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명소와 공원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Klosterneuburg)

정준극 2007. 4. 11. 15:38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Klosterneuburg)



클로스터노이부르크(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아우구스틴 수도원) - 예전에는 클로스텐부르크라고 불렀다.


비엔나 북서부 10 여 km 떨어진 곳에 있는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는 1108년에 설립된 아우구스틴수도원이 있다. 아우구스틴수도원은 8세기에 걸친 예술작품의 보고로서 보물보관실과 박물관이있다. 원래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다가 나중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개조된 이 수도원의 지하 예배처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은 장대화려한 베르둔(Verdun)제단이다. 이 제단은 중세 에나멜 예술작품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 제단을 베르둔제단이라고 부르는 것은 유명한 공예가인 니콜라우스 폰 베르둔(Nikolaus von Verdun)이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단에는 성경에 나오는 45개의 스토리가 조각되어있다. 그후 1330년에 구리판에 도금한 그림이 제단에 추가되었다.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바벤버그의 가계(家系)를 설명한 판넬은 1485년 작품이다. 또 다른 보물로서는 다뉴브 지방의 금으로 만든 성배와 대공의 왕관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에전에는 클로스텐부르크라고 불렀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마블 홀


이제 클로스터노이부르크를 좀 더 자세히 탐방해 보자. 오스트리아에서 예술과 역사와 와인이 그렇게도 잘 매치되는 곳이 있다면 바로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이다. 수도원이면서 오스트리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의 중심에 놓여 있었으며 그러면서 900 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진정한 예술 팬들인 수도승들이 귀중한 예술품들을 보존해왔고 또한 포도주의 발전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온 곳은 이곳이 유일할 것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오스트리아의 엘 에스코리알(El Escorial)이라고 부른다. 마드리드 인근에 있는 고색창연한 수도원을 말한다. 두 수도원이 차이가 있다면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수도인 비엔나에서 불과 10여 Km 떨어져 있는 반면에 엘 에스토리알은 수도 마드리드에서 45 Km나 떨어져 있다는 것이고 또한 규모 면에서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엘 에스코리알에 비하여 약소한 편이라는 점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비엔나의 엘 에스코리알이란 별명을 듣고 있다. 사진은 마드리드 근교의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의 위용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중세가 바로크와 교회와 제국의 방들과 예술품들과 와인 저장통이 혼합된 곳이다. 즉, 11-12세기의 중세에 그대로 들어와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수도원 박물관에는 오스트리아의 역사에서 가장 귀중한 왕관이 보관되어 있다. 이 수도원의 설립자인 레오폴드 3세의 왕관이다. 레오폴드 3세는 11-12세기에 변경백으로서 오스타리키를 통치하였다. 영국의 캔터베리 대주교인 토마스 베케트(Thomas Becket)와 같은 시기이다. 수도원박물관에는 수많은 역사적인 보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비엔나의 궁전에 있는 보물실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를 운영해 온 아우구스틴 수도승들의 예술 감각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중에 눈길을 끄는 의상이 한벌 있다. 유겐트 양식(Jugendstill)에 의한 성직자의 의상이다. '마리엔오르나트'(Marienornat)라고 불리는 의상이다. 1910년에 제작되었다.


유겐트슈틸의 성의. 1910년에 제작되었다.


