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세계의 기록들 - 믿거나 말거나 1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페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도 나름대로
몇가지 사항을 알아보고 정리해 보았다. 역시 흥미로웠다. 혼자만 알고 있기가 미안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계속 보완코자 한다. 독자 제위의 코멘트와 자문을 구하는 바이다.
'사랑의 묘약'의 한 장면
[오페라 제목]
- 가장 긴 타이틀: 주인공의 이름이 가장 긴 제목은 영국의 사무엘 아놀드(Samuel Arnold)가 작곡한 Baron Kinkvervankotsdorsprakingatchdern (킨크페어반코츠도르스프라킨가츄데른 남작. 1781). 이 작품은 파스티치오(Pasticcio: Pastiche)이다. 모든 예술의 형태가 복합된 작품을 말한다. 은메달은 야나체크(Janacek)의 The Excursion of Mr Broucek on the Moon and in the 15th Century(브루체크씨의 달 여행과 15세기)가 차지해야 할것 같고 동메달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The Legend of the Invisible City of Kitezh and the Maiden Fevronia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츠의 전설과 페브로니아 아가씨: Skazanie o nevidimon grade Kotezhe i deve Fevronii)일것이다.
- 가장 짧은 타이틀: 알도 클레멘티(Aldo Clementi)의 오페라 Es(에스)일 것이다. 그러나 표준형 오페라라고는 볼수 없다. 3명의 소프라노, 3명의 메소소프라노, 3명의 앨토, 오케스트라를 위한 론도 형식의 오페라이다. 정식 오페라로 치자면 러시아의 쇼스타코비치의 3막 오페라 Nos(노스: 코)가 가장 짧은 타이틀의 오페라가 될것이다. 니콜라이 고골의 원작. 타이틀이 알파벳 스펠로는 세글자이지만 우리말로는 한 글자(코)임을 명심하시길! 다음으로 짧은 제목은 베르디의 Aida(아이다)와 마스카니의 Iris(이리스).
[가장 어린 나이에 오페라를 작곡한 사람]
- 모차르트는 4세 때에(1761) 첫 작품을 작곡했으며 10세 때에(1776: 11세라는 주장도 있음) 첫 오페라인 Die Schuldigkeit des ersten Gebotes(첫 계명 지키기: 1766 잘츠부르크. 종교적 징슈필)를 작곡했다. 프랑스의 생-생은 3세 때부터 작곡을 했다고 하지만 어떤 작품을 썼는지 알지 못한다. 그의 대표작인 ‘삼손과 델리라’는 42세 때에 작곡한 것이다.
- 모든 작곡가가 천재이지만 그 중에서도 천재 작곡가로는 통상 모차르트, 생-생, 비제, 그리고 멘델스존을 꼽는다. 그러고보면 독일계 2명, 프랑스계 2명.
12세때의 모차르트
* 모차르트의 아들들
- 모차르트는 콘스탄체와의 결혼생활에서 모두 여섯 자녀를 두었으나 그중 4명의 자녀는 어릴 때에 세상을 떠나고 두 아들만 생존하였다. 큰 아들은 카를(챨스) 모차르트로서 오스트리아 정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1858년 당시 합스부르크 치하의 밀라노에서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것이 1791년이므로 큰 아들 카를은 거의 70세까지 살았다.
- 둘째 아들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얼마전에 태어났다. 이름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일설에는 아버지의 이름인 볼프강(Wolfgang)이라고 붙였다고 한다. 볼프강(볼피)는 아버지의 재능을 어느 정도 이어 받았던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로 가서 음악교사로 지내다가 53세로 세상을 떠났다. 카를과 볼프강에게 후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만일 당시에 저작권법만 있었고 그 저작권을 모차르트의 아들들이 상속했더라면 아마 빌 게이츠가 부럽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큰 아들 카를(왼쪽)과 작은 아들 볼프강(오른쪽). 좀 닮은데가 있나?
