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9월의 성인과 축일

9월 28일: 성 웬체스라우스(St Wenceslaus)

정준극 2007. 8. 9. 13:46
 

체코슬로바키아의 수호성인. 상징: 단검.


유럽(특히 동유럽)에는 누구나 잘 아는 ‘Good King Wenceslaus(좋은 임금님 웬체스라우스)’라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있다. 이 캐롤의 주인공인 웬체스라우스는 10세기 보헤미아(체코)의 왕자로서 아버지가 살해되자 뒤를 이어 왕에 오른 사람이다. 웬체스라우스는 할머니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배우면서 자라났다. 그러나 웬체스라우스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어머니와 남동생 볼레스라우스(Bolelasu)는 웬체스라우스의 기독교신앙의 적이 되겠다고 은밀하게 서약했다. 어느때 웬체스라우스는 보헤미아의 왕으로서 강대국 독일과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평화조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조약의 내용은 보헤미아가 독일 황제 하인리히1세를 인정하며 그에게 복종한다는 것이었다.

 

 체코의 올로무츠에 있는 성 웬체스라우스 기념상

 

야심이 많은 동생 볼레스라우스는 독일과의 평화조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하자 자기가 다음번 보헤미아 왕이 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얼마전에는 형에게 아들까지 태어났다. 볼레스라우스는 무리를 책동하여 형인 웬체스라우스가 보헤미아를 적국인 독일에게 팔아 넘겼으며 이로 인하여 보헤미아는 주권을 잃은 비참한 나라가 되었다고 비난하였다. 사악한 동생 볼레스라우스는 형을 죽일 셈으로 마침 다음날이 성 코스마스와 다미안의 축일인 것을 기하여 형 웬체스라우스를 교회에 축제에 초청하였다. 다음날 웬체스라우스왕은 아무것도 눈치 못한채 교회의 문을 넘어섰다. 그때 문위에 숨어있던 동생 볼레스라우스의 패거리들이 웬체스라우스를 칼로 찔러 죽였다. ‘좋은 임금님’ 웬체스라우스는 교회 문지방에 쓰러져 죽으면서 주님께 동생이 행한 것을 용서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프라하의 웬체스라우스 광장에 우뚝 서 있는

성 웬체스라우스 기마상


크리스마스 캐롤인 ‘좋은 임금님 웬체스라우스’는 19세기에 J. M. 닐(Neale)이라는 사람이 시로 쓴 노래이다. 추운 겨울날, 웬체스라우스 왕이 손수 장작더미를 짊어지고 가난하여 나무를 살수 없는 사람들의 집에 나누어 주었다는 얘기를 시로 쓴 것이다. 웬체스라우스의 왕관은 체코 민족주의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