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러시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정준극 2008. 3. 18. 10:05

음악의 피카소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는 러시아 출신이지만 실로 범세계적인 작곡가이다. 그는 20세기에서 가장 재능 있는 음악가였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라빈스키는 간혹 피카소와 비교되었다. 그는 음악의 야수파, 인상주의자, 신고전주의 등 여러 개념의 선두에 있었다. 그는 예술의 스타일을 바꾸는데 있어서도 독창적인 인물이었다. 스트라빈스키라고 하면 우선 발레음악 L'oiseau de Feu(불새: The Firebird)와 Le Sacre du Printemps(봄의 제전: The Rite of Spring)을 연상하게 된다. 이 작품들은 현대 무용음악의 교본과 같은 것들이다. 첨언한다면, ‘봄의 제전’은 어지간히 스캔들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심지어 종교계까지도 이 작품을 외설적이라고는 비판했다. 스트라빈스키는 1917년의 러시아 공산주의혁명을 피하여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살다가 나중에 미국으로 주민등록을 옮겨 일생을 마쳤다. 음악가 중에서는 상당히 장수한 사람이어서 89세까지 살았다.

 

'외디푸스 렉스'의 무대


스트라빈스키는 발레음악을 우선으로 교향곡과 협주곡에 많은 비중을 두었으나 오페라에는 별로 그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한 두편 오페라는 음악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이정표를 보여준 것이었다.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를 절충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첫 작품은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의 합성제품으로 라틴어로 되어 있다. Oedipus Rex(외디푸스 왕)이다. ‘외디푸스 왕’은 프랑스 체류중 완성하였으며 소설가 장 콕토(Jean Cocteau)가 라틴어 대본을 프랑스어로 번역했기 때문에 더 알려진 작품이다. 1928년 초연되었다. 본격적인 오페라 작품은 1951년 베니스에서 초연된 Die Geschichte eines Wüstlings(난봉꾼 이야기: The Rake's Progress: 레이크의 인생역정)이다. 신고전주의 형태의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에 대하여는 실로 비평과 찬사가 교차되었다. ‘그게 무슨 엉터리 같은 내용이냐? 마치 줄르 베르느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보는 것 같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훌륭하다. 역시 새로운 감각이야! 놀라워!’라는 소리를 들었다. 두 번째 작품은 Nevra(네브라)이다. 푸슈킨의 소설을 대본으로 한 오페라 부파이다. 1922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난봉꾼의 행로'(Raker's Progress)


스트라빈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겨울에는 주로 생페테르부르그에서, 여름에는 시골의 친척집 장원에서 보냈다. 그의 자연주의적 소재는 시골 생활에서 찾은 것이다. 생페테르부르그음악원 시절에는 한 때 림스키-코르사코프와 함께 공부한 일도 있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데에는 파리에서 연주회를 주선하는 흥행주 디아길레프(Dyagilev)의 덕분이 컸다. 그의 대부분 발레곡은 디아길레프의 청탁으로 파리의 러시아발레극장을 위해 작곡한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고전주의에 입각한 작품을 썼다가 신고전주의와 절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으며 나중에 미국으로 가서는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에 의한 현대음악에 몰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