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베이스

위대한 오페라 예술가 Ruggero Raimondi (루제로 라이몬디)

정준극 2008. 3. 5. 12:52
 

위대한 오페라 예술가 Ruggero Raimondi (루제로 라이몬디)


이 시대 최고의 베이스-바리톤인 루제로 라이몬디는 1941년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태어나 밀라노의 베르디음악원에서 공부한후 계속하여 로마에서 소프라노로 활동했던 테레사 페디코니(Teresa Pediconi)와 지휘자 피레르베난지(Piervenanzi)의 가르침을 받은 정통 성악인이다. 라이몬디는 스폴레토에서 열린 젊은 오페라 성악가를 위한 국가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후 스폴레토의 두에 몬디(Due Mondi)페스티발에서 ‘라 보엠’의 콜리네로 오페라에 첫 데뷔하였다. 그의 본격 성공은 이듬해 로마에서였다. ‘두 사람의 포스카리’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바리톤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대역으로서 라이몬디가 추천되었다. 라이몬디는 일반 대중과 평론가들로부터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라이몬디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베이스-바리톤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시작한 라이몬디는 곧이어 베니스(La Fenice), 튜린(Teatro Regio), 밀라노(La Scala), 플로렌스(Teatro Comunale), 글린드본 페스티발의 초청을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이로부터 라이몬디는 세계 정상의 베이스-바리톤의 길을 걸으며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루제로 라이몬디

 

라이몬디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노력하는 성악가였다. 그러므로 수많은 명지휘자들도 그와 함께 공연하기를 기뻐하였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헤르베르트 폰 카라연, 주빈 메타, 로린 마젤, 리카르도 샤일리(Riccardo Chailly) 등이 라이몬디와 함께 연주하였다. 라이몬디는 로시니로부터 베르디에 이르기까지, 푸치니로부터 모차르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레코드 앨범을 남겼다. 로시니의 작품으로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렘으로의 여행’(Il viaggio a Reims), ‘이집트의 모세’(Mose iin Egitto)등이었다. 베르디의 작품에서는 거의 모든 작품의 베이스 역할을 모두 음반으로 남겼다. 특히 ‘돈 카를로’에서 필립2세의 역할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것이었다. 그러나 라이몬디의 대명사는 돈 조반니였다. 그의 돈 조반니를 보면 너무나 완벽하여 전율을 느낄 정도이다. 무쏘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마스네의 ‘돈키호테’는 라이몬디가 개발한 또 다른 역할들이었다. 보리스의 레코드 취입에서는 므스트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가 지휘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파리에서 처음 공연한 ‘돈키호테’는 그후 베니스, 나폴리, 플로렌스, 바르셀로나, 몬테 칼로, 파르마에서 연이어 공연되어 갈채를 받았다. 오페라 영화로서는 죠셉 로지(Joseph Losey)가 지휘한 ‘돈 조반니’, 프란체스코 로시(Francesco Rosi)가 지휘한 ‘카르멘’(에스카미요), 안드레이 출라브스키(Andrzej Zulawski)가 지휘한 ‘보리스 고두노프’ 등이 있다. 모두가 한결같이 명연기와 명연주였다. 1992년에는 ‘토스카’를 영화로 촬영하였다. 플라치도 도밍고와 캐서린 말휘타노가 함께 출연한 이 오페라 영화는 산탄젤로성 등 로마의 당시 현장에서 촬영되었다.

 

 최고의 돈 조반니인 루제로 라이몬디

 

1994년 그는 사라예보 국립도서관에서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특별 연주회에 출연하였다. 테너로서는 호세 카레라스가 유일하게 출연하였다. 세계 30여개 TV 채널이 이 공연을 중계하였다. 비극적인 사라예보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공연이었다. 1996년 3월, 라이몬디로서는 또하나의 중요한 데뷔를 하였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오텔로’의 이아고(Iago)를 맡은 것이었다. 그가 베이스로서보다 바리톤으로서 음역을 넓히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다. 그해 여름, 라이몬디는 예루살렘 3천년을 기념하여 다윗의 시편에 헌정하는 연주회에 주빈 메타와 함께 출연하여 화제를 뿌렸다. 라이몬디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레퍼토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연구하기 위해 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취리히에서 ‘돈 파스쿠알레’로 데뷔하였으며 베를린과 훼라라(Ferrara)에서는 ‘활슈타프’로서 또 다른 라이몬디를 보여주었다. 2003년 3월, 나폴리의 산 카를로에서 바그너의 ‘방랑하는 화란인’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것은 60이 훨씬 넘은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무한한 잠재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는 위대한 오페라 예술가이다.

 

 토스카에서 스카르피아 역할을 맡은 루제로 라이몬디(토스카 역은 안젤라 게오리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