수도원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중세의 바벤버그 왕가 인물들을 그려 넣은 대형 타페스트리이다. 아주 섬세하게 그려 넣은 수많은 인물들의 메달리온이 담겨 있는 타페스트리이다. 바벤버그 왕가의 군주와 왕비들 뿐만 아니라 기사들, 시녀들,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전사들의 모습도 찾아 볼수 있다. 그러나 모든 보물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것은 앞에서도 잠깐 설명했지만 '베르둔의 제단'이다. 수도원 교회에 있다. 만든지 9백년이 지난 것이다. 세개의 파넬에 성서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았다.  매 그림은 불로 도금하였고 어떤 것은 에나멜로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그림들은 12세기 당시의 다른 그림들과는 달리 감정이 살아 있고 역동적이어서 특별한 감동을 준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에 있는 바벤버그 왕가의 가계도 타페스트리의 일부. Der Babenberger-Stammbaum 이라고 한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은 일정 기간동안 군주의 궁전으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비록 수도원이지만 내부는 여늬 궁전과 다름없다. 대접견실이 있고 왕과 왕비의 침실과 서재, 식당 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중세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합스부르크의 군주들도 이곳을 자주 방문하였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아버지인 샤를르 6세는 왕궁을 쇤브룬에서 클로스터노이부르크로 이전할 생각까지 했었다. 샤를르 6세는 몇군데 방을 바로크 양식으로 재단장코자 했다. 하지만 샤를르 6세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더 이상의 공사는 진행되지 못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볼수 있다. 바로크 양식으로의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마리아 테레지아가 쇤브룬 궁전을 더 선호하여서 이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리아 테레지아 이후로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게다가 요제프 2세 황제는 수도원의 폐해가 심하다고 하여서 수도원 정비작업을 하였고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비록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종전처럼 왕실로부터의 적당한 후원을 받을 처지도 아니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왕실 아파트를 관람하다보면 바벤버그 시기의 엄중함과 화려함이 합스부르크에 와서 쇠퇴해진 역사의 변천을 보는 듯하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황실 아파트의 식당.


샤를르 6세의 서거로 공사가 중단된 대표적인 경우가 대리석 홀이다. 오늘날 대리석 홀에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천정 프레스코가 있어서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천정을 올려 보느라고 목이 아플 필요는 없다. 바닥에 있는 비스듬한 거울을 통해서 천정화를 볼수 있기 때문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황실 아파트(궁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것 처럼 되어 있는 곳은 살라 테레나(Sala Terrena)이다. 현관 입구쪽의 홀이다. 수도원의 큐레이터는 이 방을 사방에 회반죽으로 덧칠을 하기 보다는 원래 그대로 보존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직 다듬지 않은 아틀라스 조각상이 있는가 하면 벽돌 작업이 중단된채 되어 있는 모습도 볼수 있다.  


대리석 홀의 천정 프레스코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와인 셀라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난 지하 포도주 저장고로서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나 있다. 중세로 부터 시작한 와인 제조와 저장은 오늘날까지도 명성을 잃지 않고 있어서 현재에도 약 50종의 와인, 샴페인, 스피리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아울러 천연 사과 주스, 식용유, 식초, 꿀, 초콜릿도 만들고 있다. 전체 지하 저장고는 지하 3층으로 되어 있으며 가장 아래에 있는 저장고는 지하 36 미터까지 내려가는 곳에 있으니 대단하다. 세개의 저장고는 로마 셀라, 바로크 셀라, 양조 셀라이다. 3층 모두 와인 등을 저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운영 중인 와인 저장고를 보면 와인이 들어 있는 대형 참나무 통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볼수 있다. 그리고 세월의 변화와 함께 현대식 스테인레스 스틸 장치들도 다수 설치되어 있다. 수도원은 자체 포도원을 가지고 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엔나와 비엔나 숲의 굼폴드스키르헨(Gumpoldskirchen), 타텐도르프(Tattendorf)에도 포도원을 가지고 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지난 수십년 동안 지역 와인 제조자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 학교를 운영하였다. 오늘날에는 이 와인 학교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각국에서 서로 와서 배우려고 하고 있다.



지하 와인 셀라


2019년 10월 현재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개방 시간은 다음과 같다.

- 11월 16일부터 다음해 4월 30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 5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 12월 24일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 12월 25일, 12월 26일, 12월 31일은 휴무

- 1월 1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이 17유로, 6세 이상의 어린이가 11유로이다. 6세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입장이다. 비엔나 패스를 가지고 있으며 무료입장이다. 그리고 홉 언 홉 오프(Hop on Hop Off) 바스 투어를 한다면 그린 라인을 이용하면 된다. 슈타츠오퍼 앞에서 매일 낮 12시 45분과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한다. 그린칭과 칼렌버그를 거쳐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