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이탈리아

알파노 , 프랑코

정준극 2008. 3. 11. 16:15
 

투란도트의 완성자

프랑코 알파노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 1876-1954)는 대단히 훌륭한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이고 또한 음악 교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미완성된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완성한 신인 음악인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이것은 알파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아니다. 심지어 그를 푸치니의 제자 중 한사람이라고 소개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는 푸치니에게서 배운 일이 없다. 알파노는 이탈리아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20세기의 훌륭한 작곡가이다. 푸치니가 투란도트를 완성하지 못한채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미완성을 완성하여 듣고 싶어했다. 푸치니와 절친했던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이 일에 앞장섰다. 투란도트의 마지막 부분을 맡아서 완성하는 공모가 나갔고 그 결과 푸치니 정신 및 스타일을 가장 훌륭하게 반영했다는 알파노의 작품이 당선되었다. 하지만 토스카니니는 완성된 투란도트를 초연하면서 알파노가 작곡하여 완성한 부분중 일부분을 아무 양해도 없이 삭제하여 발표했다. 알파노는 연속성과 평등성이 결여되었다는 아쉬움을 표명했지만 거장의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듣고 있는 투란도트의 전곡은 실상 알파노의 원래 악보를 따른 것이 아니다.

 

'시라노 드 벨주락' (플라치도 도밍고)

 


나폴리 출신인 알파노는 (푸치니는 Lucca 출신) 나폴리음악원에서 피아노, 화성학, 작곡법등을 공부했다. 졸업후 그는 베를린에서 피아니스트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작곡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여 베를린 체류기간 중 첫 오페라 Miranda(미란다)를 완성했다. 아마 이 때부터 오페라에 대한 재능을 보였던 것 같다. 이 오페라는 당시에 공연되지 않았다. 두 번째 오페라인 La Fonte di Enschir(엔쉬르의 샘물에서)는 공연은 되었지만 호응을 받지 못하였다. 이에 실망한 알파노는 1900년 베를린을 떠나 파리로 왔다. 파리에 온 이듬해에 작곡한 두 편의 발레음악 Napoli(나폴리)와 Lorenzo(로렌조)는 성공이었다. 그후 모스크바로 간 그는 그곳에서 톨스토이의 Risurrenzione(부활)을 오페라로 완성했다. 그의 대표적인 오페라이다. ‘부활’은 알파노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떨치게 해주었다. 얼마후 ‘부활’은 토리노에서 초연되었으며 곧 이어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잇따라 소개되었다. ‘부활’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라는 표찰을 받았으나 알파노는 베리스모를 뛰어 넘어 유럽의 현대적 추세를 반영하였다. 이러한 면모는 푸치니의 La Fanciulla del West(황금서부의 아가씨), 또는 La Rondine(제비)에서도 찾아 볼수 있다. 그래서 투란도트 완성 공모에서 알파노와 푸치니의 유사성이 발견되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당시 이탈리아의 오페라는 프랑스의 드빗시(인상주의), 러시아의 림스키-코르사코프(국민주의), 그리고 독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탐미중의)의 영향으로 채색되고 농축되어 가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여러 음악원에서 작곡 교수직을 역임했던 그는 1923년 평소의 소망이었던 토리노 소재 베르디음악원의 원장직을 맡아 16년을 봉직했다. 이어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아카데미의 오페라 과장을 지냈으며 그 후에는 페사로의 로시니음악원에서 후진을 양성했다. 알파노는 12편의 오페라, 4편의 발레음악, 기타 여러 작품을 남겼다. 고대 인도를 무대로 하는 오페라 La Leggenda di Sakuntala(사쿤탈라의 전설)는 1921년 볼로냐에서 초연되었다. 오케스트라와 보컬 요소가 조화를 이룬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멜로디의 구조는 복잡하지만 분명하며 여러번 반복해서 들으면 그 때마다 새롭고 섬세한 미묘함을 느낄수 있다. 이 오페라의 대본 역시 알파노가 썼다. 불행하게도 이 오페라의 악보는 2차대전중 소실되었다. 알파노는 스코어를 스케치 했던 노트와 기억력을 되 살려 이 오페라를 완전히 복구하였다. 그리고 타이틀도 Sakuntala라고만 붙였다. 새로운 Sakuntala의 초연 아닌 초연은 1952년 로마에서 있었다. 그것이 과연 30년전의 그 작품과 같은 것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파노의 오페라 수첩

La fonte di Enschir(An den Quellen von Enschir. 1898. 브레스라우) Resurrezione(부활: 1910. 베를린. 톨스토이 원작) Il principe di Zilah(1909. 제노아 Carlo Felice극장) L'ombra di Don Giovanni(1914. 밀라노) La Leggenda di Sakuntala(1921. 볼로냐) Madonna Imperia(1927. 토리노) L'ultimo Lord(1930. 나폴리) Cyrano de Bergerac(시라노 드 벨주락: 1936. 에드몽 로스탕 원작. 로마) Il Dottor Antonio(1949. 로마 Teatro dell'Opera) Sakuntala.(사쿤탈라의 전설: 1952. 로마 Teatro dell'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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