* 피아노의 거장 리스트와 오페라
- 프란츠 리스트(Franz Listz)는 1825년, 그가 14세 때에 단막 오페라 Don Sanche(또는 Le chateau de l'amour)를 작곡하여 부다페스트의 작은 극장에서 무대에 올렸다. Claris de Florian의 스토리를 내용으로 한 오페라였다. 오페라는 성공적이어서 계속하여 4회 공연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어린 리스트는 '돈 산체'를 흡족하지 않게 생각하여 악보를 불태워 없앴다고 한다. 그후 리스트는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았다. 하지만 1903년에 파리 오페라극장의 자료실에서 연습악보를 찾았다. 그리고 1977년 런던에서 초연아닌 초연을 가졌다. 리스트는 그랜드 오페라를 남기기 위해 Sardanapale(Sardanapalus)의 작곡을 시도했으나 스케치만 해놓고 완성을 하지 못했다.
- 리스트의 딸인 코지마가 바그너의 두번째 부인이 된 것은 다 잘 아는 사실이다. 리스트의 사위는 세계 오페라의 역사를 다시 쓴 위대한 바그너이므로 리스트가 오페라와 무관하다는 것은 곤란한 설명이다. 리스트의 외손자인 지그프리트도 오페라 작곡가였다. 리스트의 딸인 코지마는 나중에 바이로이트 오페라 페스티발을 운영했다.
1839년의 프란츠 리스츠
[가장 장수한 오페라 작곡가]
- 미국의 아론 코플랜드(Aaron Copland)는 1900년에 태어나 1990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으로 장수한 작곡가는 베르디로서 88세에 세상을 떠났으며(1901)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85세에(1949) 세상을 떠났다. 장수만세!
- 비엔나 오페레타의 거장인 카를 밀뢰커는 20세기를 몇 시간 앞둔 1899년 12월 31일 밤 10시쯤에 세상을 떠났다. 두어시간만 더 생존했더라면 20세기를 맞이하였을 것이다. 밀뢰커로부터 몇 달전에는 요한 슈트라우스가 세상을 떠났다. 그 역시 몇 달만 더 살았더라도 대망의 20세기를 맞이하였을 것이다.
- 초스피드 작곡가로 알려진 로시니는 76세로 작고했다. 그는 생의 절반인 38세까지 38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으며 생의 나머지 38년동안은 단 한편의 오페라도 작곡하지 않으면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여생을 보냈다.
장수만세의 아론 코플란드
[가장 요절한 작곡가]
우리는 통상 모차르트가 가장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믿고 있지만 세계적 작곡가 중에서는 참으로 애석하게도 일찍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다. 특히 천재성 작곡가들 중에서! 천재박명! 슈베르트(1797-1828)는 모차르트보다 훨씬 짧은 인생인 31세에(서양 나이로 30세)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의 천재 작곡가 비제(1838-1875)는 36세에 세상을 떠났다. 멘델스존(1809-1847)은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밖에도 30대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위대한 작곡가로서는 빈첸조 벨리니(Vincenzo Bellini: 1861-1835)가 34세에, 영국의 제레미아 클라크(Jeremiah Clarke: 1674-1707)가 33세에, 러시아의 바실리 발리니코프(Vasily Kalinnikov: 1866-1901)가 35세에, 미국의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 1898-1937)이 38세에, 독일의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이 38세에, 폴란드의 프레데릭 쇼팽(Frederick Chopin: 1810-1849)이 39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보다 더 일찍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의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이다. 26세에 세상을 떠났다. 페르골레지는 오페라 '하녀 마님'(La serva padrona)는 당시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가곡으로서 우리 귀에 익은 작품으로는 '니나'(Nina)가 있다. 그보다도 종교음악으로서 페르골레지의 '성모애상'(Stabat Mater)는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프란츠 슈베르트(겨우 31세의 청년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장 많은 작품을 쓴 오페라 작곡가]
- 이탈리아의 파스쿠알레 안포씨가 약 80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만일 국제 오페라 다작상이 있다면 받았을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탈리아의 알레싼드로 스칼라티(Alessandro Scarlatti: 1660-1725)가 115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고 하지만 여러 편이 실종, 분실 되었으므로 남아 있는 작품이 몇편인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안포씨를 1등으로 삼지 않을수 없다.
