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트모티프 (Leitmotiv) 이해하기
바그너의 뮤직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만 Leitmotif(라이트모티프)를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라이트모티프라는 용어는 바그너의 친구인 볼초겐(H. von Wolzogen)이 고안해낸 것이다. 그는 바그너 후기 작품의 ‘근본방식’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위해 라이트모티프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근본방식’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등장인물의 개성, 신화와 현실사이를 오고가는 상황, 여기에 음악적으로는 이러한 인물과 상황을 암시하는 멜로디의 소재(motiv)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상황을 종합하여 라이트모티프라고 정의를 내릴수 있다.
'라인의 황금'의 한 장면
바그너 자신은 이 근본방식을 Grundmotiv(근본 모티프) 또는 Grundthema(근본 테마)라고 불렀다. 라이트모티프는 틀에 박힌 듯 고정된 멜로디가 아니다. 어떤 특정한 상황의 요구에 따라 리듬, 피치, 템포 등에 변화를 주어 유연성 있게 발전시킨 것이다. 오늘날 바그너 오페라에 나오는 라이트모티프를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자료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실제로 바그너 자신은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그같은 체계적인 것을 염두에 두고 라이트모티프를 전개하지는 않은것 같다.
바그너의 후기 오페라(링 사이클,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파르지팔)는 모두 보편적인 예술 형태로서의 음악극(악극)이라는 개념에 기본을 둔 것이다. 이를 독일어로는 게잠트쿤스트베르크(Gesamtkunstwerk: 종합예술작품)라고 부른다. 게잠트쿤스트베르크에서는 모든 예술의 구성요소가 변화된다. 말하자면 각 구성요소가 가지고 있는 개성은 희생되어 새로운 연합을 이루는 특별한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더 이상 전통적인 아리아와 레시타티브로 구분되지 않는다. 반면, 연속적인 흐름을 지닌다.
'신들의 황혼'의 한 장면
바그너의 종합예술작품 이론에서는 신화(神話)가 더 할수 없이 이상적인 주제가 된다. 내용이 흥미롭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상상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마음 내키는 대로 오고 갈수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화는 인간 생활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뮤직 드라마에서 신화의 의미는 시적으로 표현된다. 다만 그 시를 음악으로 표현해야 할 뿐이다. 음악만이 시가 던져주는 감흥과 아이디어를 듣는 사람의 감정에 강렬하고도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바그너의 음악에는 유연한 변화가 있다. 자유스럽다. 도입부와 레시타티브, 레시타티브와 아리아 사이에 형식적인 구분이 없다. 오케스트라 음악은 전막을 통하여 연속성을 가진다. 이 연속성은 라이트모티브를 사용함으로서 연결되고 집합된다. 바그너의 오페라에 있어서 라이트모티프라고 하는 짤막한 음악적 주제는 특정한 주인공에 따라, 그리고 특정한 사물과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변화하거나 발전한다. 때로는 극에 나오는 다른 주인공이나 새로운 상황에 부응하면서 발전한다. 바그너에 대한 얘기를 쓰지면 책으로 열권을 넘을 것이다. 그래서 이상 끝!
파르지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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