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흑인 성악가 Lillian Evanti (릴리안 에반티)
콜로라투라 리릭 소프라노인 릴리안 에반티는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야 했던 미국 흑인 성악가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무던히도 헌신하였던 인물이다. 그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공식 오페라 활동을 했던 흑인 소프라노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활동무대는 역시 미국이었다. 그는 피츠버그에서 ‘미국흑인오페라단’(National Negro Opera Company)을 만들어 흑인 성악가들만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그는 피부의 색깔을 극복하고 활동을 한 음악가였다. 그는 오페라와 콘서트 출연뿐 아니라 예술 가곡을 작곡하여 남기기도 했다. 그가 태어난 워싱턴의 집은 국가국립공원국이 역사적 장소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가 오페라에서 사용했던 의상과 소도구등은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그는 1934년 백악관에서 리사이틀을 가져 루즈벨트 대통령과 영부인으로부터 위대한 흑인 여성으로 찬사를 받았다.
1890년 워싱턴에서 애니 릴리안 에반스(Annie Lillian Evans)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하워드음악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대학시절 성악지도교수였던 로이 윌프레드 티브스(Roy Wolfred Tibbs)와 결혼하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였다. 나중에 그의 이름을 좀더 우아한 느낌의 에반티라고 고친것은 에반스(Evans)와 티브스(Tibbs)라는 이름을 합쳐서 만든 것으로 시인이며 신문사 편집장인 제씨 훠세트(Jessie Fauset)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에반티는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났다. 에반티의 선조는 남북전쟁때 노예해방을 위해 전투에 참가하였다고 한다. 또 에반티의 선조중에는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상원의원이 된 인물도 있다. 에반티의 부모 또한 훌륭한 지성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아버지는 워싱턴에 암스트롱고등학교를 설립하여 교장을 지냈으며 흑인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였다. 어머니는 음악교사였다. 아버지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릴리안 에반티는 유치원보모가 되려는 생각에 잠시 유아교육을 전공하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성악을 전공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대학시절에 지도교수인 로이 티브스를 만난것은 릴리안의 음악경력에 큰 도움을 준 것이었다.
11925년 릴리안 에반티는 프랑스로 건너갔다. 유럽의 오페라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그해에 그는 니스에서 드빗시의 라크메(Lakme)로 유럽 데뷔를 하였다. 그후 유럽의 여러 곳에서 호평을 받으며 오페라에 출연하다가 2차 대전이 본격화되자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미국에서 어떤 경우에는 오페라 무대에서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따듯한 환영을 받았다. 메트로폴리탄의 음악감독은 에반티를 오디션에 초청하였으나 메트로의 이사회에 흑인과 전속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득하지는 못했다. 그는 1941년 메리 도슨(Mary C Dawson)과 함께 피츠버그에서 미국흑인오페라단을 만들고 뉴욕에서 흑인성악가들로만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다. 에반티는 비올레타를 맡았다. 이 공연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계속적인 공연 요청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자기가 주관하는 오페라의 프랑스어 또는 이탈리아어 대본을 여러편 영어로 번역하였다. 이 흑인오페라단이 워싱턴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할 때에도 릴리안은 비올레타를 맡았었다. 놀라운 찬사를 받았다.
에반티는 5개국어를 유창하게 사용할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연기력에 있어서도 뛰어나 무대를 압도하였다. 그는 나중에 레온타인 프라이스나 아델레 애디슨(Adele Addison)이 인종차별을 별로 받지 않고 무대에 설수 있도록 길을 닦아 놓은 인물이다. 릴리안 에반티는 1967년 워싱턴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이름은 영원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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