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6일 투어

11. 폴크스가르텐 (Volksgarten)

정준극 2007. 4. 11. 15:29

 폭스가르텐 (Volksgarten)

        

폭스가르텐의 씨씨 기념상. 아름다운 왕비의 모습을 다시 볼수 있다.

 

시민공원이다. 원래 호프부르크에는 귀족들만 거닐수 있었던 부어가르텐(궁정정원)이 연결되어있다. 백성들을 사랑했던 오스트리아제국의 프란츠1세 황제는 일반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그리하여 시민공원(폴크스가르텐)1823년에 호프부르크에 면하여서 문을 열게 되었다. 넓직한 폴크스가르텐(시민공원)의 구내는 그야말로 자유스러운 분위기이다. 공원안에 있는 그리스신전 스타일의 건물은 젊은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서 잘 알려져있다. 아테네에 있는 테세우스(Theseus)신전을 복제한 건축물이다. [테세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티카(Attica)의 영웅으로 인신우두(人身牛頭)의 괴물 미노타우르(Minotaur)를 퇴치했다.] 


테세우스 신전. 멀리 라트하우스의 지붕과 첨탑이 보인다.

 

폴크스가르텐의 북서쪽 코너에는 아름다운 엘리자베트왕비의 기념상이있다. 비운의 엘리자베트왕비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서 합스부르크 가문의 출신이 아닌 독일의 바바리아 출신이었다. 합스부르크가문은 실상 근친간의 결혼이 자주 있었다. 사촌간에 결혼은 종종있는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합스부르크 사람들은 별로 잘생기지 못했다. 얼굴은 둥그런 편이며 눈은 튀어나온듯 했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대표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런 합스부르크가문에 바바리아출신의 엘리자베트가 젊은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부인으로 등장하였다. 엘리자베트는 대체적으로 못생긴 합스부르크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아마 오스트리아의 역사상, 나아가 유럽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왕비였을 것이다. 엘리자베트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왕비이면서 동시에 헝가리 왕국의 왕비였다.

 

폭스가르텐은 궁정극장(부르크테아터)의 바로 옆에 있다.

 

엘리자베트(씨씨)왕비는 1889년 루돌프황태자가 세상을 떠나자 줄곧 검은 상복을 입고 지냈다. 그로부터 9년후인 1898 9월초의 어느날 저녁, 제네바호반에서 시녀인 이르마 츠타라이(Irma Sztaray)백작부인과 함께 산책하던중 어떤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의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났을때도 검은 상복차림이었다. 씨씨는 상당히 여윈 상태였다. 그래서 송곳처럼 뾰죽한 흉기에 찔렸지만 처음에는 별로 감각조차 없었다고 한다. 엘리자베트왕비의 비참한 죽음은 온 유럽을 경악케 한 것이었다. 1898년 9월 17, 이 날은 엘리자베트왕비의 시신이 제네바로부터 비엔나에 도착한 날이었다. 서부역에 도착한 왕비의 시신은 여덟마리의 검은 말이 끄는 영구차에 실려 오스트리아제국의 근위병연대와 헝가리왕국의 근위병연대가 장엄하게 호위하는 가운데 카푸친성당으로 천천히 이동하였다. 온 비엔나시가 애도의 심정으로 엄숙하게 지켜보았다. 영구차가 지나는 가도에는 귀족이나 평민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시민들이 구름같이 도열하여 비운의 왕비를 마지막으로 전송하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왕비 엘리자베스 기념상

        

폴크스가르텐의 엘리자베트기념상은 1907년 제막되었다. 남편 프란츠 요세프황제가 직접 제막식에 참석하였다. 실물크기의 기념상은 당대의 조각가 한스 비털리히(Hans Bitterlich)의 작품이다. 오스트리아의 영토였던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Trieste)에도 엘리자베트왕비의 기념상이 있었다. 그러나 트리에스테의 시민들은 공화제의 물결속에서 합스부르크왕실이 몰락하자 엘리자베트왕비의 기념상을 철거했다. 그러다가 1997년 다시 새로 건립하여 엘리자베트왕비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고 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는 엘리자베트다리가 있다.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는 가장 중심되는 다리이다. 엘리자베트의 헝가리여왕 대관을 기념하여 프란츠 요세프황제의 명에 따라 건설된 다리이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였으나 2차대전중 폭격을 받아 파괴되었다. 현재의 엘리자베트다리는 같은 장소에 다시 설치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대식 구조물이어서 멋이 없다. 폭스가르텐에는 오스트리아가 낳은 위대한 극작가 겸 시인인 프란츠 그릴파르저(Franz Grillparzer)의 기념상이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는 '사포' '황금양털' '오토카르왕의 행운과 쇠락' '할머니'(쉴러의 돈 카를로의 모델) 등 훌륭한 연극작품들을 남겼다.


 

극작가 겸 시인인 프란츠 그릴파르저 기념상. 양 날개의 부조는 그릴파르터의 극본에 의한 드라마의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