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2월의 성인과 축일

2월 5일: 성 아가타(St Agatha)

정준극 2007. 8. 9. 11:04
 

카타니아와 시실리의 수호성인 겸 종 만드는 장인들의 수호성인. 상징: 커다란 족집게, 칼, 양초 횃불, 그리고 자기의 두 유방을 쟁반에 담아 들고 있음.


아가타는 3세기경 시실리의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처녀였다. 그는 로마 집정관인 퀸티안(Quintian)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처녀로서 그리스도에게 일생을 맡기기로 서약하였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집정관은 기독교를 박해하는 로마제국의 칙령을 공포했으며 꽃 같이 아름다운 아가타를 마을의 창녀 집에 넘겨 아가타의 몸을 망가트리도록 했다. 그리스도에게 헌신하기로 결정한 아가타는 창녀 집 주인의 무지막지한 행동에 항거하였다. 이에 격분한 창녀 집 주인은 아가타에게 참지 못할 고문을 했으며 나중에는 아가타의 두 유방을 잘라내는 끔찍한 고통을 주었다. 고통 중에 아가타는 성 베드로의 환상을 보았다. 성 베드로는 아가타의 가슴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다음날 아가타는 활활 타오르는 석탄 위에 올려져 죽임을 당했다.

 

 성 아가타의 순교.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의 그림.


사람들은 아가타에게 지진이나 화재를 방지해 달라고 간구하였다. 그래서 간혹 아가타의 상징은 타오르는 불길일 경우가 있다. 아가타가 사용했던 베일은 그녀의 고향인 카타니아에서 에트나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흘러 내려 올때 이를 막는 역할을 했다. 아가타는 유방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았으며 또한 종 만드는 사람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했다. 칼로 잘라내어 쟁반에 얹어 놓은 아가타의 유방이 마치 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빵장수들의 수호성인이 되기도 했다. 유방이 마치 종모양의 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가타의 축제일에는 사람들이 종모양의 빵을 교회에 가져와 축복을 받았다.

 

 고문당하고 있는 성 아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