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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의 영웅적 바리톤 Ferdinand Frantz (페르디난드 프란츠)

정준극 2008. 3. 5. 12:43
 

인간승리의 영웅적 바리톤 Ferdinand Frantz (페르디난드 프란츠)

 

독일의 대표적 바그너 베이스-바리톤인 페르디난트 프란츠 (발퀴레의 보탄역)


 

페르디난드 프란츠는 명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가 가장 아끼는 보탄(Wotan)이었다. 그의 음성은 우렁차고 맑았다. 그의 노래는 깊은 감명을 주는 것이었다. 20세기 초반, 특히 1940년대에 활동했던 베이스-바리톤으로서 그만한 역량의 아티스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페르디난드 프란츠는 정규 성악공부를 하지 못했다. 가정 사정 때문이었다. 그는 성악선생으로부터 한번도 지도를 받지 않았으며 음악원이나 음악대학에서 정규 수업을 받지 않았다. 그런 입장이었기에 그의 성공적인 오페라 경력은 놀라운 감동과 함께 많은 존경을 받는 것이었다. 1906년 독일의 카쎌(Kassel)에서 태어난 그는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며 스스로 베이스의 경지를 완성하였다. 그러다가 1943년 이후부터는 바그너의 영웅적 바리톤으로 역할을 바꾸었다. 그의 첫 오페라 데뷔는 카쎌 국립극장(슈타츠오퍼)에서 헤르만 오르텔(Hermann Ortel: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을 맡은 것이었다. 카쎌에서 대대적인 호평을 받은 그는 이어서 헴니츠(Chemnitz), 함부르크, 뮌헨, 비엔나, 드레스덴, 라 스칼라, 코벤트 가든, 산 카를로(나폴리), 메트로폴리탄, 잘츠부르크에서 빛나는 활동을 했으며 1959년 뮌헨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뮌헨 슈터츠오퍼의 멤버로 남아있었다. 그의 대표적인 역할은 마르크 왕(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코(휘델리오), 하인리히 대왕(로엔그린), 달란트(방랑하는 화란인), 한스 작스(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쿠르베날, 피짜로, 모로네(휘츠너의 팔레스트리나), 오레스트, 요하난(Jochanaan),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다프네에서 쥬피터, 질리히의 Das Opfer에서 타이틀 롤, 메피스토펠레, 보로딘의 ‘이고르 공’에서 갈리치(Galitsy), 그리고 보탄이었다. 그는 소프라노 헬레나 브라운(Helena Braun)과 결혼하였다. 부창부수!


페르디난트 프란츠

 

1949년 그는 메트로에서 발퀴레의 보탄을 맡게 되었다. 브륀힐데는 소프라노 헬렌 트라우벨(Helen Traubel)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사정으로 헬렌 트라우벨이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페르디난트 프란츠의 부인 헬레나 브라운(Helena Braun)이 브륀힐데를 맡게 되었다. 이튿날 뉴욕의 신문들은 남편과 부인이 오페라에서 아버지와 딸로 등장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대서특필하였다. 페르디난트 프란츠는 1959년 뮌헨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