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5일 투어

14. 보그너가쎄 (Bognergasse)

정준극 2007. 4. 11. 15:21

보그너가쎄 (Bognergasse)

 

보그너가쎄 5번지의 조각. 이를 Fassadenschmuck 이라고 부른다.

                                                                  

보그너가쎄는 활과 화살을 거래하던 거리이다. 보그너(Bogner)는 활만드는 사람, 또는 궁수(弓手)를 뜻한다. 흥미있는 건물은 9번지이다. 아르 누보(Art Nouveau) 스타일의 건물로 현재는 천사약국’(Engel Apotheke)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의 현관에 장식되어있는 천사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바로 옆의 7번지에는 죽은자의 머리라는 끔찍한 간판이 걸려있다. 벽에 붙어 있는 간판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다. 해골은 활장수들이 자기들의 활이 얼마나 정확하게 과녁을 맞출수 있는지 선전하기 위해 표현한 것이다.


천사약국 (Engel Apotheke). 보그너가쎄 9번지

                            

1809년 이 집의 다락방에서 프랑스제 수류탄이 터져 하녀 한명이 심한 부상을 입은 일이있다. 나폴레옹군대의 비엔나 침공때의 일이었다. 원래 포격이 시작될때에 이 하녀는 주인집 식구들과 함께 지하실에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지만 다락방에 두고온 자기 물건을 가질러 올라갔다가 변을 당했다. 그 시대에는 하녀들의 방이 대개 지붕밑 다락방이었다.


카멜리아 꽃

 

5번지는 검은 낙타집이라는 델리카테쎈(조제식품. 요리한 고기·샐러드·훈제생선·소시지·통조림 등)상점이다. 1618년에 문을 열어 오늘날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 검은 낙타라는 이름은 이 건물의 첫주인의 이름에서 연유한 것이다. 세례 요한 카밀(Johann Baptist Kameel)이란 이름의 사람이었다. 카밀이란 이름을 카멜로 잘못 표기한 것이 그대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카밀의 후손들중 한 사람인 게오르그 요세프 카밀(Georg Josef Kameel)은 선교사였다. 약사이며 식물학자인 그는 생의 대부분을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하며 지냈다. 그는 필리핀에서 여러 종류의 식물을 수집하였다. 처음 발견한 새로운 식물에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 중 하나는 자기의 이름을 따서 카멜리아(Camelia)라고 이름 붙였다.

 

검은 낙타 상점

 

3번지는 상당히 특이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악마가 활장이의 마누라와 싸운 집이라는 이상한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카스파르 베르가우어(Caspar Bergauer)라는 활장이에게는 잔소리가 심하고 성질이 못된 마누라가 있었다. 어느날 활장이 남편이 자기의 고약한 운명을 한탄하고 있을 때 악마가 나타나 자기가 마누라의 성질을 고쳐놓을수 있으니 내기를 하자고 했다. 활장이는 반색을 하며 응낙했다. 악마는 마누라의 성질을 고치기 위해 활장이로 변신하여 임무를 수행코자 했다. 활장이로 변신한 악마가 집으로 돌어가 문을 열자 활장이의 마누라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기나 한듯 찬물 한동이를 가지고 있다가 대뜸 악마에게 퍼부었다. 이런 뜻하지 아니한 사태에 아무런 대비가 없었던 악마는 찬물을 뒤집어쓰고 본연의 모습으로 변했다. 악마는 활장이의 마누라를 놀라게 만들려고 애썼으나 그럴수록 활장이의 마누라는 더 화를 내며 난리를 폈다. 결국 불쌍한 악마는 활장이 마누라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 악마는 변명하느라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그럴수록 활장이 마누라는 폭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악마의 머리통을 휘어잡은 활장이 마누라는 그여코 악마의 뿔 하나를 뽑아냈다. 악마는 나 살려라 하고 굴뚝으로 도망갔다.

 

천사약국의 천사상. 뱀을 들고 있다. 뱀이 병치료를 상징하는 것은 모세가 광야에서 하나님의 지시대로 구리뱀 지팡이를 세워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병을 고친 것에서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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