- 다음은 게타노 도니제티가 약 70편, 자크 오펜바흐가 68편, 주세페 메르카단테가 약 60편을 생산했다. 이탈리아의 토마소 알비노니와 프랑스의 다니엘 오버는 약 50편을 남겼다. 이를 바짝 뒤쫓아서 프랑스의 아돌프 아담이 46편, 쥘르 마스네와 프랑수아-아드리앙 오바가 각각 40편을 남겼으며 상당히 많은 오페라를 남겼을 것으로 생각되는 조아키노 로시니는 38편을 남겼다.
- 오페라의 황제 주세페 베르디는 26편을 남겼으며 오페라의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22편을 남겼다.
- 반면 악성(樂聖) 베토벤은 단 한편의 오페라를 남겼으면서도 오페라 작곡가 동문회가 있으면 반드시 초청받는다. 괴테는 ‘베토벤이 단 한편만의 오페라를 남긴 것은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만일 베토벤이 몇 년만 더 살았더라면 적어도 한두 편의 오페라는 더 남겼을 것이다. 베토벤의 청각장애는 오늘날의 의료기술로서 간단히 치료 받을수 있다는 것이니 당시의 의술이 발전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 오페라 작곡료를 많이 받은 작곡가는 베르디가 최고이며 다음이 로시니, 푸치니...만일 모차르트 시대에 저작권제도가 있었다면 모차르트는 백만장자가 되었을 것이다. 베르디는 아이다 한편을 작곡하여 이집트의 케다이브(총독)으로부터 대단한 작곡료를 받았다.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약 30억원이 된다. Wow!
오페라 다작상에 빛나는 파스쿠알레 안포씨
[세계 10대 인기 오페라]
- 2005년 미국 ‘오페라 아메리카’와 ‘오페라단 회원협회’가 조사한 세계 10대 인기 오페라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라 보엠 (2) 나비부인 (3) 라 트라비아타 (4) 카르멘 (5) 세빌리아의 이발사 (6) 피가로의 결혼 (7) 돈 조반니 (8) 토스카 (9) 리골레토 (10) 마적 또는 (10)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
라 보엠의 마지막 장면
[세계 10대 인기 오페레타]
- 2006년 ‘오스트리아 극장연맹’이 선정한 세계 10대 인기 오페레타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파리인의 생활(오펜바흐) (2) 박쥐(요한 슈트라우스) (3) 메리 위도우(레하르) (4) 집시 남작(요한 슈트라우스) (5) 거지 학생(카를 밀뢰커) (6) 왈츠의 꿈(오스카 슈트라우스) (7) 보카치오(프란츠 폰 주페) (8) 차르다스의 여왕(엠메리히 칼만) (9) 비엔나 기질(요한 슈트라우스) (10) 새장수(카를 지에러)
오페레타 '파리인의 생활'의 한 장면
[세계의 10대 베스트 오페라 아리아]
1. 정결한 여신(Casta Diva). '노르마'(Norma)에서 타이틀 롤인 노르마의 아리아. 빈첸조 벨리니 작곡, 펠리체 로마니 작사. 벨리니 오페라의 모든 아리아들이 완벽하지만 '카스타 디바'는 그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아리아라는 평을 받고 있다. 로마제국이 켈트족의 골을 지배하고 있었다. 켈트족의 여사제인 노르마는 어찌하다보니 로마군 사령관인 폴리오네와 사랑하게 되어 두 아들까지 두었으나 적장을 사랑하는 것은 여사제로서 할 일이 아니므로 비밀로 지낸다. 그러던중 폴리오네가 로마로 돌아가게 된다. 비밀리에 두 아들까지 둔 노르마로서는 어찌해야 할지 막막한 입장이다. 그런데 그렇게도 사랑하던 폴리오네가 알고보니 노르마를 따르는 여사제인 아달지사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고 폴리오네는 아달지사와 함께 로마로 간다는 것이다. 노르마가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두 아들을 죽이고 자기도 죽는 것이다. 또 하나는 켈트 족속들에게 씻을수 없는 죄를 지었으므로 스스로 불길 속으로 들어가서 목숨을 끊는 것이다. 결국 노르마는 불길 속으로 걸어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정결한 여신'이 되고자 노력하였는데 그렇지 못해서 한없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노래를 부른다. 노르마를 버리고 아달지사에게 마음을 두었던 폴리오네는 어떻게 되었을까? 노르마가 불길 속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을 보고 마음으로 크게 감동하여서 마침내 노르마와 함께 불길 속으로 들어간다. 사랑의 죽음이다. 아이들은? 노르마가 죽이지 않았다. 아마 아달지사가 노르마를 배신하고 폴리오네와 함께 로마로까지 가려던 것을 크게 뉘우치고 아이들을 보살펴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마리아 칼라스, 조앤 서덜랜드, 비벌리 실스, 몽세라 카바예 등의 노래)
'노르마'에서 노르마와 폴리오네
