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바리톤

크로아티아의 리골레토 Marko Rothmüller (마르코 로트뮐러)

정준극 2008. 3. 25. 10:02
 

크로아티아의 리골레토 Marko Rothmüller (마르코 로트뮐러)

 

 

마르코 로트뮐러는 20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바리톤의 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마 그가 동구 크로아티아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바리톤이었다. 그의 음성은 ‘리골레토’와 ‘맥베스’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바리톤 마르코 로트뮐러는 1908년 크로아티아의 트르냐니(Trnjani)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한때 알반 베르크(Alban Berg)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1932년 함부르크에서 ‘마탄의 사수’로 데뷔하였고 다음해에는 리골레토로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후 그는 고전과 현대에 걸친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위대한 오페라 아티스트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독일에서 나치의 발흥으로 더 이상 독일에 머물지 못하고 크로아티아로 돌아와 자그레브국립극장에서 리골레토, 루나백작, 아모나스로, 텔라문트 등으로 감동을 주었다. 전쟁중 그는 주로 취리히에 있었다. 이곳에 있는 기간은 그야말로 그의 예술혼이 활짝 만개한 시기였다. 전쟁후 그는 영국의 글린드본과 에든버러에서 ‘여자는 다 그래’, ‘맥베스’, ‘레이크의 인생행로’, ‘운명의 힘’ 등의 바리톤 역할을 맡아 명성을 높였다. 코벤트 가든에서는 ‘그림자 없는 부인’, ‘리골레토’, ‘살로메’, ‘일 트로바토레’, ‘토스카’에 출연하였다. 한편 비엔나 슈타츠오퍼에서는 무려 18개 역할로서 65회의 공연을 하였다. 미국에서는 키르스텐 플라그슈타드의 은퇴공연인 링 사이클에서 그와 함께 군터(Gunther)를 맡아 찬사를 받았다.

 

마르코 로트뮐러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음반

미국에서 무대를 은퇴한 그는 인디애나의 블루밍튼(Bloomington)에 정착하여 인디애나대학교에서 후진들을 가르치는데 진력하였다. 유태인 계통인 그는 인디애나에서 유태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인디애나를 거친 유명 성악가들은 수없이 많다. 아일린 화렐(Eileen Farrell), 마사 립튼(Martha Lipton), 마가레트 하셔(Margatet Harshaw), 진카 밀라노프(Zinke Milanov), 챨스 쿨란, 다이아나 단젤로(Dianna d'Angelo), 그리고 마르코 로트뮐러를 빼놓을수 없다. 다행히 로트뮐러는 몇장의 음반을 남겨놓았다. 이 음반들을 통하여 그의 위대한 음성을 되새겨 볼수 있다.