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6일 투어

13. 부르크가르텐 (Burggarten)

정준극 2007. 4. 11. 15:30

부르크가르텐 (Burggarten)

 

한여름의 부르크가르텐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

 

한때 부르크가르텐은 호프부르크에 연결된 궁정정원으로서 왕족이나 귀족들의 전용이었으나 요셉2세 황제 이후부터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링 슈트라쎄 쪽의 정원 초입에는 유명한 모차르트 기념상이 있다. 모차르트 기념상의 전면 잔디밭에는 커다란 높은음자리표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기념상의 네모난 기단의 뒤쪽 면에는 어린 모차르트가 아버지 레오폴드와 누나 난네를(Nannerl)과 함께 연주하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고 앞쪽에는 오페라 돈 조반니의 장면이 조각되어있다.

 

 부르크가르텐에 있는 모차르트 기념상

 

모차르트를 떠나 정원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군복을 입은 프란츠 요셉(Franz Josef)황제의 기념상이 있다. 평생동안 군복을 입고 지낸 프란츠 요셉 황제의 모습이 살아있는듯하다프란츠 요셉 황제는 사냥 갈때만 군복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프란츠 요셉 황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모습을 앞에 두고 보기는 이 정원이 처음일 것이다. 나이들어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다.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그런 느낌을 갖게 해준다.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은 나머지 이제는 쉬어야겠다고 얘기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의 어록중에서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Mir bleibt nichts erspart!이다. 번역하면 나는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았다이다. 또 다른 뜻으로는 만사가 나에게만 일어난다!이다. 아버지 대신 젊은 나이에 황제가 된 일, 약혼하기로 예정되어있는 헬렌을 마다하고 헬렌의 동생인 엘리자베트(씨씨)와 결혼하겠다고 주장한 일, 그리하여 17세의 엘리자베트(씨씨)와 결혼한 일, 첫 딸 조피(Sophie)를 생후 2년만에 잃은 일, 유일한 아들인 루돌프 황태자가 자살한 일, 사랑하는 왕비 엘리자베트(씨씨)가 제네바에서 칼에 찔려 비명에 세상을 떠난 일, 황태자 루돌프가 죽자 후계자로서 정한 조카 프란츠 페르디난트(Franz Ferdinand)가 세르비아에서 피살된 일, 그로 인하여 세계1차 대전이 일어난 일 등등 68년이란 재위기간중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이 이 노황제의 뇌리속에 주마등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졌을 것이다.

 

프란츠 요셉 황제 기념상

 

프란츠 요세프황제에게 간단히 작별 인사를 드린후 또 한 사람의 합스부르크 황제를 만나볼 필요가 있다. 공원에서 호프부르크 쪽으로 있는 프란시스 스테판 황제의 기마상이다. 그는 정통 합스부르크가 아니고 로레인 가문의 출신으로 합스부스크의 마리아 테레지아와 결혼하여 합스부르크-로레인 가문의 길을 열었다. 그러므로 그의 후손인 계몽군주 요제프 2세, 그의 동생인 레오폴드 2세, 또 그의 뒤를 이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 프란츠 2세, 또 그후의 프란츠 요제프 1세,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칼 등은 모두 프란시스 스테판 황제의 후손들이다.

 

프란시스 스테판 황제 기마상

 

정원 윗자리에 있는 온실을 거쳐 알베르티나 쪽의 문으로 나오면 문의 왼쪽에 어떤 수도승의 기념상이 있다. 17세기에 살았던 유명한 설교가인 산타 클라라의 아브라람’(Abraham a Santa Clara: 1644-1709)이다. 그의 위트에 넘친, 서민적인 그러면서도 어찌보면 기득권, 측히 황실에 대한 풍자적인 설교는 당시 비엔나 사람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의 설교 중 일부는 설교집으로 출판되었는데 오늘날에도 대단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남단의 메스키르헤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원래 이름이 요한 울리히 메르글레(Johann Ulrich Mergle)였다. 그는 아우구스틴수도회에 입문하여 산타 클라라의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설교가 인기를 끌자 비엔나의 합스부르크 황실은 1669년에 그를 궁정설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제 부어가르텐의 문을 나서서 하누슈가쎄(Hanuschgasse)에 들어서면 오페라로 쭉 갈수 있다. 그리고 오페라에서 다시 슈테판성당으로 천천히 걸어가서 북탑 슈테플의 모습을 다시한번 음미한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간다.


부르크가르텐 정문쪽 외부에 있는 아브라함 아 산타 클라라(Abraham a Santa Clara) 기념상

 

가을의 부르크가르텐 헤라클레스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