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4일 투어

15. 마리아 암 게슈타데 (Maria am Gestade)

정준극 2007. 4. 11. 15:12

마리아 암 게슈타데 (Maria am Gestade)

 

슈토쓰 임 힘멜거리에서 조금 내려가면 살바토르가쎄(Salvatorgasse)가 끝나는 곳에 마리아 암 게슈타데(Maria am Gestade)교회가 있다. 게슈타데라는 단어는 강변을 말한다. 원래 이 자리에는 일찍이 882년에 세운 강변의 성모교회, 또는 계단의 성모교회라고 부르는 작은 채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154년에 작은 채플을 확장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대공()들이 슈테판성당의 부속건물을 확장하기 위해 분주했던 반면에 비엔나 시민들은 도나우강변에 있는 성모교회의 확충에 성의를 다했다. 슈테판성당에는 귀족이나 지체 높은 양반들이 드나들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강변성모교회를 자기들의 성당으로 삼고 정성을 다했던 것이다. 시민들은 강변성모교회에 와서 미사를 집전해 주는 신부들에게 사례비까지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만 보아도 마리아 암 게슈타데는 시민들의 교회임을 알수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호히. 비엔나에 있는 체코인들의 신앙센터이다.

 

본당 회중석은 1414년에 완성되었다. 회중석은 성가대석보다 좁다. 위치상 회중석을 더 확장할수 없기 때문이었다. 원래 교회의 한쪽면은 도나우 강변으로 내려가는 벼랑이기 때문에 교회를 넓힐수가 없었다. 다른 한쪽도 마찬가지였다. 교회를 세울 때에 이미 살바토르가쎄에 집들이 들어서있어서 교회를 넓힐수가 없었다. 교회안의 회중석에서 중앙제단을 바라보면 교회가 모퉁이 땅에 세웠다는 것을 더욱 실감할수 있다. 성가대석도 회중석에서 똑바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약간 비스듬하게 자리잡고 있다. 왜냐하면 성가대석이 있는 북쪽 외벽 위치는 고대 로마병영이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요세프2세 치하에서 대규모 도시계획을 할 때에 이 교회도 허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허무는 비용이 오히려 만만치 않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 내부


슈토쓰 임 힘멜로부터 나오면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의 영광스런 탑을 볼수 있다. 교회가 7각형 부지위에 세워졌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중세로부터 일곱(7)이란 숫자는 신비적인 것과 관련되어 있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예를 들어 일곱이란 숫자는 성령의 일곱 선물, 가톨릭의 일곱 성사(聖事. 세례·견진·성체·고백·병자·신품·혼인), 일곱가지 미덕, 그리고 심지어는 일곱가지 큰 죄악(자만, 탐욕, 육욕, 분노, 식탐, 질투, 나태)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교회와 많은 연관이 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의 아름답고 정교한 첨탑 

                                           

교회의 첨탑은 뛰어난 고틱 트레이서리(Trasery. 그물무늬 세공의 창 장식) 스타일로 되어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왕관을 닮았다. 참으로 아름답다. 첫번째 출입문은 보통 닫혀있다. 따라서 출입문 오른쪽 위에 있는 보호 만토를 입은 성모상, 그리고 왼쪽 위에 있는 성모의 대관식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정문 출입문을 통해 교회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우므로 옆문으로 가보자. 옆 출입문으로 가다가 보면 외벽에 양철로 만든 두개의 작은 지붕차양이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1930년대에 교회를 개수할 때에 이곳에서 대형 성크리스토퍼(St Christopher) 그림이 발견되었다. 교회는 이 귀중한 그림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야 했다. 그래서 눈비를 막기 위한 차양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나자 공해 때문에 그림은 점차 지워져 존재를 알수 없게 되었다.