2. 어떤 갠 날(Un bel di vedremo).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에서 초초상의 아리아. 자코모 푸치니 작곡, 루이지 일리카 작사.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드라마틱한 음악과 스토리는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곤'은 '나비부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갠 날'은 미국으로 떠난 남편 핑커튼이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희망으로 부르는 눈물겨운 노래이다. 시기는 1900년대 초반, 무대는 나가사키이다. 어리다면 어린 초초상은 미군 해군장교의 현지처가 되어 아들까지 낳는다. 그러나 나 다시 돌아오겠다며 떠난 남편으로부터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런데 몇년후, 과연 남편이 돌아온다. 그러나 미국에서 결혼한 케이트와 함께 온다. 초초상은 사랑과 명예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다가 결국 아버지가 보여준대로 하라키리(할복)를 통한 명예를 선택한다. 실은 오페라가 시작되면서부터 관중들은 무대로 뛰어 올라가서 핑커튼을 발로 한대 걷어차고 싶은 심정에 빠진다. 핑커튼이 하는 말한마디, 행동 하나가 모두 건방지고 거짓에 가득차 있으며 교만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피날레에서 초초상이 죽자 그제서야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하면서 울부짓지만 그것도 믿을만한 것이 못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레나타 테발디, 안젤라 게오르기우, 라이나 카바이반스카, 레온타인 프라이스, 안나 모포, 잉 후앙, 미렐라 프레니 등의 노래)
3. 의상을 입어라(Vesti la giubba). '팔리아치'(I pagliacci)에서 카니오의 아리아. 루제로 레온카발로가 작곡도 하고 작사도 했다. 보통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더블 빌로서 공연되는 단막의 작품이다. 드라마 중에 드라마가 나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작된 작품이다. 시기는 1870년이며 무대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이 칼라브리아이다. 유랑극단의 단장인 카니오는 성격이 급하고 거칠기까지 하다. 카니오는 아름다운 부인 네다에 대하여 항상 불안해서 더욱 의심의 눈길만 보낸다. 네다는 그런 카니오가 싫어져서 마을 청년과 도망갈 생각이다. 그런 내막을 눈치 챈 카니오는 불같은 성격을 어쩌지 못해서 안절부절하지만 가설무대에 나갈 차례가 되어서 어찌하지를 못한다. 그때 카니오가 부르는 아리아가 '의상을 입어라'이다. 배우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어릿광대(팔리아초)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나가야 하는 자기의 한심스런 신세를 한탄하는 기막힌 노래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플리시도 도밍고, 마리오 델 모나코, 욘 비커스 등의 노래)
4. 그러면, 나 멀리 떠나겠어요(Ebben? Ne andro Iontana). '라 왈리' (La Wally)중에서 왈리의 아리아. 알프레도 카탈라니 작곡, 루이지 일리카 작사. 아름다운 티롤을 배경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간혹 알프스의 요델 송이 흘러나온다. 시기는 1800년대이다. 독일에서 인기를 끈 소설 '탐욕스러운 왈리...티롤의 알프스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원작은 독일의 빌헬미네 폰 힐레른이다. 사랑이 뭐 길래 왈리는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한다. 모든 우여곡절 끝에 왈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다시 왈리에게 돌아온다. 그러나 저 멀리서 왈리를 향해 걸어오던 그 사람은 갑작스런 눈사태로 휩쓸려 내려간다. 순간 너무나 기막힌 장면을 목격한 왈리도 눈사태 속으로 뛰어든다. 사랑이 뭐 길래! (레나타 테발디, 에바 마튼, 르네 플레밍, 마리아 칼라스, 몽세라 카바예 등의 노래)
5. 내 이름은 미미(Mi chiamano Mimi). '라 보엠'(La Boheme)에서 미미의 아리아. 자코모 푸치니 작곡,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 공동 작사. 세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로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시기는 1830년, 장소는 파리의 라틴 구역 그리고 파리 교외의 '지옥의 문'이 있는 곳이다. '내 이름은 미미'는 라틴 구역에 있는 어느 다락방에서 주인공인 미미가 부르는 아리아이다. 소설과 오페라에서는 여주인공의 이름이 미미라고 나오지만 원래 그의 이름은 루실(루치아)이다. 다락방에 혼자 지내면서 수를 놓아서 돈을 벌어 겨우 살고 있다. 