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중단된 멜로디의 Eileen Farrell (아일린 화렐)

정준극 2008. 2. 26. 17:42
  

중단된 멜로디의 Eileen Farrell (아일린 화렐)

 

 

  

풍부한 성량과 찬란한 음성으로 각광을 받았던 아일린 화렐은 1920년 코네티커트주의 윌리만틱(Willimantic)에서 보데빌(Vaudeville) 가수를 부모로 하여 태어났다. 성악에 뜻을 둔 아일린은 뉴욕으로 가서 본격적인 개인 교습을 받고 콘서트 소프라노로서 라디오에 출연하는 한편 전국 순회 연주회를 가져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1950년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 교향악단과 베토벤의 제9교향곡에서 솔리스트를 맡은 것은 커다란 성공을 거둔 것으로 그 때의 레코딩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아일린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걸쳐 레오나드 번슈타인 지휘의 뉴욕 필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여 찬사를 받았다. 아일린은 기본적으로 가곡과 오라토리오 레퍼토리에 뛰어난 소프라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페라에도 여러 차례 출연하여 사람들을 감격시켰다. 첫 오페라 데뷔는 1956년 플로리다의 탐파에 있는 산 카를로 오페라에서 산뚜짜(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였다. 그후 1957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1958년에는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주역 멤버로서 활동하였고 1960년에는 글룩의 알체스티스(Alcestis)로 메트로에 데뷔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메트로와의 관계는 쉽지 않았다. 메트로의 총감독인 루돌프 빙(Rudolph Bing)과 의견차이가 자주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일린은 ‘남편과 아이들이 오페라와 콘서트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과 함께 무대를 떠났다. NYPD 경찰관의 아내인 아일린은 두 아이를 두었다.

 


아일린의 이름을 다시한번 높여준 것은 메트로의 디바 마조리 로렌스의 스토리를 다룬 할리우드의 영화 ‘중단된 멜로디’(Interrupted Melody)에서 주인공 엘레아노 파커의 노래를 대신 부른 일이었다. 아일린의 노래를 립 신크로한 엘레아노 파커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최우수 여배우 후보에 올랐었다. 무대에서 은퇴후 그는 ‘노래를 부르지 않을수 없다’(Can't Help Singing)라는 타이틀의 자서전을 냈으며 1999년부터는 노드이스턴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2년 세상을 떠났다.

 

라 조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