 

교회가 넓지 못하고 길기만해서 회중석도 한줄만 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의 제단

 

살바토레가쎄에 면하여 있는 두번째 출입문의 위쪽에는 네명의 천사 부조가 만들어져 있다. 천사 한명은 손에 오르간을, 두번째 천사는 아스퍼길(aspergill)이란 악기를, 세번째 천사는 루트(하프), 네번째 천사는 책 한권을 들고 있다. 최근 교회에 대한 대보수가 이루어졌다. 그이후부터는 교회안의 중앙제단은 가까이 가서 볼수 없게 되었다. 중앙제단 앞에 아무나 올라갈수 없도록 철책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미사때만은 예외이다. 한편, 철책을 통하여 일부이지만 교회의 보물을 볼수 있다. 중앙제단은 네오 고틱 양식이다. 현재의 제단은 1460년 만들어 놓은 원래 제단의 측면에 붙어 있다. 교회당 동쪽 끝에 쑥 내밀어 반원형으로 만들어 놓은 곳에 있는 유리창은 순수한 오리지날이다. 1350-1436년 사이에 제작된 여러 조각을 나중에 합하여 보존한 것이다. 이 유리창은 전쟁중에도 파괴되지 않았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의 입구

 

탑아래쪽의 성가대석이 있는 곳은 비엔나 출신의 성인인 클레멘스 마리아 호프바우어(Klemens Maria Hofbauer)를 추앙하는 곳이다. 그는 원래 모라비아에서 태어났지만 비엔나에서 공부했고 로마의 구속(救贖. Redemption)종단에 가입하여 신부가 되었다. 그후 그는 20년동안 폴란드에서 신부로서 사역하다가 나폴레옹이 폴란드를 점령하자 다시 비엔나로 돌아와 세상 떠날때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했다. 그가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연유때문이었다. 그는 군대의 군수물자 창고로 사용되던 이 교회를 인계받아 옛날처럼 완벽한 교회로 다시 복원하는 책임을 맡았다. 이와함께 그는 날로 늘어나는 체코 사람들에 대한 복지를 위해 특별한 책임을 지도록 당부받았다. 그는 교회와 체코 사람들을 위해 참으로 열심히 헌신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비엔나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 비엔나 사람들이 그가 비엔나의 수호성인 것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Image Detail

성 클레멘스 마리아 호프바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프바우어를 존경하고 추종하였던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성당안에 있는 그를 위한 채플의 벽에 그에게 감사하는 명판(플레이크)이 수두룩하게 붙어있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명판을 봉헌한 사람들은 그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하여 응답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호프바우어채플의 옆 기둥에 아름답고 사랑스럽러운 성모상이 서있다. 수태고지를 받고 있는 모습의 성모상이다. 대략 1340년경에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성모 수태고지상 옆에 붙어 있었던 천사상은 떼어서 다른 곳에 전시되어 있다. 왼쪽의 두번째 채플에는 망으로 막은 천정이 있고 여기에 작은 창문이 하나 있다. 중세에 만든 유리창이다. 리히텐슈타인가문의 문장인 백합이 그려져 있다. 리히텐슈타인가문은 이 성당의 재건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기부했었다. 이 성당이 그들의 가족묘지가 되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

 

이 성당에서는 간혹 훌륭한 음악회가 열린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둔 음악회가 그렇다. 고전 시기의 향취가 풍기는 격조있는 연주회이다. 다시 밖으로 나와 정문으로 가보자. 정문 현관위의 석조 차양은 놀라운 건축작품이다. 고개를 젖혀 지붕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무기돌(고딕 건축 따위에서 낙숫물받이로 만든 괴물 형상의 석조 조각)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교회는 예배 이외에 다른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1809년부터는 한동안 군대의 군수창고로 사용된 일이 있다. 그러다가 나폴레옹 시절인 1812년에 다시 교회로 사용되었다. 당시 비엔나에는 체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많이 몰려왔었다. 이들은 주로 도나우강변에 있는 마리아 암 게슈타데교회를 중심으로 살았다. 때문에 마리아 암 게슈타데교회는 체코사람들이 전용으로 미사를 드리는 교회이기도 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콘코르디아 광장으로 나가기 전에 성당 바로 앞길인 슈베르트가쎄를 둘러보도록 하자.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의 오르간

 

[마리아 암 게슈타데] (Maria am Gestade) 요약

비엔나에서 고참 교회라면 고틱 양식의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를 빼놓을수 없다. 살바토르가쎄(Salvatorgasse) 12번지가 주소지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원래 이 교회 자리에는 9세기경에 목조 교회가 있었다고 한다. 어부들과 뱃사람들이 예배보던 교회였다. 현재의 교회는1394녀부터 1414년 사이에 건축되었다.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와 주변 공중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