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3일 투어

10. 오토 바그너의 포스트슈파르카쎄 (Otto Wagners Postsparkasse)

정준극 2007. 4. 11. 15:02

포스트슈파르카쎄(Postsparkasse)


20세기말의 건축 양식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명한 오토 바그너(Otto Wagner)의 작품인 포스트슈파르카쎄(우편예금은행)를 둘러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1904-1912년 사이에 건설된 이 건물은 가장 실용적으로 설계된 사무실이다. 이 건물에서는 오토 바그너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석구석에서 볼수 있다. 얇은 대리석판들을 금속볼트로 조여서 현관에 고정시켜 놓은 것은 벽면을 일종의 장식으로 변환시킨 아이디어이다. 오토 바그너는 건축자재로서 또 하나의 새로운 물질을 사용했다. 알루미늄이었다. 아직도 중세의 고전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던 20세기 초반에 그런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혁신이 아닐수 없다. 그의 테마는 간단하고 비싸지 않은 재질이라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건축자재가 된다는 것이었다.


포스트슈파르카쎄 건물 상단의 조각. 천사들은 슈타인호프 교회의 천사 조각을 연상케 해준다.

 

이 건물의 앞에는 작은 광장이 있다. 코흐플라츠(Cochplatz)이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코흐의 기념상이 눈길을 끄는 광장이다. 게오르그 코흐는 초대 우편저금은행장으로 은행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편한 인물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은행시스템은 코흐의 작품이다. 이 광장에서 링(Ring)거리 건너편에 있는 웅대한 건물은 종전에는 전쟁성이었으나 현재는 농업성, 건설성 등이 들어 있는 정부청사(레기룽스게보이데)이다. 비엔나시를 개편하는 링작업의 산물로서 제국의 위용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정부청사 앞에 세워진 기마상은 유명한 라데츠키장군 기념상이다. 라데츠키장군 기마상보다 더 유명한 것은 요한 슈트라우스(아버지)라데츠키행진곡이다. 정부청사에 비하면 오토 바그너의 건물은 상당한 개념의 차이를 보여준다. 아무튼 은행문이 열려 있는 시간에 한 번 들어가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내부 장식의 독특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만들어 놓은 장식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착실히 보존되어 있다. 중앙홀에 있는 알루미늄 공기배출기는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시설중의 하나이다. 중앙홀은 용도의 편이성과 장식의 우아함이라는 독특함으로 눈길을 잡는다.

 

독토르 게오르크 코흐 플라츠(슈투벤링에서 바라봄)와 게오르그 코흐 흉상

 

이제 은행 문밖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로젠부르센가쎄(Rosenbursengasse)로 발길을 돌린후 다시 도미니카너바슈타이(Dominikanerbastai)와 그 다음에 있는 바르바라가쎄(Barbaragasse)까지 둘러보자. 세기말에 보여준 과장되고 화려한 위용의 건물들, 그리고 방금 보고 나온 오토 바그너의 현대식 건물의 차이를 음미할수 있을 것이다. 바르바라가쎄를 지나면 포스트가쎄(Postgasse)에 이르고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은후 곧장 오른쪽으로 가면 쇤란테른가쎄를 만난다.


포스트슈파르카쎄의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생겼다.

 

[요셉 라데츠키 백작] (Count Joseph Radetsky: 1766-1858)- 19세기 중엽 이탈리아 북부에 주둔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육군 사령관으로 1848년 밀라노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 오스트리아 봉기를 분쇄하여 북부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권한과 위용을 높혔다. 라데츠키 장군이 이탈리아 반도들을 분쇄하자 이탈리아인들을 숙적으로 여기고 있는 비엔나 사람들은 라데츠키장군의 승리를 크게 환영했다. 당시 사회는 경제의 침체, 왕정에 대한 공화제 주장등으로 불안정하였다. 이 때에 시민들의 기분을 쇄신키 위해 요한 슈트라우스 아버지가 라데츠키 행진곡을 작곡하였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시민들의 반응은 별로였다. 왕정에 대한 불만 때문에 라데츠키 장군의 승리는 환영하지만 라데츠키 백작은 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라데츠키 행진곡은 오늘날 세계인이 사랑하는 행진곡이 되었고 연주때마다 청중들이 박수로서 화답하는 관례가 생겼다.

 

라데츠키 장군 기마상과 정부청사의 쌍두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