 나온다. 캐른트너슈트라쎄는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멀리 베니스와 트리에스테와 같은 항구로 가기 위해 거쳐야하는 주요 도로로서 건설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13세기를 생각나게 하는 것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19세기에 있었던 비엔나 중심가에 대한 대공사의 덕분이라고나 할까? 더구나 2차대전의 막바지에 공습과 포격을 받아 그나마의 유적도 폐허가 되거나 아예 사라져 버렸다. 겨우 남아있는 몇안되는 건물중의 하나는 캐른트너슈트라쎄 41번지로서 안나가쎄와 만나는 곳에 있는 에스터하지궁전(Esterhazy Palais)이다. 이 거리에 있는 가장 오래된 건물중 대표적인 것이다. 18세기초의 건물이다. 현재는 '카지노 비엔나'이다.

 

캐른트너슈트라쎄의 에스터하지 궁전(팔레 에스터하지). 현재는 카지노 비엔나이다.

 

캐른트너슈트라쎄는 최근 차가 없는 인도가 되어 시민들은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산책을 즐기는 유명한 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동차 소음을 듣지 않고서 윈도우 쇼핑을 즐길수 있게되었으며 여름철에는 노상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여유를 만끽할수있게 되었다. 우리 교민들은 캐른트너슈트라쎄를 명동이라고 부른다. '명동에서 만나자'고 말하면 캐른트터슈트라쎄에서 만나자는 얘기이다.

 

늦가을의 캐른트너슈트라쎄. 비엔나는 이렇게 흐린 날이 많다.

 

오페라로부터 캐른트너슈트라쎄로 들어서서 슈테판성당쪽으로 잠시 걸어가면 오른쪽 길가에 오래된 성당의 정문이 있다. 말타기사들이 세운 말타성당(Malteser Kirche)이다. 성당 현관의 양식을 보면 마치 19세기 건물인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당 안으로 들어가보면 15세기 양식의 둥근 천정을 볼수 있고 오르간은 18세기의 것이어서 19세기보다 훨씬 이전에 건축된 것임을 알수있다. 성당에는 수많은 말타기사들의 문장이 화려하게 걸려 있다. 그중에는 나중에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귀족이 된 이름들도 있다. 성당을 나와 조금 걸어가서 요한네스가쎄와 만나는 곳의 건너쪽으로 가면 노이 마르크트(Neuer Markt)에 이른다.

 

캐른트너슈트라쎄의 어느 건물은 게르하르트 주스터의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2001년에 들어서서 캐른트너슈트라쎄를 중심으로 한 비엔나의 여러 길에는 비엔나와 연관이 있는 유명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들의 모습과 서명, 그리고 생존연대를 기록한 별 모양의 석판들로 길 바닥을 장식했다.  이를 무지크마일레(Musikmeile) 또는 스타워크(Starwalk)라고 부른다. 비엔나의 보도에 남겨져 있는 스타들은 헐리우드처럼 유명한 배우들이 아니다. 하기야 세상에서 비엔나만큼 클래시컬 음악과 연관된 도시를 찾아볼수 없으므로 비엔나의 거리에 음악가들만을 기리는 스타들이 있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무튼 비엔나와 관련이 있는 주요 음악가들을 거의 모두 망라하였는데 약 70명에 이른다. 무지크마일레는 링케 빈차일레(Linke Wienzeile)에 있는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으로부터 시작하여 비엔나 악우회(Musikverein Wien)를 거쳐 슈타츠오퍼(Staatsoper)와 음악의 집(Haus der Musik)을 지나고 이어서 캐른트너슈트라쎄의 보행자 거리를 지나서 슈테판스플라츠에서 마무리 되도록 했다. 요셉 란너, 요한 슈트라우스, 구스타프 말러, 프란츠 슈베르트, 프릿츠 크라이슬러, 칼 밀뢰커, 안토닌 드보르작,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루드비히 반 베토벤,  베드리치 스메타나 등등 수많은 음악가들과 만날수 있는 기회이다. 모두 비엔나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것만 보아도 비엔나는 역시 음악의 도시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캐른트너슈트라쎄를 걸어 다닐것 같으면 상점의 쇼윈도만 열심히 바라보지 말고 길바닥도 유심히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스타의 크기는 100x100 cm의 대리석이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 무지크마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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