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바리톤

환상적인 연기 Lawrence Tibbett (로렌스 티베트)

정준극 2008. 3. 25. 09:59
 

환상적인 연기 Lawrence Tibbett (로렌스 티베트)

 


 

미국 출신의 바리톤 로렌스 티베트(1896-1960)는 성악가로서 보다는 배우로서 더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의 메트로 데뷔는 1923년 ‘보리스 고두노프’에서 르위키(Lewicki)를 맡은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2년후, 그는 ‘활슈타프’에서 포드를 맡아 활슈타프를 맡은 안토니오 스코티(Antonio Scotti)보다 더 성공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티베트는 메트로의 주역 베이스-바리톤으로서 무려 27 시즌을 활동했다. 그는 뛰어난 성악가로서도 찬사를 받았지만 환상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더 갈채를 받았다. 메트로에서의 성공이후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비엔나, 프라하, 파리에 모습을 보였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그의 가장 대표적인 역할일 것이다. 그는 여러 편의 새로운 역할을 처음 맡아 이미지를 창조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테일러(Taylor)의 ‘임금님의 충복’(The King's Hunchman), 그륀버그(Gruenberg)의 ‘존스 황제’(The Emperor Jones) 등이다. 뛰어난 마스크의 그는 음악영화가 아닌 일반 영화에도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으로 출연하여 미국인들이 우상이 되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로렌스 티베트. 그가 맡았던 여러 역할들

 

그의 음성은 반짝일 정도로 따듯하고 놀랍도록 풍부하였다. 특히 어두운 음색에서 그러했다. 그의 레가토(Legato)는 순수하였다. 저음에서부터 고음까지의 음역은 폭이 넓었으며 노래 부르는 소절마다 표현하는 색깔과 뉘앙스는 그저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특히 레시타티브에 대한 리릭한 표현은 일품이었고 비브라토는 심금을 울려주는 것이었다. 유명한 평론가 로이 헨더슨(Roy Henderson)은 티베트를 샬리아핀에 비교하여 손색이 없다고 찬사를 보낸바 있다.

 

에스카미요

 

그러나 1940년대부터 그의 아름다운 음성은 변화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가 불과 40대 중반의 나이일 때였다. 그는 뜻하지 아니하게 근육경련성 마비를 일으켜 할수 없이 무대에서 잠시 물러나야 했다. 그는 무대에 출연하지는 못하는 대신 라디오에는 출연하여 노래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피곤함이 보여 전성기의 그의 목소리가 아님을 알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렌스 티베트는 미국을 대표하여 우뚝선 위대한 바리톤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는 1960년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좀 더 많은 음반을 남겨 놓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그가 40대 중반의 가장 왕성한 시기에 뜻하지 아니한 질병으로 연주 생활을 마감한 것은 정말 유감이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 한스 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