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유명 오페라극장 1

7. 생페테르부르그 마리인스키 극장(Mariinsky Theater)

정준극 2007. 9. 3. 11:07
 7. 생페테르부르그 마리인스키 극장(Mariinsky Theater)

    Maryinsky Teatr: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 기념극장

 

생페테르부르크 마리인스키 극장 전경

 

생페테르부르그의 마리인스키 극장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과 함께 러시아의 자부심이다. 마리인스키라는 단어는 제정 러시아 알렉산더 2세 짜르의 왕비였던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Maria Alexandrovna)의 애칭이다. 지금의 마리인스키가 탄생하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기려 마리인스키 극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마리인스키는 오페라와 발레에 있어서 살아있는 러시아의 역사적 유산이다. 1860년에 문을 연 마리인스키는 19세기 러시아 음악의 황금무대였다. 차이코브스키, 무소르그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같은 러시아를 빛낸 거장들의 걸작들이 이 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마리인스키는 문을 연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4번에 걸쳐 명칭이 바뀌었다. 1860년부터 1920년까지는 제국마리인스키극장이라는 이름이었다. 1920년부터 1935년까지는 ‘국립오페라-발레아카데미극장’이었다. 1935년부터 1992년까지는 ‘국립키로프오페라-발레아카데미극장’이었다. 그리고 1992년부터는 ‘국립마리인스키아카데미극장’(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er)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간단히 ‘마리인스키극장’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마리인스키극장을 운영하는 공사는 아직도 키로프라는 단어를 간직하고 있다. 키로프극장은 레닌그라드(현 생페테르부르크)의 공산당 지도자로 암살당한 세르게이 키로프(Sergei Kirov: 1886-1934)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다.

 

마리인스키극장의 로열 박스 

 

현 마리인스키극장의 전신은 생페테르부르크의 제국오페라-발레극장이었다. 카테리나대제의 후원으로 설치된 극장이었다. 1783년이었다. 원래 제정러시아는 오페라와 발레를 위해 겨울궁전 부근에 두 곳의 극장을 마련했다. 하나는 목재로 만든 카를 크니퍼(Karl Knipper)극장으로 일반용이었다. 다른 하나는 에르미타쥬(Hermitage)극장이었다. 오페라와 발레를 무척 좋아하는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 왕비가 귀족 손님들을 초청하여 오페라와 발레를 공연하던 곳이었다. 왕비는 두 극장을 합하여 새로운 극장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안토니오 리날디(Antonio Rinaldi)의 설계로 극장광장에 새로운 극장이 들어섰다. 새로운 극장의 명칭은 ‘제국볼쇼이-카메니극장’(Imperial Bolshoi Kamenny Theater)이었다. 카메니(Kamenny)라는 단어는 돌(Stone)이란 뜻이다. 종전의 목제극장을 비유하여 돌같이 단단한 극장을 세웠다는 의미이다. 볼쇼이(Bolshoi)라는 단어는 크다(Big)는 뜻이다. 종전의 에르미따쥬극장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의미로 볼쇼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하지만 새로운 극장도 대규모 공연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마리인스키의 커튼

 

제국볼쇼이-카메니극장 옆에는 서커스극장이 있었다. 역시 목제건물이었다. 당시에는 네오-비잔틴 스타일의 영향을 받아 목제 건물들이 유행이었다. 이 서커스극장에 불이 나서 잿더미가 되자 알렉사드로브나 왕비는 그 자리에 볼쇼이-카메니극장을 새로 짓도록 했다. 그리하여 1860년 당시로서는 대규모인 1,625석의 이탈리아 스타일의 오페라-발레 극장이 완성되었다. 새로운 극장건물은 후원자인 마리아 알렉사드로브나 왕비의 애칭을 따서 ‘제국마리인스키극장’이라고 불렀다. 1860년 개관때에는 러시아 국민음악의 아버지인 글링카의 ‘이반 수자닌’(황제를 위한 삶)이 공연되었다.

 

마리인스키 극장

 

제국마리인스키극장이 문을 열게 되자 이곳은 러시아 오페라와 발레의 최고 무대가 되었다. 러시아 최고의 안무가인 마리우스 페피타(Marius Pepita)의 러시아 발레에 대한 열정은 오늘날 러시아발레가 세계 최고가 되는 초석을 놓은 것이었다. 페피타의 안무로 차이코브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1890), ‘호도까지 인형’(1892), 레이몬다(1898), 그리고 1895년에는 고전 발레의 금자탑인 ‘백조의 호수’가 마리인스키에서 초연되었다. 세계 초연된 오페라는 헤아릴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닭’, 차이코브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와 ‘이올란테’를 들수 있으며 발레로는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신데렐라’, 카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등이 있다. 1863년에 베르디의 ‘운명의 힘’이 마리인스키에서 초연된 것은 또 다른 특기사항이다.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을 주제로 삼은 발레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