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그랜드 오페라

그랜드 오페라 더 알기

정준극 2007. 8. 14. 07:00
그랜드 오페라 더 알기 


‘오페라를 보려면 그랜드 오페라를 봐야해! 다른 오페라는 심심해서 볼수가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페라는 볼것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무대의 스케일이 커야 볼 맛이 있다는 얘기다. 그랜드 오페라는 글자그대로 스케일이 큰 오페라를 말한다. Aida를 보라! 개선장면에서는 코끼리까지 등장하지 않는가? 그랜드 오페라는 일반적으로 스토리가 영웅적이거나 역사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마스네의 Le Cid(르 시드), 로시니의 Guillaume Tell(윌리엄 텔), 알레비의 La reine de Chypre(사이프러스의 여왕)등을 보면 알수 있다. 그랜드 오페라는 출연진이 많다. 수백명이 될 때도 있다. Aida(아이다: 베르디), Les Huguenots(위그노: 마이에르베르), Le siege de Corinthe(고린도 공성: 마호메트 2세: 로시니), Les Troyens(트로이 사람들: 베를리오즈) 등은 출연진이 수백명에 이른다. 그랜드 오페라는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크다. 4관 편성은 보통이다. 그러므로 음악이 웅장하다. 그랜드 오페라는 무대 세트가 방대하고 정교하다. 웅장한 궁전이나 사원은 사실처럼 보인다. 그랜드 오페라는 의상이 화려하며 소도구가 실제와 같다. 그랜드 오페라는 스펙터클한 장면 효과가 있다. 관중들을 압도하는 무대 효과(조명, 음향 포함)가 있다. 대체로 이런 것들이 그랜드 오페라의 특징이다. 그랜드 오페라의 또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 음악이 계속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랜드 오페라에서는 대화체가 거의 없다. 대사는 음악반주가 있는 레시타티브로 진행된다. 그랜드 오페라는 보통 4막 내지 5막으로 구성된다. 화려한 발레가 등장하며 호화로운 행진이 있다.

 

베로나 야외극장에서의 아이다 공연 장면

                           

그랜드 오페라는 초연할 때에 그 진면목을 보여준다. 초연이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하여 무척 신경을 써서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작품을 다시 공연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처음에 비하여 규모가 축소되는 경우가 많다. 무대규모도 줄어들고, 출연진도 줄어들고, 심지어는 오페라의 규모도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처음에는 전5막으로 작곡되었는데 나중에 공연할 때에는 3막으로 줄여 공연한다든지 하는 것을 말한다. 이유는?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이며 공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몬테베르디의 '포페아의 대관'


몬테베르디 시절의 초기 오페라에는 대부분 그랜드 오페라였다. 오페라 공연을 후원하는 귀족 나리들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돈 밖에 없으므로 제작비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았다. 작곡가들은 대규모 무대에 대규모 팀이 출연하는 오페라를 마음 놓고 작곡했다. 초기의 오페라는 스토리가 대체로 신화를 기본으로 한 것이었다. 신들이란 누구인가? 높은 하늘에 살면서 천둥도 만들고 번개도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신들이 등장하는 오페라는 규모가 크지 않을수 없다. 더구나 초기의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일반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체 높으신 양반집의 결혼 축하 등등을 위해 만든 것이므로 귀족들로서는 오페라가 자신의 부를 과시할수 있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의 한 장면.


규모가 크다고 해서 모두 그랜드 오페라라고 할 수는 없다. 앞에서 설명한 그랜드 오페라의 구성요소가 하나라도 포함되지는 않았으면 그랜드 오페라라고 부르기가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무대의 규모는 크지만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작다든지, 또는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상당히 큰데 합창단도 없이 그저 몇몇의 성악가만 출연하는 오페라라고 하면 그랜드 오페라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결론이 좀 이상할지 모르지만 그랜드 오페라는 돈 걱정하지 않아도 좋은 오페라를 말한다. 스케일이 큰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려면 무대가 커야 한다. 큰 극장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그랜드 오페라를 공연할수 있는 극장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뉴욕(메트로폴리탄),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밀라노(스칼라), 비엔나(슈타츠오퍼), 파리(오페라), 런던(코벤트 가든), 생 페테르부르크(마리인스키), 모스크바(볼쇼이), 시드니 등에 있는 오페라 극장 정도가 되어야 그랜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릴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야외극장으로 가야한다. 베로나 등등! 그러므로 실상 그랜드 오페라를 감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브르노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