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메조소프라노

황홀한 음성 Vivica Genaux (비비카 즈노)

정준극 2008. 2. 28. 13:21
 

▒ 황홀한 음성 Vivica Genaux (비비카 즈노)


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인 비비카 즈노는 이른 아침의 영롱한 신선함과 황혼의 어스름하고 우울한 음색을 모두 갖춘 오페라 아티스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황홀한 정도의 놀랄만한 메조소프라노인 즈노는 오늘날 바로크와 벨칸토 레퍼토리의 가장 뛰어난 연주자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가 최근 내놓은 음반인 Arias for Farinelli (화리넬리를 위한 아리아)는 18세기 카스트라토 수퍼스타들의 연주를 재현한 것으로 그의 놀라운 재능을 엿볼수 있는 것이다. 그는 세계 각국의 유명한 오페라 무대에서 그의 탁월한 테크닉과 음성의 아름다움으로뿐만 아니라 활발하고 매력적인 연기력으로 갈채를 받고 있다. 비비카 즈노의 레퍼토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그는 약 30개 역할을 언제라도 맡을수있다. 그중에서 반 이상은 이른바 ‘바지 역할’이었다. 그의 대표적인 역할은 헨델의 리날도, 요한 아돌프 하쎄의 ‘마르크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 글룩의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에서 오르페우스,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 헨델의 줄리오 세자레에서 세스토,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서 이사벨라 등이다. 그는 현란한 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인 바르톨리 체칠리아와 쌍벽을 이루는 가장 위대한 바로크-벨칸토 메조소프라노이다. 그는 오늘날 세계 각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출연 요청을 받고 있는 오페라 아티스트이다. 2005-06년도 시즌에 그는 미국의 주요 오페라 무대뿐만 아니라 파리, 비엔나, 베를린, 암스텔담, 드레스덴, 리스본, 뮌헨, 몬트리올, 텔 아비브, 베로나, 산티아고, 퍼스(Perth) 등에서 도합 2백회 이상의 공연을 하였다. 보통의 성악가로서는 상상도 할수없는 놀라운 공연 기록이다.


비비카 즈노는 알라스카의 훼어뱅스(Faribanks)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스위스와 독일인이었는데 어머니는 멕시코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영국 웰쉬인의 후손으로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그러한 배경의 부모가 어떻게 하여 알라스카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비비카 즈노는 이러한 다국적 문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훼어뱅크스에서 자라났다. 아버지는 브루크너, 모차르트, 베토벤, 말러의 열렬한 팬이었다. 어머니는 오페라 듣기를 무척 좋아하였다. 음악은 즈노의 가정, 나아가 훼어뱅스, 그리고 알라스카 전체의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어둡고 추운 겨울이 길기 때문이다. 1년에 9개월은 그런 어둡고 추운 날씨이다. 알라스카 정착민들에게 있어서 예술 활동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갈수 있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훼어뱅스의 사람들은 연극이 되었던, 발레가 되었던, 또는 합창, 시 낭송회, 도자기 만들기, 오케스트라, 금속공예, 오페라, 심지어 벨리 댄싱 강습회든지, 봉고 연주회든지 그저 모든 행사든지 열심히 참가하였다. 아마 훼어뱅스는 세계에서 가장 과외 예술 활동이 활발한 곳일 것이다. 즈노는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으며 바이올린은 거의 10년동안 공부했다. 뿐만 아니라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재즈를 직접 부르기도 했고 발레와 탭댄스까지 배웠다.  제노의 여동생은 여러 종류의 북을 치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한때 벨리 댄싱 클럽에서 북을 치기도 했다. 알라스카에서의 예술 활동은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습성은 제노의 음악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즈노는 '음악은 취미로만 하면 된다. 음악이 밥을 먹여 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전문과학자가 되고자 했다. 즈노는 유전학에 흥미가 있어서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즈노에게 있어서 음악을 떠난 모든 생활과 가치관은 무의미했다. 결국 그는 성악을 전공하기로 결심하고 미국 인디아나 대학교로 옮겼다. 그후 이탈리아로 가서 유명한 베이스 에치오 핀자(Ezio Pinza)의 딸인 클라우디오 핀자(Claudio Pinza)에게서 본격적인 오페라 지도를 받았다. 모든 것이 계획보다 빨리 완성되었다. 1990년대 말에 가서 그는 이미 바로크와 벨칸토 레퍼토리의 뛰어난 해석자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음반 ‘화르넬리를 위한 아리아’를 낸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유럽에서 놀라운 인정을 받은 그가 알라스카로 돌아 왔을 때 앵커리지 오페라단은 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하며 환영하였다. 즈노가 고향인 알라스카에서 처음 선보인 역할은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서 이사벨라였다. 알라스카 최대의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다. 이제 비비카 즈노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가장 뛰어난 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로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리오단테

 로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