그렇다고 보헤미안(집시)은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헤미안들은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음악가 쇼나르를 말한다. 여기에 간혹 철학자 콜리네가 합세한다. 정식으로 직장이 있어서 생활비를 버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적당히 벌어서 기분 내키는대로 사는 것이 이들의 습성이다. 아마 직장을 찾이 못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보헤미안과 같아고 말한 것이다. 이들이 세를 들어 살고 있는 방의 옆방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모른다. 실은 관심도 없을 것이다. 마침 옆방의 미미가 수를 놓고 있는 중에 촛불이 꺼지자 성냥 하나도 없어서 옆방으로 불을 빌리러 간다. 다른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축하한다면서 카페 모뮈로 떠나고 로돌포 혼자만이 남아 있다. 로돌포가 미미에게 불을 빌려주려는데 어찌하다 보니 자기의 촛불도 꺼진다. 그때 미미가 들고 있던 방열쇠를 떨어트린다. 로돌포와 미미는 어두운 방에서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찾다가 우연히 손을 잡게 된다. 로돌포가 기회는 이 때다 하면서 '그대의 찬 손'을 부른다. 그러자 미미는 잠자코만 있을수 없어서 비로소 입을 열어 '내 이름은 미미예요. 하지만 원래 이름은 루실이지요. 백합이나 장미와 같은 수를 놓고 산답니다'라는 내용의 아리아를 부른다.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피날레에서는 로돌포와 하이 C의 듀엣을 부른다. (미렐라 프레니, 안나 네트렙코, 세릴 바커, 안나 모포, 안젤라 게오르기우 등의 노래)
6.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oeur s'ouvre a ta voix). '삼손과 델릴라'(Samson et Dalila)에서 델릴라의 아리아. 카미유 생 상스 작곡, 페르디낭 뤼메어 작사. 구약성서 사사기(판관기)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사사 삼손과 이방인인 블레셋 여인 델릴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삼손은 델릴라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삼손에 대한 델릴라의 사랑은 거짓이고 계산된 것이다. 델릴라의 목적은 삼손의 힘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를 부른다. 바보 같은 삼손은 델릴라의 그 노래를 듣고 '나도 이하동문'이라면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엘리나 가란차, 엘레나 오브라쪼바, 셜리 베레트, 줄리아 게르트세나, 마릴린 혼, 그레이스 범브리 등의 노래)
7. 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Belle nuit, o nuit d'amour). '호프만의 이야기'(Le contes d'Hoffmann)에서 줄리에타와 니클라우스의 듀엣. 자크 오펜바흐 작곡, 폴 쥘르 바르비에 작사. 자크 오펜바흐는 100여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했지만 오페라 세리아는 이것이 유일하다. 그나마 3막은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제자들이 3막을 완성했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시인 호프만의 기이하고도 어이없는 사랑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첫번째 사랑은 기계인형 올림피아에 대한 사랑이고 두번째 사랑은 병약한 가수 안토니아와의 사랑이다. 그리고 세번째 사랑이 환락의 여인 줄리에타에 대한 사랑이다. 호프만의 친구인 니클라우스는 호프만이 또 다시 베니스의 고급창녀인 줄리에타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지 제발 정신없는 사랑은 더 이상 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듣지 않는다. 니클라우스는 줄리에타를 만나서 호프만과의 사랑은 없던 것으로 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줄리에타는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이냐면서 역시 듣지 않는다. 이때 줄리에타와 니클라우스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호프만의 뱃노래'이다. 혹시 호프만이 부르는 뱃노래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안나 네트렙코와 엘리나 가란차, 몽세라 카바예와 마릴린 혼의 듀엣 등)
