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궁전/슐로스 쇤브룬

1441개의 방

정준극 2008. 2. 19. 09:04

[1441개의 방]

쇤브룬 궁전에는 모두 1,441개의 방이 있다. 그중에서 390개는 지난날 황실 가족들과 시종들이 사용하는 방이었다. 이들 방중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는 것은 약 40개에 뿐이며 대부분 2층(1층)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의 중안 부분은 의전실, 또는 연회 행사를 하는 방이며 동쪽(왼쪽 채)은 황실가족들의 거실들이었다. 이곳에서 마리아 테레자와 부군 프란시스1세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살았으며 나폴레옹도 거처로 삼은 일이 있다. 서쪽(오른쪽) 채에는 프란츠 요셉 황제와 엘리자베트 왕비가 살았었다. 베르글(Bergl)실과 궁전교회는 1층(지상층)에 있다. 마리오네트 극장은 현관으로부터 오른쪽 끝에 있다. 한창 때에는 1천명 이상이 거주했으며 부엌만 해도 140곳이나 되었다. 쇤브룬의 전체 면적은 2평방킬로미터나 되며 규모로는 바티칸 공국의 4배나 크다. 쇤브룬 궁전의 전체 면적중 대부분은 정원이며 이외에도 동물원, 식물원 등이 있다. 쇤브룬이 처음 조성되었을 때에는 비엔나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 비엔나가 점점 확대되는 바람에 이제는 비엔나의 13구(히칭: Hietzing)에 속하게 되었다.

 

쇤브룬 궁전의 발코니 

쇤브룬 궁전 전경(글로리에트에서 바라봄)

 

[리셉션 및 의전용 홀])

쇤브룬 궁정의 하이라이트는 2층(1층)의 대회랑(Grosse Galerie)이다. 내정으로부터 계단을 이용하여 직접 들어갈수 있다. 궁정 연회와 무도회가 열리던 홀이다. 대회랑에서는 1955년 5월 15일 오스트리아를 점령하고 있던 연합국(미,소,영,불)들이 영세중립국이 된 오스트리아로부터 철수한다는 협정에 서명을 마친후 이를 기념하는 리셉션이 열렸었다. 이후 이 홀은 국빈을 영접하는 홀로 이용되었다. 1961년 6월 3일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흐르스체프(Kruschef)가 회담을 벌인 곳도 이 곳이었다. 대회랑은 길이가 43m이다. 천정 프레스코는 1760년 그레고리오 구글리엘미(Gregorio Guglielmi)가 완성한 것이다. 마리아 테레자 시절 제국의 발전과 속하여 있던 영토를 표현하였다. 이탈리아 출신의 그글리엘미는 소회랑(Kleine Galarie)의 천정화도 그렸다. 소회랑의 그림은 합스부르크-로레인 왕조의 연맹국들과 신성로마제국에 속하여 있는 독일국가들을 표현한 것이다. 대회랑과 소회랑은 세 개의 아케이드로 연결되어 있다. 회랑의 벽면은 흰색 바탕에 도금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크리스탈로 만든 샹들리에와 벽면의 램프들은 화려함의 극치이다. 소회랑은 발코니와 연결되어 있으며 발코니에서는 시원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을 내려다 볼수 있다. 소회랑에서는 주로 게임을 하거나 실내악규모의 연주회가 열렸다.

 

그로쎄 갈레리(대연회장)


대회랑(그로쎄 갈레리)의 양쪽으로는 대기실과 같은 작은 방들이 붙어있다. 오른쪽에 있는 방은 ‘랜턴 방’(Lanternzimmer)이며 왼쪽에 있는 방은 ‘카루셀 방’(Karusselzimmer)이다. ‘랜턴 방’이라고 한 것은 아름다운 랜턴들이 장식되어 있기 때문이며 ‘카루셀 방’이라고 한 것은 마틴 반 마이튼스(Martin van Maytens)가 그린 카루셀(말들이 둥근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장면)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실제로 1743년 1월 2일 호프부르크의 ‘스페인승마학교’에서의 공연장면이다. ‘카루셀 방’에는 스페인승마학교를 설립한 카를6세(샤를르6세)의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카를6세는 마리아 테레자의 아버지이다. 

 

쇤브룬 정원에서의 스페인 승마 시범 장면 


소회랑(클라이네 갈레리)으로부터는 두 개의 ‘중국실’(Chinesische Kabinette)로 들어갈수 있다. 방 하나는 타원형이고 또 하나의 방은 원형이다. 원형 방은 마리아 테레자의 밀실(密室)로 사용되었다. 이 방에는 위층의 방으로 연결된 비밀 계단이 있다. 당시 위층의 방에는 수상 겸 자문관인 카우니츠(Kaunitz)가 살았다. 마리아 테레자는 아무 때라도 수상과 중요한 국사를 협의하기 위해 비밀 계단을 이용하여 카우니츠를 만났다. 이들 ‘중국실’의 벽은 에나멜로 장식되어 있으며 귀중한 중국 도자기들이 놓여 있다. 그래서 ‘중국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자개로 장식된 방


건물 중앙으로부터 오른쪽 채에는 세 개의 방이 연결된 ‘로자의 방’(Rosa Zimmer)이 있다. 원래 이 방들은 카를6세의 아버지인 요셉1세의 개인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 방들에는 요셉 로자(Joseph Rosa)가 그린 스위스 및 북부 이탈리아 풍경화들이 장식되어 있다. 그래서 ‘로자의 방’이라고 부른다. 로자의 방들 중에서 가장 큰 방에는 아르고비아(Argovia)의 유적지를 그린 작품도 있다. 아르고비아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요람이었던 곳이다.

 

장미목으로 만든 장미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