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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의 사랑 Richard Tucker (리챠드 터커)

정준극 2008. 3. 2. 17:41
 

▒ 메트로의 사랑 Richard Tucker (리챠드 터커)

 


1913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리챠드 터커 역시 얀 피어스와 마찬가지로 유태계 미국인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스트사이드 맨하탄의 유태교 회당(시나노그)에서 노래를 불러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었다. 얼마후 그는 브루클린 유태인 공회당의 솔리스트 겸 합창지휘자로 활동했다. 그는 역시 유태계 미국인 동료 테너인 얀 피어스의 여동생 사라 페렐무스(Sarah Perelmuth)와 결혼하였다. 사라는 리챠드의 모든 연주회에 반드시 함께 가서 뒷바라지를 한 것으로 유명했다. 1941년 터커는 메트로의 오디션에 출전하였으나 합격하지 못했다. 리챠드보다 아홉 살 위인 얀 피어스가 같은 해 메트로에서 알프레도(라 트라비아타)로 데뷔하여 대성공을 거둔 것은 흥미있는 일이었다. 그러던중 얼마후 어느날 메트로의 총감독인 에드워드 존슨(Edward Johnson)이 유태교 회당에서 터커의 노래를 듣고 그 자리에서 메트로 단원으로서의 계약을 맺었다. 터커는 1945년 엔조(라 조콘다)로 메트로에서 공식 데뷔하였다. 이로서 오랜 기간에 걸친 메트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30여 역할을 맡아 화려한 성공을 거두었다. 가장 대표적인 역할은 로돌포와 라다메스였다.

  

 리골레토에서 만투아 공작


터커의 상대역으로는 안나 모포, 마리아 칼라스, 훼도라 바르비에리, 레온타인 프라이스 등이었다. 그는 미국을 빛낸 위대한 테너들 중의 하나였다. 리챠드의 유럽 데뷔는 메트로에서 데뷔한지 2년후인 1947년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메트로와 같은 엔조로서였다. 터커는 동료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잘 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무대에서 한창 비통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료에게 묘한 웃음을 보내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그는 테너 로버트 메릴(Robert Merrill)과 함께 두엣 연주회를 자주 가졌다. 어느때는 로버트 메릴의 분장 가방속에 누드 사진을 몰래 집어넣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로버트 메릴을 난처하게 만든 일도 있었다. 1975년, 그 해에도 터커는 로베트 메릴과 함께 미시간주의 칼라마쪼(Kalamazzo)에서 연주회를 가지게 되었다. 1월 8일, 연주회가 시작되려는 시간에 리챠드 터커는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지고 말았다. 리챠드 터커의 장례식은 사상 처음으로 메트로의 무대위에서 거행되었다. 그의 갑작스런 서거후, 그의 부인을 포함하여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리챠드 터커재단’을 설립하였다. 젊은 오페라 주인공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주는 단체로서 이 재단의 성악콩쿠르는 세계적으로 대단히 유명하다.

 

리챠드 터커의 음반 소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