8. 노래에 살고(Vissi d'arte). '토스카'(Tosca)에서 토스카의 아리아. 자코모 푸치니 작곡,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의 공동 작사. '비시 다르테, 비시 다모르'는 절망 중에 있는 한 여인이 신에게 간절히 하소연하는 내용이다. 토스카는 어찌하여 신은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오히려 착하고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한 자기를 버리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에 외면하느냐고 절규하듯이 묻는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아리아이다. 토스카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노래이다. (라이나 카바이반스카, 키리 테 카나와, 아냐 하르테로스, 마리아 칼라스, 미렐라 프레니, 안젤라 게오르기우, 레온타인 프라이스, 캐서린 말피타노, 에밀리 마기 등의 노래)
9. 별을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토스카'(Tosca)에서 카바라도시의 아리아. 자코모 푸치니 작곡,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의 공동 작사. 토스카에 대한 야욕을 가지고 있는 경시청장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의 애인인 마리오 카바라도시가 반역자를 도와주었다고 모함해서 체포한다. 마리오가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반정부주의자의 숨어 있는 곳을 밝히지 않자 스카르피아는 마리오를 반역죄로 처형키로 한다. 토스카가 스카르피아에게 마리오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토스카를 수중에 넣고자하는 스카르피아는 마리오를 석방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거짓이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마리오는 다음날 아침이면 처형당할 것을 생각하여 괴롭기 그지 없다. 그때 부르는 노래가 '별을 빛나건만'이다. (요나스 카우프판, 플리시도 도밍고, 로베르토 알라냐 등의 노래)
10. 남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에서 네모리노의 아리아. 게타노 도니체티 작곡, 펠리체 로마니 작사. 펠리체 로마니 작사. 시기는 18세기 말 또는 19세기 초이며 장소는 이탈리아의 어느 농촌 마을이다. 아름다운 지주인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순박한 청년 네모리노는 약장수 둘까마라가 만병통치약을 판다고 하자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얻을수 있는 약이 있으면 달라고 부탁한다. 둘까마라는 순박한 시골 청년을 속여 먹는 것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고 생각해서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하면서 판다. 사랑의 묘약은 트리스탄과 이소타(이졸데)가 마시어서 서로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묘약을 말한다. 네모리노는 비싼 돈을 주고 한병을 마셨는데도 아무런 효력이 없다. 둘까마라는 다시 한병을 사서 마셔보라고 말한다. 돈이 없는 네모리노는 입대하면 돈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입대서에 서명하여 돈을 받아 사랑의 묘약을 한 병 더 사서 마신다. 도시에 사는 네모리노의 삼촌이 세상을 떠나면서 네모리노에게 유산을 많이 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마을 처녀들은 부자가 된 네모리노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그 모습을 본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분명히 무슨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저렇다고 생각해서 자기가 그동안 네모리노에게 너무 무심했던 것을 후회한다. 아디나는 착한 네모리노의 순박한 마음을 그제서야 알고 감동해서 눈물을 흘린다. 네모리노는 아디나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사랑의 묘약이 효력을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부르는 아리아가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로베르토 알라냐, 주세페 디 스테파노, 롤란도 비야손, 카를로 베르곤치 등의 노래)
'사랑의 묘약'. 마을 처녀들이 네모리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취리히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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