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6일 투어

10. 발하우스플라츠 (Ballhausplatz)

정준극 2007. 4. 11. 15:29

발하우스플라츠 (Ballhausplatz)


이제 발하우스플라츠로 발길을 옮겨보자. 호프부르크왕궁의 정문인 미카엘문에서 오른쪽으로 샤우플러가쎄(Schauflergasse)를 지나자마자 발하우스플라츠가 나온다. 호프부르크의 아멜리엔부르크(Amelienburg)에 면하여 있는 광장이다. 이 광장에는 한때 배드민튼과 같은 운동을 하는 구기장(球技場) 건물이 있었다. 발하우스라고 하니까 혹시 춤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공(Ball)과 관련이 있었던것이었다. 길 건너의 건물은 연방수상집무실이다. 건축가 요한 루카스 폰 힐데브란트(Johann Lukas von Hildebrandt)가 합스부르크제국의 수상청사로서 샤를르(카를)6세를 위해 건설한 건물이다. 샤를르6세의 딸인 마리아 테레지아는 건물을 증축하여 내무성, 외무성 청사로 사용했었다. 현재에는 수상집무실과 외무성이 함께 들어있다. 나폴레옹의 패망 이후 유럽의 정치 판도를 재편성하는데 주역을 맡았던 위대한 정치가 겸 검열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던 메테르니히수상은 이 건물을 자기의 본부로 삼아 1848년 혁명으로 몰락할때까지 사용했다 .



발하우스플라츠(비엔나의 다우닝 스트리트) 


미하엘러키르헤에는 엥겔베르트 돌푸스(Engelbert Dollfuss)를 기념하는 채플이 있다. 그만큼 엥겔베르트 돌푸쓰라는 사람은 사람들의 추모를 받았다. 엥겔베르트 돌푸쓰는 나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1932-34년의 2년동안 오스트리아의 수상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나치에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치친위대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 피살당한 곳이 바로 이곳 발하우스플라츠에 있는 수상집무실이었다. 1934년 7월 25, 당시만해도 오스트리아에서는 불법조직이었던 나치친위대(SS)의 대원이라는 청년 154명이 수상집무실을 전격 침입하였다. 이날 수상실에서 친위대 대원들과 돌푸스 수상 사이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으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직도 확실히 모른다. 다만, 직원중 한명이 갑자기 총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수상실로 들어갔더니 돌푸쓰 수상이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피를 흘리고 있는 수상은 그를 둘러싼 SS대원들과 있는 힘을 다하여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친위대원들은 수상에게 오스트리아를 망친 반역자라고 소리쳤다. 수상은 이들에게 자기가 왜 나치에게 협조하지 않고 있는지를 설명했으나 아무도 듣지를 않았다. 피를 너무 많은 흘린 돌푸스 수상은 친위대원들에게 의사를 불러 달라고 외쳤으나 거절당했다. 수상은 마지막으로 신부님을 불러달라고 애원했으나 그마저도 철저하게 거절당했다. 얼마후 돌푸쓰 수상은 과다출혈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돌푸쓰 수상은 독재정치를 하였다. 하지만 당시 전유럽에서 히틀러를 반대했던 유일한 정치인이었다.  

 

 

돌푸쓰 수상이 나치 친위대에게 피살된후 비엔나 폭스블라트 신문의 호외 전단

 

현재의 수상집무실 겸 외무성청사 바로 옆에는 오스트리아 연방대통령집무실이 있다. 대통령이 집무중이면 옥상에 오스트리아기가 게양되고 부재중이면 기를 게양하지 않는다. 대통령 집무실 건물의 전면에는 발코니에 마차가 올라갈수있을 정도의 램프식 길이 있다. 이 램프 길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때에 만든 것이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말년에 몸이 무척 비대해졌다. 호프부르크에서 그의 응접실은 바로 이 수상집무실과 연결된 아멜리엔부르크에 있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외출했다가 아멜리엔부르크의 거실로 돌아가자면 수상집무실을 거쳐 올라가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독수리계단(Adlersteige)이라고 불렀다. 독수리는 제국의 상징이었다. 비대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독수리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램프가 설치되어 마차를 타고 2층까지 올라갈수 있게 하였다. 마리에 테레지아는 2층의 발코니에서 마차로부터 내려 청량한 공기를 들여마시며 심호흡을 했다. 나중에 이 발코니를 비롯한 주변을 벨라리아(Bellaria)라고 불렀다. 상쾌한 공기이란 뜻이다.

 

오스트리아연방수상집무실 

 오스트리아연방대통령집무시에는 국기가 게양되며 출타중이면 하기된다.

발하우스플라츠에 있는 2차 대전시 탈영병 기념조형물. 나치군에 입대하였으나 탈영한 병사들을 기념하는 조형물이다.  

 

호프부르크 정문의 양편에 각각 장대한 조각분수가 있다. 스페인승마학교 쪽으로 있는 분수는 땅의 권세라는 이름이며 발하우스플라츠 방향으로 있는 것은 바다의 권세라는 분수이다. 마치 넵튠과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바다의 권세'(Die Macht zur See) 디테일

'땅의 권세'(Die Macht zur Lande) 디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