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2일 투어

16. 캐른트너 두르흐강 (Kaerntner Durchgang)

정준극 2007. 4. 11. 14:57

캐른트너 두르흐강 (Kaerntner Durchgang)


노이어 마르크트에서 슈테판성당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자일러가쎄가 만나는 곳에서 오른쪽 케른트너 슈트라쎄 방향으로 작은 골목길이 있다. 케른트너 두르흐강이라고 부른다. 자일러가쎄(Seilergasse)도 자일러슈태테와 마찬가지로 예전에 밧줄 상점들이 있던 거리였다. 캐른트너 두르흐강이라고 하는 작은 통로골목은 1908년 이곳에 있던 건물이 헐리게 되자 만들어진 것이다. 그 건물은 유명한 건축가 아돌프 로스(Adolf Loos)가 설계한 주점이었다. 원래는 아메리칸 바(American Bar)라는 주점이었지만 사람들은 로스바(Loosbar)라고 불렀다. 불행하게도 현재는 옛날 주점 건물의 모습이 조금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 주점의 지하실은 1950년대 중반, 예술 클럽으로서 대단히 유명했다. 젊은 화가, 음악가, 작가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간혹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도 들려서 젊은 예술가들과 대담을 벌이기도 했다. 이 건물은 주점으로서뿐만 아니라 전시회, 연주회, 시낭송의 장소로서도 유명했다. 유명한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Friedrich Gulda)가 비엔나 음악연맹회관(비엔나 악우회건물)에서 연주회를 마치고 들려서 밤새도록 재즈연주를 하던 곳도 이곳이었다. 1952년에는 슈타츠오퍼에서 포기와 베쓰를 공연했던 레온타인 프라이스(Leontyne Price), 윌렴 워필드(William Warfield), 캡 칼로웨이(Cab Calloway)를 비롯한 여러 출연진이 이 주점에 들려서 새벽까지 즉흥 연주회를 가졌던 일도 있다. 이 주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이 골목을 빠져 나오면 당장 케른트너슈트라쎄이며 바로 앞에 슈테판광장(슈테판스플라츠)이 펼쳐진다.

 

캐른트너두르흐강

캐른트너 두르흐강의 어메리칸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