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3일 투어

2. 리히텐슈테그/크라머가쎄 (Lichtensteg/Kramergasse)

정준극 2007. 4. 11. 14:58

리히텐슈테그/크라머가쎄 (Lichtensteg/Kramergasse)

 

슈테판성당으로부터 도나우 운하 방향으로 로텐투름슈트라쎄를 따라 내려오다가 왼쪽으로 리히텐슈테그라는 짧은 골목길이 있다. 그길로 지쳐 가면 호에르 마르크트에 나온다. 호에르 마르크트에 이르기 전에 가로로 만나는 거리가 크라머가쎄이다. 리히텐슈테그 골목길에 접어 들면 먼저 붉은 가재(Zum Roten Krebs)라는 이름의 약국이 나온다. 예전엔 부근의 호에르 마르크트에 수산시장이 있었고 가재는 가장 고급 품목이었다. 약국주인은 약국의 이름을 가장 고급이라는 의미에서 붉은 가재로 지은 것 같다. 16세기 중엽때부터 이 약국은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이었다. 왕궁에 약을 공급한 것도 이 약국이었다. 이 약국은 비엔나에서 곤충, 동물의 신체부위, 약초, 열매와 같은 유사약품을 파는 최초의 약국으로서 지금도 그런 유사약재를 팔고 있다.



'붉은 가재 약국'(Zum Rothen Krebs). 호에르 마르크트 1번지

 

리히텐슈테그와 크라머가쎄가 만나는 왼쪽 건물은 프레첼 코너(Bretzeneck)라고 알려진 건물이다. 이 건물에서는 멀리 1391년부터 프레첼(주로 맥주안주용으로 먹는 짭짭한 비스킷)을 팔았다는 기록이 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레첼 상점이 아닌가 싶다. 호에르 마르크트가 눈앞에 펼쳐지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크라머가쎄로 들어가 보자. 첫번째 블록의 오른쪽에는 오래된 가구점이 있다. 이 건물은 지하 매장으로 유명하다. 무려 지하 4층에 이르기까지 매장이 연결되어 있다. 한층한층을 내려갈 때 마다 마치 비엔나의 역사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제일 지하층에 이르면 계단 옆으로 옛날 우물이 있었던 모습도 볼수 있다. 원래 이 지하 방들은 와인 저장소였다. 나중에 교황인 된 이니아스 실비우스 피콜로미니(Aeneas Silvius Piccolomini) 1450년대의 비엔나를 소개하는 책자에서 이 와인 저장소는 너무 깊고 너무 넓어서 마치 또 다른 비엔나 도시의 지하가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적을 정도였다.

 

크라머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